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코드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한국인은 누구인가 그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오랜기간 이 질문을 물어왔던 강준만 교수가 코드라는 용어를 통해 이를 풀어나갔다.
10가지 코드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특징을 드러내는데 그 적나라함에 우선 놀랐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각각의 코드가 가지는 문제점과 이의 영향을 잘 드러내준다.

빨리빨리는 누구나 이해하는 한국인의 코드다.
박정희 시대의 단기간 압축성장을 겪으면서 내재화한 빨리빨리는 많은 장점도 보여주었지만
단점도 적지 않다. 동서화합 한다고 전두환이 지시한 88고속도로는 그 중간의 땅 속에 놓인
많은 문화유산을 아무 생각 없이 파괴해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강교수가 묻고 싶은 것은 빨리빨리라고 외치는 것이 겉으로 보이는 표면에만
치우치다가 깊이 들어가 있는 어려운 문제는 외면하다 보니 만만디가 되어버리는게 아니냐는 물음이다.
쌀 등 각종 농수산개방 문제는 우르과이 라운드 부터 10년간 문제로 놓여 있지만
서로 미루다보니 얼마전 농민대회라는 폭력시위로 나타나고 다시 이를 폭력진압하다보니
사상자까지 나오게 된다.
빨리빨리와는 너무나 다른 느린 속도의 정치와 행정이 그 원인이 아닌가하고 강교수가 지적한다.

그런 문제점들은 여러곳에서 나타난다.
정을 강조하는 사회는 가족의 따뜻한 온정이 주는 이미지가 있지만 뒤집어보면
혼자 먹는게 아니라 가까운 친족까지 먹여 살려야 하다보니 부정부패가 만들어진다.

곰곰히 이런 코드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어느정도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멀리 조선 후기를 보면 한국은 그렇게 빠르지도 활발하지도 않은 사회였다.
계층 구조는 엄격했고 생산성도 중국과 일본에 비해서 한참 낮았다.
그러다 근대에 들어와서 식민지 경험, 6.25라는 전쟁경험 그리고 다시 박정희에 의한
고도성장을 겪다보니 여러가지 특색이 자리잡게 되었다.

전쟁이 만들어 버린 파괴는 신분의 평등을 가져와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주었지만
그 수단으로 출세를 강조하며 다시 이를 위한 교육에 목숨을 거는 투자가 나타나게 된다.

권력의 일방적 행세는 권위에 대한 냉소주의를 가져와 너나 잘하세요라는 비웃음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아무나 끌고가서 죽여버리는 횡포는 이승만에서 박정희,전두환까지 전혀 끊이지
않았다. 덕분에 절대 권력을 표면적으로 외면할 수 없기에 줄서기 문화가 앞에서 나타나고
다시 이면에 냉소주의가 자리 잡는 이중 구조가 형성되었다.

이렇게 앞과 뒤가 다른 양면성은 여러가지 법안에서 나타나는데 법의 규정은 매우 이상주의적으로 되었지만 실제 삶은 전혀 그렇지 않은 모습이 곳곳에 보여진다.

여기서 강교수가 하나 짚어 보고 싶었던 것은 탄핵과 4.15 총선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새로운
조류였다. 탄핵당한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동정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권력을 보면서
강교수는 소외받고 싶지 않다 혼란은 위험하다는 심리가 그 근저에 있었지 절대 이것이
노무현 자체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노무현의 자신감 회복과 함께 시행한 각종 정책이 실현성도 목적성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였기에
결국 지지도의 거품이 빠지며 오늘에 이르게 된다.

그 원인은 한국인의 정치적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인데 이제라도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보다 잘 알아나가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럼 이러한 코드는 앞으로도 영원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IMF 이후 한국사회는 저투자, 저성장으로 정책기조를 바꾸었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집중과 고도성장이 나오지 않는 시대에 빨리빨리만 강조하면서
살아갈 수도 없다. 평등주의도 이제 한계가 닥치고 있다. 질적 성장이 중시되는
글로벌 경제 시대에 인재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육정책은 현재는 없다.
막대한 사교육비의 지출과 기러기 아빠라는 사회 현상을 지속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80:20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사회구조에 따라 평등주의는 하나의 추억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정을 중심으로 한 각종 가족주의, 가부장적 사회는 어떨까?
이제는 각 분야가 룰에 의해 합리적으로 분점된 의사결정 구조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점점 과도한 청탁과 부패구조도 정리되는 쪽이 더 좋을 것이다.

이 책을 두루 읽다보니 강교수가 만난 수많은 외부의 시선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따가왔다.
성과에 대해 경탄도 해주지만 부정적 측면에 대해 따갑게 지적해주는 이들의 말을 골고루
모아서 우리에게 거울로 비추어 주는 강교수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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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의여유 2006-09-21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 대단한 사람이죠.김대중대통령에 치우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통찰력은 어느 대학교수들보다도 뛰어나다고 봅니다.진중권보다 배는 내공이 더 깊은 사람이죠.

한잔의여유 2006-09-2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하나가 대중적이면서도 지적인 사람으로 지식인의 모습으로 많이 배웁니다.

사마천 2006-09-21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중권,유시민 류하고는 격이 다르다고 봅니다.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 만들기에 큰 물코를 텃지만 제대로 자신의 의견을 반영시키지는 못 한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구글, 성공 신화의 비밀
데이비드 A. 바이스 외 지음, 우병현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기술은 우리 삶에 어떤 효익을 제공할까?
디지털 카메라를 보면 사진의 제작 비용을 낮추어 우리가 더 많은 체험을
영원히 보관하게 만들고 이를 이메일,인터넷과 같은 공유 수단을 통해 더 많이 나누게 해주었다.
기술이 가격을 낮추고 다시 경험을 공유해 즐거움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렇게 PC도 인터넷도 우리에게 많은 효익을 주었는데 최근에는 구글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긍정론과 함께 부정론도 있었다. 이유는 너무나 많은 정보가
넘치게 되면 사람들에게 혼선을 준다는 것으로 움베르트 에코가 그런 의견의 대표적인 주창자였다.

그 해결책은 역시 검색이었다. 정보의 넓이와 깊이가 커져갈수록 검색의 중요성 또한 커져갔다.
반면 당시 다수의 닷컴은 투자받은 돈을 광고에 쓰고 모인 사람들로의 활동에서 돈을 벌고자하는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다수의 traffic과 이를 기초로 비즈니스 모델의 수립, 결론적으로 기업가치 증대라는
월가의 함정에 빠져들기만 했다.

구글은 이것과 다른 풍토에서 만들어졌고 성장한 기업이다.
스탠포드 대학 박사과정에서 출발했고 don't be evil이라는 그들의 철학이 상징하듯 당장의 수익보다는
기술적 추구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집중했다.

밋밋한 초기 화면은 yahoo의 번잡한 배너 많이 붙은 그것과 대조가 되고 상업적 광고를 슬쩍
끼어넣기 보다 적절히 구별해서 소비자에게 혼동을 방지하고자 하는 운영 방식이 그렇게 나왔다.

운영에 있어서도 싼 기계를 여럿 모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했다.
한국의 대기업 기반의 여러 인터넷 서비스회사들이 유닉스에 Oracle과 같은 고급 인프라로
서비스 시도했다가 금방 자본금 갉아먹은 것과도 비교된다.

구글은 자신들이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휴모델이 중요했다.
AOL, 애스크 지브스 등 대형 사이트가 수익에 고전할 때 이들은 광고를 기초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 시작은 오버추어가 했지만) 가지고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묻고자 했던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이들의 기술이 효과적인
답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일종의 가치이동이 발생한다.
브랜드를 통해 traffic을 유발시키고 수익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AOL 등의 사이트와 정보 인프라의 건설에
매진하는 구글의 결합은 일견 경쟁같이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치의 공동 창출이 되고
서서히 힘은 구글쪽으로 움직인다.

정보의 산더미 속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최근 확장되는 서비스인 G메일을 통해서 이들은 개인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다시 이를 광고로
연결할 수 있었다. 이는 분명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감시라는 논쟁을 낳게 되는데 과거 MS가 원했지만
달성하지 못한 big brother의 꿈이 이제 구글에 의해 실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받게 된다.

또 아예 구글이 검색을 넘어서서 야후와 같은 종합 포털, MS와 같이 PC 사용자들에게
종합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국에서도 구글은 화제다. 아직 서비스 점유율은 미미한데 이는 언어의 차이가 큰 원인이고
또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강력한 서비스제공자가 있기 때문이기도 한다.

네이버를 놓고 제2의 구글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은 한계가 많다.
최고의 S/W 엔지니어가 구글에 들어가서 전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치를 주는 SW를 만들어낼 때
네이버 등은 야후 스타일의 휴먼의 노력이 많이 들어간 디렉토리 분류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많은 아르바이트를 쓰고 중국에 조선족도 수백명을 동원하지만
그 모델로는 결코 일본어나 중국어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 막대한 원가때문에.

구글과 다른 점은 게임과의 결합을 통해 적절한 cash 창출과 자산 운용, 일본에의 진출이 있지만
그 이상을 넘어간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무리다.
무엇보다 기술적으로 의미있는 진보를 이루어내지 못했고 대부분의 아이디어가 portal로서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치중해있기 때문이다.

가끔 한국의 인터넷 사업자들의 주가가 출렁거릴 때는 배후에 구글 연관설들이 나온다.
만들지 얼마되지 않은 첫눈을 비싼 돈을 주고 매입하는 것도 구글 인수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데 아직 우리는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구글이 오랫동안 상장하지 않은 큰 이유가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노출시켜서 경쟁자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아서 였다고 한다. 나아가 회사 기밀에 대한 통제도 막강하다.
누군가 이런 구글의 모습이 자신들은 남의 소소한 정보까지 훑어가면서 남들에게 자신을 보이는
것은 인색하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앞으로의 세상은 땀흘려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고
이를 위해 정보를 기초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금을 찾는 것처럼 중요해지리라 생각한다.
우리의 미래가 저 멀리 미국에 놓인 big brother일지 모르는 벤처에 의해 좌지우지 될지 아니면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남에게 가치를 제공할지는 하기 나름 아닐까 생각된다.

Portal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길막고 협력업체들 수익 나누어 먹는 모델은 너무나 쉽지만
거기에 미래는 별로 없다. 진정 남이 하지 못하는 과제에 대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기업을 우리는 pioneer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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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운명은 30대에 결정된다
김현정 지음 / 원앤원북스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모든 것이 빨라지고 있다.

빨라진다는 것에는 동일 시간내에 성취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지는 것도 있지만
승부가 결정되는 포인트가 더 일러진다는 것도 있다.

평생성적이 초등 4학년때 결정된다거나, 글로벌 영재는 10세 이전에 키워진다는 육아책도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데 더욱 중요한 것은 직장을 다니는 각자의 운명이 예전보다 훨씬
빨리 결정된다는 것이다.
곰곰히 돌아보면 45정이라는 말처럼 정년 자체가 단축되는데 승부의 포인트는 그 아래로
내려올 수 밖에 없고 연령으로 따지면 대강 30대가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최근 내가 방문해본 예전의 근무처에서도 그런 경향이 두드려졌다.
40대 중반에는 이미 관리직으로서 성패가 결정되어져 버리고 젊고 패기찬 사람들도
그 자리가 메꾸어진다. 보상 또한 커지고 이를 위해 다시 사람들이 매진하는 그런 순환구조가
만들어져버렸다. 바꾸어 말하면 될 성 싶은 떡잎만 키우겠다는 구조다.

그 점에서 저자가 뽑은 제목이 나타내는 의견에는 일단 동의한다.
그 다음 책의 구성인데 이 부분에서 저자 자신은 꽤 독특한 캐리어를 실현했고
많은 일을 자기 주도적으로 실천했다.
거대 기업에서 아무도 없는 분야에 단독으로 뛰어들어 자신의 일의 정당성을 입증하고
기업이 그 일의 무게를 크게 두도록 한 것은 분명 자랑할 만 한 일이다.
특히 여자로서 한계나 제약이 많음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자기 사업 하는 것도 매우
박수받을만하다.

지난번 저작들을 쭉 보았는데 문장도 매끄럽고 내용도 풍부해서 괜찮은 독서였다.
이번 책도 전반적으로 나쁘지는 않지만 내 느낌으로는 아주 탐탁하지는 않다.

장점으로 치켜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적고 컨설팅에 활용하던 각종 toolkit을
직접 보여주며 독자를 자극하는 점이다. 거기까지는 좋다.

성공을 위한 각종 스킬을 가르키는 책들은 한국 보다는 미국이 훨씬 발달했다.
왜? 수년마다 직장을 옮기며 캐리어 개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련 컨설팅이 풍부해진다.

하지만 한국에서 캐리어는 직장과 직장상사에게 잘 보이는 것으로 충분했다고 말 할 수 있다.
이제 달라졌지만. 그런 면에서 저자가 공부한 상담에 대한 분야는 충분히 지금 성과를 낸다고 본다.

그런데 이 책에 한국적 특색이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유학 이야기, 여성의 고충 등 몇몇 내용을 빼고 그렇게 한국적 특색은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전반적 구성이 브라이언 트레이시 같은 대가들이 성공학에서 그리 크게 다른 것이 못 느껴진다.

한글을 영어로, 구성을 미국식으로 바꾸어도 별 차이가 없어져버리다 보니
당장 내 앞에서 써먹을 수 있는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가 적어진다.

다음 번에는 조금 더 달라진 시대, 달라진 환경에 맡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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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쟁 - 헤지펀드 사람들의 영광과 좌절
바턴 빅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면모가 나타난다.
자가용 젯트기, 수천병이 들어가는 와인셀러를 가진 집, 화려한 파티를 누리는 운용자들이 나온다.
월가에서 일할 때는 1000만불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자신이 직접 헤지펀드를 차리면 그 수익이
수억불로 늘어나기 까지 한다.

보통 사람 연봉의 100배 이상 심지어 3000배까지도 받아야 하는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저자는 월가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고 수년전 직접 헤지펀드를
창업했다. 원래는 작가 지망생이었던 덕분에 유려한 문체로 다양한 군상들의 삶을 그려낸다.
화려함의 이면에 있는 고민을, 올라가는 사람, 내려가는 사람들 각자의 환희와 절망이 나타난다.

아내는 수천만불 이상의 돈을 들여가며 그리니치라는 헤지펀드의 본고장에 집을 짓고 있는데
남편은 갑자기 발생한 환경변화로 포지션이 급속히 추락하고 있었다.
위가 뒤틀려서 고통을 이기려고 약을 먹고 잠이 들지만 숙면을 취할 수 없다.
아내에게 절약을 요구해도 이미 익숙해져버린 그녀는 전혀 반응이 없다. 온전한 판단이 어려워지고
결국 큰 손해를 입으며 펀드는 청산된다.

모든 헤지펀드의 화려함을 뒷받침 하는 원천은 고객들의 고수익 욕구를 어떻게 충족하느냐이다.
이들은 그냥 일반적으로 자산을 맡겼을 때 가능한 평균 수익율(S&P 등 대표지수)과 비교해서
헤지펀드를 평가한다. 넘으면 돈을 주고 빠지면 돈을 뺀다.
1,2%의 운용보수와 이익의 20%이상이 되는 성과보수로 결정되는 이들 펀드들의 운용자는
이를 위해 목숨을 빼고 모든 것을 건다. 대부분 자신의 재산 상당부분을 이 펀드에 직접 운용한다.
사실 대부분의 펀드운용자는 돈을 쓸 시간도 없는데 점심을 먹으로 밖으러 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하고 소로스의 경우는 수십년만에 부모가 미국에 올 때 공항에도 나가지 않았다.
모두가 수익율이라는 황금의 신에 자신의 영혼을 저당잡히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들의 부를 가능하게 하는 초과수익율은 과연 정당한 것인가?
아무것도 다른 일을 하지않고 모니터를 쳐다보며 사,팔어라는 의사결정만 내리는 이들 헤지펀드는
생산적 노동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기생충 같은 존재일 뿐이다. 자신들은 1년 내내 땀흘려
벌어야 하고 고객에게 주는 가치를 고민하고 있는데 이들은 아무런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고 본다.

반면 헤지펀드에 돈을 맡기는 각종 연기금이나 부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효율적인 자산운용가들이
없다. 무에서 돈을 만들어내는 이들이야 말로 현대의 연금술사다.

이런 연금술은 지속 가능할까?
답은 매우 회의적이다. 현실세계에서 금을 만들어내는 일이 불가능 했듯이 금융세계에서도
무한정 금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는게 자연의 이치다.

우선 금융소득을 구성하는 채권과 주식 중 주식 부분을 보면
현물이 있고 선물이 있다. 현물의 가치는 기업이 만들어내는 수익의 일정 배수가 (10-20정도)
적절하다. 이를 뛰어넘어 수백까지 치솟는 2000년의 경우는 작가가 표현했듯이 거품이다.
현물의 가치의 상승속도는 S&P 등 평균으로 나타나는 것이 맞다.
반면 추가수익은 어떻게 가능할 까? 적절할 때 매도하고 파생상품을 교묘하게 활용하고
금융공학 기법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 한다고 한다. 하지만 금융공학의 기초를 만든 노벨상 수상자들이
참여한 펀드조차 환경의 불안정 때문에 파산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미 고수익에 중독된 많은 돈이 더욱 몰려들고 수익에 압박을 받는 헤지펀드는 더욱
위험한 플레이를 하면서 자산시장에 거대한 버블을 만들고 있다.
버핏과 같은 헤지펀드 회의론자들은 그래서 꾸준하게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시장은 그럼 이들 헤지펀드에서 자유로울까?

미국이나 일본의 금리의 변동이 있을 때마다 신흥 증권시장이 일제히 폭락하는 것도
캐리 트레이드 기법을 쓰는 여러 펀드들의 투자전략 변경이 있기 때문이다.

론스타, 소버린 등 다양한 펀드들이 들고 날고 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챙길 때
한국의 거대한 자산은 부동산과 연금 등에 머물면서 손을 놓고 있다.
대통령과 경제관료들이 별 문제 없다고 하지만 이들의 속을 누가 열어 보았나?
누군가 돈을 벌어 들고 나가면 그만큼의 가치는 한국사회에서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제 세계를 보는 시야는 좀 더 넓어져야 한다.

특히 제조와 서비스를 하지 않고 과거의 노동을 근거로 자신의 화려함을 유지하려는
선진국에는 신흥귀족이 나오고 있다.
연금생활자를 비롯해 막대한 유산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지위를 새로운 신분으로 만들고 있다.
이들을 위해 총칼을 들고 지키는 군대가 미국이고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마름이 바로 
헤지펀드가 되는 것이다.

하나로 묶이는 세상에서 주변의 변화는 나에게 빠른 속도로 영향을 준다.
땀으로 돈을 버는 2차원적 세계만 본다면 열심히 일해도 2,3 등 시민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 된다. 반면 돈으로 돈을 버는 이들과의 관계설정을 통해서만이 한단계 이상
자신의 지위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헤지펀드에 대한 충실한 이해는 신분을 놓고 싸우는 전쟁을 위한 기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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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릴케 현상 > [퍼온글] 한미 FTA 협상의 충격적인 진실이 드디어 밝혀졌네요

지난 몇 달 동안 한국을 뜨거운 논쟁과 대립으로 몰아넣은 한미 FTA 협상의 실체와 전모가 드디어 밝혀졌네요.

4대선결조건을 들어주는 등 정부의 지나친 저자세와 정보 비공개, 합의 일정을 미리 정해놓고 무리하게 빠른 협상을 추진하는 등 그동안 여러가지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보여줘서 대다수 사람들을 답답하게 했는데요. 그 이유가 막상 밝혀지고 나니 어이없다 못해 허무할 정도네요.

'AP통신' 의 보도에 따르면, 3차 협상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시애틀의 협상장소에서 한국과 미국의 협상단이 막바지 쟁점을 논의하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어떤 남자가 검은 복면을 쓰고 협상장에 난입해 '망국적 FTA 중단하라' 는 구호를 외치며 협상 테이블에 뛰어드는 바람에 아수라장이 됐다는군요.

경찰이 간신히 그 남자를 제압하고 복면을 벗기니 놀랍게도 개그맨 이경규씨더라는 겁니다!

이경규씨의 얼굴을 알아본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가 "당신은 한국의 유명한 코미디언 아닌가? 여기에는 웬일인가?" 라며 어리둥절해서 묻자, 김종훈 수석대표와 김현종 통상본부장 등 한국측 협상단들과 이경규씨가 서로 부둥켜 안고 배를 잡고 구르며 파안대소 했다는군요. 미국 협상단은 더욱더 황당했겠지요.

약 10여분간 배를 잡고 웃던 김종훈 수석대표는 옷매무새를 가다듬더니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를 향해 정중하면서도 큰 소리로 "여러분,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300회 특집이었습니다!" 이렇게 외치더라는 겁니다!!!

순간 당황해서 할 말을 잃고 서 있던 미국 대표단은 잠시 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고 모두 쓴웃음을 지었다는군요.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으니 본인들도 어처구니가 없었겠지요.

잠시 침묵을 지키던 커틀러 수석대표는 "그렇다면 노무현 대통령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가?" 라고 묻더랍니다. 그러자 이경규씨가 나서서 웃으며 "내가 청와대에 직접 찾아가 대통령, 김종훈 대표, 김현종 본부장 등 정부 인사들과 철저한 협의를 해서 기획한 작품" 이라고 말했다는군요.

커틀러 대표가 "그렇다면 스크린쿼터 축소, 광우병 쇠고기 수입 같은 것도 전부 몰래카메라의 일부로서 이제 없던 일 되는 것인가?" 라고 묻자 김종훈 대표는 "그렇다. 세상에 협상도 하기 전에 그런 것부터 들어주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 고 반문하며 "속은 당신들이 한심한 거 아닌가" 라며 껄껄 웃자 미국측 협상단들도 피식 웃으며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했다는군요.

김종훈 대표는 이어 "미국사람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면 될 거 아닌가, 홈페이지가 다운될까봐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산 쇠고기가 불안하면 안 먹으면 될 거 아닌가" 같이 화제를 모은 일련의 한국정부측 발언들도 모두 자신의 아이디어였다고 비화를 밝히자 이경규씨가 "김 대표님은 코미디언으로 전업하셔도 손색없을 것" 이라고 화답하여 장내에는 다시 한 번 폭소가 터지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합니다.

이 때 갑자기 노무현 대통령과 한명숙 총리가 전광훈 원정시위대 대표와 함께 깜짝출연하여 또 다시 미국 협상단을 놀라게 했는데요.

노 대통령은 "방금 부시 대통령을 만나 몰래카메라 장난에 대해 양해를 구했더니 부시 대통령도 웃으며 영어로 뭐라 그랬는데 통역이 오줌누러 간다고 자리를 비워 뭔 소린지 알아듣지는 못했다" 며 "한미동맹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 이라고 밝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얻었다고 합니다.

전광훈 원정시위대 대표는 "그동안 표정관리 하느라 힘들었다" 면서도 "서민들이 웃을 수 있도록 일조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 고 말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는군요.

한편 "그렇다면 FTA 비판 프로그램을 방영한 같은 방송사 소속 PD수첩팀도 속은 것이냐?" 고 AP통신 기자가 묻자 이경규씨는 안색을 굳히며 "지금은 대답할 수 없다" 고 말했다는군요. 아마 이경규씨에게 낚여 수많은 특집보도를 한 다른 언론사들을 의식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미국의 협상단들과 노 대통령, 한 총리, 전 대표, 이경규씨 등 몰카의 주역들은 '오! 필승 코리아' 음악에 맞춰 꼭지점 댄스를 추면서 녹화를 마무리했는데요. 커다란 화제를 모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한미 FTA편' 은 오는 17일 오후 6시부터 300회 특집으로 3시간 동안 방영될 예정이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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