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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네이버다 - NHN Paradigm, It's NAVER
윤선영 지음 / 창조적 지식 공동체 싱크SYNC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네이버를 주제로 쓰여진 책 거의 대부분을 읽어보았는데 이 책이 가장 뛰어났다.
그래도 미국의 구글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들에 비해서는 아직 부족한 점들이 있어서 별은 넷에서 멈추었지만 저자의 노력은 높이 평가한다.
기자라는 신분을 잘 활용해 네이버 경영진들을 많이도 만났고 그들과 두루두루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많이 했구나 하고 인정할만하다. 길게 보고 책을 만들겠다고 깊게 묻고 꾸준히 자료를 모은 흔적이 나타난다.
가끔 경제신문 기자들이 모여서 여럿이 나누어서 대충 써갈기는 그런 책들보다 훨씬 낫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평가고 책에 나타난 네이버라는 기업을 좀 더 살펴보자.
지금 그들이 보여주는 막강한 힘을 보면서 원래부터 네이버가 다 된 길을 간것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로 시작은 그렇지도 않았고 과정도 그러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역시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이 친해져야 일이 제대로 된다 바꾸어 말하면 일이란 친한 사람들과 해야 성과가 제대로 난다.
다른 기업을 다룰 때 창업자 한명만 대두 되고 나머지는 보조로만 나오는 경우가 많다. 광동제약의 최수부 회장 자서전을 보면서 그런 느낌을 확 받았다. 종업원들을 칭찬하는 대목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반면 삼성의 경우를 보면 그래도 얼마간 일 잘한 후배들 이야기가 나온다.
네이버는 어떨까? 유래 없이 경영자가 순환되면서도 큰 무리 없이 좋은 성과를 내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삼성 출신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들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훌륭한 역할을 해내었다.
이해진, 김범수라는 두 걸물 이외에도 가려서 조금 작게 보이지만 제 몫을 단단히 한 인물들이 많다. 얼마전까지 공동대표 역할을 하다가 단독으로 변화되자 그 자리에서 큰 절을 했다던가, 유료화 과정에서 고심고심하면서 아주 교묘한 해결책을 내어 놓았다던가
이런 순간 순간의 창발력이 결국 기업의 성공을 만들어내었다.
여기서 작가의 이야기는 베끼는 것도 잘 하지만 남이 아직 아이디어에 머물러 있을 때 이를 빨리 실행에 옮겨 자리 잡는 능력은 네이버가 탁월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이해진 대표가 가진 겸손함이 큰 작용을 했다고 생각된다.
그는 다음의 이재웅과 다르게 아래의 이야기를 두루 들었고 옳다고 생각되면 힘을 싫어주었다. 반면 다음은 연세대 출신 측근들에 의해 인의 장막을 만들었고 이 세력이 독단을 견제하지 못하다보니 큰 부분에서 실착해서 결국 2등에 굳어져버렸다고 한다.
이런 부분들 하나 하나 살펴보면 원인 없는 결과 없고 일이란 다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평범한 이치가 그대로 작용했구 하는 깨달음이 나온다.
이야기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남의 떡이 크게 보인다고 달려들었다가 내자리가 흔들린다는 대목이었다. 다음이 메일,카페에서 앞서가자 흉내내보려고 자원을 재배치했더니 오히려 검색에서 후발주자인 엠파스 등에 쫒기게 되는 아픔이 있었다고 한다.
실제 후일 다음이 국내 보다 라이코스 인수 등으로 해외로 나가게 되자 발전이 멈추어버렸던 점이나 NCsoft가 열심히 PlayNC라고 퍼블리셔 해보았더니 잘 안되더라 등. 유사한 일은 많다.
덕분에 네이버가 핵심 역량에 더욱 집중해서 할 사업과 안 할 사업을 잘 구분했고
남들이 하는 일을 나중에 따라잡아도 더 잘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고 한다.
반면 욕심을 내다가 망해버린 부분은 아크로드였다. 무려 100억을 들여서 훌륭한 작품을 만든다고 했지만 돌아보면 다 해서는 안될 짓들 밖에 없었다고 한다. 사행성 방지한다고 성실하게 만들었지만 이는 오히려 온라인게임의 본질을 모르는 우행이었다. 리니지가 자리를 지키는 가장 큰 이유는 사행성에 더욱 밀착한 운여이었기에 말이다.
검색과 관련해서 한장의 그림으로 핵심을 보여주는 시도도 상당히 좋다. 작가의 성실성이 보이는 대목이다.
다 읽고 나니 네이버가 한계도 많고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구글이나 타 외국 기업에 맞서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무엇을 해나가기를 기대해보게 된다. 특히 일본과 중국에서의 사업이 향후 이 기업의 진로를 정말 현대나 삼성과 같은 세계에 내어 놓을 수 있는 자랑거리가 될지 그렇지 않고 로컬에서 독점에 안주하는 SKT 수준에 머물지 가름 할 것 같아 궁금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