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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 비판 - 우리시대의 부끄러움을 말하다
김상태 지음 / 옛오늘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김용옥이라는 인물은 항상 화제를 몰고 다녔다.
시국선언에서 시작된 만남은 도서출판, 각종 강연으로 이어졌고
가끔씩은 상당히 의외의 만남을 만들어내었다.
김우중과의 여행도 재미있었고 최근에는 달라이라마와의 만남도 의의가 적지 않다고 보인다.
그의 책도 명물이다.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이야기, 통념을 깨는 망치의 위력이 느껴졌지만
아쉽게도 마무리는 미약했다. 그리고 다음에 다음에를 이야기했지만
그 다음에가 나온적은 결단코 한번도 단 한번도 없었다.
책이야 그렇다치고 의학 공부가 철학으로 완성되었다고 믿을만한지도 아직 모르겠다.
한의원 만들었다가 환자들에게 화를 많이 내었다는 소문 정도만 귀를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그에게도 적지 않은 순기능이 있었다.
그의 기행은 우리에게 대학을 비롯한 기존 질서가 과연 온전히 도덕과 권위를 가졌는지 묻게 만들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교회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 신랄함은 심지어 독실한 신자였던 도올의 어머니가 너를 나은 것이 하나님께
죄가 아니였는지 모르겠다고 자문하게 만들정도였다.
과연 그만큼 종교를 넘어, 대학을 넘어 자유롭게 뛰어노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이나 있을까?
한국사회는 정치권력, 경제권력의 권위를 무너뜨리는데는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종교와 학문, 언론에 대해서는 미흡하다.
도올은 그 형식을 넘어서려고 적지 않게 노력했다.
저자가 도올의 종교 비판의 천박함을 놓고
예수가 무당이라고 언급한 도올의 주장은 들었지만.
이 문장을 한국의 예수가 무당이라고 바꾸어 말하면 꼭 틀린 이야기라고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순복음 교회를 비롯한 많은 기복주의적 교회들의 열렬한(?) 기도의 모습과
작두에 올라선 무당의 모습을 포커스해서 보여주는 독일 TV의 한국 종교탐험도
있었다고 한다. (최준식 교수님 왈)
물론 김용옥에게도 미흡한 점들은 있다.
노태우 찬양이 갑자기 비난으로 바뀐 것, 그런데 이 부분은 워낙 유명하고 또 강준만이 먼저 지적하지 않았나?
스승에게 굽신거리다가 갑자기 돌변해 개쌍욕으로 활자로 만들어 시중에 뿌린 것.
태권도 실력 좋지만 제자 하나 붙들고 늘씬하게 패버려서 의절하게 된 것...
다들 예전부터 널리 알려졌던 일들이긴 한다.
최근에 내놓은 캄보디아 기행은 온갖 신변잡기까지 다 모아서 책 두권을
그것도 매우 얇게 만들어내서 읽는 사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종합해보면 도올은 과가 나오면 다시 공이 있어 과를 덮게 되고
또 좀 지나면 잘난체에 눈쌀이 찌부러지게 되고 하는 과정이 반복되게 된다.
그렇게 권위에 대한 비판으로 자리를 마련한 도올, 그가 이제 또 하나의 도전을 받는 것,
철학과도 아닌 개인 연구자에게서 그렇게 강한 도전을 받는 것도 하나의 아이러니지만
현실이다.
무릇 과한 것은 넘치기 때문이다.
결국 도올, 먹기도 버리기도 아까운 계륵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나?
이제 또 하나의 문화권력으로 머물 것인가 아니면 철학의 대중화로
그리스 사람들을 철인으로 만들어가던 또 하나의 소크라테스인가?
답은 도올에게서 기대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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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론으로 김상태의 김용옥 비판을 다시 비판하자면
동의 하는 부분은 도올이 고전 번역 주장해놓고 (멀리 동양학 ... 에서부터)
본인이 실천안한 것이 자기 모순이라는 점이고
동의 하기 어려운 점은 도올의 작품이 학문이 아니라고 주장 할 수 있지만 아직 모두를 무로 돌리기에는 저자의 연구 성과가 비등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이다.
덕분에 처음 논란은 준 학술로 시작되었지만 뒤로 가면 서술이 정치 논쟁하듯이 사회비평하듯이
흘러가게 되었다.
어쨌든 우리에게 또 하나의 우상을 깨어준 점에서 저자의 노력은 반갑다.
계속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하나 더 주문하면 다음 비판의 화살로 이문열은 어떠신지? 아니면 김훈?
또 하나의 걸작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