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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인 주식회사
최효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5월
평점 :
점점 퇴직 연령이 짧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2번째 삶을 살아가게 된다.
잃어 봐야 귀한 것을 안다고 그 중간의 순간 일명 half time에서 정말 그 사람의 가치가 무엇인지 나타나게 된다.
물론 나는 관계가 자산이라고 하면서 과거의 인연을 발판 삼아 제 2의 직장을 구하는 경우도 있고 곧바로 여러 곳에서 모셔가는 인재도 있다. 반대로 자신의 임금을 많이 깍아야만 자리를 구할 수 있는 하향화, 심지어 육체 노동 말고는 별로 부를 곳이 없어서 소위 mac-job으로 떨어져나가는 경우도 있다. <어메리칸 뷰티>를 보면 주인공이 직장에서 나와 과감히 햄버거 가게의 종업원으로 들어가지만 아마 영화속에서 웃자고 하는 이야기 아닐까 한다.
이 때 조직에서의 삶 보다는 개인이 홀로 1인 기업을 차려 훌륭히 이름을 내는 전문가들이 있다. 바로 이 책에서 소개한 20명의 분들인데 공병호,구본형처럼 사회에 널리 알려진 대표주자도 있고 이인식,윤영돈,이상건 님과 같이 분야별 전문가도 있으며 스킨 개발 이나 케익 고급화를 통해 사업을 하는 여자 전문가 분들까지 대상은 다양하다.
이들의 삶은 육체의 학대와 성과가 연결되는 단순한 자영업자와는 확연히 구별되고 요즘 확산되는 프리랜서들 하고도 다르다. 지적인 기반으로 전문성을 팔고 있으며 기업가 정신으로 단단히 무장된 1인 지식전도 기업들이다.
그리고 이 분들은 자신의 삶을 소개하면서 보다 많은 이들이 이 대열에 동참하기를 권하고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개한다.
내 주변에도 비슷한 예가 있다.
내가 아는 지인 중에 어떤 기업 CEO를 이제 맡게 된 분이 있어서 대화를 나누어보았다. 말미에 슬쩍 CEO 자리를 내놓게 되면 무엇을 생각하시냐고 물었더니 답이 교육자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죽은 지식을 가르치는 학교에서의 교육이 아니라 생생한 산 체험으로 남들에게 지혜를 전파하는 그런 교육 말이다.
이분들 같이 되려면 어찌해야 할까?
먼저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하고 다음은 준비 기간을 충분히 가지고 노력을 해야 한다.
노력의 방향은 지식의 창조다.
남에게 분명한 가치를 주는 컨텐츠를 가지려면 대상을 한정짓고 집중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한 전문가들은 상당 부분 자신이 하는 일에서 대상을 찾았다. TRIZ와 같은 뉴 트렌드를 도입하면서 아예 바깥에 전문기업을 차리기도 했고 구본형씨의 경우는 회사에서의 직무를 재정의하면서 IBM의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개인변화관리로 응용해내었다. 이 대목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회사에서 닦는 공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오늘 충실하게 살지 못하는 사람이 내일의 충실을 기대하기 어렵듯이 어설프게 회사 생활하면서 내일만 준비한다면 솔직히 웃기는 일이다. 그래서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게 공력을 더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교육과 직무의 기회를 준 회사에 대해서도 충분히 보답을 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라고 너무 어렵게만 생각할 것은 아니다. 이상건씨가 하는 말은 어느 분야든 100권의 책을 읽으면 충분히 전문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고 한다.
이인식님처럼 과학자도 아닌 사람이 마음대로 과학을 논하냐는 비판도 받을 수 있지만 서재의 논문으로 머무는 지식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지식으로 우리에게 전해주는 노력은 귀하게만 느껴진다.
지식의 탐구 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은 전달의 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속에 아무리 보배를 끌어 안고 있어도 내놓지 못하고 남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읽는다고 아는 것이 아닌 것처럼 안다고 남에게 전달하는 것도 아니다.
쓰기 기술이 무척 중요하고 말하기도 꾸준히 쉬지 않고 닦아야만 가능하다.
자신만의 사고법을 터득하고 대상에 집중한 다음 결과물로 저술과 강연을 통해 전파하는 것 어찌보면 다독,다작,다상량과 같은 심플한 교훈과 맥이 통한다.
역시 진리는 유치원 시절부터 우리 주변에 있었는데 깨닫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첨부, 몇몇의 오류는 발견된다. 펀 경영을 한 항공사는 노스웨스트가 아니고 사우스웨스트다. 기타 여러 곳에서 급하게 만든 흔적이 발견되어 옥의 티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