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젊은 CEO들 - 1%를 꿈꾸는 99%의 도전자들을 위한 로드맵
이형근.한정훈 지음 / 페가수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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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면 너무 좋은 아이템들이 많았는데 2시간 듣고 판단하느라 기회를 놓침”
- 이준희 옥션 창업자

초기 옥션의 성공을 보고 자금 투자 받으려고 몰려왔던 많은 아이템 – 한게임을 비롯한 -을 그냥 흘려버린 아쉬움을 담은 이야기다. 내가 좀 더 높은 위치에 있었어도 결코 교만해서는 안된다.

“20-30대에 창피해야 50대에 창피하지 않게 될 수 있다”
- 우성화 티켓링크 대표

젊을 때 손에 구정물 안 묻히고 살려고 어려운 일 피하다 보면 나이 먹어서 할 일이 없어진다. 관료나 대기업 고위직으로 지내다가 사회를 나와서는 막상 할 일이 없어지는 그런 분들이 뼈저리게 들어야 할 이야기다.
차와 집은 줄이기 어렵다고 하는데 기업에서의 생활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은 궂은 일은 제쳐놓고 내가 아는 사람, 내가 할 줄 아는 일만 하면 되는 현실안주형 체질을 키워준다. 편리함이 주는 독이라고도 표현 할 수 있는 부작용이고 회사를 옮기기 어렵게 만드는 이전 비용이 되기도 한다.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패기와 열정을 가지고 여러 일을 해보야 함”
- 송재경 리니지 개발자

“책읽기는 처음 경영에서 인문사회로 다시 철학정치 마지막에는 진화생물,유전,진화심리로 옮겨 갔다”
- 휴맥스 변대규 사장

경영은 극히 작은 부분을 다루는 기교에 불과하다는 깨우침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싸이월드, 디시인사이드 등의 창업자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모두가 다 노력만큼 보상을 받지는 않았다고 해도 유용하고 재미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디시인사이드의 경우 초기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부품이나 일본 저작물 등을 유통하는 재미에 사업을 했다고 한다. 큰 돈을 벌었다가 놓치기도 했는데 편한 길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자세가 볼 만 했다.
싸이월드 창업자는 수 없이 새로운 일을 만들고 다시 부수거나 남에게 넘기고 새로 시작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대박을 내지는 못 했지만 한계에 머물지 않고 세상에 새로움을 주는 창조 작업에 노력하고 있었다.

책의 서술이 팍팍 읽힐만큼 매끈하지는 않지만 그런 대로 최근의 우리 주변에서 활동하는CEO 모습들을 진솔하게 읽을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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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전무 3
히로카네 켄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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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전무 3

1.
작가가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미국 현지 전자제품 시장을 취재하면서 베스트바이,월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점을 방문해보니 가장 좋은 자리에서 삼성과 LG의 TV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과거에 비교도 안되던 한 일 두나라 전자업체의 위치가 뒤바뀐 것을 놓고 원인을 추적해본다. 아무래도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워낙 커다란 일본 국내 시장에 머물다 보니 굳이 밖에서 치열하게 싸우려 하지 않았고 그 결과로 이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이를 토끼와 거북이의 비유로 해설해가는 과정도 꽤 재미있었고 진실을 어느 정도 담고 있다 생각된다. 

일본 만화의 애독자 이전에 한국인으로서 이제 삼성과 LG가 일본 업체에게 두려운 상대가 되었구나 하는 현상의 변화에 가슴 속에서 뿌듯함이 생겨난다.
만화 초기에 주인공 시마가 맨하탄의 센트럴파크 주변의 풍광 좋은 아파트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즈음에 삼성은 저 한참 아래라 아예 화제에 오르지도 못했다. 시마과장 17권 전체를 보아도 한국 이야기는 나올 일이 전혀 없었다. 

시마가 회사에서 성장하는 속도도 무척 빨랐지만 그 보다 더 빠르게 삼성이 성장해 세계 시장에서 자리를 더 높이 차지해 버렸다.
삼성은 시마가 부장하면서 90년대 일본의 불황시절에 퇴직까지 고려할 정도로 주변을 헤메던 시기에 힘을 비축했고 시마가 이사,상무를 하는 성장기에 급격히 부상하게 된다. 중국,인도 시장에서 경영진으로 시마는 삼성의 위력을 많이 느겼는데 이제 가장 크고 화려한 미국에서는 정말 뼈저리게 삼성의 강력함을 느끼게 된다.

기업의 가장 외형적으로 강력한 지표는 시가총액이다.
일본의 두 대표기업 소니와 마쓰시타의 시가총액을 합쳐도 이제 삼성전자 하나 만큼 밖에 안된다는 현실에서 자조를 느끼는 시마를 보며 묘한 통쾌함을 느낀다.

2.
최근 읽은 전영수님의 <일본을 통해 본 한국경제 프리즘>이라는 책에 마쓰시타의 실제 변화 모습이 나왔다. 이 책의 1,2권에 묘사된 신임 사장의 개혁 드라이브와 똑 같은 모습이었다.
실제 당시의 마쓰시타는 위기에 몰린만큼 강력하게 살아나려는 몸짓을 했고 그 근간에는 조직의 변화가 있었다.
항아리형 이상으로 위가 두터워진 조직은 기민하지 못하게 된다. 종신고용을 지켜온 기업일수록 그런 위험에 빨리 처한다. 일본은 이미 한차례 그 고통을 겪었고 살아남은 기업만 유지하고 있다.

어쨌든 결말을 먼저 이야기하면 이때의 마쓰시타 개혁은 크게 성공하게 된다.

무릇 물은 흐르게 만들어야 하고 조직 또한 적절히 성장하려는 에너지를 잘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
그리고 더욱 큰 문제는 한국 기업 또한 점차 일본 기업이 겪었던 인사정체의 함정에 빠져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 투자 전문가들에게 정말 안정적인 내수주로 꼽혔던 농심과 같은 기업이 겪는 고통이 있다. 원래 농심은 롯데와 맥을 같이하는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사업을 잘 유지해왔다. 하지만 성공의 함정에 빠져서 같은 일을 같은 방식으로 하는데 머무르고 말아버린다.
결과는 쥐머리 비슷한 것이 식품에서 나와도 기민하게 시인하고 처리하고 재발 방지 못하는 느림보 조직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삼성전자 또한 비슷한 우려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3.
한국도 오만해서는 안된다. 전지의 경우 일본의 소니가 먼저 대형사고를 터뜨렸지만 한국의 LG도 비슷한 사고가 났었다. 다음 전장으로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제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만화에도 나오는데 한국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일본기업보다 확실히 앞서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4.
그리고 잠시 성공한 남자가 빠져드는 함정에 대한 묘사를 읽다보니 변양균-신정아 사건이 떠올랐다. 비슷한 사건이 국내 CEO들에게서도 간간히 발생한다고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외모는 아니라고 누가 그러던데..

5.
하여간 항상 비즈니스 분야에서 새로운 현장감 있는 이슈를 제기해주는 우리 작가님 히로카네 겐시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늘 새롭게 내용을 변화주면서 꼼꼼히 비즈니스의 현장을 담아낸다. 그의 작품은 일상에 지친 샐러리맨에게 잊혀지는 듯한 꿈을 되살려주어 다시금 밖을 향해 과감히 나가게 하는 의욕을 주고 있다. 시마 시리즈의 꾸준한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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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의 가치투자 - 가슴 뛰는 기업을 찾아서
이채원 외 지음 / 이콘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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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의 가치투자>

1. 고독한 가치투자자 드디어 동조자를 얻다

이채원님은 한국의 대표적 가치투자자로 이름이 높다.
투자측면에서 보면 한국 사람들이 성격 자체가 원래 가치투자와는 잘 맞지 않는다. 민족성이 느긋하게 기다리기 보다 단기 성과가 나기를 바라는 조급증, 남이 하는 것 보다는 직접 하려는 무모할 정도의 도전적 태도 등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그런 면에서 예외적인 인물이고 그 예외적인 면 때문에 더더욱 많은 고충을 겪은바 있다.
주식 투자의 오랜 교훈 중에 욕심과 공포를 극복하라는 말이 있다. 특히 욕심으로 가득찬 버블의 끝무렵에 왜 같이 이 좋은 기회에 달려들지 않느냐고 우격다짐 덤벼드는 다수의 대중들에게 시달리게 마련이다.
리뷰어 개인적으로 보면 2007년 중국주식에 진취덕이라는 음식기업이 상장하는데 PER가 40이라는 이야기를 읽었다. 북경오리라는 상품을 파는 명품가게 인 점은 맞지만 이 상품이 가끔 한번씩 즐길만한 별미는 되더라도 옛날 서태후처럼 매 끼니 먹었던 것도 아닌데 너무 과도한 평가를 받는다는 인상이었다.
결국 증시는 무너져서 우려한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

거꾸로 가라는 말을 교훈으로 들을 때는 다들 수긍하지만 막상 자신이 실전에 들어가 눈앞에 움직이는 숫자가 돈이라는 생각을 하면 그렇게 되기 어려운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저자 또한 실전속에서 무수한 투자를 하면서 그와 같은 경험을 하였고 여기서 얻은 지혜를 조금이나마 주변의 사람들과 나누자고 책을 지었다. 책의 보조 저자는 이상건씨로 이 분야에서 알아주는 명저자인데 덕분에 구성이 잘 되었고 문장이 유려하여 읽기 편하게 되어 있다.

2. 주식 투자에 도움이 되는 말

가치투자를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라는 말에 반론을 해보고자 한다.
우량주는 흔히 기업 이름이 있고 수익도 좋으며 규모도 좋은 그런 주식을 통칭한다. 많은 부분에서 우량주는 좋은 성과를 내왔다.
반면 가치투자자는 이 대목에서 질문을 몇 개 더 던진다.
주식의 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지? 그래서 가치 보다 현재 가격이 더 낮은지?
다음으로 아무리 흔들려도 더 이상 내려가기 어려운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고 지금 사는 가격이 충분히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있는지 등이다.
다음으로는 주식을 투자로서만 생각하지 않고 동반자로서 비즈니스를 하는 마음으로 끌어안고 가는지를 물어 본다.

이러한 태도는 주로 워렌 버핏에 의해 퍼져나간 개념인데 버핏은 직접 기업을 통째로 인수해 자회사로 삼거나 이사회 등에서 적극적으로 자기 주장을 펼친 경험이 많다.
말 그대로 비즈니스의 개념으로 결혼 하듯이 Buy 하는 경우다.

돈 버는 방법은 많지만 거꾸로 돈을 잃는 방법은 더 많다.
세계적인 거대한 은행들이 일시에 쓸려내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08년초에 골드만삭스를 지향하던 많은 국내 금융인들의 꿈들이 얼마가 허구적이었는지 알게 된다.

가장 좋은 안전장치는 배당이다.
꾸준히 배당을 줄 수 있다고 하면 그 기업은 반드시 제 가치로 돌아온다.
단 기업이 이익이 나야 배당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주가 한두해 배당했다고 해서 다음에도 잘 해줄 수 있으리라고 믿어서는 안된다. 코아로직,엠텍비젼,레인콤 등 다 유망한 기업이었고 배당도 했지만 이익이 계속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투자자로서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다.

유명한 가치투자자인 존 네프의 투자법은 배당이 있는 주식이 일시에 하락했을 때 투자하면서 좋은 성과를 냈다고 한다. 금년의 하락장을 보더라도 유사한 방법을 적용할만한 기업들을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런 배당이 꾸준하게 늘어난다고 하면 매우 좋은 기회라고 하면서 KT&G에 대한 자신의 투자 경험담을 보여준다.
배당률 10%라는 말에 번쩍 귀가 뜨이는 저자의 모습이 책에 묘사된 대목이 재미있었다.

대주주와 행동을 같이 하라는 부분도 좋은 충고다.
GS건설 등이 LG에서 계열분리가 일어났을 때 대주주가 적극적으로 주식을 20% 가량 사들이는 것은 매우 좋은 신호였다고 한다.
흔히 큰손과 일반인이 가지게 되는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대주주의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는 것이라 한다.

9.11테러 이후에 세계가 망할 것처럼 보이고 주식이 폭락해서 스스로에게 전쟁이 나도 라면은 먹고 담배는 피울 수 밖에 없다고 되뇌이는 자세가 나온다.
또한 코리안리 같은 재보험사에게는 오히려 이런 사고가 더 큰 기회가 된다고 한다.

피터 린치의 투자 원칙도 잘 소개 된다.
업종이 추락했을지라도 1등주를 사서 잘 버티면 회복시에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 말은 아마 유가와 환율, 소비침체로 삼중 공격을 받아 추락한 여행,항공 등이 경기회복시에 보여줄 반등을 예고하는 것 같이 보인다.

이런 식의 투자 경험담 및 지혜 전수가 책의 상당부분을 빼곡하게 채운다.

3. 가치투자가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저자의 의견에 필자는 다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가치투자는 체질이 맞아야 한다. 성격이 급한 사람, 직접 나서는 사람, 세밀하게 주식을 분석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
롯데 계열 주식을 분석해내고도 이의 가치 실현까지는 수년이 걸렸다고 한다. 자신의 분석 기법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일반인이라면 이게 옳은지 틀린지 믿고 밀고 나가기는 어렵다. 그냥 싼 주식 사서 마냥 기다리다 지쳐 뻗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투자원칙에 따라 펀드를 내서 이익을 함께 하는 기회를 주고 있다.
덕분에 연말에 소득공제를 위해 펀드를 선택할 때 장기라는 점을 고려하니 미래에셋 보다는 이채원님의 펀드에 손이 가게 되었다.

반대로 가치투자를 땅을 가지고 배당만 많이 주는 종목에 집착하는 것으로 이해해서도 안된다. 미국 가치투자자들 중에는 아마존이나 월마트에 투자해서 대박을 낸 경우도 있다. 또 버핏의 코카콜라에 투자 했을 때 PER가 10이상 되었는데 이는 그간 고수한 원칙과 달랐지만 성공하였고 가치투자가 새롭게 진 일보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NHN가 처음 상장했을 때 다음보다 수익성이 좋았는데도 시가총액은 낮았다. 이 점을 주목해서 투자한 사람도 분명 가치투자의 범주로 들어갈 수 있는 성과를 낸 것이다.

바둑에도 정석을 열심히 배우되 정석을 무조건적으로 맹종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가치투자 또한 고전적인 원칙을 고수하는 그룹에서 새롭게 응용을 시도하는 층까지 다양하게 분화되고 있다는 점도 잘 유념할 필요가 있다.

4. 가치투자의 함정 하나

참 약점 두어개 지적하고자 한다. 농심을 가치투자의 성공 사례로 많이 거론된다. 맞는 말이고 상당부분 좋은 성과를 내었다. 저자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들이 계속 라면을 먹을 것인가 묻는다고 한다. 아이를 소비자로 본다는 태도는 거의 직업병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프로정신 다운 태도로 보이기도 한다.
답은 최근의 경우는 아니다라고 나온다고 한다. 이마트의 PB정책에도 맞설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신라면을 보유하지만 여기저기서 품질의 문제가 나타난다.
이물질인 생쥐대가리가 나타나면서 기업의 신용이 떨어지고 덕분에 주가는 하락한다.

이 책과는 약간 다르지만 VIP 투자자문이 골랐던 유일전자의 현재 모습도 아름답지 못하다. 예전의 모델에서는 키패드 없는 핸드폰을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지금 보면 아예 키패드가 없는 소울폰 등의 모델이 나와버린다. 주가 또한 1/5 이하가 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영원히 가는 것을 찾기는 이리도 어렵다.

5. 투자자 측면에서 최근 동향을 체크해보니

저자는 책 말미에 10년간 보유하고 싶은 종목으로 한국전력,삼천리,농심,유한양행 등을 꼽았다.
책이 나온 이후 지금까지 시차가 있는데 최근 심리를 파악하려고 저자가 직접 운영하는 한국밸류10년 펀드의 운용보고서의 최근 자료를 보았다.
한국전력,삼천리,농심 등은 같은 마음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고 이 책에 거론된 다수의 종목들이 이름을 하고 있었다. 유한양행은 잘 찾기가 어려웠는데 말고도 인선이엔티처럼 적극 거론했지만 나중에 크게 추락한 종목도 있었다.
중소형주에 포커스를 해서 가치 발견하는 것은 좋지만 그 회사에서 일어나는 세세한 변화를 다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어려움이다.

최근 리먼의 파산에서 나타나는 전세계적인 대추락 속에서도 주식투자에 대한 신념을 잃지 말고 올곧게 나가라는 운용자로서의 편지가 발송되었다고 한다.
아는 만큼 동요하지 않는다는 점 설혹 잠시 손해를 보더라도 다시 올라온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점 등을 가치투자의 핵심으로 이해하고 굳게 헤쳐나가라는 메시지로 보인다.
후일담인데 기사거리 좋아하는 기자가 저자의 최근 동향을 물었더니 책을 다시 읽으며 투자원칙을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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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샨보이
아사다 지로 지음, 오근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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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슈산보이>

땅바닥에 엎드려 일하는 건 나 하나만으로도 충분해. 남자라면 일어나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 세상을 내려다봐야지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잖아.

그건 세상 사람들이 그냥 하는 소리야. 요즘 학교에서는 제대로 가르치지를 않는군. 귀한 직업인지 천한 직업인지, 그런 건 이 꼴을 보면 잘 알 거 아니냐.

어차피 주워 얻은 목숨이니까 세상에 도움이 되어야지. 뭔가 하나라도 세상에 도움이 되고 나서 죽지 않고는 먼저 간 사람들에게 면목이 없어.

세상 탓을 하지 마라. 남 탓도 하지 마라. 부모 탓도 하지마라.

하지만 내 탓도 아니에요.

아니 네 탓이야. 남자라면 모든 게 자기 탓이야.

<해후>

고민하는 일이 있소?

아니요, 이런 모습이지만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그러므로 고민하는 일은 없습니다.

가족은 있소?
그런 게 없기 때문에 고민할 거리도 없습니다.

헤어진 연인의 나이를 헤아리면서 밤마다 이루어지지도 않을 해후를 꿈꿔왔다.
이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야 하는 착각은 나이가 들수록 심해졌다. 그만큼 실망도 커졌다.

<망향>

군인의 처자가 나라에서 돈을 받는 것은 전쟁의 재난으로 집도 부모도 잃은 아이들에게 미안한 일이다. 기부를 하는 게 아니고 지불해야 할 곳에 지불하는 것이라고. 나라는 잘못하고 있지만 이걸로 용서하라고..

할머니는 아무리 고생을 해도 고아들은 더 험한 고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

아사다 지로는 사람의 감정을 한쪽으로 잘 몰고 간다.

삶에는 종종 눈물이 필요할 때가 있다. 남의 아픔에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자신의 아픔에 대해 보다 객관적으로 보고 수용하게 된다. 저렇게 나보다 훌륭한 사람도 아파하게 되는구나 혹은 나보다 더 힘든 고통을 느꼈지만 그래도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등의 생각 전환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여기 작은 단편집의 주인공들은 골고루 여러 모습을 하고 나타난다. 구두 닦는 노인, 전쟁미망인, 시골에서 어렵게 올라온 고학생(갑자기 MB가 생각났지만…), 시각장애인, 몸 파는 아가씨(게이샤의 추억과 비슷한). 다양한 주인공들은 인생의 여러 국면에서 여러 모습을 보여주지만 대부분 마지막에 짙은 여운을 독자에게 남긴다.

특히 감동적인 것은 남자라면 다 자기 탓이라고 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아까 MB 비슷하다고 느낀 고학생의 다음 정도가 되는 슈산보이의 성공한 사장의 모습이다. 회사에서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나보면 둘로 나뉜다. 책임을 지는 사람,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 이렇게 된다.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은 조직에서 나이가 들수록 필요가 없어져간다. 그런 사람들은 더욱 더 눈치를 보고 부족한 능력을 아부로 대체하면서 살아간다.
반면 성공한 사람이 되려면 1번으로 가져야 할 태도는 책임을 지고 일을 끌어오는 자세를 보임이다.

어렵지만 혼자 어려운 것이 아니니 더 약한 사람들에게 꾸준하게 공감하고 베풀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쟁미망인이라는 신세는 무척 억울함이 많았겠지만 이를 역으로 더 어려운 고아들과 함께 가면서 풀어가는 <망향>의 주인공도 훌륭하다.
덕분에 이 글의 또 하나의 고민이던 해부학 실험이 안되던 초급 의사수련생의 고민이 한번에 해결된다.

전반적으로 살아 남은 사람은 먼저 간 사람의 몫까지도 잘 수행해야 한다는 사회적 유대라는 인생관도 잘 나타난다. 전쟁 이후의 일본은 무척 비참했다. 특히 아시아 제1번이라는 영광에서 순간적으로 폭락했기 때문에 더 더욱 그렇다.

난세를, 곤란함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사람의 성장에 큰 작용을 한다.
작가 아사다 지로 자체가 몰락한 집안에서 나온 인물 아닌가?
결국 메시지는 집약되어 간다.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정규 과정에서 이탈해 많은 인생을 유전했고 수많은 삶을 보았지만 결국 메시지 하나를 가슴에 안게 된다.

인생은 그만큼 살만한 가치가 있고 또 살아야 한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말이다.
이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나우시카>가 보여준 “그래도 살아”라는 철학과도 맥이 통한다.

그래서 인생에는 최루제가 필요하다.
힘들지 그래도 쏟아내라, 그리고 다시 일어나라.
아사다 지로의 소설은 최루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책을 다 덮고 일어나면 우리 가슴에는 좀 더 강한 자신감이 담겨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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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의 근본원인은 버는 것보다 많이 쓰는 사회구조다.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동시에 수천억씩 부시 정부 내내 지속되었는데
버틸만한 힘이 이제 더 이상 없어지는 것이다.
그동안은 신화로 버텨내면서 외형적으로 신용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주체들을 교묘히 엮었지만
더 이상 예전처럼 가동되기 어렵다고 보인다.

자국의 대형은행 조차 관리하지 못하고 살려내지 못하는 미국 정부를 믿고
WTO,IMF와 같은 각종 국제기구를 통해 세계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는 걸 누가 믿으려하겠나.

그 결과 나타날 것은 기축통화의 흔들림, 미국채권으로의 쏠림 현상 감소 등이다.

다음 중요한 것은 세계 곳곳에 퍼진 수출 위주의 공장 국가 - 중,일,한 - 3국으로서는
자국 제품을 소비해줄 대상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수출이 이제 많이 다변화되었다고 하지만 중국 경기가 결국 미국수출에 많이 의존해왔는데
- 월마트와 중국의 동맹이라는 표현 대로... - 이는 미국발 위기가 한 단계 거쳐 넘어온다는 의미도 된다.

각국 모두 성장률이 감소되면 성장성 위주로 평가된 주식, 특히 중국의 경우 심각한 고민을 맞게 된다. 2001년 9.11 테러 후 선진국 소비 감소를 내수 부양책으로 극복하려던 정책이
DJ의 카드버블, 부동산 버블을 만들어냈다.
이런 유사한 신용 증가를 통한 소비 증대 부양 정책을 중국정부는 충분히 할 수 있다.
단 그동안 장기간 축적해 놓은 부를 털어 내어 놓아야 하니 이것이 고민이리라.

미국의 신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라크 전쟁 중단이다.
로마 제국 말기에 과도하게 팽창된 국경선을 방어하려 막대한 국력을 소모하며
결국 제국이 소멸했듯이 미국이 현재 가지고 있는 위기도 유사하다.
3대 악의 축이 다행히 이라크 하나에서 끝났지만 이란, 북한으로 확대되었다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월가에서 순식간에 쏟아져 나오는 수십만명의 실업자 덕분에 뉴욕의 경기도 예전 같지는 않으리라 보인다.

사회적으로 보면 미국으로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이자는 그린스펀의 주장도 재미있다.
투자이민이 주가 되는데 젊은 활력이 더 넘쳐야 미분양 주택난 해소가 이루어진다는 부언이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이명박 정부가 헤쳐나가야 할 고민이 과거 정부 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다는 점을 알게 된다. 현재 상황을 놓고 비판하는 사람도 많지만 역으로 노무현 비슷한 사람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리라 생각된다.

인사상 난맥은 경험을 통해 풀어가야 하는데 강만수 논란은 차지하고 최근 임명된 산업은행장이 리먼 브라더스 한국 지점장 출신이라(사실 한국지점장이라고 해도 본사 기준으로는 아마 부장 정도 급이리라) 실제 리먼을 인수해서 폭탄을 통째로 떠안을 뻔 했다고 한다.
오륀지 발음하면서 한탕주의로 단기 성과를 내려다가 사고 터지면 나몰라라 하는 그런 인사가 아니기를 정말로 바라지만 혹시라도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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