해럴드의 왕국 살리기 프로젝트 - 우화로 배우는 인재 개발 리더십, 킹도멀리티의 법칙
셀든 보울즈.리처드 실바노.수전 실바노 지음, 안정환.김환영.박정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람의 인성은 여러 유형으로 구분되고 각각 독특한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차이점을 잘 인식해서 맞는 일을 주는 것이 좋다.
이것이 바로 융이 주장한 바였는데 이를 현대화시킨 것 중 하나가 MBTI 이론이다.
다른 책에서도 소개되고 회사에서 시험도 많이 이루어져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럴드의 왕국살리기라는 이 책의 핵심 또한 융의 이론이 밑바탕된다.
크게 4가지 그룹 세부적으로 12개의 유형으로 인간을 구분해서 거기에 맞는 관리방법을 시행해라.
그러면 왕국이 편안해지고 잘 살아날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단 여기까지다. 막상 이 이론을 기업이나 사회 운영에 적용하려면 보다 실제적 이야기가 더해져야 한다.
하지만 그게 없다 보니 당신의 말에는 동조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할까요? 라는 질문이 나갈 수 밖에 없다.

처음 시작은 무척 재미있는 우화로 전개되어서 관심을 끌었는데 결론적으로 절반의 성공 그 이상을 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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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지대
에이드리언 J. 슬라이워츠키 지음, 이상욱 옮김 / 세종연구원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많은 경영자들이 열심히 일해라라고 이야기한다. 매출목표를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하고 히트상품을 개발하라고 독려하는 등의 일련의 활동이 그들의 몫이다. 이렇게 모두가 할 수 있고 널리 퍼진 이런 경영 방식은 기업을 남과 다르게 차별화시키지 못한다. 반면 특출난 성과를 올리는 기업들을 관찰해보면 일이 반드시 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독특한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고 있다. 그렇게 기업의 디자인을 만들어가는 위대한 경영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서 펼쳐진다.

전통적 기업에서는 매출의 증대가 지상명제였다. 점유율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이익이 따라온다. 상당 부분 이 이론은 맞다. 구매의 효율화, 경험의 반영에 따른 효과, 넓은 영업망 구축 등 성장에 따른 효과는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그것이 꼭 맞다고 볼 수는 없다. 철강산업, 항공산업, 자동차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1등이 오히려 수익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들 기업의 경영자들이 환경 탓을 할 때 오히려 자신의 기업을 성장시키는 경영자들도 나타나 대조가 된다. 원인이 무엇일까 곰곰히 따져보니 가치가 창출되는 수익지대가 기존과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 돈을 버는 방식이 몇가지나 있을까 물으면 저자인 슬라이워츠키는 무려 2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이 렇게 수익모델을 잘 이해해서 기업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준 경영자들을 여럿 소개하는데 GE의 웰치는 물론이고 코카콜라의 고이주에타, 디즈니의 아이스너, 스와치의 하이에크 등이 대표적이다.

코카콜라의 예를 들어보자. 콜라가 판매되는 방식은 여러가지로 존재한다. 햄버거 가게, 할인점, 자판기 등 매우 다양한데 장소마다 가격은 서로 다르다. 처음 고이주에타가 코카콜라를 맡았을 때 사업은 연관 부문으로 다각화되어 있어서 중심이 없었다. 반면 병입업자와 고객 관리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쳐진 상태였다.
고이주에타가 추구한 기업의 변화는 한방향이었다. 가장 수익이 많이 나는 부문을 직접 제어하기 위해
기업의 가치사슬을 확대하고 수익이 많이 나오는 부문은 직접, 단순 반복 작업은 외주로 나누어 관리한다.
바틀링이라고 해서 병에 콜라를 채워넣는 부분은 별도의 지주회사를 만들어 분리시키고 본사는 브랜딩에
집중한다.
이렇게해서 펩시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기업가치를 대폭 늘려나갔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변모의 과정에서 버펫이 함께 했다는 것이다. 버펫은 버크셔의 자본을 대규모로 코카콜라에 투자했고 오랫동안 함께 하면서 성과를 나누었다. 그 때 버펫이 본 것은 코카콜라라는 기업이 변모해 가는 과정과 이를 리드하는 CEO 고이주에타에 대한 깊은 신뢰였다.

투자가로서의 이 과정은 마키노 요의 <나는 사람에게 투자한다>라는 책에 잘 나오는데 실제 기업이 경영적으로 어떻게 변모하는지는 이 책 수익지대에 잘 나온다. 두 책을 서로 비교해가면서 읽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수익모델 전쟁은 일어난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업부별로 각기 다른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다. 반도체는 선발자 이익을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타이밍에 따라 이익의 규모가 달라지는 산업 덕분에 모든게 빨리빨리 처리된다. 다른 한편으로 휴대폰 사업에서는 유통망 전체에 대한 관리를 통해 가격통제를 실시한다. 코카콜라가 다른 파트너들에게 나누어 맡기던 역할을 점차 직접 관리하는 쪽으로 변모해간 것처럼 삼성도 제품의 재고 흐름을 모두 통제하는 것이다.
스와치의 모델은 SKT가 TTL 만든 것과 일견 비교될 수 있다. 저가형 상품을 내놓아서 경쟁자에게 미래의 고객을 넘겨주지 않으면서도 비즈니스 고객에 대한 비싼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었다.
또 영화산업의 경우 디즈니 처럼 one-source multi-use를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출을 통해 판매처를 다양화함으로써 이익을 늘린다거나 드라마의 주제가 음반제작을 통해 수익을 늘린다거나 또 영화와 게임 등을 서로 오가게 한다거나 하는 노력들 모두가 수익모델의 응용이다.

어쨌든 슬라이워츠키의 이 책은 오랜기간 함께 할 작품으로 주변에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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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경제학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책 내용은 워낙 많이 소개되었으니 차지하고 한국에서 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보고 싶다.

1. 흑인 마약거래 갱단과 다단계

마약거래 조직이 실은 프랜차이즈 업과 비슷하든 주장은 꽤 신선하다. 이를 다단계 판매회사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보스로 올라가면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오늘 적은 보수로 많은 노력을 하는 땅개 (foot soldier)들의 활동이 조직의 기반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 그 희망을 이룰 수는 없다. 아마 다단계 판매조직과 유사하지 않을까?
더 해서 조직의 성과를 모두에게 골고루 나누어 줄 수 없기에 대부분은 가난하게 유지시킨다는 조직 원리도 나온다. 다단계도 아마 모두 행복해지는 방법은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2. KKK단과 전두환 정권의 폭력

어느 사회, 조직에서도 폭력은 늘 사용할 수는 없다. 한번 사용하고 그 결과를 통해 사람들을 위협하는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
이 책에 따르면 KKK단의 이런 지배원리를 위협하는 방법은 그들을 우스운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한국에서 보면 전두환은 늘 폭력을 통해 지배를 유지하려고 했다. 광주에서 벌인 폭력은 반대자를 만들었지만 한편으로 국민들에게 저항하면 죽는다는 원리를 가르쳐서 동의 없는 지배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때 저항세력이 사용한 방법은 독재자를 우습게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다. 대머리 전두환, 주걱턱 이순자라는 비웃음이나 말당 서정주와 같은 일화들은 저항하는 사람들에게 상대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데 기여를 했다. 그리고 87년 6월 넥타이 부대에서 노점 아줌마까지 모두가 상대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을 때 강고하게 보이던 최루탄과 전경의 대오도 더 이상 전두환의 방패가 되지 못했다.

3. 낙태와 범죄의 관계, IMF 한국의 아이들 유기

미국의 십대 흉악 범죄를 막기 위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진정 중요한 원인은 낙태의 허용이었다는 저자의 주장은 충격적이었다. 이를 한국에 응용하면 어떨까? 나는 IMF 시절 벌어진 아이들 유기가 @?난다. 성장시절 올바른 가치관과 사회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자위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결국 사회에 부담으로 올 것이다. 참고로 독일은 2차대전 시절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아이들 우유 배급을 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아무런 대책 없이 이루어지던 아이들 유기를 보면서 서글픈 마음을 감추지 못했는데 이 책 보니 더욱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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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6-02-03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걸 읽었는데, 이렇게 우리나라 현실과 연결하니 더욱 새롭네요^^
추천 꾸욱 입니다~

사마천 2006-02-03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상기하면서 또 다른 공통점이 발견되면 하나씩 추가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백남준.
한국이 낳은 세계적 예술가.
덕분에 세계 여러곳의 현대미술관에 가면 백남준의 작품을 볼 수 있어서 뿌듯하게 만든다.
단 워싱턴 현대미술관의 작가 해설을 잘 보니 born at Seoul, US citizen 이라고 나와서 국적을 유지하게 만드는게 어렵다는 느낌을 주었다. 생각해보니 윤이상, 이응로 등 많은 예술인들을 한국에서 쫓아내던 것이 한두건이 아닌데 굳이 예술가들이 한국에 머물러달라고 하소연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백남준씨의 가족은 대단한 부자였다. 일제시대부터 큰 재산을 유지했는데 해방 직후 이승만에게 풀베팅을
했다가 대박을 맞았다. 한국인삼을 팔기위해 홍콩 여행을 하는데 백남준을 데려가기도 했고 나중에는
아예 그곳의 영국인 학교에 유학 보내버렸다. 그래서 여권번호가 아마 10번대 안쪽이라고 들었다.
유학가기전에는 경기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졸업은 하지 않았다. (오늘 신문해설을 보니 경기고를 졸업했다고 나와서 어지간히 기자정신 없이 작성하는구나 하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독일로 건너간 백씨가 처음 접한 것은 현대음악이고 존 케이지 등의 희한한 연주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음악이 그리 힘들지 않다고 생각하더니 이번에는 미술로 도전했다. 비디오 아트를 만들기 이전에도
상당히 괴짜 스타일의 작품을 남겼는데 머리에 묵을 담뿍 묻혀서 붓 대신 삼아 글을 쓰기도 하는 등
형식에 전혀 개의치 않는 활동이었다.

비디오 아트를 만들 때는 몇가지 계기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이야 비디오 하면 무척 흔하지만 백씨가
처음 시도할 때 가격은 만만치 않았다. 이를 기반으로 작품활동을 가능하게 한 것은 집안의 재력이 어느 정도 뒷받힘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얼마 뒤 집안은 박정희의 5.16 쿠데타 자금 지원 거절이 화근이 되어
사업적으로는 몰락해버리고 만다.
비디오 아트를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는데 처음에 시작품 몇개를 만들어 공개하자 주변에서 흉내내고
자신이 제일 먼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왔다고 한다. 그때 이럴줄 알았지 하면서 원래 준비해 놓았던
한 단계 깊은 작품들을 선보이자 아 당신이 원조요 하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활동들 속에서 한국과의 관계도 형성이 된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을 만나서 TV 등 전자제품을
후원받기도 하고 1984년 조지 오웰 관련한 기획도 나오면서 한국을 처음 방문하게 된다.
공항에 내려서 유치원 동창인 여자분을 찾는다고 말하는 통에 당사자와 조우가 있었고 그 과정이 책으로 나와있는데 일화적인 면이 많이 보인다. 그 책에서 인상적인 것 하나가 한강 다리가 왜 모양이 다틀린가라는 질문이었다. 답은 중동 바이어 보여주기 위해서 공법을 다 다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번도 생각하지 않은 면에 대한 꽤 신빙성 있는 해설이다.

미국에서 말년에 체류했지만 자신의 국적은 개의치 않았다.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기원이 강했지만
특정 정치적 입장으로 강하게 표현하지는 않은 것 같다.
부인은 일본인인데 비디오 아트의 후발주자지만 백씨의 의견에 의하면 청출어람이라고 한다.
시비 거는 사람 중에는 결혼을 놓고도 뭐라고 하지만 아까 언급했듯이 한국 사람들은 별로 예술가들에게
할말이 없어야 한다.

참고로 백남준에 대한 논평 중 하나가 김용옥의 석도화론이다. 시비가 많이 된 이 작품은 김용옥이 백씨에게
나 아느냐고 묻는데 백씨는 글쎄 모르겠다라고 답하자 속에서 불끈 화가 난다는 식의 표현이 많았다.
결국 화론 보다는 자기 자랑으로 귀결되는 꼴이다. 관심 있으면 한번 들추어 볼 수는 있지만 글쎄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한국인으로 보여준 무한한 가능성은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잃지 않게 해주는
횃불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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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2-01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그의부음에 마음이 서늘한데 좋은 글 읽고 갑니다
문제는 일제시대부터 그 집안이 부를 유지했다는 말이 왜 걸리는지 이런 것도 사고의 경직성일까요

사마천 2006-02-01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를 비난만 할 수는 없겠죠. 아마 그렇게 된다면 지금 한국에 존재하는 대다수 재벌 기업은 다 비난받아야 할 것 같네요. 반면 그 집안이 이승만에게 풀 베팅해서 대박을 터트린 것은 사실입니다. 꼭 좋게만 보기 어려운 대목이지만 어쨌든 이런게 우리 주변의 역사입니다.

비로그인 2006-02-02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당시와 부의 관계에 대해 찾아보고 좀 고민을 해봤는데 아직 해결을 못 봤습니다.

사마천 2006-02-02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재벌들이 최초 탄생하는 과정에 대한 책이 하나 있습니다. 지동욱저 정권을 움직인 한국재벌 ... 이라는 책입니다. 괜찮은데 한번 살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노무현이 폐지할 것이라는 예측은 예전부터 했었다. 정권 초기에 이미 폐지하겠다는 언급을 했고
이창동이 장관되더니 입장을 급선회하면서 더 이상 말릴 사람은 없어졌다.

물론 폐지하지 않는다고 지금 한국 영화계가 가진 문제점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폐지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개방이야말로 대세라고 하는 철석같이 믿는 사람들은 지금 이렇게 개방을 강요하는 미국이
왜 크라이슬러가 파산직전으로 몰렸던 80년대 자동차산업을 보호하려고 일본에 막대한 통상압력을 넣었는지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강제로 자율적 수출 규제를 부과하고 나아가 환율 변화를 통해 일본의
수출을 강제로 억제하던게 당시 상황이다.
또 최근 부시도 집권하자마자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한 세이프가드를 만들어서 원성을 듣게 했다.
이런 단순한 사실 몇가지만 상기해도 무조건적인 개방이 선이라는 주장은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
한걸음 나아가 장하준의 분석을 살펴보면 개방론이란 주로 당대의 가장 선진국이 자신감이 넘칠 때
주변에 강요하는 논리고 보호론은 후발주자로서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는 쪽이 주장한다고 한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면서 보면 한국이 과연 모든 산업을 보호해야하는가 하는 질문에 무조건 아니오라고
답하는 것이 어리석은 만큼 영화산업은 무조건 개방해야 하는가 답하는 것도 그리 현명하지 못할것이다.

한국 산업 중 자동차는 그러한 보호를 통해 성공을 하고 있는 반면 항공의 경우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중요한 점은 단기간 보호해야 할 대상은 성장 잠재력이 강하고 향후 세계시장에 경쟁력이 있는지 여부일 것이다.
그러면 문제는 영화산업이 너무 약해서 보호해야 하는지 아니면 앞으로 잠재력이 꽤 있기에 한시적으로
보호해야 하는지를 묻는 쪽이 더 좋을 것이다.

먼저 영화산업의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자.
지금까지 돌아보면 그동안 쿼터가 기여한 부분은 적지 않다. 우선 영화를 만들 자금의 상당부분이
영화업자인 극장주의 손에서 나왔다. 이들이 어차피 의무상영이라는 족쇄가 있어서
꽉 차지 않는 극장의 좌석을 해결하려면 좀 더 재미 있는 영화를 만들도록 후원하는게 득이 되었다.
대표적 감독이자 제작자인 강우석의 경우에서 보면 첫번째 손잡고 후원을 받는게 바로 이런 극장주의
돈이었다.

그렇게 푼돈으로 어렵사리 한두편 만들어가는데 가장 큰 족쇄는 역시 제작비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였다.
투캅스를 만들면 경찰이 반발하고 여승이 등장하면 불교단체가 난리치고 오세암이라고 그려냈더니
기독교 단체가 보이코트하는 것이 바로 한국영화의 현실이다.
특히 정치 코미디의 경우 죽은 독재자의 아들이 소송까지 걸고 이것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는 희한한
사태도 나타난다. 서로 상대를 인정하는 포용력을 발휘하지 못하기에  영화공간의 넓이 또한 그리 넉넉하지 못한다.

이러한 여건속에서도 다양한 감독들이 자기 세계를 만들어가자 갑자기 돈이 들어온다.
삼성,대우 등 재벌의 돈이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면서 CJ,오리온 등 식료품과 과자팔아 먹던 기업들이
현금 동원력을 무기로 진입한다.
멀티플렉스 극장을 늘리고 고객을 위한 마케팅을 하면서 배급력을 키워 나간 이들의 공도 크지만 반대로
돈되는 것 아니면 별로 후원하지 않는 과도 작지 않다.
강우석의 경우 따르는 후배들에게 통크게 후원도 하지만 한번 찍히면 철저히 밟는다면 악평도 고스란히
따라다닌다. 이렇게 되어버리면 역시 그가 대표로 있던 배급사는 일종의 권력이 되어버리고 만다.
헐리우드의 직배로부터만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배급권력으로부터 자유도 필요한 부분이다.

어차피 영화산업에서 돈은 필수적이다. 자본의 육성 또한 필요한 부분이지만 현재의 정권의 경우 전체적인 전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김대중 시절은 그래도 IMF라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수천억에 가까운 돈을 쏟아부었고 스크린쿼터를 고수하면서 일본문화를 개방해서 한편으로는 역으로 시장확대라는 긍정적인
기반도 닦았다고 평할 수 있다.

헐리우드는 왜 이렇게 스크린쿼터에 집착할까? 혹자는 직접 영화관을 지어서 자국의 영화를 많이 틀어
돈벌려고 한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내가 볼 때 이는 한류의 확산으로 상징되는 한국 영화의 부상에 대해
싹꺽기라고 생각된다. 전세계적으로 헐리우드 영화의 점유율이 높지 않은 경우는 딱 3곳 프랑스,일본 그리고 한국이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고 한국영화는 이제 한류 바람을 타고 동아시아 곳곳으로 퍼져나간다.
별로 돈들이지 않는데도 이정도면 더 커지면 어떻게 위력발휘할지 모르니 이제 제어를 해야겠다는게
아마도 그들 생각일 것이다. 그러면 막바로 적의 본토로 진출해 공략할 필요가 있구나 하고 요구하는게
스크린쿼터 폐지 주장일 것이다.

따라서 현재 한국영화 점유율이 지금 정해진 쿼터를 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논리는 상대방의
저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은근 슬쩍 다른 성과를 위해 희생을 시키는 의도일 것이다.

한국의 영화산업이 지금 로컬 시장에서 개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시장을 넓혀나갈 수 있는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할 것인가는 지금 기로에 놓여 있다.
한국이 진정 그러한 성장을 원한다면 다국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외국진출을 줄여서 미국과의 대립을 줄여나가는 게 오히려 좋을 것이다.

물론 상대방은 무척 강하다. 제1의 경제대국이고 자국에 여러가지 서비스 시스템을 훌륭히 갖추고 있다.
타국에는 적자 보지 말고 부실기업 처분하라고 강요하면서 IMF를 통해 구조조정 요구하지만 자국이 적자를 보이면 열심히 종이 찍어서 타국에 넘긴다.
어차피 세상은 공정하지 못하다. 이라크가 생화학 무기 만들었다고 침공 당한 것인가?
그런 거대하고 별로 공정하지 못한 미국에 대해 맹목적으로 가치를 추종하는 것도 거부하는 것도
현명할리가 절대로 없다.

노무현은 폐지하고 미국과 FTA 맺으면 대단한 성과가 난다고 열심히 홍보한다. 일자리 몇개 등등
홍보자료는 솔직히 거슬리는 수준 뿐인데 한번 묻고 싶은게 서비스 산업에서 개방만이 경쟁력을
키운다고 생각하는가다. 때로는 적당한 보호와 육성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분명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데
솔직히 노무현에게서는 아무리 봐도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의 동료 유시민이 취직은 알아서 하는게 아닙니까라고 말하듯이 영화도 알아서 커야 하는것 아닙니까라고 되묻는 것 아닐까?

노무현을 자주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곰곰히 따져보면 주한미군 재배치를 비롯해서
분담금 등 여러 부분을 보면 그는 말이 많은데 그 말의 값을 치르기 위해 뒤에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인간이다. 겉으로는 생색내는 것 같지만 부담은 결국 커져서 돌아오는 것인데
몇년 해보더니 돈이 없으니 세금 더 주세요라고 한다.
영화 문제를 놓고 접근하는 방식 또한 그렇게 신통치 않은 것 같아 다시 한번 안타깝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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