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하이드 > Are thy allowed to do that on Fifth Avenue?



두 남자가 차를 타고 5번가를 지나가며 외계에서 내려온 미확인비행물체같은 꼬불꼬불 하얀 건물을 보고 말한다. 'do they allowed to do that on Fifth Avenue?'

5번가의 뮤지엄 마일. 1959년 구겐하임 미술관이 오픈했을때 뉴요커들의 '경악' 과 '조롱'과 '경탄' 과 '호기심' 등등등이 버무려져 뉴요커지에 카툰으로 실려 있다.
' 쟤네들, 저거저거 5번가에다가 저래도 되는거야?'

뉴요커.지는 이 역사적인 건물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구겐함임에 대한 뉴요커지의 카툰들만 모아 놓은 책을  구겐하임 뮤지엄숍에서 살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꼬불꼬불한 외장.은 '공사중'이었다.
하지만, 그라운드 플로어.에서는 원하는만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구겐하임.은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가 본 몇 미술관중 세손가락안에 들어가는 멋진 미술관이었다.
아마, 나의 다음 여행지들로는 다른 곳의 구겐하임.이지 않을까 싶다.

왜?
1. 뉴욕이라는 도시의 이 건물.이 의미하는 것,이 맘에 든다. 멋들어진 미술관 하나를 5번가 한복판에 턱 하니 세워둠으로써,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그 것을 사랑하게 만드는 그 과정들이 맘에 든다.

2. 동글동글 바닥을 동글동글 올라가는 것이 참으로 재미있다.

3. 요즘의 전시는 '엘그레코에서 피카소' 까지이다. 몇군데 미술관.을 돌아다니면서, '뉴욕은 피카소에게 점령당했다!' 라는 헤드라인이 떠올랐다. 휘트니에서도 피카소전이 있었다. 피카소에 영향 받은 화가들. 그림과 피카소의 그림을 나란히 전시. 무튼, 구겐하임의 전시도 멋졌다. 피카소 외에 엘 그레코, 고야, 벨라스케즈 등의 그림을 양껏 볼 수 있었다.

 - 피카소는 천재다. 도대체 못하는게 뭐야? 
 - 무리요.의 아이들은 어찌나 '청승처량천진난만가련'한지.
 - 벨라스케즈의 그림들은 '벽지'같다. 
 - 고야의 그림은 잔인하고 자극적이지만 동시에 지루하다.
 - 엘 그레코.는 절대 내 취향이 아니다.

4. 구겐하임.은 물이 좋다.
미술관에 갈때 쿨한 옷차림.을 체크해 놓았다. ( 젯밥에 관심이 많은 나 -_-a)

5. 2층과 3층 사이던가, '독서방' 이 있다! 열쇠모냥.으로 생긴 구멍으로 들어가면, 아주 아늑한 독서방. 에 구겐하임과 관련된 책들, 당연히 프랭크 관련 책들, 구겐하임의 콜렉션 화가들에 관련된 책들이 방 가득 있어서, 책 보고, 쉬며, 잡담할 수 있다. -완전완전완전 맘에 듬! - 서점에도 없는 구겐하임.에 대한 책들을 구경하고 나왔다.

6. 쉬는 공간이 많은데, 의자들이 다 집에 들고 가고 싶을 정도로 맘에 든다.

7. 핸디캡들들에게, 당연히 꼬불꼬불한 평지로 되어 있는 전시.는 토털리 억세서블.

8. 뮤지엄샵.이 맘에 듬! 겁나게 질러줬다. 음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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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하이드 > 뉴욕의 가을 - warm spell

뉴욕의 이상기후. 기상캐스터는 오늘 아침뉴스에서 '드디어 뉴욕의 '웜스펠warm spell'이 풀렸습니다' 라고 했다. 도쿄에 비해 추울꺼라고 여겼던 뉴욕. 지난 3일, 코트 없이도 돌아다닐 수 있을만큼 따뜻한 날씨였다. 대략 70도 가까운 날씨. (맙소사! 지금 찾아보니 20도다!) -_-;;; 오늘 날씨가 70도였으니, 코트 입고 다니는게 이상했네. ( 그래도 꾸역꾸역 입고 혹은 들고 다녔음)

오전에 체크아웃하고 허드슨호텔로 옮겼다.
체크인 할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여, 가방을 맡기고 리졸리.에 갔다.

1층부터 3층까지 뻔질나게 돌아다녔건만, 책을 살 수 없었다. ㅜ ㅜ
(어이없게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샵에서 덥썩 두권 사오고 말이지;;)
리졸리백에 책 담아 나오고 싶었는데,
삐거덕삐거덕 하는 바닥과 오래된 나무로 된 짙은 책장들.
책꽂이에 안들어가는 책들의 퍼레이드. 난 이때까지 헬무트 뉴튼의 1500불짜리 책이 젤루 큰 줄 알았는데, 그런 책들이 널렸다. 널렸어. -_-;;

무튼, 체크인을 하고, 호텔방에 경악하며 ( 없는 클로스터포비아.가 막 생기려구 한다)
뮤지엄.이나 돌아볼까 하고 길을 나섰다.

이만큼 걸었다.
그냥 얌전히 이만큼 걸었으면 양반이다.
센트럴파크.를 개처럼 헤매며 '지구는 둥그니깐, 자꾸 걸어나아가아면~ ' 노래를 부르며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이 나오겠지~ ' 에헤라디야. 하며 센트럴파크를 통과했다가, 5번가를 지났다가,
다시 센트럴파크.로 들어갔다가.

저 지도에서 보이는 거리... 장난이 아니다. 한블록이 백미터.. 쯤이라고 생각하면 될까나.
그걸, 또 마구 헤매면서 다녔으니;;

치마는 잘 맞다 못해 헐렁할 지경이다.

뭐, 이러니저러니 투덜. 해도
오늘 해질녁에서 밤이 내려앉을때까지의 센트럴파크에서 이제 정말 인사하고 가려는
뉴욕의 가을을 만났다.





































 

뉴욕의 이상기온..덕분에 뉴욕의 가을은 나를 기다려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의 늦가을과 크리스마스시즌 돌입.을 동시에 만끽했으니, B 야 없으면 어떠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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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 있는 서울 문화가 있는 서울
이동미 지음 / 경향신문사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모두들 화려한 여행을 꿈꾼다. 멀리 파리로 뉴욕으로 날아서 보고 싶었던 공간들을 만끽하고
맛과 멋을 즐기다 돌아오는 그런 여행 말이다.
그 여행을 꿈꾸며 우리는 오늘 책도 보고 미술관 공부도 하고 열심히 준비하며 하루하루의
피로를 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평생 그런 여행을 몇번이나 할 수 있을까?
대략 소요자금을 계산해보면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올 것이고 금방 의기소침에 빠진다.

얼마전 읽은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을 기술>은 꽤 인상적인 책이었다.
이곳저곳 다니며 여행에 대한 안목을 넓혀주다가 마지막에 나온 여행에 대한 부분은 자기 방의 여행이었다.
사물을 낯설게 보기는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나와 다른 것을 발견한다는 것은 역으로
나의 호기심을 키우는 것이고 내 시야를 다르게 하는 것이다.

서울,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공간(지방 사시는 분 죄송)이지만 막상 곳곳을 다녀보지는 않았다.
지리부도상의 지명으로 남고 지하철 타고다니며 역명으로 남고 가끔 신문기사의 부동산가격 나오는
표로 남는 그런 공간이 많다.
하지만 과거 없는 현재가 없듯이 공간 하나하나는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서울 곳곳을 보여주려고 한다.
왕가의 흔적이 남아 있는 궁터는 당연하지만 흔할 것이기에 그 주변의 양반촌이 남긴 흔적을
찾아 가회동을 보여주고 종로 시장터의 뒷골목인 피맛골의 유래가 양반님들 행차 피해다니던
서민들의 불만을 듣고 숨통을 터준 피마 즉 말피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또 우리에게 여러곳에 널린 유명한 장터들의 특색을 보여준다. 남대문 등 유명한 시장에서
황학동 도깨비까지 곳곳을 따라가다보면 사람들의 숨가쁜 움직임이 보여진다.
다음에는 무엇일까 아마 맛집도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강남에 놓인 수십억짜리 인테리어를 들인 그런 화려함이 아니더라도 서민적인 맛인
족발과 빈대떡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신당동 떡볶이도 포함되고.

COEX 무역센터 앞을 보면 중국 관광객들이 왁자지껄 하게 다니는 것을 보게 된다.
내게는 일상이던 공간이 그 사람에게는 대단한 여행이 되고 있다.

비행기 타고 멀리 이동해서 시차에 지친 몸을 이끌고 명소를 찾는 것만이 여행의 다가 아니다.
여행의 가장 큰 비용이 이동이라면 내 주변에서 여행거리는 없는 것일까?
우리 주변에서 새로움을 알고 과거를 알고 의미를 찾아가는 것 즉 나의 매일매일의 삶을 여행으로
바꾸어갈 수 있다면 그만한 즐거움이 있을까?

직업상 이곳저곳 회사들을 돌아다니며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그때 내게 주어지는 즐거움 하나는
바로 공간의 발견이다. 낯선 공간, 지금까지 삶과는 다른 그런 공간 속으로 걸어들어가는데
이 책은 꽤 유익한 정보의 보고였다.

당장 지금 머물고 있는 동대문 부근에서만도 광희동,신당동,성곽길,풍물시장 등
수 많은 새로움을 찾아주고 있다.
하루의 출근길을 보다 가볍게 해주고 점심시간의 짧은 휴식을 여행으로 바꾸어주도록
도와주는 그런 책을 찾아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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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2-02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낯선 골목을 구석구석 돌아다녀보고 싶은 생각을 늘 해요. 골목길 모퉁이를 돌아가면 무언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예감도 좋구요. 점심시간의 짧은 탐방여행을 도와줄 수 있는 책이겠군요. 좋아보여요^^

사마천 2006-12-03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안녕하세요? 탐방을 하는 자세로 주변을 본다고 하니 좋더군요. 그러기 위해서 먼저 나 자신을 둘러싼 공간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

perky 2007-01-10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매일의 삶을 여행으로 바꾸어갈 수 있다면 그만한 즐거움이 있을까?
참 멋진 말이네요. ^^

사마천 2007-01-10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머리속에서만 맴돌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
 
 전출처 : thirsty > iBT 학습의 정도(正道)
Hackers TOEFL Listening (해커스 토플 리스닝) (iBT) (책 + CD 1장)
데이빗 조 (David Cho)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여곡절 끝에 우리나라에서도 CBT 끝나고 iBT 시행 중이다. 언어 자체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언어 사용에 의한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토플시험(TOEFL) 사상 처음으로 듣기(listening), 말하기(speaking), 읽기(reading), 쓰기(writing)라는 언어의 4가지 부문 모두를 동일한 비중으로 테스트하게 되었으니, 시험 형식상은 분명히 진보하였다고 하겠다. 하지만 기왕의 CBT 형식에 길들여진 학생들이나, 영어의 사용이 자유로울 없는 우리나라 환경에서 토속적으로 영어를 공부해온 사람들에게, 말하기와 통합 문제(integrated skill test) 추가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듣기의 경우 단문(short dialogue)이 완전히 없어지고, 지문의 길이가 길어진 외에도, 노트 필기가 허용되고 문제 패턴이 달라졌으며, 미국식 발음이 아닌 international accent(영국식 발음, 호주식 발음, 아랍이나 히스패닉계의 발음 ) 도입됨으로써 실제 미국 대학생활의 언어환경에 더욱 가까워진 만큼, 기존 CBT 학습서의 iBT용으로의 교체가 필수적이 되었다. 글에서는 기존 CBT 토플 학습서 중에서도 최강의 명성을 가진 해커스 리스닝의 iBT판이 계속 평판을 유지할 있을지, 장단점을 짚어보려 한다.

 

우선 책은 초보자용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중급자로부터(CBT 기준 적어도 230 이상), 특히 고득점을 노리는 토플러들에게 맞는 수준임을 말해둔다. 초보자들은 해커스 시리즈 스타트(Start)” 붙은 책을 구입해야 마땅할 것이다. 괜히 책을 따라 가느라 애쓰는 것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흥미를 잃게 가능성이 있기에 노파심에서 미리 적어둔다.

 

하나 미리 말해둘 점은 책의 테이프 녹음 속도에 관한 것이다. 지문 본문의 발화(utterance = speaking) 속도는 적당하나, 문제 사이의 문제를 풀기 위한 휴지(休止: pause) 기간은 일률적으로 5 간격으로 되어 있다. 어디에서도 이에 관한 설명은 없지만 혹시 이를 곧이곧대로 따라 사람은 없으리라고 믿는다. 실제 iBT 리스닝은 2 block 60 또는 3 block 90분으로 되어 있고, 30분이 소요되는 개의 block(17문제) conversation 1, academic lecture 2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략 지문 본문의 발화시간이 15 내외, 순수하게 문제를 풀고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시간의 합은 10분으로 되어 있어(나머지는 볼륨 조정이라든지, direction이다), 기준으로 보면 17문제를 10분에 풀면 되므로 문제간 평균 간격은 35 이른다. 따라서 이용하는 학도들은 문제까지 듣고는 테이프 또는 MP3 파일 재생을 중단한 위의 시간에 따라 조금 여유를 가지고 문제를 풀고, 다시 재생하는 방법으로 해야 정확한 자기 실력 진도를 확인할 있을 것이다.

 

( 책의 장점)

 

1. ETS 공식 사이트인 www.toeflpractice.ets.org 있는 각종 유무료 테스트, ETS에서 출간한 Official Guide, Professional Workshop Manual 가장 authentic 자료와 비교했을 , 문제의 수준이 실제 토플 시험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실 책과 위의 Official Guide 권을 통달할 있다면 IBT 대비 학습은 충분하다.

 

2. 문제 패턴에 따라 분류한 대응 전략을 제시하고 많은 양의 문제를 수록하고 있다.

 

3. 배경 지식의 학습에 필요한 자료 종전 CBT판보다 분량이 더욱 늘고 세련되게 정리되어 있어 학습에 도움이 된다.

 

4. 스크립트(script) 우리말 번역이 종전 CBT판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책의 번역상 문제 가지는 아래에서 따로 지적하겠지만, 조잡하고 거의 무성의에 가까웠던 CBT판보다는 장족의 발전을 보이고 있다.

 

5. CBT판과 마찬가지로 알파벳 , lecture topic 권말(卷末) 어휘 정리가 되어 있다.

 

6. 점은 출판윤리상 덕목이라고 있는데, iBT format 대폭 변화에 발을 맞추어, 종전 CBT판을 구입했던 사람들이라도 중복에 대한 우려 없이 다시 구입해도 만큼, 완전한 개정판 놓았다. 가지 지문의 내용은 CBT판을 떠올리게 하지만, 지문마저도 text, 길이, 문제 등에서 분명히 다른 점을 보여주고 있으므로, 이미 종전의 CBT판을 구입했던 사람들도 안심하고 구입해도 되겠다.

 

 

( 책의 아쉬운 )

 

1. 일반서점 또는 온라인서점에서는 본문 지문 녹음을 CD 제공하지 않고 테이프(10, 19,500)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출판사의 홈페이지(www.gohackers.com) “Hackers books - 리스닝 Q&A” 들어가보면, 테이 프의 MP3 file 유료로 다운받는 사이트로 redirect하고 있다(9,500). 일반 독자들에게는 언제까지 편리한 CD MP3 파일 대신에 테이프만 발매할 것인가? MP3 file 제공할 경우 예상되는 불법복제가 문제라면, 위와 같은 유료 MP3 download 없어야 것이 아닌가? MP3 CD 아닌 일반 CD라면 트랙 문제 때문에 오히려 테이프보다도 불편할 수도 있다고 한다면, 일반 CD 경우 이를 MP3 file 전환하여 학습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는 점을 애써 무시하는 주장이라고 할밖에.

 

2. International Accent 시험에 나온다는 것은 앞에서 말했으며, 2 block 6 지문형의 시험을 치르면 하나쯤은 나올 빈도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전체를 통해 4 지문( 20 분량)에서만, 그것도 책의 마지막 부분에 마치 잊고 있던 것을 허겁지겁 채우는 듯한 형식으로, 강한 영국식 발음을 쓰는 성우를 등장시키고 있다. 영국영어와 미국영어의 차이점에 관한 4페이지 분량의 설명까지 감안하드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변화가 낯설다는 것을 고려하면 미흡한 분량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3. 노트 필기에 대해서

 

(1) 아까도 말했듯이 iBT 변화 하나가 노트 필기의 전면 허용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모든 교재들이 예쁘고 정리된 노트를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자. 책의 모든 대화나 강의를 들으면서 동시에 책에서 제시하는 정돈된 형식으로 노트를 정리할 있는 수준의 고수(高手) 과연 이런 책을 필요로 것이며, 토플을 필요로 것인가?

 

(2) 노트를 정리할 수만 있다면 분명히 길어진 listening에도 도움이 것이고, 특히 speaking integrated skill 4문제와 writing integrated skill 1문제의 경우는 분명히 필수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스닝에서 주의력을 100% 기울여도 만점의 자신이 없는 대부분의 토플러들에게, 노트 필기에 드는 주의력과 듣는 데에 쓰이는 주의력이 다른 데에서 나올 리는 없는 법이다. , 무협지에서 말하는 양심신공(兩心神功) 배운 사람들은 주의력 분산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어느 쪽을 희생해야 도움이 되는지는 선험적 또는 일률적으로 방법이 없으므로, 독자들은 스스로의 스타일에 맞춰 고민해서 선택해야 것이다.

 

(3) 대개 5 정도 700~800 단어를 숨쉴 틈도 없이 내뱉은 lectures 경우, 과연 이게 실지 강의 속도와 비슷해서 실제 대학에서의 언어상황을 반영하는 것일까? 실제 대학 강의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결코 동의할 없을 것이다. 실제 이런 경우가 있다면, 녹음기가 등장하고, 휘갈긴 노트를 집에서 다시 정리하는 것이 보통 아닐까?

 

(4) 결론적으로 최상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도들은 적어도 리스닝에서만큼은 너무 조직적인 노트 필기에 집착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것이 서평자의 생각이다. 듣기의 주의력을 너무 해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자연스럽게 가지 점만 적어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물론 극단적으로 나는 노트 필기는 버리고 듣는 데에만 신경 쓰겠다는 것도 사람 나름으로 방법이 있다.

 

4. 가지 오류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라, 많이 좋아진 책에서도 오류는 역시 발견된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책의 평판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미리 출판사의 홈페이지에서 (초판 4) 오타를 찾아보았는데, 하나(p.424 밑에서 번째 mid ocean ride mid ocean ridge) 제시하고 있다는 것도 밝혀둔다. 이리 사소한 시비하느냐는 사람들이나 무감각한 출판사가 있다면 맞는 옛글이 있다.

 

답설야중거 (踏雪野中去) 눈을 밟으며 들길을

불수호란행 (不須胡亂行) 모름지기 허튼 걸음을 말라.

금일아행적 (今日我行跡) 오늘 내가 남긴 발자취는

수작후인정 (遂作後人程) 마침내 후인의 길이 되리니.

- 서산대사(1520~1604) 선시(禪詩)

 

. 내용상 오류

 

(1) Listening conversation 길이는 대략 어느 정도인가? p.7 중간에 보면 “3으로 되어 있는데 p.37 위쪽에 보면 4~5 길이 되어 있다. 물론 3분이 ETS측의 공식적인 설명이다.

 

(2) p.17 Note

have naked seeds (than, dry cover) have naked seeds (thin, dry cover)

covered fr.(*from) plant-wall covered w/(*with) plant-wall

 

(3) p.192 Note

56’: Charles S, won 1/3 of vote ’56: John F., won 1/3 of vote

 

(4) p.198, 1 문제의 정답 (A)

(A) By contrasting it with those of a former supporter of Pictorialism

By contrasting them with those of a former supporter of Pictorialism

질문을 보자. How does the professor introduce Clarence White’s ideas about picture-taking? 복수인 ideas 단수인 it으로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5) p.230 알베도(albedo) 관한 설명

대기가 있는 행성의 알베도는 대기가 없는 천체보다 훨씬 크다. 따라서 달은 지구보다 알베도가 커서 밝게 보이는 것이다.

대기가 없는 달에 비해 지구는 대기를 가지고 있어, 평자가 알아본 , 달의 알베도는 0.07, 지구는 0.35였다.

 

. 이상한

 

(1) p.62, 7 문제 정답(p.441) C, D, E C, E

(D) The man is concerned that there will be not enough material on the new topic.

p.445 script 보자. 학생의 마지막 대사.

M: Oh, good. I was worried that I’d have to start from scratch to find something.

학생이 걱정했었지만 선생의 도움으로 걱정을 덜었다는 내용인데, 선택지의 (D) 시제가 현재이다. , 현재도 걱정이라는 내용이니까 답이 없는 것이다. 답이 되려면 시제를 고쳐야 한다.

 

(2) p.164, 2 문제 (p.536)

…refine, heats, porous… …refine, heat, porous…

, 열기 뜻일 때의 heat 불가산명사(uncountable noun)이다.

 

(3) p.180, 15 문제 (p.550)

Well, What can’t a dowser find, huh? (수맥점장이가 세상에 발견 못할 것이 어디 있겠어요, 그래요?)

(D) To express marvel at what a dowser can do (수맥점장이의 능력에 감탄을 나타나기 위해) (A) To show how a story can be exaggerated (어떻게 이야기가 부풀려질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지문을 읽어보면 물에 빠져 죽었다고 추정되는 사람을 하류에서 발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과학자들의 실험에서 dowser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것이 내용이다. , 강사는 dowser에게 감탄하는 것이 아니라 비꼬는 것이다.

 

. 무성의한 해석

 

(1) p.559, 12 문제 script 마지막 문장 해석

…so, I guess it has something to do with status (그래서 부모가 이렇게 하는 것은 아마도 일란성인지 이란성인지의 여부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부모가 이렇게 하는 것은 지위/신분 문제 관련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쌍둥이의 DNA 일란성인지 이란성인지 여부를 검사하는 것은 많은 돈이 들어가는 데도 불구하고 일부 부모들은 굳이 이를 검사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이유에 대한 강사의 추측이다.

 

(2) pp.563-564, (18-20) 문제 script 아래 부분 해석

(…this is a picture of the Notre Dame Cathedral in Paris…)Now compare it to the Lyndhurst mansion designed by Davis. This structure had carefully chosen details that gave the mansion a Gothic flavor… (… 사진은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입니다 이제 Davis 설계한 Lyndhurst 저택과 이것 비교해 봅시다. 건물 고딕풍을 더해주는 세부구성을 신중히 선택했습니다.)

사진은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입니다. 그것을 Davis 설계한 Lyndhurst 저택 비교해 봅시다. 건물 고딕 흉내를 내는 세부구성를 꼼꼼히 선택은 했습니다 (…하지만 진짜와 차이가 있고 진짜 고딕양식건물을 특징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지시대명사의 번역은 주의해야 한다. 괜히 순서를 바꾸는 바람에 린드허스트 저택 = 건축물이라야  것이 노트르담 성당 = 건축물 되었고, 문장의 함의를 놓쳐버렸다.

 

(3) p.573, 5 문제 script 마지막 문장 해설

The subject appears to be in two dimensions as though you were looking at it head-on, but at the same time, the sides and back of the subject are visible. (우리가 피사체의 정면을 보고 있지만 피사체는 이차원으로 보이며, 동시에 대상의 측면과 뒷면까지도 보입니다.)

마치 우리가 피사체의 정면을 보고 있는 것처럼 피사체는 이차원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대상의 측면과 뒷면까지도 보입니다.

as though = as if이며 동사의 시제(were)에서 보이듯이 가정법과거절(현재의 상상) 이끌고 있다. 이를 놓치고 as though though 해석하니까, 뒤의 역접접속사 but 처리가 곤란해졌다..

 

(4) pp.577-578, 11 문제 script 해설

…And second, since the 1970’s, both earth art and site art, which are now referred to as “site-specific” art, have become common forms of production,… (둘째, 1970년대 이후로는 어스 아트와 지금은 특정 현장예술로 일컬어지는 현장 예술 공통적인 형태의 작품을 갖게 되었고…)

둘째, 1970년대 이후로, 어스 아트와 현장 예술 , 지금은 장소에 특정된예술로 일컬어지고 있는데, 공통적인 형태의 작품을 갖게 되었고

비제한적 용법 관계사절의 동사(are) 보면 복수이므로 선행사는 site art 하나가 아니라 both earth art and site art라야 맞다.

 

(5) p.582, (16-17) 문제 script 위에서 둘째 at the time (한번에)

당시.

한번에 ‘at a time’이지 ‘at the time’ 아니다. 기수들은 당시 (월급으로) 100~150불을 받은 것이지 한번 운송에 100~150불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6) p.590, 5 문제 script 부분

…Uh, but in that area, I’d have to say that journalists… (그러나, 독일에서는, 기자들은…)

그러나, 부분/분야에 있어서는(언론인이 역할을 하되 정치적인 역할을 하지 말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 기자들은

 

(7) pp.607-608, (1-7) 문제 script 해설 중간 아래 부분

So, what were the Chinese printing…?...But in fairness to Gutenburg, he invented the molds that allowed for mass production of individual pieces of metal type… (그렇다면 중국인들의 인쇄술은 어떠했을까요?...하지만 공정하게 말하자면 Gutenburg 낱개 가동활자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렇다면중국인들은 무엇을 인쇄하고 있었을까요?...(중국문학의 고전을 인쇄했었다는 설명)…하지만 공정하게 말하자면, Gutenburg 낱개 가동활자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주형(鑄型: mold) 발명했습니다.

 

(8) pp.619-620, (1-6) 문제 script 해설 전체

전체가 대충 대충한 번역의 대표적인 케이스. 예를 들어, 번째 문장.

Well, these plates converge at the Straits of Gibraltar, which by the way, isn’t very large. ( 판들은 지브롤터 해협으로 수렴하는데 아주 크지는 않습니다.)

판들은 지브롤터 해협에서 만나는데, 해협은 아주 크지는 않습니다.

크지 않는 것은 지브롤터 해협인데, 갑자기 아프리카 판과 유라시아판이 크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다. 첨언하자면 the Straits of Gibraltar 모양은 복수형이지만 지명으로 단수 취급한다. 더구나 번역에서는 lagoon(석호: 바다 옆에 있다가 모래톱 등이 닫힌 지형을 이루어 만들어진 호수. 속초 영랑호를 생각하면 된다) 개펄이라고 해놓았다. 개펄은 ‘tideland or tidal flat’이다.

 

(9) pp.639-640, (1-6) 문제 script 중간 부분 해설 아래 부분

That sounds very invasive-dissect. (분석이란 말이 신체 내부 치료를 수반하는 말처럼 들리죠.)

절개/해부 말이 너무 공격적으로/거슬리게 들리지요?

같은 지문 단어 해설 medicament medication.

지문에 medication 있어도 medicament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10) pp.667-669, (1-5) 문제 script 해설

My last lab report grade was really terrible. ( 마지막 실험 실습 성적은 정말 엉망이었어요.)

지난 실험 실습 성적은 정말 엉망이었어요.

교수가 7 실험 번째 가지고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앞으로 6번이 남았다고 하는 설명이 나온다.

script에서 교수의 마지막 대화는 테이프와 다르다.

(script) M: Good girl! I’m pretty sure…

(tape) M: Good! I’m pretty sure…

 

(11) pp.673-674, (12-17) 문제 script 해설

50 million dollars (5억만 달러) 5천만 달러

여기서 쓰인 multiplier effect 전문 용어로 상승효과 아니라 보통 승수(乘數)효과라고 한다.

 

. 단어 오류

 

(1) p.458, 1 문제 단어 해설

College Secretary 학부장 대학의 행정담당 서기 또는 행정담당관

 

(2) p.554, 6 문제 script(p.177, 6 문제) 첫째 여덟 번째 단어

테이프를 들어보라. ‘climactic(절정의, 최고조의. climax 형용사형)’이라고 하는지, ‘climatic(기후의, 기후상의. climate 형용사형)’이라고 하는지. climatic 자리에 성우는 climactic이라고 발음한다.

 

(3) pp.641-644, Economics script 해설

trust (담합) 기업합동(합병), 트러스트. 담합은 ‘collision’이다. 더구나 이런 용어는 전문 용어이므로 임의로 쓰면 곤란한다.

 

(4) p.685-687, (6-11) 문제 script 해설

어째서 ‘gray wolf’ 얼룩 늑대 되었을까? 회색 늑대, 회색 이리, 팀버 울프

 

(5) pp.703-705, (46-51) 문제

‘bird diet pellet’ 알약 아니라 ‘(알약처럼 생긴) 모이 말한다. 또한 p.702 지문 위에서 9번째 마지막 ‘…with parrots.’ ‘…with, parrots.’ 또는 ‘… with – parrots.’ 고쳐야 한다.

 

(6) p.374, commuter lane (통근 거리, 통학로) 합승 차로’. commuter lane = carpool lane 말한다. 미국의 도심 근교 혼잡한 고속도로에서 2 또는 3 이상 탑승한 차량의 전용 차선을 말한다.

 

(7) p.376, folk (가족, 친지) ‘folks’라야 된다.

 

(8) p.385, unforgettable (용서할 없는) 잊을 없는’. ‘용서할 없는 ‘unforgivable’이다. Clint Eastwood 주연했던 서부극 제목이기도.

 

(9) p.398, econometrics (통계 경제학) 계량 경제학'

 

(10) p.400, meteor = meteorite. p.231 보라. 구분해 놓았다.

 

(11) p.405, clan (씨족사회) 씨족’. ‘씨족사회 ‘(a) clan society’이다.

 

(12) p.407, appropriation (정부 지출근) 정부 지출금

 

(13) p.413, printing paper (인물사진) 인화지, 인쇄용지

 

. 발음기호 오류

 

책의 권말 부록(appendix)으로 실려 있는 어휘정리(pp.372-413)에서는 특히 발음기호 강세(stress or accent) 오류가 많다. 1강세와 2강세의 오류, 품사간 강세의 변화, 1강세의 누락, 중복, 복수형과의 혼동 등이 주종이나, 발음기호 강세 표기의 어려움 때문에 정정은 않고 틀린 것만 지적해 둔다.

 

- p.372: conflict, p.387: corrugated, crusade, p.393: subcriteria, suspect, p.395: abstract, p.400: algae, p.401: ruins, p.403: ecocide, p.406: hieroglyph, dinosaur, p.407: introvert, pedagogue, psychological, counterfeit, p.409: carbohydrate, hydrogen, neutralize, oxidize, arthritis, cerebral, devour, diabetes, p.410: hepatitis, hygienics, migraine, psychiatry, deadline, p.411: lead, fireproof, p.412: skyscraper, kinetoscope, scenario, daguerreotype, p.413: tripod, petrochemical

 

 

이런 오류에도 불구하고 책은 사볼 만한 가치가 있으며, 전편의 명성을 계속 지켜나가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4 반의 평점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없이 4개로 평한다는 점을 부기하고, 책을 통한 정도(正道) 영어 학습을 기대하며, 토플러 여러분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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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b > 한국의 글쟁이들/⑬‘먼나라 이웃나라’ 만화가 이원복 교수


(출처: 한겨레)



시간은 언제나 널널, 실컷 놀고…일해요

깔끔해도 너무 깔끔했다. 만화가 이원복(60·덕성여대 예술학부) 교수의 서울 테헤란로 작업실은 벽 한쪽에 캐비넷이 줄지어 있는 것 말고는 온갖 잡다한 것이 일체 없었다. “사실은 오히려 어지르는 편이에요. 이것 저것 늘어놓으면 찾지를 못해서 꼭 필요한 것만 꺼내놓아 깨끗해 보이는 겁니다. 대신 집은 완전 난장판이에요. 집은 제 놀이공간이거든요.”

이 교수는 뜻밖에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놀기’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 교수의 1년 작업량은 책 2권 정도. 쪽수로는 500쪽 안팎이므로 하루 작업량은 대략 2쪽 분량이니 실제 작업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인맥이니 그런 것을 아주 싫어해서 사교 모임에 나가지도 않으니까 시간은 언제나 ‘널널’합니다. 실컷 놀고 남는 시간에 즐겁게 일하면 되요. 창조적 휴식을 갖는 거죠. 그게 확대재생산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노는 것처럼 어려운 것이 또 있으랴. 놀려면 돈·시간·건강이 필요한데, 대부분 사람들에겐 늘 이 셋 중 한두가지가 없기 마련이다. 이 교수는 그런 점에서 선택받은 사람이다. 저술가로 거둔 성공, 그리고 교수란 직업이 그에게 경제적 여유와 시간을 확보해준다. 휴식이 필요하면 과감하게 여행을 떠난다. 가장 자주 가는 곳은 9년 동안 유학했던 독일. 해마다 두 세번씩 간다. “행복해요. 만화 그리면서 대접 받고, 내 시간 즐길 수 있고, 남는 시간에 일할 수 있으니 행복하지 않으면 이상한 거죠. 남들 염장 지르는 소리로 들리겠지만 사실이니까…. 제 보기에 돈은 생존 개념만 넘어가면 자유의 의미에요. 여행 떠나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것, 그게 돈이고 자유죠.”

분명 이 교수의 말이 듣는 사람을 배아프게 만들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그건 바로 그가 44년 동안 만화를 그려왔다는 사실이다. 올해 환갑인 이 교수의 일정은 언제나 집-학교-작업실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다른 만화가들과 달리 ‘교양 만화’라는 ‘블루 오션’을 개척했다는 점이다.

44년 개척한 ‘블루오션’ 교양만화

이 교수가 만화를 그린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다. 1962년 우연히 후배 아버지가 다니는 소년신문에 놀러갔다가 후배 아버지가 그가 만화를 잘 그린다는 말을 듣고는 “아르바이트 한번 해보라”고 권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필명을 쓰면서 미국 만화를 트레이싱지로 베껴가며 만화를 그렸다. 일찍 부모가 돌아가셨고, 7남매 중 막내여서 별다는 간섭을 받지 않았던 덕분에 가능했다. 대학에 들어간 197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창작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림풍은 일본것을 그대로 따랐다. 그러던 그의 인생에 최대 전환점이 왔다. 바로 독일 유학이었다.

유학을 결심한 것은 만화를 제대로 배우고 싶고, 또한 그림체도 바꾸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유럽에도 만화를 가르치는 대학은 없어서 가장 비슷한 일러스트레이션을 골랐다. 유학 생활 6년에 접어들 즈음 그동안 유럽 생활속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 그리고 유럽만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아스테릭스>에서 영향 받은 새 그림체와 구성방식으로 시작한 만화가 <먼나라 이웃나라>다. 유럽 문명에 대해 알아야 할 각종 교양 상식을 알기쉽게 들려주는 새로운 방식의 만화였다. “만화에도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우영, 허영만씨처럼 그림을 잘 그릴 수는 없겠고…, 그래서 제게 맞을 것 같은 저만의 장르로 찾은 게 ‘교양’이었어요.”

<먼나라 이웃나라>는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미국편으로 끝나기까지 20년 넘게 이어온 이 만화는 지금까지 1000만부 넘게 팔린 것으로 추정되며 여전히 이 교수의 만화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다. 또한 이 만화는 ‘이원복 만화’의 틀을 완성했다. 이후 이 교수의 만화는 이 만화에서 세운 틀을 벗어나지 앟는다. 어려워보이는 지식을 이 교수식으로 객관화, 일반화해 설명하는 것이다.

이 교수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주제 선정이다. “세상을 싸돌아 다니다 보면 뭔가 보이는 게 있어요. 우리 사회에 지금 이게 빠져있구나, 이게 부족하구나 느껴지는 것들이 주제가 됩니다.” 그 다음은 자료 차례. 외국 이야기면 현지에 가서 실제 ‘분위기’를 가장 중요하게 눈여겨본다. 나머지 자료는 물론 책과 인터넷으로 구한다. “인터넷은 신이 내린 선물이에요. 예전에는 외국 신문·잡지 구독료로 월 100만원씩 썼는데, 요즘에는 실시간으로 다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지금도 이해가 안되는 게 우리나라에선 인터넷 신문이 왜 공짜냐는 거에요. 외국은 다 유료인데 말이죠.”

이렇게 모은 지식은 백과사전을 기본으로 해서 가공한다. 정확성과 중립성을 위해서다. 그 다음 콘티를 짜고 그림을 그린다. 연필 밑그림까지는 그가 그리고, 펜 작업은 제자들에게 맡긴다.

세상 모든 것엔 ‘키워드’가 존재

이 교수는 자신을 콘텐츠 생산자라기 보다는 콘텐츠 전달자라고 본다. 교양만화는 ‘콘텐츠 70, 그림 30’이며 당연히 그 핵심은 콘텐츠 전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가 하는 작업을 오만하게 이야기하면 문화 통역인 것 같아요. 문화라는 것을 만화라는 언어로 통역하는 겁니다.”

이 콘텐츠란 것의 기본 원리는 ‘단순명료’란 네 글자다. 지식이나 정보 자체는 단순·명료한 것인데 이걸 어렵게 해석해서 그 위에 덧씌웠기 때문에 어려워 보이는 것이므로, 다시 이런 해석을 벗겨내 단순명료한 본래 알맹이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복잡해보이는 여러가지를 묶어 명쾌하게 일반화하는 것인데, 말은 쉬워도 상당한 지적 자신감이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세상 모든 것에는 키워드가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는 신앙, 그것을 해석할 수 있는 키워드가 있다는 신앙이 필요하다”고 이교수는 말한다.

난 만화가…교수는 직업일뿐

이런 일반화 능력에는 합리적 사고를 중시하는 독일에서 유학한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외국에서 10년 가까이 살아봐서 동양과 서양의 사고를 모두 어느 정도 접근할 수 있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독일에 자주 찾아가는 것도 유럽식 사고를 수시로 접하기 위해섭니다.”

실제 이 교수가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합리성이다. “만화는 과학이에요. 결정적인 순간에 웃기기 위해서는 기승전결을 통한 결정적 반전이 필요해요. 그걸 짜내는 데에는 합리적 사고와 과학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합리적 사고를 깰 때 웃음이 나오는 것이니까 합리적 사고를 알아야 역발상이 나오는 거죠. 그 역발상이 과학입니다.”

한국 만화사에서 이 교수는 자신이 의도한 이상의 의미와 위상을 지닌다. 만화가 저질문화로 취급받던 시절 그처럼 학벌좋은 교수가 만화를 그린다는 점 자체가 만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 실제 그가 처음 한 인터뷰의 주제는 어떻게 교수가 만화를 그렸냐는 것이었다. “오죽했으면 저를 뽑았던 대학 재단 이사장께서 몇년 뒤 웃으면서 ‘당신 본질이 만화가였다는 것을 알았다면 교수로 안뽑았을 것’이라고 하신 적도 있었어요.” 지금은? 이 교수는 요즘 덕성여대 학교 모델이다.

세상이 바뀌고 만화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대한 이 교수의 대답이다. “제 정체성이요? 당연히 만화가죠. 교수는 제 직업일뿐입니다.”

글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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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6-12-08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즐겨읽는 작가지만...
몇년전 만화가들이 표현자유화를 위해서 시위할 때, 이분이 하는 말이 "만화는 교육이다. 교육적이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만화가'라고 하시다니... ㅠㅠ

사마천 2006-12-08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수와 만화가의 경계에 놓인 분인데 생각이 다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표절시비 등) 보아줄 만한 소지는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바쁘셨던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