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해법수학 G3 - 초등 2
최용준.해법수학연구회 지음 / 천재교육(학습지)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이 시리즈를 F에서 시작해서 G까지 약 5권 정도 사고 있는데 
장점이 많습니다.

우선 아이가 스스로 풀려고 할 정도로 흥미를 잘 유발시킵니다.
억지로 시키기 보다 스스로 펜잡고 풀어나가도록 만드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하지만 그냥 놔두면 안되죠.
문제가 기탄 처럼 단순 계산이 아니기 때문에
잘 못 이해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서 살펴보아주어야 합니다.
그런 문제 풀이는 부모에게도 머리 훈련을 해야 하는 내용들이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함께 고민하면서 아이와 부모의 바람직한 관계설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책 중간에 나온 만화도 꽤 재미있더군요.
흔히 알던 주제를 가지고 비틀어 생각하도록 만들어 놓은 만화입니다.

진도 나가는 것 검사하다가 한번씩 보면서 같이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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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로 가는 역사탐구교실 9 - 해양사, 사회 탐구 총서
김용만 지음, 사회탐구총서 편찬위원회 엮음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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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사

역사 공부가 재미없게 되는 큰 이유는 연도별 암기, 정치 위주의 소개 중심으로 만들어진 교과서 탓이 크다. 삶 속의 이야기 중 중요한 것을 뽑아내어 후대에 물려주려고 하는 선인들의 노력이 역사편찬이다. 그런 각도로 하나 하나 살펴보면 다 약이 되는 귀한 대목들이 많다.
그런 점에서 이번 스콜라의 상위 5% 시리즈가 펼치는 주제 위주의 책들이 흥미를 많이 끈다.

해양을 주제로 전개된 이번 이야기는 어른으로서 나에게도 배울 점이 많았다.

역사를 보면 바다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그 민족의 역사적 지위가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고대로부터 한반도의 각 국가가 어떻게 바다를 활용했는지 시대별로 잘 정리해준다.
가야의 철교역, 고구려와 발해가 중국과 싸우면서 수군의 활약이 컸던 점, 지금이야 한국의 일부지만 예전에는 독립되었던 우산국과 탐라국의 모습 등 다양한 바다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한반도의 역사를 두루 보면 과거에 외국과의 교류가 적지 않았고 이들 중 상당수가 바다를 통해 왔다고 한다. 멀리 인도에서 왔다는 허황후 설화, 처용 등도 있고 보다 가깝게는 신라의 장보고가 완도를 중심으로 한중일 3국의 바다를 제패한 기록도 자랑스럽다.

그런 바다를 잃어버리게 된 것은 고려 후기부터다.
정확한 이유는 쉽게 찾기는 어렵지만 세계제국 원과의 관계가 비평등 하였고 원이 고려인의 배를 파괴하는 등 압박이 컸기 때문이 아닌가 추정된다.
덕분에 조선은 바다에서 나타나는 외국배를 놓고 괴물이라고 생각해서 피하고 하멜과 같이 난파한 이방인들을 박대하다가 후일 식민지가 되는 비운을 겪게 되었다.

반면 멀리 스페인,영국 등은 바다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보아 멀리까지 자신의 국세를 떨치는기초로 삼았다. 가까운 일본도 일본은 쇄국 와중에서도 작은 섬 하나를 주고 밖으로의 통로를 아예 막지 않았더니 후일 제국주의로 가는 발판으로 유용하게 써먹게 된다.

이 외에도 바다라는 같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나갔는지가 역사에서 매우 중요하다.

책의 의도가 초등생의 선행학습, 중학생에게는 총괄정리라는 공부를 위한 의미가 큰 편이다. 시험을 분명 의식한 책이기는 하지만 학습자에게 가장 중요한 흥미의 유발을 통한 깊은 사고로의 유도라는 점에서 소기의 목적 이상을 하는 것 같다.
아마 당장 하나 하나 시험 공부에 바로 기여한다고 보기는 어렵더라도 이 책의 효용은 더 넓게 보아야 한다. 학교를 떠난 다음에도 살아가면서 오랫동안 역사를 우리와 함께 가도록 흥미를 북돋와 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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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의 서평을 써주세요
작은 거인 - 고정욱 감동이야기 좋은 그림동화 16
고정욱 지음, 김 담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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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

고정욱님이 지은 한편의 동화.
착한 청년의 아름다운 이야기 하나를 그림과 함께 담아서 우리에게 보여준다.

버스 안에서 안타까워하는 대학생들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약속시간을 못 지키고 덕분에 버스를 모는 기사님과 다른 승객에게 까지 피해를 주는 이 친구는 누구일까 궁금해진다.
주인공이 헐레벌떡 숨을 몰아쉬며 나타나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역시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정이 있었다.

길가에서 구걸하는 아이를 만났는데 그냥 지나치지 않고 아예 물건을 사고 집까지 찾아가 먹거리를 해결해주고 돌아오는 길이다.
덕분에 평소에 다가가기 어려운 산동네 모습도 눈에 들어오고 그 속에 갇혀버린 아픈 사람들의 아픈 사연도 귀에 들려온다.

무조건적으로 이루어지는 물질적인 도움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자상하고 세심한 배려가 돗보였다.

아이와 읽으면서 하나 실천해나가는 일은 작은 부분에서도 기부를 하는 것이다.
덕분에 최근 네이버 메일 쓰는데 아이가 옆에서 콩메일 쓰라고 들볶고 그 결과 모아진 콩은 다시 여기저기 필요한 곳에 기부를 하게 된다.
이번 기부의 테마는 팔레스타인 난민 돕기.

내 여유가 생기더라도 남의 아픔에 무심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책을 만든 분들에 감사하게 된다.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선행의 감동을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줌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유초등생. 아이들에게 선행 가르치고 싶은 가장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너희가 배고픈 걸 몰라서 그래. 배고프면 아무 생각도 안나거든. 무슨 짓을 해서든 오로지 먹어야하겠다는 생각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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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 1 : 거대한 전쟁의 시작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오우삼 감독, 금성무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적벽대전

누구나 한번쯤 손에 대보는 동양인의 고전 삼국지.
그 이야기는 두고 두고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됨.
주인공도 익숙하고 실제 우리 주변에도 영향을 많이 주었음.
가깝게 2호선 동묘역 옆에 있는 동묘는 명나라의 돈으로 건립되었고 모시는 인물은 삼국지의주인공 관우임.

그런 삼국지의 장면 중 가장 통쾌함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 바로 적벽대전임.
이제 다 대업을 이룬 것처럼 무소불위로 오만해진 조조가 처음 제대로 패배를 맛보았는데 그 상대방은 18년간 패전을 거듭했던 유비와 2세로 가업 물려 받아 능력 없어 보이던 손권이었음.
강자가 약자를 이기는 것이 약육강식적인 세상의 질서인데 어떻게 한참 약해보이던 유비와 손권이 역전승을 거두었을까 궁금해지기 마련임.
그 과정을 하나 하나 드러내주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세계적 거장 오우삼(영웅본색,미션 임파서블 3의 감독)이 내어 놓은 작품이라 기대가 많이 되었음.

스토리는 삼국지연의의 주요 장면을 많이 도입함. 공명 화살을 빌리다, 제갈량과 주유의 목내기 경쟁 등등임. 반면 각색도 많음. 제갈량이 남동풍을 불러온다는 비과학적 이야기를 일기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으로 바꿈.

그런데 약점은 진행이 너무나 느리다는 점. 중국 사람의 특징을 만만디라고 한다는데 정말 영화도 이렇게 늘어지며 만들어야 하는지 답답했음.

영화 본 소감을 종합적으로 정리해보면 전투장면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같이 사실적 특히 사운드가 웅장해서 전쟁터 한 가운데에 놓인 듯함.
비주얼도 훌륭해서 아마 체계적인 고증을 잘 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고대의 전투 장면을 상세히 보여주었고 무기의 사용처도 잘 이해가 감.
가끔 주인공 중심으로 무공 과장은 있으나 너무 어색할 정도로 지나치게 과장되지는 않았음.

그럼 영화의 흐름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서 역사와 비교해가면서 의견을 이야기해보겠음.

먼저 전쟁의 명분을 천하통일이라는 조조의 웅장한 꿈에서 소교를 빼앗자는 다분히 동물적인 욕심으로 줄여 놓은 것은 타당한지 의문이 들었다.
마치 멀리 트로이 전쟁이 헬레네를 놓고 벌이는 왕과 남자들의 자존심 다툼이었고 이는 위로는 신들까지 개입시킬 만큼 거대했다고 늘어 놓는 일리아드의 이야기가 다시 나오는 것 같았다.

영화에서는 여자들이 소재로만 머물지 않고 실제 역사를 만들어내는 주인공들로서 활약이 커졌다. 정작 삼국지나 삼국지연의에는 거의 나오지 않는 이야기다.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역시 관객의 비중을 절반 차지하게 된 이 시대의 여성들에 대한 배려일 것임. 디즈니의 만화영화 알라딘 또한 공주의 캐릭터를 강하게 변화시켰었는데 같은 맥락임.

하지만 당시의 역사는 여자들은 그냥 소유물 특히 승자에게 넘어가는 소유물에 불과했다는 점을 보여줌. 목숨을 걸고 싸운 다음에는 약탈이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재물과 함께 적장의 처첩은 승자를 통쾌하게 만드는 좋은 전리품이었음.
삼국지를 잘 읽어보면 손책과 주유가 각각 대교와 소교와 결혼하게 되는 과정도 일종의 강압이 포함된 준약탈혼 이었다고 보여짐.

조조 또한 관도대전 이후 원소를 멸문시키는 과정에서 원소의 아들 원희의 아내를 놓고 아들과 쟁탈전이 있었음. 아들 조비가 한발 빨라서 낚아챈 것으로 보고 차마 달라고는 못하고 입맛을 씁쓸하게 다셨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음.

그럼 실제 싸움으로 돌아가서 보다 상세히 살펴보겠음.
당시 조조의 군대는 규모가 커서 100만이라고 허풍을 떨었지만 약 20만 정도로 추정됨. 그래도 유비가 1만에서 2만 수준이고 손권이 3만 정도의 군대를 보냈다는 이야기와 비교해보면 대부대임.

이 대부대를 거느리고 막 오랜 저항세력이었던 유표의 형주의 항복을 받아내었으니 조조도 한껏 기뻤을 것임. 이제 패전을 거듭하던 유비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고 강동의 샌님 손권의 항복만 받는다면 천하는 모두 통일 된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었음.
하지만 교만은 곧 패배를 불러오는 원인이 되기 마련임.

반면 그가 얕잡아 본 유비와 손권은 역사에서 후일 자신들의 나라의 황제들로 이름을 올리게 될 정도로 만만치 않은 저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었음.
유비는 특히 최근 제갈량이라는 불세출의 참모를 받아들여 자신의 세력을 일신시켰음.
단순히 충성심으로만 똘똘 뭉친 자존심 센 집단에서 이제 지략을 키워 유표의 또 하나의 아들 유기의 군대를 교묘히 접수하고 다시 손권과는 유표의 후계자를 자칭하며 당당히 동맹을 맺고 조조와 맞서자고 외교전을 펼치게 됨.
명분과 논리 이 두가지가 제갈량이 유비군에 들어오면서 만들어낸 무형자산이었고 이를 통해 주변의 협조를 끌어내며 유비의 위상을 높임.

손권 또한 용기로 이름난 아버지와 형의 위업을 거저 물려 받은 재벌 2세가 아니고 자신의 솜씨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줌.
원래 재산이 많아도 이를 지켜낼 능력이 되지 않으면 버텨낼 수 없음. 로또 하나 되면 사방데서 벌떼처럼 달려들어 빌려달라 기부해달라 투자해서 불려주겠다고 사기쳐대다 보니 그 등쌀을 이겨내기 어려움.
특히 주변의 아는 사람들이 더하고 사회적 위신 가진 사람들이 더 교묘히 벗겨먹으려고 덤빔.
하여간 손권은 이런 야수 같은 세상에서 오랫동안 2세로서 지키는데는 무리가 없었음.
그의 가장 큰 장점을 사람을 보는 안목이었음.
자신이 직접 싸움터에 나가 지휘를 하는 능력은 아버지나 형에 비해 한참 아래였음.
단 형이 키워 놓은 인맥을 알아보고 이들 중 어른인 장소 등은 잘 공경하고 형님뻘 주유에게는 권한을 잘 주었음.

그리고 무엇보다 유종처럼 허무하게 가업을 넘겨주게 되는 약골이 아니었음.
강한 의지와 정확한 판단으로 항복을 권유해온 문관세력을 다 물리치고 유비세력과의 동맹을 맺어 목숨을 걸고 싸움에 나서게 됨.

이들이 비약적으로 강해진 상태에서 다시 조조군을 살펴보면
20만 대부대에도 약점이 있었음. 조조의 직속 강병들은 원소와의 싸우면서 키워진 기병이였음. 이 들의 위력은 대단해서 장판파 싸움은 단숨에 형주에서 정예만 끌고와 유비의 퇴각을 저지하고 박살을 내버릴 정도였음. 당시 가족을 다 잃고 아두 하나 간신히 빼오는 조운의 도주가 활약으로 포장되었고 다시 이를 맞아들이며 유비가 벌였던 퍼포먼스는 어려움을 잘 보여줌.
그런데 이들 기병을 말에서 내리게 해 배를 태우는 것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님.
실제 물에서 잘 훈련된 수병은 막 점령한 형주의 군사들이었는데 이들은 바로 직전까지 조조에게 대항했던 유표의 군대들이라 아직 통합이 되지 못함. 채모 장윤의 죽음은 실제 역사적 사건은 아니었지만 이런 조조군의 약점을 잘 나타내는 상징적 사건임.
더 큰 문제는 풍토병에 조조군이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인데 후일 조조도 이때의 패전에서 원인을 이 돌림병으로 거론함.
또한 대군이 장기간 근거지를 벗어나 원정하게 되면 보급의 문제가 나오게 됨.
원소와의 관도 싸움에서도 식량이 다 떨어져 가는 상황에서 상대의 식량보급원을 파괴시켜 대성공을 거둔 것이 조조의 성공요인이었음.
이를 놓고 추론해보면 몇 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20만으로 부풀려 놓은 조조군을 먹여 살리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임.

여기에 강쪽에서 확 밀려오는 바람을 타고 손권의 군대가 화공을 해서 배를 많이 태워버렸고 육지에서는 유비의 군대에게 기습을 당했음.

물에 막혀 앞으로 나가기도 어렵고 병과 식량 때문에 머무르기도 쉽지 않으면 조조의 선택은 자연스럽게 후퇴였을 것임.

단 이때의 후퇴가 체계적으로 질서 잡혀 이루어지지 못했음은 조조의 고백에서도 나옴.
화용도 사건은 소설처럼 관우가 조조를 다 잡았다가 놓아 준 형태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음.
하지만 화용도 즈음을 지나면서 조조가 말하기를 자기가 유비였다면 여기에 불을 확 놓았고 그러면 자신도 목숨이 어떻게 될 지 몰랐을 거라고 하면서 자신의 지혜를 자랑하고 유비의 무지를 비판한 일이 있었음.
이를 놓고 추론하면 조조도 준비 없이 급속히 퇴각했다고 생각됨.

전체 싸움의 결과를 놓고 보면 참패는 아니었다고 조조가 이야기하는데 이는 조조의 주장도 인정을 해주어야 함. 왜냐면 정말 수습도 못 할 정도로 참패였다면 형주가 고스란히 유비와 손권의 손에 들어가야 하는데 약 절반 수준에서 그쳤으니 그 수준이 실제 싸움의 결과물이었을 것임.

영화로 다시 돌아가면 여전히 조조는 간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유비와 손권의 활약상을 보여주는데 주력해서 아주 사실적이지는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음.
간웅이라면 간웅대로 실력을 거기까지 키워가는 솜씨가 있었는데 이를 이해시키기 보다 오히려 사소한 듯 보이는 장면에 할애를 많이 함. 축구를 보면 소림축구 축약판 같은데 이제 현대인의 보편적인 취미가 되어버린 중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을 영화속에 넣었다고 보임.
비둘기를 놓고 왔다갔다 하는 첩보전도 꽤 지루한 느낌이었음.

평점은 처음 기대만큼 높게 주기는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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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렘펫 2009-03-09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분석이 시원시원하군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사마천 2009-03-09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칭찬 감사합니다. ^^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 여행]의 서평을 써주세요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 - 개정증보판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 3
이용재 지음 / 멘토프레스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쉬운 말투로 건축물의 배경, 과정, 상징을 잘 설명해주어서 건축에 대한 이해도를 한껏 높여준다.
덕분에 독자 입장에서 보면 책 덮고 나서 가보고 싶은 곳이 늘어난다. 보통 때는 그냥 지나치는 곳이라도 그 장소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아이들과 주말 여행을 떠나며 건축물을 살피며 대화를 다양하게 나누고 싶은 부모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딸아, 건축은 역사이고 예술이며 삶이란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건축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졌고 건축을 보는 기준도 많이 올라갔다.
우리들이 사는 아파트라는 공간을 살펴보더라도 1층의 필로티 도입을 통해 한결 시원해졌고 마감재가 호텔과 유사할 정도로 고급화되었고 정원 또한 각종 나무가 모여서 공원 수준이 되었다.
이렇게 외형적인 부가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서 그 안의 삶들이 치열하게 고민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장 설 연휴의 용산 철거민 농성 해제 과정의 희생을 보더라도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우선순위와 모두가 납득할 만한 공정함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되었다고 하기 어렵다.
건축학적인 측면을 살펴보아도 불도저를 앞세워서 막히면 밀어붙이는 식의 개발을 하다보니 서울의 좌청룡을 상징하는 낙산을 비롯해 여러 산들의 능선을 마구 깍아버리거나 높은 건물로 가려버렸다. 덕분에 이리저리 눈 돌려도 서로 다 비슷한 아파트밖에 보기 어려워 자꾸 특징 없는 도시가 되는게 아니냐 하는 아픔도 준다.

정말 한국적인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외국인들에게 데려다 줄 곳은 궁궐 몇 곳과 함께 인사동이라는 작은 공간일 뿐이다.

그런 고민을 안고 살다가 이 책을 보고 일감으로 떠오른 생각이 저자는 참 시간을 유용하게 보냈구나였다.
주중에 가장으로서 밥벌이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나서 다시 남은 자투리 시간을 자녀와의 여행에 집중 투자했다. 그 결과 자신의 전공 겸 취미인 건축과 아이의 인문학적 교육이 잘 연결되어 이렇게 훌륭한 작품까지 나오게 되었다.

책의 내용을 보면 먼저 아이에게 세상을 보는 법을 특히 세상을 즐기는 방법 하나를 잘 가르쳐 준다. 주변에서 보여지는 건축물로부터 미를 읽어내는 방법 말이다.

다음으로 건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돈을 투자하는 건축주가 그 시점에 가졌던 의도, 욕망, 배후의 사정 등을 설명하고 진행과정에서 또 하나의 주인인 건축가가 이를 해석하고 형태로 구현해가면서 자신의 철학을 어떻게 담아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일반 주거물과 구분되는 종교적 건축물들의 경우 작가의 특색이 잘 나타낼 수 있는 작품이 되는 것 같다.
성경의 오병이어 이야기를 잘 형상화 했다는 초당성당을 보면서 감탄하게 되었다. 작가의 인용에 의하면 “내부의 길을 종교적 입장을 상징하게 만들어 사망의 골짜기를 지나 부활에 이르는 노정을 축약한 개념으로 어둡고 장엄한 회랑을 지나 환하고 안온한 본당에 이르도록 설정했다”고 한다.

한 가지 더한 장점으로 전두환,노태우 등 가까운 시대부터 멀리 조선 시대까지 다양한 역사 공부가 이어지게 된다. 발로 뛰고 눈으로 본 공부는 쉽게 머리에서 잊혀지기 어렵다.

이렇게 열심히 뛰어준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보고 하다 보면 다음 여행에는 꼭 이곳 들르도록 일정 짜보고 싶다는 생각이 여기 저기에 들었다.

내가 이미 가보았던 현대미술관, 국립극장, 워커힐 등의 장소에 대해서는 다시 느낌을 반추하게 되고. 경동교회 등 서울 시내 혹은 주변의 건축물은 문을 두드려서라도 한번 들어가보고 싶고 그 바깥에 멀리 있는 곳들은 꼭 여행코스에서 한 여정으로 만들어 들러보고 싶어졌다.

이 과정에서 작가의 특성 하나가 또 나온다. 감리 하면서도 자기 돈 깨지는 것 상관 않고 제대로 된 작품 만들려고 고집부리다가 돈 잃고 고객 잃었다는 고백이 나온다. 정말 제대로 된 건축은 어렵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대목이다. 그런데 책을 쓸 때는 이런 성격이 오히려 좋은 장점이 된다. 꼼꼼히 관련된 사람을 찾아서 인터뷰 뜨고 필요한 부분 잘 채록하다는 수고가 없다면 여기저기 뜬구름 잡는 이야기 짜집기해서 만들어내는 시중의 잡다한 책을 넘기 어려웠을 것이다.

어쨌든 작가라면 먼 훗날 삶의 의의가 무엇이냐고 남이 물을 때 아마 자신의 안목을 남과 공유할 수 있어서 즐거웠고 특히 그 과정이 아이와 함께, 그 성장을 도와가면서 더 즐거웠다고 답 할 수 있으리라.
어찌 부럽지 않은 삶이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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