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시대의 논리 창비신서 4
리영희 지음 / 창비 / 199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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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어른 한분이 지셨습니다. 

고 이영희 선생님의 이 책은 저희 젊은 날의 고전이었습니다.
가까운 나라 중국을 알았지만 제대로 몰랐습니다.
역사적 큰 사건이었던 중국 혁명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그리고 논리적으로 드러낸 이 책으로부터 지적 충격을 받지 않았던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호기심은 그 뒤에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되어갑니다.

이제 시대는 또 변화되었습니다.
수십년전의 논리는 또 한번의 전환점을 맞았고.
한때 나라에서는 386에 의해 신자유주의적 좌파라는 상당히 기괴한 가치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런 기괴한 논리 또한 신자유주의의 본거지 미국의 금융산업의 일제 몰락에 의해
대거 부정을 맞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중국이 G2로 올라섭니다.
선생님의 보았던 중국의 잠재력은 돌고 돌아 이렇게 실현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얼굴은 흑묘냐 백묘냐의 논쟁 속에서 돈의 얼굴을 뒤집어 쓰고였습니다.
모택동도 등소평도 다 녹여낸 중국인들의 실용주의와 열망은 지금도 놀랍습니다.

이제 중요한 건 좌냐 우는 아니라고 보입니다.

끊임없이 전환되어가는 시대의 흐름속에서
정말 중요한 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무한한 지적열망이고
개방적 사고라고 생각됩니다.

그 점에서 전두환 시대의 암흑같던 어둠을 헤치고 이런 거작을 남겨주신 선생님의
행동이야말로 위대한 한 걸음이죠.
영원한 사표로 남으실 이영희 선생님 다음 세상에서도 저희는 여전히 그 가르침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편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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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0-12-06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훌륭하신 우리 시대의 스승 한 분이 또 역사의 한 페이지 속으로 사라지고 마는군요.
그렇지만 그 분이 몸소 보여 주셨던 실천적 지식인의 참모습과, 편협되지 않고 멀리 멀리 내다보시던 드넓은 사고와 그 분이 남기신 글들은 시대가 변하더라도 여전히 미망 속을 헤맬 것 같은 우리들한테 늘 밝은 불빛으로 살아 계시리라 믿습니다.

사마천 2010-12-06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오렌님.
어떤 비평가들이 말하듯 글 자체의 내용은 시대에서 거리가 멀어졌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진실을 찾기 위해 권력의 위압에 굴하지 않은 용기는 누구도 따라오기 어렵습니다. 작은 이익에도 쉽게 진실을 버리는 곡학아세의 인물들의 추함이 이번에도 위키리스크에 잘 나왔죠. 그런 점에서 선생님의 언론과 학문하던 태도는 더 오래 우리 가슴에 불타오르리라 생각됩니다. 오늘도 작은 반성을 하면서 돌아가신 선생님을 추모합니다.
 
히스토리에 Historie 6
이와키 히토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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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에 6권

고대하던 작품이 거의 1년여만에 내 손에 들어왔다.

왜 그렇게 고대하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지혜에 대한 공부다.

주인공 에우메네스의 행동 하나 하나를 볼 때 마다 지혜를 배우게 해준다.

이번 작품에서 나는 인간은 도구를 만들기 때문에 위대하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말타기를 지시 받자 배우러 갔지만 아직 한참 못 미쳤던 그는 여기서도 특유의 골똘한 표정을 짓는다.
그의 고뇌는 잠잘 때 까지 이어졌는데 덕분에 꿈속에 답을 찾게 된다.
아주 아주 어려서 자신에게 있었던 기억의 편린이 모습을 드러내주었다.
그는 원래 스키타이 출신이고 덕분에 말을 탄 경험이 있었다.
기마민족이 잘 탈 수 있는 이유는 경험에 더해서 그들이 만들어낸 작은 도구덕분이었다. 그 도구는 후일 등자라고 불리워진다.
이 작품에서 에우메네스가 바로 그 고안을 해낸다. 그렇다고 이를 마케도니아 전체에 보급하는 건 역사의 왜곡이니 작가가 그렇게 끌고가지는 않을 것이고 단지 주인공의 지혜를 드러내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은 주어진 조건에서 행동하지 않고 조건을 뛰어넘기 위한 수단을 고민한다. 그 고민 중의 하나가 도구고 도구를 스스로 만드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정주영 회장이 서산만을 막기 위해 돌이 아니라 배를 생각해낸 것이 좋은 예다.
에우메네스는 장난감을 만드는 능력으로 인정을 받았다. 왕궁의 여기저기서 그리고 자기에게 찾아온 알렉산더에게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의 중요성을 일깨워줘서 또 한번 인정을 받는다.

둘째는 역사공부다.

나도 역사를 꽤 오래 공부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어떤 면이냐면 특히 실제감이다.
처음 이 작품을 보았을 때 마케도니아 군이 들고 있는 장창의 길이에 놀랐다. 내가 머리에 갖고있던 크기와 무척 달랐기 때문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디테일을 보면서 당시의 공간안에 들어가는 실제감을 느꼈다. 그리고 전쟁의 느낌이 내게 다르게 다가왔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두 명이다. 에우메네스를 끌고 역사의 앞으로 나아가는 알렉산더가 바로 진짜 주인공이다. 그의 대정복 사업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위인은 쉽게 될 수 없고 위인이 되기 위한 조건과 그의 창조력이 중요하다.
알렉산더의 나라 마케도니아는 당시에 신흥 왕국이라 그리스 사람들에게는 야만인 취급을 받았다.
그런 변방의 나라가 일어나 짧은 시간에 당대 세계를 휩쓸고 다닐 수 있었던 힘은 작은 것이 아니다.
오늘 작품에서도 그 단서 하나가 보인다. 바로 토론을 통한 창의적 수업이다.
당대 최고의 선생 아리스토텔레스는 바로 소크라테스의 제자이고 소크라테스적 교육법의 핵심은 질문을 통해 스스로 깨달음에 도달하게 만드는 것이다.
문답법은 지식을 머리에 넣어 줌이 아니라 지식을 갈구하는 열망과 지식을 찾아가는 방법을 심어준다.
이를 현대적으로 적용한 것이 바로 MBA다.

그 역사적 의의를 이 작품에서 잘 드러내면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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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 21세기 조공은 이자와 배당이다
전병서 지음 / 참돌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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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떨어져서 보면 숲이 보인다. 
가깝게는 나무 밖에 못 보았을 터인데.

이 책의 저자는 한때 매우 잘나가던 국내정상급 애널리스트였다.
말 한마디에 해당 기업의 주가를 올리고 내렸다.
그러던 그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참 애널의 수명은 짧구나 하고 느꼈는데
어느날 보니 중국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이 책의 부제 또한 꽤 멋있었다.
"21세기의 조공은 배당과 이자다"

중국과 한국,미국의 관계가 급변하는 시대에
저자가 주려는 메시지는 매우 간명하면서도 명쾌하게 우리 가슴을 찌른다.

책의 장점은 저자가 나무와 숲을 모두 볼 줄 안다는 데서 나온다.

세밀하게 산업의 이익율의 수치비교 (예: 제조 < 핵심부품 < 브랜드 )
에서 한 산업의 생명주기 등을 꿰뚫고 있고.
각각의 산업이 각 나라에 맞는 이유를 잘 묘사해준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어느 순간에 저임의 적절히 교육받은 노동력을 구하지 못하면
미국 일본처럼 쇠퇴할 것이라는 예언은 그런 세밀함을 기반으로 나온다.

그런 그가 세상을 크게 보면서 거대한 제국들의 싸움을 드러내준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어제 오늘은 아니지만 이제 빼앗으려는 자와 빼앗기지 않으려는
자의 노골적 욕망 표출이 마구 나온다.
그 싸움터에서 우리가 어떻게 생존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시킨다.

참고로 그가 지적하는 한국 펀드사들의 해외펀드 개발은 일정의 사기였다고 한다.
겉포장만 잔뜩 멋있게 하고 실제로는 해외운용사의 펀드에 슬쩍 곁다리 붙여놓고
스스로는 별일 안하기 때문에 정말 그 회사가 추락하고 또 한국과의 환율 변화가 생길때
아무것도 대처를 못했다고 한다.

이러니 투자자의 신뢰를 잃고 같이 망가지게 된다.
정말 해외투자를 하려면 맡기는 돈의 1% 정도는 정보비로 쓰라고 한다.
책사보고,전문가만나보는 건 기본이고 잘 되려면 직접 가보라고 한다.

정말 많이 많이 와닿는 말이었다.

그래서 근간에 읽은 우리 나라 사람이 지은 투자관련 책 중에는 가장 훌륭하다고 꼽았다.

주변에도 정말 많이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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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0-12-0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저자를 1991년에 처음 알았는데(비록 다루는 업종도 달랐고 소속회사도 달랐지만, 같은 업계에서 같은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우연히 알게 됨),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시절에 뵙고는 더이상 못 만나본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대해 추천글을 쓴 분들도 거의 대부분 아는 사람들이어서 흥미로운데, 그 분들의 추천사에 담긴 내용대로 [같은 금융업계에서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수요자로 나는 저자의 보고서를 늘 탐독하곤 했다. 해박한 지식과 날카로운 분석으로 가득한 그의 보고서는 기관투자가들뿐만 아니라 애널리스트들에게도 언제나 최고의 보고서였다.]는 평가를 받고도 남을 만한 분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어떤 업계나 마찬가지겠지만 증권업계 역시 겉만 번지르르한 '얼치기 전문가'들이나 '함량 미달'의 전문가들도 많고 실력에 걸맞지 않게 너무 과대포장된 인물들도 넘쳐나는 게 사실입니다만(그들의 특징이 대개 그러하듯이, 얄팍한 지식, 좁은 시야와 자잘한 테크닉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명성을 얻은 이후 '윤기나는 포장기술과 언론계등 주변인물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약삭빠른 행동방식' 등을 결합하여 실력에 맞지 않게 언론에 너무 과잉노출되는 공통점이 있다고 봅니다), 이 분을 포함한 극소수의 인물들은 분명 그들과는 격을 달리하는 것 같습니다.

전도유망한 전문가들조차 대부분 국내 최고 증권사의 리서치헤드 수준의 경력을 끝으로 조로현상을 보이거나 시들해지기 마련인데, 이 분은 그 뒤로 다시 학구열에 불타올라 아침,저녁으로 중국어를 배우며 칭화대 대학원을 다닌다는 소식을 오래 전에 들었었는데 알고 보니 지금도 계속 '공부중'이더군요. [중국의 양자강 남쪽과 북쪽의 최고 명문대인 칭화대학과 푸단대학 두 군데 모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푸단대와 베이징사범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저자에 대해 소개된 여러가지 숱한 경력 가운데 개인적으로 저와 겹치는 게 '딱 하나' 있어서 흠칫했는데[1999년 ‘한국증시를 움직이는 FM, 애널리스트 111인’(조선일보)에 선정됐고......], 중국금융에 관한 국내최고의 전문가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저자의 이력, 책 소개글, 사마천님의 리뷰글 등을 읽어보니 저도 어서빨리 읽어보고 난 뒤에 제 주위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군요.

사마천 2010-12-0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렌님, 리뷰보다 긴 댓글을 달아주시니 영광입니다. ^^
전병서님을 직접 아신다니 더 반갑습니다.
저도 애널리스트 하시는 분들의 조로 현상에 대해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잠시 떴다가 어느새 사라지더군요. 매리 미커,앤디 시에 처럼 오랫동안 귀에 익는 말을 하지 못하고 마지막은 센터장이라는 타이틀로 장세 예측하다가 틀리면 사라지는..
그런 점에서 전병서님의 선택은 매우 훌륭해보입니다.
지혜를 활용해 먹고 살 수 있는게 금융이다.한국의 발전경험을 잘 응용하면 중국을 기회로 또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 는 저자의 지론에 많은 시사점이 녹아 있습니다.

읽고 나시면 또 더 좋은 글로 알려주십시요. 저도 책을 빌렸다가 일부 읽어보고 바로 주문을 냈습니다. 이 책은 줄쳐가면서 읽어가야 할 것 같아서.. 그리고 지금 줄 치면서 계속 생각정리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oren 2010-12-04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이 너무 길어 죄송스러웠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천재 이코노미스트로 명망높은 앤디 시에氏와는 미팅도 한 적이 있었는데, 한국에서의 바쁜 일정을 마치고 출국하기 직전에 회사 사무실로 '잠깐' 모셨기 때문에 '긴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게 참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메모를 뒤져보니 그 때가 2001년 7월4일이었네요.

한 지붕(모건 스탠리) 밑에서 일했던 스티븐 로치가 방한했을 때도 가봤는데, 이 두 거물이 '환율 문제'로 격렬한 논쟁을 벌인 일도 문득 기억나는데 이게 벌써 까마득한(7년 전) 과거의 얘기네요.

http://news.mt.co.kr/mtview.php?no=2003092413421871032&type=1

위의 신문기사에 담긴 엔디 시에의 주장은 요즘 한창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한스-베르너 진(독일 뮌헨대 경제학 교수)의 주장과 닮은 것 같기도 하네요.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1/26/2010112601106.html

사마천 2010-12-05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에,로치 두 분다 미팅을 해보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지금도 그 분들 혜안이 놀랍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 매경에서 스페인 등 유럽위기 나라를 기자
가 방문해서 해설기사를 냈습니다.
정말 수준 이하라 읽어주면서 화가 나더군요. 한국의 대표 언론이라고 자부하는 신문사 수준이 이거밖에 안되나.
시에가 이야기하듯이 인구구조, 산업구조 이런 부분에 대한 깊은 이해, 대표기업들의 경쟁력 이런 것들이 머리에 기본으로 깔리지 않으니 그냥 상가가 썰렁하다 수준의 르뽀밖에 안 나옵니다.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하면서도 전문가가 되려는 노력을 제대로 인정안하다보니 나오는 현상이겠죠.

오렌님의 앞으로의 리뷰들이 더 기대가 됩니다. ^^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 21세기 조공은 이자와 배당이다
전병서 지음 / 참돌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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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상당히 훌륭합니다.현장감,이론,본인의 애널리스트로서의 경험이 잘 녹아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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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인간 3 - 역전 운명의 인간 3
야마사키 도요코 지음, 임희선 옮김 / 신원문화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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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가 전세계 외교가에 충격을 주네요. 외교전문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걸 보니 정말 세계가 급속도로 평평해진다는 느낌입니다. 보통 수십년(30년 정도)을 비밀로 남아 있게 되는데 이건 막바로 최고급 정보를 세상에 풀어버렸습니다.
가장 우리 이해와 직결된 남북문제를 보면 한미는 김정일 사후 3년 내로 무너진다는데 의견이 모였네요. 지금 건강상태 + 3년 하면 늦어도 10년내로는 통일이 오겠네요.
그런 점에서 지금의 한국 리더들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는 이번 사태를 봐도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한가지 더 언급하면 <하얀거탑>,<불모지대>로 유명한 일본의 소설가의 최근작 <운명의 인간>은 외교전문 3장이 신문에 노출되었을 때 나타난 혼란을 잘 그리고 있습니다. 앞날을 내다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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