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니티 - 구본형의 글로벌 경영 전략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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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호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 지, 한국 기업과 사회가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베스트 인지 물음이 많다.
변화관리 전문가 구본형이 이 문제에 도전해서 책 한권을 내놓았다.
일명 코리아니티.

크게 둘로 나누어 앞은 문화, 뒤는 인재를 중점으로 다루었다.
문화 부분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구본형님의 공부가 매우 깊다는 것이다.
100년 전 세상과 오늘을 비교해서 여성의 지위가 달라졌다는 외국인의 견해도 끌어내고
한국인 고유의 특성들을 다양하게 도출해낸다.

비교 및 경쟁의 대상으로 끌어낸 외국은 미,일,불 등인데 각기 
경영관 사회조직 등 외적 요소와 그 내부의 시간관 등 문화적 요소들을 잘 드러낸다.
하나 하나 깊은 교훈을 주는 수준으로 이런 생각도 참 괜찮구나 하는 느낌을 주었다.

반면 대안으로 들어가는 인재 부분은 포괄적인 방향은 있지만 세부적인 지침으로는 활용하기
미흡한 수준이다.
사람이 중요하다. 이 말은 모두가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일류 기업은 사람을 매우 중시했다.
삼성은 회장이 면접에 참여했고 교육을 위해 전용 교육관을 거대하게 세우고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으며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해외 유학 및 파견 제도를 만들었다.
대우는 운동권 인재도 과감히 끌어들여 일할 기회를 주었고 LG도 인화를 강조하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가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창조력의 고갈이라는 문제에 봉착한다.
날밤새고 열심히 일해서 수백종의 핸드폰 모델을 출시하는 한국,
왜 그들은 하나만 딱 만들어 충격을 주는 애플의 아이폰은 못 만들까? 다음에 나올 구글폰은 또.

이 핵심에도 역시 사람이 있다.

최근의 SW 부문 경영을 예로 보면 기업들이 단기 성과에 무게를 두다 보니 협력사 단가를 낮추어
빡빡하게 운영시키는 경우가 많다. 거의 수익이 나기 어려운 수준으로 내려가니 다시
협력사들이 새로 채용을 통해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한다.
본인도 키우지 않고 바깥도 못 키우면서 결국 아무도 사람을 키우지 못하는 환경으로 몰고간다.
기업은 주변의 여러 주체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주주,종업원,협력 파트너 등, 그런데
내부의 지표만 관리하고자 하면 멀리 보고 사람을 키우는 일에는 관심을 적게 둘 수 밖에 없다.

덕분에 외형은 커지고 수익은 올라가지만 과거 NHN과 같이 우량한 벤처 기업인을 무수히 양산해
사회의 판도를 바꾸었던 것과 비교하면 오늘은 재무적 숫자만 따진다고 보여진다.

이런 사태를 보면서 창조경영이라는 화두가 나온다.
부족한 창조력을 키우기 위해 사람을 외부에서 수혈한다.

이렇게 인재를 해외에서 끌고 올 것인지 아니면 안에서 키울 것인지의 문제도 논란이 많다.
10명을 키울만한 돈으로 끌고온 인재가 제 자리를 잡아 역할을 하는지도 쉽게 평가하기 어렵다.
과거에는 자체 인재를 키워 사관학교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점을 자랑스러웠던 조직이
이제 업종의 인재양성을 아예 막아가는 우행을 하고 있어 종사자들을 고민에 빠지게 한다.

전반적으로 보아 기업환경에서 치열하게 발생하는 구체적인 현상과 비교해 들어가면서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이 너무 포괄적이라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더구나 기업의 인재는 기업 내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특히 가정과 학교가
함께 키우는 것이라 어려움은 더하다.

나머지 주제들, 기업가로 만들어라 이런 부분도 일부에게는 답이 되지만 모두에게 답이 되기는 어려운 주제다. 인재는 전문가, 관리자, 사업가로 나눌 수 있고 꼭 사업가만 인재로 대우 받아야 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를 충분히 예우하고 그렇게 잘 성장하도록 캐리어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한데 한국기업들이 아직도 그런 점은 부족한 편이다.
그런 환경에서 1인 기업가 주장은 그 사람이 키워가야 하는 역량이 다르게 때문에 답이라고 하기 어렵다.

대안으로 거론하는 기업들의 경우 일본 기업 캐논을 제외하고 너무 이상적이거나 규모가 크지 못한 경우다. 유한킴벌리는 문국현 사장이 대권후보로 올라갈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3000명 내외에서 통한 기업 모델이 더 큰 조직 나아가 사회에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전반적으로 시도는 훌륭했고 시작도 좋았지만 실현 방법에서 구체적인 고민과 대화가 더 필요한 책인 것 같다. 구본형님의 노력이 계속 이어져 좋은 결실이 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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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컨설팅그룹의 B2B 마케팅 - 마케터가 된다, 마케터를 키운다
이마무라 히데아키 지음, 정진우 옮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감수 / 비즈니스맵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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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상대로 영업 및 마케팅 기획을 하는 사람들, 영업사원, 사업 팀장들에게
매우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책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시행하고 있는 컨설팅 서비스는 매우 고가다. 월에 수천에서 수억이상을
지불해야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지만 핵심은 간결한 논리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상황에 대해 진단이 있어야 한다.
영업 성과를 놓고 원인 분석을 하는데 규모, 방문횟수, 프라이싱 등의 변수로 2개 축에서
일정한 맵을 만들어 본다.
잘 된 회사는 노력과 비용이 성과와 연결이 되는 축이 선명하게 드러나지만
잘 되지 않는 회사는 사방에 흩어져 있는 어지러운 모양만 나온다.
이를 저자는 일종의 암운이라고 부르고 원인은 로직의 결핍 결과는 영업사원의 현장 배회라고 본다.

시장에 좌판을 놓고 물건 파는 것도 일정한 논리가 필요하다.
기업을 대상으로 제대로 마케팅을 하려면 훨씬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저자는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해주는데 내가 인상 깊게 본 것은 매출방정식이었다.

영업의 성과는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나타난다.
1,2,3단계를 잘 해도 마지막 단계에서 경쟁자에게 놓치면 결과는 무로 돌아간다.
2X3X5X0=0 인 것 처럼 말이다.
혹자는 2+3+5+0=10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본질을 모르는 사고다.
이런 사람들이 열심히 뛰었는데 조금 만 더하면 뭐가 하나 모자라서라고 이야기하는데 다 헛소리다.
그럼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자신의 업에 맞는 매출방정식을 만들어보라.
다음 각각의 요소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이의 균형을 잡도록 안배하라. (전문용어로는 map, value driver라는 표현을 쓴다)

현장에서 영업개혁을 할 때 저항이 많다.
KKD라고 부르는 감,경험,깡 등으로 무장한 기존세력이 그 중심에 놓여 있다.
오랫동안 한곳에 머물고 과거에 상당한 성과를 낸 사람들이 지휘자로 있는데
이들은 현재 자신의 영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절대 그냥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를 극복하려면 더욱 머리를 써야 하는데
경험을 들고 나오면 시대가 바뀌었다는 증거를
감으로 직관적 판단을 내세우면 현장의 factor를 기반한 논리를 대야 하고
깡이야기하면 넓은 시야로 트렌드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런식으로 한꼭지 한꼭지를 따서 직접 실무에 적용해보면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참고로 한국 컨설팅사(삼성SDS 등 SI사 포함)에서는 아직 이 정도로 분석적이고 실용적인 참신한 책을 내놓는 것을 별로 못 보았다. 한국의 브랜드를 내걸고 해외에 나가 뛰는 서비스 기업이 나오기를 기대해보는데 아직 갈길이 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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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의여유 2007-09-1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핵심이 있는 좋은 서평이네요.^^

사마천 2007-09-15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컨설팅 업체에서 만든 책인데 꽤 실용적입니다. 지금 서평에 다룬 내용은 감상의 아주 일부분입니다.
 

화려한 휴가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아픔인 광주라는 엄숙한 주제를 그려내었다. 리얼리티를 살려서 다루어냈다는 점에서 가장 유사하다고 떠오른 작품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였다. 곤봉이 머리위에 떨어지고 심지어 총알이 쏘아지고 맞은 사람들에게서는 피가 튀며 고통과 슬픔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리얼리티는 잘 갖추었다. <꽃잎>이나 <오아시스>와 같이 이전에 광주를 다룬 작품에 비해 보다 직설적으로 현장을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아픔에 공감하고 슬픔을 가슴에 담으면서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게 된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그럼 왜 이렇게 무지막지한 폭력이 발생했고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의 희생이 이어져야 했는지에 대해 묻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화려한 휴가에는 이 부분이 빠져있었다.

앞서 닮았다고 예로 들었던 <라이언일병구하기>에서 스필버그는 3단계 소나타 구조를 보여준다. 빠르게 느리게 다시 빠르게 이렇게 서로 다른 속도의 세 흐름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먼저 죽음의 잔혹함을 적나라 하게 보인다 다음 왜 이런 죽음이 필요한지를 묻게 만들고 마지막에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주면서 빠르게 매듭을 지어간다.

<화려한 휴가>에서 문제의 발단인 공수부대의 진입과 잔혹한 진압을 보여주는 것은 좋다. 반면 왜 시민들이 봉기하고 그 잔혹한 공수부대에 맞섰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영화에는 중요한 한가지가 빠져있었다. 당시 전남대, 조선대에 모여 있던 학생들에 대해 곤봉이 날아들고 이들이 흩어지면서 주변에 소식을 전했다. 특히 시민들은 호남의 정치인 김대중이 잡혀갔다라는 소식을 알려지고 점차 동요가 확산되었다.

영화는 이 대목을 건너뛰거나 조용히 뽀샵 처리해내었다.
하지만 역사를 공부하려는 사람에게 진실을 제대로 접근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대목은 중요하다.
역사는 일련의 흐름을 이루기 때문이다.
80년의 광주라는 사건은 6,70년대 박정희의 개발독재의 마지막이고 80년대라는 전두환의 폭압정치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박정희 시대의 개발독재가 어떠했는지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또 한편의 영화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10.26 하루를 다루어 논란이 많고 상영은 길지 못했던 임상수 감독의 <그 때 그 사람들>이라는 작품이다. 영화는 중앙정보부 안팎의 폭력으로 시작된다. 정보부 밖에서는 박정희를 모셨던 바꾸어 말해서 사랑을 나누었던 여자의 어머니가 권리 주장을 하자 쌍욕을 하면서 정보부로 끌고가 협박을 해대는 박선호의 모습이 나온다. 정보부 안에는 이렇게 박정희를 너무나 사랑한 모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 많은 청년 학생들이 박정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끌려와 두들겨 맞고 있다.
영화는 시작에서 끝까지 문제의 발단과 해결 모두 폭력만으로 강제되는 구조다.

이어진 박정희를 모신 안가의 술자리에서 차지철은 부산의 학생 데모에 공수부대라는 폭력을 퍼부어 싹 쓸어버리자고 건의한다. 이에 대한 박정희는 묵시적 동의하는데 더 큰 폭력을 막기위해 차라리 내가 이 자리에서 작은 폭력을 행사해 막아버리자는 김재규의 거사가 나온다.
바로 여기서 김재규의 브레이크가 없었다면 광주의 일부는 부산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었을 것이다.

종합해보면 80년 사건을 만든 군사강압적인 체제의 구조와 배경은 박정희에게서 만들어졌고 단지 실행하는 시기와 장소만 조정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힘센 사람은 최고로 대우 받고 그들의 힘 앞에서 대부분 정의라고 주장하지 않는 그런 사회구조였다. 군대라는 힘을 장악한 신흥 군벌들은 박정희에게 차지철이 건의하던 방식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왜? 배운 것이 그것밖에 없었고 매력 또한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 김대중은 이 대목에서 무엇이었을까?

바로 박정희의 지역차별적인 정책에 소외된 호남인들의 희망이었다.

시기를 뒤로 해 87년에는 대통령선거가 있었다.
달동네 뒷골목에 올라서서 공명선거 운동을 하다 우연히 노가다 하시는 두 분을 만났다. 누굴 찍겠냐는 물음에 김대중이 낫지 않겠냐고 답했더니 맥주까지 따라주었다.
말투로 짐작해 보건대 고향은 호남, 그 분들의 오늘의 삶은 하루 하루 공사판에서 이어지는 고단함 자체였다. 피곤함 지침 희망 부족함에서 고향은 가족과의 따뜻함이 담겨 있는 공간이었을 것이다. 뿌리 뽑힘을 경험한 그들에게 박정희의 개발정책은 삶을 뒤흔드는 거대한 손이었을 것이고 그 반대에 놓인 김대중은 막연하나마 희망의 건널목이였을 것이다.
잠시 뒤 여의도를 꽉 메운 대중들의 외침을 보면서 옷차림의 다양함도 보았다.

물론 선거에는 여러 어리석음이 함께 했다. 노태우야 그렇다 치더라도 김영삼까지 돌로 환영한 것은 어리석음 그 자체였다. 화면은 쉬지 않고 그 장면들을 잡아내어 전국에 뿌렸고 많은 타 지역 사람들에게서 등돌림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선거에서의 패배는 민주화에 열망을 둔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과 환멸을 불러오게 된다.
어떻게 얻은 기회였는데 말이다. 물고문 당해 죽은 종철이가 연대 교정 앞에서 최루탄에 맞아 숨져간 한열이가 있는데 말이다.

거기에는 분명 욕심은 있었다. 내가 먼저라는 욕심은 나만이 이 난국을 구제할 수 있다는 구세주 신화로 이어진다. 김대중은 카톨릭, 김영삼은 개신교라는 차이가 있지만 예수라는 구세주를 닮으려 했고 각자 재주껏 기도했겠지만 답은 다르게 나왔나 보다.
물론 비난은 김대중이 더 많이 받아야 할 것 같다. 약속도 깨고 나중에는 당도 깼기 떄문이다.

하지만 김대중은 이미 하나의 아이콘이 되어 가고 있었다. 실제 존재하는 정치인 김대중에 대해서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보다는 자기가 바라는 김대중의 이름 뒤에 기대와 소망을 잔뜩 담아서 이상적 모습을 만들어 놓는다.
그 이상에 대해 남들은 동의하지 않고 심지어 조롱하기 까지 한다.
광신도라는 이름으로…

호남사람들의 꿈은 그 벽들을 만나면서 이제 절망이 되어 버린다. 한 걸음 나아가 한이 되고 가슴에 삭혀서 병을 만들어낸다.

유태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들의 가르침 탈무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몸은 하나요 머리가 둘인 아이가 태어났을 떄 과연 이를 둘로 볼 것인가 아니면 하나로 볼 것인가? 이 질문의 답은 한쪽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보라는 것이었다. 다른 한쪽 아이가 같이 아파하면 하나로 보고 그렇지 않으면 둘로 보라는 것이다.

한국민에게 과연 이 질문을 던다면 답은 둘로 나올까 아니면 하나로 나올까?

<화려한 휴가>라는 영화에는 분명 한걸음의 진보가 담겨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아쉬움이 짙게 남아 있다.
좀 더 리얼하게 지역주의라는 오명을 벗게 만들도록 도전해주었으면 한다. 어설픈 타협이나 가여운 동정이 아니라 보다 당당하게 한민족이 과연 하나였는지를 물어가기를 바랬다. 올리버 스톤 처럼 스탠리 큐브릭 처럼 말이다. 아쉬움 속에서 더 나은 것은 아직 남아 있다고 믿으면서 스크린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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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9-06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일깨워주어 감사합니다.

상념 2007-09-07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번 토요일에 이토록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화려한 휴가'를 봐야겠군요. 87년 달동네 뒷골목에서 공명선거 운동을 하셨다구요. 사마천님은 행동하는 지성이셨군요. 지금도 여전하신지 궁금합니다. 87년이라는 특별한 해가 님을 아니 그때 그 시절을 살던 우리를 잠시동안 그렇게 만든 것일까요? 대학 1학년이었던 저의 과거가 떠오르네요.

심술 2007-09-08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빈 줄 없애는 법 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조금 바빠서 며칠 지나 이제야 글 올립니다. 전 잘 있구요 사마천님도 건강하세요.

사마천 2007-09-08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열심히 읽어주셨군요 도움이 되었다니 반갑습니다
상념님/ 행동하는 지성은 아니고 고민하는 학생이었죠. 과찬해주시면 솔직히 쪽팔립니다 ^^
심술님/ 네 님도 건강하세요

perky 2007-09-13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깊이 있는 글을 쓰시는 사마천님을 제가 존경하지 않을수가 없다니까요. 87년도에 초등학생 4학년이었던 저는,그 시대의 절박성을 님처럼 생생하게 체험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이런 글을 통해서나마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사마천 2007-09-13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우차우님/ 깊이 있다고 해주시니 과찬입니다. 남과는 다르게 이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좀 더 보완하고 싶네요. 항상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가 점점 커져가네요. 무럭무럭 씩씩하고 호기심 많게... ^^
 
나는 햄스터 엄마예요 꿈꿈이의 자연학교 3
손정혜 지음, 윤정주 그림 / 느림보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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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예쁜 햄스터.
하얗기도 하고 까만 줄이 있기도 한 쥐새끼 같은 귀염둥이.

하지만 너무 빨리 늘어난다.
암컷 하나가 예민해지더니 어느새 다섯 마리를 낳아버렸다.
한참 분주해지면서 우리를 늘리고 싸우지 않게 무리를 지어 나누어 놓고 하면서 바쁘게 지냈다.
먹이가 부쩍 느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쥔장의 게으름으로 바닥 청소가 제 때 안이루어지면 이것들이 찍찍댄다.

일거리 늘어난 엄마의 고민을 아랑꼿않고 아이들은 마냥 즐겁다.
동물인데 거리를 두지 않고 손위에서 놀아주는 것도 신기하고 바닥에 풀어 놓으면
삽시간에 사라져버리는 솜씨도 놀랍다.
숨밖꼭질 한다고 사방대를 돌아다니며 나와라 햄스터, 배고프지 나와라 외치는 아이의 모습.
이러다 굶어죽으면 어쩔까 걱정하는 것이 아이의 마음이면
아무곳에나 배설해놓으면 치우기가 쉽지 않겠구나 하는 것이 엄마의 고민이다.

정이 꾸준히 늘다보니 여름 휴가를 다녀오는 차 속에서도 아이들은 햄스터 먹이 걱정을 꾸준히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덜컥 암컷이 두번째 임신을 해버렸다.

암컷은 암컷대로 칼슘이 빠져나가 휘청댄다. 젖도 첫번째 보다 많이 나오지 않으니
새끼들은 배고프다.
무려 15마리가 되자 이제 엄마도 지쳐버린다.

마침 자포자기가 되어버린 엄마는 중대결심을 하게 된다.
커진 새끼들 중 얼마를 판 곳에 다시 갖다 주자.

햄스터 우리 주변에 사진기가 놓인 걸 보니 아마 새끼들과의 우정을 기록으로 남기려 했나보다.

그리고 출근 하고 돌아온 내 주변에 이제 조용해진 우리, 팽팽 돌아가던 바퀴도 멈추고
심드렁해진 숫놈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암놈 또한 새끼들의 메달림에 이제 지친 얼굴이다.

뒷이야기는 어떠했을까?
그렇게 썩 좋은 결말은 아니었다.
팔아치운 할인점에서는 이제 너무 커서 받지 못하겠다고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갔다가 지쳐버린 엄마는 문 앞에서 길가는 사람들에게 분양을 했다.
제법 귀엽게 생긴 두 마리는 팔려나갔지만 아쉽게도 나머지는 산에 방사를 했다고 한다.

늘 우리를 넘어가고 사방대로 뛰어다니고 싶어했던 햄스터.
이제 아무런 굴레도 없는 숲에서 뛰어다니며 기뻐했을까? 아니면 잠시 달려가는 기쁨이 사라지면서 배고픔에 지쳐버렸을까? 주변의 천적들 속에서 보내는 차가운 밤은 어떠할까?

헤어짐이 있다는 것은 슬픈일이다.
잠시나마 정을 준 동물인데 이렇게 떠나보내는 것은 너무 아쉽다.
아쉬움을 담아 글을 남겨보지만 그래도 속이 무척 상한다.
아이들이야 마음 상할까봐 진실을 이야기 못해주었지만 실상 세상은 그렇게 냉혹한 것이다.

어느 덧 영화 한 대목이 생각난다.
스필버그 감독의 AI 라는 작품이다.
지능형 로봇을 데려다가 아이로 대신 삼아 키웠지만 진짜 아이가 돌아오자 갈등이 만들어져
버리게 된다.
만들어진 공장 앞에서 그냥 보내면 파괴될 줄 알기에 풀어주기만 한다.
그 아이는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미를 찾아 나선다.

어찌 보면 우리 같은 현대인들도 부처님의 눈으로 보면 AI의 로봇이나 햄스터 정도가 아닐까?
키워져서 이쁨도 받지만 소용이 없어지면 냉혹한 세상으로 제발로 살아가라고 내보내지는
현대판 직장생활이 햄스터의 삶이 되지는 않을까?
귀여움 받는다고 먹거리 남이 준다고 너무 좋아하지는 말자.
배나오고 머리 빠져서 이쁨이 사라져가면 떠날날이 멀지 않구나 생각 된다.

그런 동변 상련이 나와 작은 동물 사이에도 머물게 된다.
부디 다음 세상에는 더 나은 동물로 태어나렴. 이왕이면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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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할 수 있는 장사로는 역시 먹는 장사가 주종을 이룬다.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먹는 장사는 늘 단골로 등장하는데
바뀌는 것은 재료다.
고기류로 놓고 보면 소,돼지,닭 이 세가지가 번갈아 나온다.
종류를 바꾸게 만드는 것은 소득 수준이 가장 핵심 변수다.
돈 많으면 소, 안되면 닭 그것도 아주 별로면 아예 매운 맛이 등장한다.
고통 받을 때 뇌에서 나오는 자가 치유 호르몬을 방출시키기 위해 일부러
매운 맛을 먹게 만든다나...
수년전에 유행했던 불닭이 딱 그런예인데 경기가 풀리니 그런 부문은 이제 쉽게
찾기 어렵다. 역시 맛의 본질은 맛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
이번 전시회의 주류는 소 였다.
부동산, 주식 등이 올라서 소비 심리가 강화되었고 FTA를 통해
미국산 소고기가 값싸게 등장 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하였다.

해산물 쪽을 보다 보니 신선한 아이디어로 냉장참치가 등장하였다.
참치의 소비 대국인 일본에서도 냉장참치는 주류가 아니다.
워낙 덩치가 크고 근해가 아니라 원양에서 잡히기 때문에 냉장하려면
공수를 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일본의 초밥왕이나 맛의 달인을 보면 참치에 대한 일본 사람들의 애착
더해서 더 좋은 맛을 추구하기 위한 참치사랑이 정말 눈물 겨울 정도로 나온다.
험한 바다에서 폭풍 치는 사이를 뚫고 배를 조종하고 낚시 하는 쇼타의 모습이 감동적이다.
아마 먹는 재료에 대해 감사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여간 냉장참치는 확실히 맛이 달랐다.
같이 간 아들 녀석이 어 이건 보통 횟집에서 먹는 것과는 다르네요 참 맛있어요 할 수준이었다.

정말 한국사람들도 입맛이 급속히 고급화되는구나 하는 느낌을 확실히 갖게 해준다.

나머지 분야를 보면 잡다한 테마는 많이 줄었다고 보여진다.
한때 휩쓸었던 요구르트 등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레드망고 뒤를 따라 등장한
그 많은 브랜드는 다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진다.

다이얼패드의 후신인 인터넷 전화의 전시 부스에서 내가 던진 닷트는 휴지 한통으로 끝났고
아들이 던진 닷트는  USB 1GB를 건지게 되었다.

다양한 경품을 구경하면서 마케팅 비용도 점점 회복추세인 것을 보면
소비 하는 마음도 점점 커져가는 구나 하는 정도의 느낌을 주었다.

늘 같은 것 같지만 변화하는 프랜차이즈 산업, 흥미를 갖고 쳐다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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