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세실 > 초등 고학년 독서! 이렇게 지도해보자

강백향선생님이 비룡소에서 발간한 2007-1학기 학급문고 목록에 쓴 칼럼입니다. 전국 모든 학교에 배부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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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세상사가 그렇듯 학년이 올라가면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로 ‘차이’가 생기게 된다. 저학년부터 책 읽기 습관이 몸에 밴 아이들은 바야흐로 독서의 즐거움에 흠뻑 빠지는 때다. 나날이 확장되는 호기심의 영역을 채우고자 도서관을 드나들며 책을 품에 끼고 산다. 심지어 청소년용이나 어른용 책까지 읽고 싶어 하는 욕구가 넘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나 책과 인연이 잘 닿지 않은 아이들은 읽기가 점점 어렵고 낯설어 아예 학원핑계, 컴퓨터 핑계를 대며 거리를 둔다. 얇은 책 한권도 미처 집중하여 읽지 못한다. 고학년 독서지도가 어려운 대목은 바로 여기에 있다. 개성이 다른 것은 물론이며 독서수준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해결방법은 아이들의 개인차를 존중하여 책을 권해주는 것뿐이다.

먼저 독서를 아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관심분야를 좀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소개해 주자. <비룡소 클래식>, <청소년 문학선>시리즈가 유익하다. 읽기 수준이 높은 아이들은 청소년 대상의 책들을 읽으며 자신의 독서영역을 확장해 가는 기쁨을 누릴 것이다. 또 역사나 지리, 경제, 과학 등의 다양한 분야로 관심영역을 넓혀 가면서 읽도록 도와주자. 그리고 미처 그 나이에 읽으면 좋은 책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도 살펴주어야 한다. 수준만 높여 읽느라 또래 사이의 우정이나 환타지를 다루는 동화를 읽지 않고 사실적인 지식정보에만 치우치거나, 허구를 기반으로 하는 동화만 읽느라 세상에 대한 관심의 폭이 좁은 아이들도 있다. 책을 많이 읽는다는 아이들도 관심을 기울여보면 조언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또 잘 읽는 아이들이라면 일주일에 한 편 정도는 독후감을 써보도록 해보자. 독후감은 자신이 읽은 책을 얼마나 내 것으로 소화했는지 정리해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은 다음 책을 읽을 때 좀 더 정독하면서 내 생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짧은 몇 줄이라도 마음에 남는 구절들을 써보도록 해보자.

그렇다면 책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어떻게 지도할까? 우선 수준을 낮추어 부피가 얇은 동화나 그림책을 소개해 주자. 단, 부담 없는 분량이지만 내용수준은 고학년 정서에 맞아야 한다. 친구들 사이의 문제를 다루거나 현실을 빗댄 환타지 동화처럼 수준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독서 수준이 떨어질 뿐 아이들의 정서는 고학년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경험세계를 담고 있는 여러 나라의 동화 <일공일삼 시리즈>가 적격이다. 또는 3,4학년 대상의 <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 3단계>를 권하는 것도 좋다. 읽은 후에는 독후감 공책 맨 앞에 표를 만들어  날짜와 제목을 적고 별 다섯 개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보게 하자. 읽을 때마다 별 표를 매겨보면 나름의 기준이 생기고 안목도 높아진다. 물론 감동이 큰 작품을 독후감으로 써보면 더 좋다.

고학년은 심리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 때다. 가족이나 친구 때문에 방황 할 수도 있고 자신의 문제 안에 갇혀 세상과 손을 잡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본격적인 청소년기로 접어들기 이전의 아이들에게 독서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살면서 겪는 숱한 어려움으로부터 견디고 이겨내는 힘도 책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 성장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이 무렵의 아이들에게 크게 공감 받는 것도 그 이유다. 책 정보가 담긴 도서목록을 가까이 두고, 아이들의 처지와 상황에 맞는 책을 권해주자.

사춘기 고민이 시작되었다면『안녕하세요? 하느님. 저 마거릿이에요』, 가족이 해체되었다면『위풍당당 질리 홉킨스』,주의력 결핍장애 친구가 있다면『조이, 열쇠를 삼키다!』, 외로움에 떨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영모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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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제 1
Issaku Wake 지음 / 거산 / 1999년 1월
평점 :
절판


작은 여자 하나가 굳게 결심한다.
나는 내 성을 쌓고야 말겠다.
이를 위해 그녀는 발판으로 자기 몸을 삼고 긴자의 호스테스가 되었다.

작은 남자 하나가 있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먹고 살기도 힘들어 대가의 가장 말단 몸종으로 들어갔다.
그는 주인의 신발을 지키는 임무를 맡게되었다.
어느날 신발이 따뜻한 것을 본 주인이 이놈 너 내 신발을 깔고 앉았구나 하고 질책하였더니
답 하기를 그 신발을 가슴에 품어서 이렇게 따뜻하게 만들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결국 성을 쌓을 수 있었는데 바로 최초의 천하통일을 이루고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다.

서비스 업의 본질은 무엇일까?
주어진 일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절대 아니다.
결코 몸을 파는 것도 혹사 시키는 것도 답이 아니다.
그 보다 도요토미의 일화처럼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의 가치를 부가해주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피곤한 남자들이 있다. 하루 종일 일에 시달리고 머리가 지근 거리는 상태로 지쳐있다.
이들에게 무언가 휴식이 필요할 때 찾는 공간이 있다. 바로 술집이다. 물론 술집도 여러가지 유형이 있다.
술의 가격에 따라 나뉘고 누구와 먹느냐에 따라 나뉜다.

그 중 가장 비싼 곳은 역시 가장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이 파트너로 나오는 곳들이다.
그 때 파트너들에게 바라는 남자들의 기대는 무엇일까?

이들 종사자들은 한때 화려한 생활을 하게되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는 못하다.
벚꽃처럼 잠시 피었다가 지나가버리는 그런 시간이다.
우르르 몰려들어왔다가 번호로 불리우다 선택되면 앉고 선택되지 못하면 앉지 못한다.
불리우는 횟수가 줄어들면 결국 떠나야 할 때가 오게 되는 것이다.
그런 삶의 한가운데서 꾸준히 남아 한자리 한자리 올라가는 인물이 있다.

이 대목에서 잠깐. 서비스업 중에서 호스테스와 가장 유사한 직종이 바로 컨설팅 업이다.
내가 아직 신입사원때 세계적 유수한 기업의 부장님이 우리의 부장님에게 한 말이였다.
나는 포주다.
꽤나 충격으로 다가온 이 말이 아직도 뇌리에 스치지만 정곡을 찔렀던 촌철살인의 한마디다.
컨설팅도 자신의 브랜드를 가지고 자신의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남에게 헬프만 하다가
시간 지나면 떠나야만 한다.

오래 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여럿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정보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남과 다르게 돈을 가진 사람과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서로 연결짓는다.
파찡고 물주에게 당시 민영화 때문에 추가 수익이 필요해서 민자역사를 개발하던 일본철도의 땅을
서로 연결짓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줏어 듯는 말 하나를 그냥 흘리지 않고 정보로 전환시켜 부가가치를 만든 것이다.

한국에도 그런 인물들이 있다. 예전에 박철언 재판기록을 보면 당시 그가 잘가던 술집에서
남과북의 밀사를 하면서 파악한 정보를 자랑스럽게 여자에게 늘어 놓는 대목이 나온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상대의 역량 나름이다. 혹 모르나 대북사업에 열중인 모 기업가에게
슬쩍 흘리면 상대방에게는 엄청난 사업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마치 박정희가 한강의 댐 건설을 정주영에게 지시하자 막바로 돌아와서 한강 이남 땅을
마구 사들인 것처럼 말이다. 지금 그 자리들이 대체로 현대의 아파트가 들어선 명당들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서비스 업 종사자들이 해야 할 일은 같이 있는 사람을 빛나게 해주는 것이다.
나의 지인 중에는 항상 커프스 버튼을 하고 깔끔한 복장으로 자신을 가꾸는 남자분이 있다.
본인 스스로의 얼굴이 미남이기도 하지만 항상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수고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답이 왔다. 함께 하는 사람들을 빛내주기 위해서라고.
이렇게 비유하면 실례가 되겠지만 호스테스의 자세도 엇비슷하다.

내가 이뻐서 아니 학교를 잘나와서 연봉이 높아서 나를 대접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면 그는 바보다.
누가 비싼돈을 내고 컨설턴트를 쓰고 호스테스를 부르고 하는 이유가 그들을 대접하기 위함인가? 절대 아니다. 다 자신을 위해서 무언가가 만들어지기를 바람일진대 이를 깨닫지 못한다면 수명은 매우 짧다.

자기 자신 스스로를 정리했다면 다음은 남을 이해하고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래야 조직이 만들어지는데 이 방면에서 도요토미는 매우 탁월한 인물이었다.
여럿을 두고 그 각각이 다시 여럿을 두면서 조직이 커져나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봉건제의 본질이다.
컨설팅도 호스테스업도 비슷한 조직화가 이루어진다. 파트너라는 제도는 마담과 비교되고. 서로 서로를 견제하면서 거대한 인간의 탑이 만들어진다.

그 거대함이 결국은 하나의 성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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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추얼펀드 제국 피델리티 굿모닝북스 투자의 고전 4
다이애나 B. 헨리크 지음, 김상우 옮김 / 굿모닝북스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한국사회의 재테크 키워드의 핵심에 펀드가 자리 잡은 것은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박현주,강방천 등 스타 매니저들이 IMF 이후 아예 자기 이름을 걸고 회사를 세워 오늘처럼 행사할 수 있게 된 것도 펀드자본주의의 위력 덕분이다. 그 모델에는 여기 이 책에서 소개된 피델리티라는 뮤추얼펀드 업계의 거인이 있다.
미국 동부 보스톤을 기반으로 하고 우리에게 흔히 피터 린치라는 스타 펀드매니저를 통해 알려진 회사다. 관심이 있다면 여러 은행에서 파는 이 회사의 펀드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여러 나라에 걸쳐 다양한 산업으로 세분화된 펀드들을 살피다보면 역시 명불허전이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남의 돈을 맡아 굴려서 돈을 벌게 해주고 자신도 같이 부자가 된다.
언뜻 보면 쉬운 공식처럼 보이지만 제대로 사업화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많다.
가장 큰 것은 아마 신용일 것이다. 돈을 끌어모으려면 오랜 기간 쌓은 믿음의 두께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 미국도 여러차례 자본주의 사이클에 따라 불황을 겪었고 많은 기업들이 파산해버렸다. 우리를 오늘 위협하는 시티은행도 그 위기속에 놓인 적이 있을 정도였고 최근 모기지 회사들 중 신용도 낮은 기업들이 무너지는 소리도 들린다.

다음은 끌어 모은 돈을 잘 운용하는 능력이다. 돈 버는 방법처럼 전파속도가 빠른 정보도 없을 것이다. 한쪽에서 히트를 치면 금방 모방되어 버린다. 그 속에서 독자성을 잘 유지하면서 성과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피델리티의 최고 매니저였던 린치가 은퇴해버린 것이라고 설명도 달려나온다.

마지막으로 공정하게 성과를 돌려주는 것이다. 어 처음 약속한 것처럼 당연한 말이지 않냐고 물어올 수도 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매니저들이 자신의 돈을 먼저 빼고 그 다음에는 유력자의 성과 몫을 빼는 등 결코 공정하지 않은 게임을 하다가 적발되기 마련이다.
이 책에도 그렇게 유사한 게임을 하다가 피델리티의 주요한 펀드매니저가 유죄 판결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이 세가지 프로세스를 잘 지키면서 거대한 제국을 만든 것이 바로 피델리티의 오너 네드 존슨 일가다.
미국에서도 당대에 자기 힘으로 오너가 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책의 앞 표지를 장식하는 주인공으로 소개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그의 아버지와 네드 존슨 자신 그리고 이제 3세 경영으로 가는 딸 까지 세 사람을 주로 내세우면서 기업의 각종 주요사건 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채워간다.

전반적인 흐름은 뮤추얼펀드 산업의 성장과 맥을 같이 하게 되고 나아가 펀드의 권력화라는 테마 또한 엿보게 된다. 경영권싸움에 대한 개입을 통해 추가 수익을 얻고자 하고 보다 단기 고수익에 심취하다보니 정크본다나 헤지펀드와 기법을 같이 하게 된다는 것도 지적한다.
최근 한국에서 미래에셋과 박현주가 자본시장의 권력이 되고 있는 것과 똑 같은 현상이다. 아직 이곳은 출발점일 따름이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마치 기업의 역사(사사라고 부른다)를 차분하게 늘어 놓는 형태라 재미는 떨어진다. 두께에 비해 개인적인 소감도 깊지는 않아서 별은 세개 정도 주는 것이 적당하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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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영재만 푸는 멘사 수학 퍼즐 똑똑한 주니어 26
존 브렘너 지음, 심재관 옮김, 멘사코리아 퍼즐위원회 감수 / 넥서스주니어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괜찮은 책입니다.

부모들이라면 어지간해서 다들 자신의 아이가 영재가 아닐까 한번씩 고민하는데
그런 고민 풀어주기 쉬운 책입니다.
문제 쥐어주고 풀려보면 빠른 시간안에 답이 나오니까 말이죠. ^^
아이가 푸는 답이 빠르면 영재에 가까운 것이고
아이 푸는 속도가 느리면 굳이 더 영재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
어른이 가졌던 고민에 대한 답이 나오는 것이고.

책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고 문제 하나 하나가 큰 그림에 나오니 양도 많지는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머리는 분명히 쓰게 만듭니다.
아이에 더해서 옆에서 보는 어른까지도.

이럴 때 한번 요령을 발휘해보시죠 미리 문제를 직접 풀어보고 아이를 가르쳐보면
우리 부모는 모르는 것이 별로 없구나 하는 존경심을 끌어낼 수도 있겠죠.

한번에 다 풀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굳이 필요 없는 것 같습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하지만 꾸준히 키워가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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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8-05-25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서 처음에는 잘 안풀더니 요즘에는 많이 푸네요. 성장하는 아이는 쉽게 판단하지 않고 꾸준히 격려해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 구본형의 자아 경영 프로젝트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구본형이라는 인물을 제대로 알게 해주는 솔직한 고백서다.

어떻게 자신이 외국계 회사의 비주류 전문가에서 오늘의 개인기업가가 될 수 있었는지를 잘 나타내준다.
남들이 이룬 성공을 보면서 그 친구는 원래 그렇게 될 수 있었어 하고 쉽게 단정 짓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점을 발견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도 오늘의 구본형이라는 브랜드가 그렇게 쉽게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려주고 있다.

IBM이라는 회사를 흔히 영업의 사관학교라고도 한다. 깡통 - 하드웨어를 이렇게 부르기도 한다 -을 하나 팔면 막대한 수당이 떨어지고 이를 고객,엔지니어,주변 사람들과 나누면서 인생을 보낸다. 좋은 시절이지만 결코 영원할 수 없는 법 달이 차면 기울듯이 반란이 일어난다. 하드웨어 값이 경쟁속에서 급속히 떨어지면서 IBM은 변화의 회오리속에 들어가고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떠나야만 했다. 그때 거꾸로 그 변화를 잘 활용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키워간 사람이 바로 구본형이다.
남과 다른 길을 갔고 남과 다른 방식으로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이다.

그가 그 과정에서 내면에서 전개한 각종 고민이 글 속에 잘 녹아 있다.
삶을 인간의 삶 30, 더해서 당나귀의 삶과 원숭이의 삶이 더해진다는 비유는 꽤 재미있지만 유쾌하지 않은 우리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남자의 나이 40대는 한편에서는 이제 궤도에 올라가 막 권력을 비롯한 각종 성취를 누릴 수 있다. 반면 육체적인 절정이 지났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되는 시점이다. 기존에 발휘하던 능력이 급속히 약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올라가는 소수와 머무르게 되는 다수가 나뉘게 된다. 다수의 경우는 대체로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자위를 하면서 말이다.

직장에서 찬찬히 보면 반복적인 삶에 지겨움을 느끼고 또한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에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불만을 토로하면 상사는 적당한 말로 잘 달래서 주저 앉힌다. 당신이 아니면 누가 그 어려운 일의 책임을 맡겠냐는 투로 말이다. 하지만 이는 대체로 사탕발림인데 미국 회사의 경우 이런 일들을 대거 아웃소싱 시키는 것이 기업변화의 커다란 방향이었다.
계속 줄어가는 치즈를 붙들고 버티지만 점점 줄어들어가는 양에 두려움을 금치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들 있다.

구본형은 그들에게 메시지 하나를 던진다. 변하라 그것만이 살길이다. 그 변화의 출발점은 먼저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먼저 자신으로부터 변화를 가져온 구본형 스스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설득을 전개한다.

그 과정에서 구본형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학벌이나 자격증을 앞세워 외양을 치장하는 방법이 별로 현명치 못하다는 이치다. 존재의 가치는 과거의 지식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업데이트 되는 고민의 산물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책의 상당수는 짜집기로 채워져있다. 엄청나게 많은 분량이. 이것에 대해서도 글속에 힌트가 하나 있다. 한둘을 뽑아내면 표절이 되고 다수에서 뽑아내면 작품이 된다는.
여기저기서 끌어온 말들이 꽤 그럴듯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놀라움을 준다.

개인적으로 팁을 몇가지 구할수도 있었다. 강연장의 청중을 어떻게 상대하는지에 대해서 친절하고 실전적인 가이드가 좋았다.
하여간 두루두루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준 괜찮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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