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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 전망 2009
권순우.전영재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연말이면 정례적으로 한 해의 지나옴을 반추하고 다가올 해의 흐름을 예측한다.
그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책이 SERI에서 발간하는 보고서다.
개인적으로 보면 08년은 특히 정초의 예상과 현재의 상황의 차이가 큰 것 같다. 연초는 대체로 우려 속에서도 무언가 희망을 찾으려고 했던데 비해 연말이 된 현재는 당장도 어렵지만 더 큰 우려는 내년이 더 어렵다는 예측들로 마음이 무거워져 있다.
1. 2008 다시 보기
지나간 SERI 보고서를 연말에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세계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적지 않았고 특히 서브프라임이 간간히 지속될 수 있다는 점, 유럽 지역의 은행들 일부가 이 사태로 파산에 몰렸고 헝가리 등이 금융 위기에 놓였다는 점 등이 잘 지적되어 있다.
한국의 경제 성장은 3%로 미국의 부진을 중국,중동의 수요창출에 의해 메꾸어가면서 한해 살림을 꾸릴 것으로 보았다.
쭉 눈대중으로 다시 보면 맞는 것 반, 틀린 것 반 정도로 가늠된다.
예측은 예언이 아니기 때문에 과도하게 적중도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오죽하면 돈을 놓고 직접 승부를 내는 증권사 펀드매니저들이 한 귀로 듣되 믿지는 않다가 다시 한 귀로 내보내는 것이 애널리스트 예측 보고서라고 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08년 리포트는 유용한 지적들이 많이 있었다.
세계,국내경제의 거시 테마는 제법 잘 잡아서 읽을 만했지만 여기 나온 주제가 모든 것을 커버함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아야 한다.
서브프라임 위기, 약달러 등 꽤 미국 경제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해주었지만 이 것만 보고 중소기업에서 환헤지를 위해 KIKO를 가입한다면 자칫 지금의 비참한 꼴이 되어 버린다. 실전에서는 보다 꼼꼼하게 돈을 잃지 않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산업 분석은 6개월까지는 꽤 맞지만 그 이상 지나가면 예측과 다른 결과가 많이 나오니 감안하시라. 예를 들면 MS가 비스타를 성공적으로 보완하면 LCD나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반면 조선의 경우 활황 끝자락의 문제점이 나올 것이다는 식의 여운남긴 부정적 예측은 정확하게 들어맞아 신생조선소들이 위험에 빠지게 된다.
2. 2009년 전망
10월말 이후 사회전체를 공황으로 몰아가버린 미국발 금융위기는 그 이전 모든 예측을 무용지물로 돌려보렸다. 이 책이 만들어진 틀도 그 당시 시점에 잡힌 진단과 전망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덕분에 산업의 경우 선 수주형 사업인 조선을 제외하고는 전부 수출이 안되던 내수가 안되던 안 좋은 방향으로 예측된다. 물론 각각 놓인 상황들은 다르기 때문에 정보통신의 경우는 스마트폰 등장, 반도체는 합종연횡 등 주요 포인트가 있다.
기업 경영의 경우 현금 흐름 위주의 보수경영, 노사간의 신 협조 문화 그리고 위기일수록 극복하려는 창조력 코드 등이 다루어진다.
공공과 사회의 반응의 경우 한차례 짧게 겪었던 IMF 학습효과를 잘 반영하여 예측력과 대응력이 향상되었다고 본다. 급하다고 부양책을 함부로 쓰면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는 카드사태와 부동산 파동이 잘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공정책,사회문화 등은 앞서 나타난 환경에 따른 정부의 움직임과 사회의 반응들이다. 하강 흐름을 되돌리기 위해 정부가 하는 노력들이 크게는 건설경기 부양책의 본격화 작게는 고급 인력이 직장에서 떠남에 따라 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1인지식기업을 지원하려는 정부의 정책 등으로 나온다.
MB정부의 코드에 맞게 그린이라는 단어도 심심치 않게 나올 것 같다. 더 깊이 보려면 프리드먼의 <코드 그린>을 살펴야 하겠지만 일단 태양광과 하이브리드는 성큼 우리 옆으로 다가오고 있다.
3. 예측서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예측이 맞으면 사람 심리는 대체로 여기 나오는대로 많이 흘러가지만 예기치 않은 변수에 따라 흐름 자체가 아예 달라지기도 한다.
하나의 예를 들면 남북관계의 경우 미국의 대선, 한국의 정권 교체 만큼이나 크게 작용한 사건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로 인한 관광의 전면중단이었다. 이는 점점 서로의 관계를 얼어 붙게 만들어 삐라 문제를 빌미로 개성공단까지 위협을 할 정도까지 되었다.
이런 흐름이 김정일의 건강이상과 이어지는 권력 투쟁에 의해 어떻게 튈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예측은 여러 가정에 의해 만들어진 하나의 시나리오인데 이는 유력하지만 결코 절대적이 될 수는 없다. SERI로 부터는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살아가면서 실제 변수가 달라질 때 자신의 힘으로 새롭게 상황을 해석하고 방향을 설정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SERI는 늘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려는 사람들에게 매우 값싸고 품질 좋은 자문역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