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발견 -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사이에서 제자리 찾기
이우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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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몇일 전 문용식 나우콤 사장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신세계 정용진 사장에게 피자와 SSM 이슈를 걸고 넘어졌다.
반말 논란이 있었지만 시의 적절했던 문제 제기라 생각한다.

이우광님의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기업의 갈라파고스화 

 라는 섬뜻한 내용이 있다. 

일본내의 시장에만 만족해서 독자적으로 적응해버리고 절대로 밖으로는 못나가는 그런 기업이
바로 갈라파고스 현상의 결과물이다.

한국의 신세계나 SK텔레콤이 딱 이꼴나지는 않을까 솔직히 걱정된다.
국내에서는 절대적 독점적 지위를 누리지만
해외사업에서는 단 한곳도 성공 못하는 기업들.

덴마크나 스웨덴에서도 독점 기업에 대한 논란이 있다.
인구 500, 900만 수준의 국가에서 여러 영역을 하려고 하면 아마
모두가 잘 안될것이다.
그래서 IKEA나 하이네켄 같은 기업으로 힘을 몰아주려는 그들의 전략은 이해가 간다.

반면 한국에서는 힘을 몰아주었는데 안에서만 머물고 밖으로는 못나가는 기업이라면
결국 잘못된 선택이라는 이야기밖에 안된다.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그런 꼴에 머물러 있다면 나라꼴이 얼마나 비참하겠는가?

그래서 기업을 볼 때 두가지 잣대를 가져야 한다.
도덕성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지 여부를 따져야한다.

신세계가 피자 수준의 논란을 하고 있는 건 우리 모두에게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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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발견 -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사이에서 제자리 찾기
이우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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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일본을 무시하는 사람이 다수를 차지하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

그럼 일본을 제대로 아느냐고 물으면 안다고들 하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문 것도 한국이다.

이런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건 사회생활을 해나가면서 점점 깨닫게 되었고 지금은 최대한 힘 닿는대로 일본을 알자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일본을 보면 배울 것과 배우지 말아야 할 것이 보인다.

잘 하는 것은 배우면 되고 잘 못하는 건 최대한 피해가야 한다.

먼저 잘하는 것부터 꼽으면 기초기술과 장인정신인데 그 뿌리를 따져보면 노벨상 수상자가 이공계만 13명이나 된다고 한다. 나도 잘 몰랐던 수치인데 정말 많다.

잘 하는 기업으로는 유니클로와 세븐일레븐이 꼽혔다.

유니클로는 저가 의류시장에 패션의 개념을 접목시켜 새롭게 브랜딩해 낸 솜씨 있는 기업이다. 남들 돌아보지 않는 레드오션에서 멋지게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만들어냈다.

세븐일레븐을 보면서 놀란 점은 편의점 알바라도 3개월만 하면 경영학을 알 수 있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경영자다. 88만원 세대 논란에서 보듯 젊은이들이 시간을 저임금의 돈벌이에 이용당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 편의점 공간에서의 시간이라도 잘 활용하면 경영학의 실전 연구로 쓸 수 있다고 하니 재미있게 보게 된다.

반면 못 하는 기업들도 매우 많다.

가장 비참한 기업은 JAL이다. 관료들의 낙하산 인사, 나눠먹기 등으로 적자가 누적되다가 거대한 파산을 겪게 되었다. 미국의 GM과 유사한 모델인데 too big to fall 정신으로 각 구성원이 나눠먹기에 열중한 결과다. 미국의 대형항공사와 유사하게 이곳도 노조가 분야별로 세분화 되어 나눠져 있고 절대로 양보 안한다고 한다. 이 책말고도 하얀거탑의 저자가 쓴 <지지않는 태양>에 잘 나와 있다.

대표적으로 부진한 업종은 IT. 소니를 비롯해 일본의 여러 기업들 모두가 급속한 후진화를 겪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아주 간명하게 살펴보면 잘하고 열심히 한다고 수직적으로 내려가 보지만 그 일이 고객에게 주는 가치는 줄어든다. 품질 과잉에 고비용을 불러일으킨다. 오히려 수평적으로 넓게 보면서 고객 가치를 발견 한 기업들이 더 잘된다. 대표적으로는 애플이고 일본내에서 찾으면 닌텐도다.

이들 기업이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워 하는 상대는 삼성이다. 미국이야 시장 특성이 다르다고 해도 자신들에게 와서 기술 구걸하던 삼성이 어느새 저렇게 커 버린 점은 놀랄만한 현상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삼성을 제대로 본격적으로 벤치마킹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왜 일본은 한국처럼 빠르게 움직이지 못할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몇가지 힌트를 얻었다. 대표적인 깨달음은 일본사람이 생각하는 신뢰가 한국사람이 생각하는 신뢰와 많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했다. 더 오랜 시간 투자해야만 신뢰가 만들어지니 기업의 네트웍이 종횡으로 자유롭게 연결되는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아무래도 뒤처질 수 밖에 없다.

참고로 일본에 들어갈 때 가장 기분 나쁜 건 나에게 지문을 찍으라고 요구하는 점이다. 이는 나가사키의 데지마를 가보았을 때도 똑 같이 느껴졌다.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여실히 나타나는 공간이었다.

가장 나를 놀랍게 했던 내용은 하류화에 대한 분석이었다.

일본에서 하류사회가 꽤 논란이 되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기업이 비정규화 등으로 고용의 질을 떨어트린 점이다. 반작용으로 청년들 또한 꿈을 잃어버리면서 왜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해야 하는지 묻게 되었고 프리타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이 대목에서 한국의 88만원 세대 논란과 너무나 유사해서 정신이 퍼뜩 났다.

여러 번 읽으면서 따라하지 말아야지 따라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도 강력한 흐름이 되어버렸다.

그 근본에는 유니클로 등 유통만 잘 된다는 문제가 있다.

유통이 강한 나라가 영국인데 결국 제조업의 이익을 깍아내리다보니 기반 자체가 무너졌다고 한다.

이 점은 한국기업도 잘 유념해야 하는데 협력사의 교육예산을 털어먹으면서 자신만 이익을 높여가는 대기업들이 있다. 덕분에 해당 분야는 초토화되어 버리고 미래를 위한 경쟁력이 전무한 상태로 되어버렸다. 자기 가게에 피자 내놓는다고 트위터로 자랑하는 총수가 현명한 사람인지 솔직히 의문이다. 그럴 정성으로 중국 시장을 제대로 개척하려고 뛰어야 하는게 아닌지.

대기업이 어려운 세계시장에서 힘을 쏟지 않고 주변의 약한 협력사나 노동자를 착취하면서 이익 올리려는 현상은 매우 위험하다. 자신의 순간 이익을 위해 사회 전체의 미래를 갉아먹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MB가 이야기한 상생을 보다 구체화시키고 포괄적으로 이해하면서 제대로 개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이곳저곳에는 좋은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 내가 좋아하는 망가, 시마과장이 드디어 사장이 되었다는 소식도 있고 친절하게 그 해설을 해주었는데 배울점이 많았다.

다 망해가는 학교의 경영을 맡아 되살려낸 경영자의 이야기도 느끼게 해주는 점이 많았다. 여자 나이 28세에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할지를 알게 해주자는게 그녀의 전략이었다. 놀랍지 않은가?

문화를 보면 스모,게이샤,온천 등에서 넓게는 기업,CEO까지 잘 포괄해내는 작가의 솜씨에 감탄을 하게 된다. 역시 SERI는 남 다른 기업이고 이곳에서 정년을 맞도록 30년 가까이 한 분야에 천착하신 작가의 정진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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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10-28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우리가 일본을 답습하는게 아닌가 하는,,,저도 이 책 읽어 보고 싶네요,,,덕분에 좋은 책을 알게 되었어요~.^^

사마천 2010-10-29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꽤 노력이 들어간 책입니다. 저자분 통찰력도 포함해서 추천할만한 책입니다 ^^
 
토이스토리 3 - Toy Story 3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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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마지막 편을 보면서 여운이 짙게 남았다.

장난감 주인공들과 울고 웃다가 이제 막이 내려가는 순간인데 가슴 한편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 장난감을 넘겨주면서 아쉬워하는 주인공의 마음속과 똑 같은 파도가 내 마음에도 일었다.

 

그래서 영화의 내용 중 어른과 아이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정리해보았다.

 

1.     집 떠나면 개고생

두 말 할 나위가 없는 세상의 이치다.

아이와 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덤벼드는 모기와 싸우면서 밥 한끼를 먹어보기를.

 

2.     좋은 낯으로 이야기하는 상대를 그냥 믿어서는 안된다

인상이 좋다고 사람을 믿어서는 안된다. 특히 낯선 곳에서는.

아이라면 아직 순진해서 내가 상대에게 선하게 대하면 상대도 나에게 선하게 대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 어른 중에도 이런 착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군인,공무원이나 대기업에서 퇴직한 사람들이 그런 부류인데 아이들처럼 순진한 행동을 많이 한다. 멋도 모르고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권하는 생소한 상품을 덥석 물어 계약했다가 죽어라 고생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이 영화의 곰아저씨 모습을 다시 봐주시기를.

 

3.     새로운 집단에 들어갔을 때 상대가 권하는 자리는 사실 가장 더럽고 힘든 일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사회에 대한 일종의 풍자가 된다. 미국은 여러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많았다. 이탈리아,독일,아일랜드 등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차례대로 건너왔다. 뉴욕 부두에 막 내린 그들 대부분은 몸뚱아리 하나였다. 이들에게 다가가 잠자리와 먹거리를 주겠다고 나선 삐끼들은 순진한 이 사람들을 악덕 공장으로 보내서 중노동을 시켰다.

그리고 잠시 지나면 다시 새로운 이민들이 밀려왔고 과거의 이민자는 삐끼로 변신했다.

 

4.     아무리 작은 사회에도 위계질서를 만들어서 이를 이용해 먹는 특권집단이 있기 마련이다

남자는 군대라는 사회를 체험해보았기에 이를 잘 이해할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아마 학교가 비슷한 예가 될 것 같다. 학년이라는 위계 등을 가지고 이야기해볼만 할 것 같다.

 

5.     꿈이 있을 때는 장난감도 하늘을 날지만 꿈을 잃어버릴 때 그들은 그냥 플라스틱 물건일 뿐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21세기의 핵심은 스토리텔링이라고도 한다.

가깝게 보면 와인에 스토리를 불어넣어 대박을 만들어낸 <신의 물방울>이 있다. 여기 소개되면 가격이 급격히 튄다고 하고 작가는 현지에서도 귀빈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물건을 물건이라고 보지 말도록 아이에게 상상력을 많이 불어넣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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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스트리트 : 머니 네버 슬립스 - Wall Street: Money Never Sleep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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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올리버 스톤은 사회적 주제를 다룬 작품에 무척 강했다.
베트남 전쟁의 플래툰이나 7월4일 생이 준 여파는 매우 컸고 케네디 암살을 다룬 JFK는 새로운 역사 인식을 만들어냈다.
그가 선구적 안목을 보여준 작품 하나가 <월스트리트 1>이었다. 당시 월가에서는 새로운 기법이 도입 되었는데 시중의 자금을 긁어 모아 기업을 사고 이를 다시 잘게 분해해서 팔아버리는 방식이었다.
이른바 정크 본드, 레버리지 바이 아웃 등의 개념은 적은 밑천으로 대박을 거뭐지는 월가의 젊은 스타들을 만들어냈다.
빛이 있다면 그늘도 따라오게 마련이다. 이들은 더 많은 성과를 위해 내부 정보를 이용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그러다 뉴욕 검찰에서 이들의 혐의를 포착했고 잡혀들어가는데 마침 함정수사 기법이 쓰인다.
여기까지가 월스트리트 1의 주요 배경이었는데 스톤은 이들이 잡혀 들어 간 직후에 영화를 개봉하는 선구적 안목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1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월가에는 새로운 태풍이 몰아쳐온다.
그린스펀의 장기집권이 말기에 이르자 시장은 마이더스라는 신화적 개념으로 그의 능력을 칭송한다. 인간이 신에 비유되는 것은 오만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그들은 갖지 못했다.
자신들에게 내려진 만능통치의 처방이 실은 통증을 완화해주는 모르핀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기에는 아직 현명함이 부족했었다.
월가 인사들은 파티에 모여서 누가 더 젊은 여친을 데려올 수 있고 또 그들에게 얼마나 더 현란한 보석을 안겨주었는지 비교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그런 호사의 뒷돈을 대기 위해서라도 그들은 막대한 보너스를 받아야만 했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아이비리그 출신의 특별한 신분이고 자신의 일은 무척이나 특별하다는 점을 그들은 늘 강조했다.
하지만 영화 속 인물들이 중요한 순간에 보여주는 행위들은 통찰 보다는 고객에게 그냥 기다려라 이 폭풍은 금방 지나갈 것이다라는 식의 상투적 멘트 이상이 되지 못했다.
실은 이들이 하는 행위의 상당부분이 브러커리지, 일종의 복덕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복덕방은 매매를 일으켜야 돈을 번다. 그러니 양쪽에 서로 다른 논리의 말을 하면서도 자신은 별 문제 삼지 않는다. 그러면서 양쪽 모두에게 자신만이 진리를 알고 있고 예언을 할 줄 안다고 행세한다. 틀리면 어쩌냐지만 예언의 반은 맞았고 이미 돈은 벌었는데 그 정도야 뭘.

그런 잘난 월가의 핵심들이 모인 회의장의 분위기가 오늘은 매우 심각하다.
엄청난 규모의 돈을 정부가 투입해야만 자신들이 살아난다는 뻔뻔한 이야기다. 이들의 배짱은 오직 자신들이 너무나 커서 만약이라도 망하게 하면 정부와 국민경제가 몽땅 날라갈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에 잘 나타난다.
무척 황당하고 분노까지 치밀어 오르게 하지만 이는 맞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들이 무너질 듯 하는 모습을 보이자 미국의 증권시장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금융시장이 다 무너질 뻔했다. 비록 어제 같지만 2008년 말은 수많은 개미들에게는 지옥과 같은 날이었다. 당시 정부의 주요 관계자들이 연일 TV에 나와서 문제 없다 잘 극복될 수 있다고 반복했던 말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증권의 전문가들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문제 없다고 외칠 때에는 실은 정말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참고로 이들이 모인 자리에서 오늘은 자신들의 생사와 전세계 금융시장의 생사를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들의 테이블에 1997년에는 한국경제의 존폐가 논의 된 적이 있다. 당시 월가 은행들은 수시로 들어오는 중남미 나라들과 동남아 나라들의 생사 여부를 결정했었다. 그리고 그 막바지에 한국이 넘어 오게 되었다. 한쪽에서는 월가 투자은행들이나 투기자본들이 자유화라는 미명하에 자본을 몰고 여러 나라들을 휘젓고 다녔다. 국경을 넘어 온 돈은 금리가 무척 쌌다. 처음으로 싼 돈을 맛보았던 많은 자본가들이 마구 투자를 했는데 갑자기 국제금융자본이 태도를 바꿔 회수를 시작하자 겉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려갔다. 덕분에 각국의 은행들도 이 사태를 막지 못했고 결국 나라 경제가 통째로 월가에 넘어와 이 심판대에서 살리냐 죽느냐의 판정을 받게 된것이다.

당시 월가 은행들은 한국에 연 9%대에 가까운 고금리를 물리는데 더구나 중간 반환도 안된다는 처참한 조건을 제시했었다. 다행히 그 꼴은 면했지만 그들이 입에 달고 말하던 모럴 해저드가 이제 다시 이 영화 속에 나타났다는 점은 정말 만감을 교차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자신이 하면 연애, 남이 하면 불륜이네요.

이들의 부도덕 한 행위를 좀 더 고상하게 영어로 표현하면 모럴해저드라는 단어가 된다.
누군가 이 개념을 쉽게 설명해주세요 하고 누군가 이야기하자 고든 게코는 아주 간명하게 도와준다.
누군가 당신의 돈을 가져가버렸는데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겁니다.
그럼 누가 나의 돈을 가져갔단 말인가 하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에게 게코는 부연을 해준다.
바로 당신 젊은이들. 아쉽지만 이 사태는 당신들의 세대들에게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Job, income, asset 모두가 없는 불쌍한 세대로 만든 것입니다.

영화속 젊은이들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2008년 중반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곧 상황을 알게되어 상황을 반전시켜보려고 오바마를 당선시켰지만 2010년 지금도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한세대가 퍼질러 놓은 잔치의 뒤끝의 결과물로 남겨진 청구서는 그 다음 세대에게 슬쩍 미뤄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발행한 막대한 채권의 담보는 다음 세대로 자연히 넘어가기 마련이다.
또한 기업들이 일제히 비상조치를 취하게 되자 젊은이들의 취업은 막혀버렸다.
아무리 애써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그들의 암담한 모습에는 한국의 88만원 세대의 고통이 고스란히 오버랩 되어 보인다.

또 잊지 말아야 할 영화 속 내용도 있다. 한국에 대한 언급이다.
당시 리먼 브라더스가 망하기 직전 한국의 잘난 산업은행이 이를 인수하려고 했다. 왠 폭탄.
자칫하면 한국경제가 고스란히 결단나고 월가의 잘난 매니저들의 고액연봉이 만들어낸 거대한 부채를 우리 세금으로 메꿀 뻔 했네요.
론스타에게 깜빡 속아 값싸게 외환은행 넘겼던 국내금융관료들 왠 걸 이번에는 정말 나라를 통째통 거덜낼뻔했구나.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게코가 한국인들에게 당신들 세대 몽땅 거덜났군요라고 말했을 것을.
정말 그렇게 하지 않게 된 게 정말이지 다행이다.

영화가 길고 내용이 전문적이라 지루함을 느낀 분들도 많지만 하나 하나 곱씹어 보면 배울점 느낄점도 적지 않다.

더 많은 이야기는 영화를 보신 분들이 많아진 다음에 이어서 하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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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0-10-27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가 요즘 극장에서 상영되는 모양이군요.
다소 긴(?) 내용의 영화 리뷰지만 아주 흥미롭게(그리고 공감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저는 오늘 아침 조선일보에선가 매일경제에선가 '애널리스트가 쓴 영화평'에서 이 영화에 대한 글을 읽었답니다. 대우증권의 某 애널리스트가 썼는데,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무척이나 매끄럽게 쓴 글이더라구요.

[고은 시인이 쓴 `순간의 꽃`이란 제목의 짧은 시가 있다. `내려갈 때 보았네 / 올라갈 때 보지 못한 / 그 꽃.` 영화를 본 후 문득 이 시를 떠올리게 된 것은 탐욕의 절정을 향한 오르막길에 도취된 현대인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영화는 꼭 봐야겠군요.(그러고 보니 최근까지도 -뭐가 그리 바빴는지는 몰라도- 영화관에서 어떤 영화가 상영되는지 전혀 모르고 지내왔다 싶군요.)

사마천 2010-10-27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 감사드립니다.
정확하게는 영화를 보기전에 소개 자료에 가깝습니다.
영화가 개봉된지 얼마 안되었는데 국내 관객들 큰 호응을 얻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연관성 몇개를 강조했습니다. 참 스톤 감독 부인도 한국인이죠. 소로스도..
앞으로 리뷰 한편을 더 적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많은 격려 감사합니다 ^^

라로 2010-10-27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호응이 별로라 저도 참 아쉬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멋진 리뷰를 올려주시니 기뻐요~.^^
다음에 이어서 하실 것도 기대하겠습니다.^^

사마천 2010-10-27 22:45   좋아요 0 | URL
ㅎㅎ 관심 감사합니다.
다음 리뷰를 빨리 써야겠네요.
격려를 힘삼아서 오늘도.. ^^
 
베이징 특파원 중국경제를 말하다 - 베이징특파원 18인이 발로 쓴 중국 경제 심층 보고서
홍순도 외 지음 / 서교출판사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중국경제를 말하다>

중국 경제의 빠른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서두르다 보니 내용의 질은 그리 높지 못한 책이다.
기획에서 출간까지 기간이 매우 짧았으리라 짐작된다. 무려 18명의 저자가 달라붙어서 저작을 했다.
그만큼 중국의 변화는 매우 빠르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전긍긍하던 세계는 중국의 빠른 대처에 힘입어 회복세로 돌아 설 수 있었다. 위상도 달라져서 미국과 함께 G2라고 호칭되게 된다. 그런 중국의 변화에 맞추어 가장 참신한 내용으로 책을 구성해 독자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을 저자들은 가졌을 것 같다.
기자들의 장점인 현장성과 최신의 생생함을 모아보려고 했으리라.
하지만 이런 속도의 추구는 전반적인 질을 매우 희생시켰다.
책의 내용을 읽다 보면 도대체 왜 이런 문장이 앞에 나오고 또 뒤에는 저런 문장으로 받았나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았다.
예를 들면 중국의 매춘산업에 대한 묘사에서 모택동 개인의 성적 취미를 언급하면서 시작한다. 성적취미가 독특했던 혁명열사가 일종의 모순아니냐는 인상을 주다가 다시 그가 매춘은 억압했다고 또 이야기한다. 그러더니 매춘산업이 현재 급속히 발달되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냥 앞뒤의 자잘한 취향 이야기는 사족으로 정리하고 간결하게 골자만 전달하면 훨씬 좋으련만 핵심은 약하면서 이런저런 개인적 정보력만 과시하고 있다.
다들 이런식으로 글을 쓰다 보니 책의 전체적 통일성은 매우 떨어져버린다.

눈높이 또한 제한적이다. 거리의 택시기사, 술집아가씨까지 인터뷰한 것은 좋지만 그 사회의 핵심 오피니언 리더의 무게 있는 한마디는 거의 찾기 어렵다.
덕분에 내용이 산만해지면서 권위를 갖기가 어려워진다.

이를 최근 히트작인 <혼창통>과 비교해보면 더욱 약점이 노출된다.
혼창통은 한 사람이 장기간 전세계의 오피니언 리더를 만나서 대화를 하면서 만들어간 책이다.
그리고 그들과의 대화에서 핵심으로 세 가지 키워드를 뽑았다.

반면 이 책에서는 소재,일관성,정돈감 어느 하나도 찾기 어렵다.

한국이 아직 제대로 된 중국전문가를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공백을 언론의 첨병인 특파원들이 메워주려는 노력은 좋지만 정말 종이값 아까운 책 하나 덜렁 내놓고 전문가연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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