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사장 13
히로카네 겐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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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만화의 가장 큰 장점은 일본 기업을 읽는 재미를 준다는 점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쿠데타 시도와 이를 막아내는 과정이 드러난다.

하츠시바 규모의 대기업은 소유와 경영이 상당히 분리되어 있다.

그리고 운영 방식은 의회를 모방해서 설계된 이사회 구조로 되어 있다. 잡스의 추방도 이사회에서 발생하듯이 여기 하츠시바도 그런 구조다.

시마과장 시절에 이런 모습이 나타났는데 오랫만에 다시 유사한 상황이 처하게 된다. 

이걸 너무 많이 설명하면 스포일이라.. 일단 놔두고..

일본인의 특색 하나가 속을 모른다는 점이다.

겉과 속이 다른 일이 너무 많다.

그런데 가장 힘들 때가 싸움터다.

결전의 순간에 갑자기 뒤에서 방향을 바꾸어 버리면 매우 황당한 상황이 발생한다. 


일본사를 결정지은 세키가하라 전투에서도 도요토미와 도쿠가와 군 사이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이 방식이 장점과 단점을 가진다. 장점은 상당히 민주적이라는 것이다.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으면 배신하니 구성원 각자가 존중을 받고 합의를 통해 일을 한다.

반면 단점은 신뢰를 수시로 관리해야 하고 집단이 공동운명체로서의 강도는 약하다.

만화라는 형식이지만 우리는 기업의 작동원리가 사회의 작동원리와 맥을 같이한다는 점을 알게 된다. 비즈니스적으로 거래가 있는 관계라면 매우 중요한 깨달음이리라..


하츠시바는 지금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배경이 되는 마쓰시타,소니 등의 기업은 이제 몰락의 문턱에 처했다가 간신히 엔저로 살아나고 있다.

사장에 대한 책임론은 아주 당연하다. 하지만 바꾸기만 하면 효과가 나올까? 작품에서는 계속 새로운 시도에 대해 고민 중이다.

가장 무서운 시나리오는 아주 무너지면서 그들의 기술력이 외국계 기업과 결합해서 재조직되는 것이다.

당장 반도체를 보면 엘피다가 무너졌지만 미국 기업 마이크론과 결합을 통해 새로운 힘을 받아서 부활하고 있다.

그들이 중국,대만과 결합해서 포위하려 든다면 한국전자산업의 지금 전성기는 아주 짧게 끝날 것이다.

지도자의 진정한 실력은 외교에서 나타난다.

시마의 다음 도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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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오브 투모로우 : All You Need is Kill - 개정판
사쿠라자카 히로시 지음, 김용빈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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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작은 일본인 작가의 소설이다.

일본적인 특색이 짙게 나타났는데 게임과 현실이 서로 버무려져 있다.

게임이 현실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무엇일까?

증강과 리셋이다.

증강은 기계장치로 달성되는데

더욱 중요한 것은 리셋이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아주 편한 해법이 플레이어를 행복하게 만든다.


이 대목에서 약간 깊은 문화적 배경을 보자.

신화라는 장치를 보자.

서양 영화에는 자주 신화가 옷을 바꾸어 입고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도 우리는 두 개의 신화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그리스로마의 시지푸스 신화다.

무한 루프. 

시간이 반복된다는 이 컨셉은

저승에서 시지푸스가 바위를 산위로 올리지만 다시 굴러떨어지게 된다는 신화의 현대 버전이다.


반복됨이란 어찌 신화속의 문제만일까?


우리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무한히 도전하는 게임의 모습도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오버일까?

그리고 나아가 우리의 일상의 상당 부분이 반복이고 그래서 우리에게 지겨움 나아가 속박을 주는 것이리라.

그 속박에서의 탈출을 아주 처절하고 더해서 지혜롭게 보여주는 톰 크루즈의 모습이 흥미롭다.


다른 하나는 기독교의 신화다

늘 그렇듯이 희생과 부활은 반복된 주제다.

처음 영화가 시작하는 장면에서 주인공은 가짜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매스컴이 만들어낸 입만 살아 있는 허구적 리더.

겉보기와 속은 전혀 다른 존재다.

하지만 그는 시련 속에서 하나 하나 성장하면서 문제의 해답으로 접근해간다.

반복하다 보면 싸움의 솜씨가 느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리라.

하지만 그것만이 해법일까?

게임의 목적은 거기까지인가?

눈앞의 하나 하나 미션을 수행해보지만 대부분은 막힌 곳에서의 자신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할까?

주인공의 미션은 이제 차원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해준다.

희생이란 넉넉하게 많이 가진 것을 마구 베풀 때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 밖에 없는 것 가장 소중한 것 바로 목숨을 귀하게 여기지만 이를 가장 가치 있게 써야만 한다.

그가 그렇게 움직이게 하는 이유는 역시 희생이고 

나아가 부활이 된다.

일리아드의 전사 아킬레스가 안락하지만 무명의 삶이 아닌 짧지만 영원히 사는 길을 선택한 것처럼 주인공은 시지푸스의 신화에서 벗어나 운명의 도전을 선택한다.


그렇게 되면서 주인공은 진짜 영웅으로 다시 탄생하는 것이다.

입만 산 미남 앵커에서 진정 인류의 운명을 책임진 전쟁영웅으로 다시 살아난다.

사족처럼 덧붙이자면 톰 크루즈 개인의 종교적 성향과도 밀접한 작품이다. 

그리고 별점은 영화에 대한 별점이지 책에 대한 것은 아니니 오해 말아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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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쇼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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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죠쇼?

왠 퀴즈냐고..

주인공 부터 살펴야겠다

주인공은 어느날 뚝 세상과의 끈이 단절된 청년이다.

번듯한 집에서 응석부리며 살다가 혈연이 끊어지면서 삽시간에 세상 속에 홀로 남겨진다.

고시원,편의점 알바 등 원자화된 개개인의 고단한 일상이 묘사된다.

그가 착하게 굴수록 그 세계는 그에게서 더 작은 것이라도 빼앗아간다.

고단한 그에게 작은 한 줄기 희망의 끈이 연결된다

바로 퀴즈다. 제목 처럼..

어느날 휙 그의 능력의 한 단면을 인정받아 그는 퀴즈의 경쟁 속으로 들어간다.

퀴즈? 이건 뭐의 상징일까?

곰곰히 돌아보면..

이 자리에 스타크래프트 대회, 공무원 입시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청춘들, 다단계 등 ..

몇 가지를 대입해도 충분히 자연스러울 것 같다.

퀴즈라는 건 그냥 지식일 뿐이다.

지식 자체로는 명백히 한계가 있다.

원래 앎이란 삶과 버무려져야만 제대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소용이 없는 지식만 모아놓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가치를 키워내기는 어렵다.

그렇게 세상은 주인공이 가진 능력 하나만을 인정해준다.

그리고 그걸 활용해서 돈벌이 판이 벌어진다.

잘 하나는 것 하나만 죽어라 해가면서 성공을 향해 뛰는 청춘들..

그 모습들을 극단적으로 추상화시켜 놓은 공간이 퀴즈쇼 아니냐고 물으면 반론이 심할까?

나에게는 적어도 그런 이해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당신의 삶을 응원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 .. 

많은 말들이 있지만 차라리 그들에게 지도를 쫙 펼쳐주고 위치를 명확히 알려주면서 게임의 룰을 가르쳐주면 어떨까?

그게 더 공정하지 않을까? 환상 보다는 실제를.. 

아니라면 아니라고 .. 

그런 의도가 작가에게서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넘겨 짚어 본다.

소설은 꽤 빠르게 흘러갔다. 한 번 잡으면 내려 놓기 어려운 빠른 속도의 진행은 작가의 흡인력 있는 글쓰기 때문이리라.

작가의 독서량도 꽤 방대했다. 어지간히 많은 소설에서 골고루 끄집어낸 문구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교양의 역할도 잘 수행한다.

누구를 위한 교양?

자신도 또 하나의 퀴즈쇼 속에 뛰어들어 있는지 모를 수 많은 이들에게 주어지는 작가의 교양 키우기가 이 소설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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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거대한 역사를 품은 작은 행복의 나라 타산지석 19
최창근 지음 / 리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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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예전에는 무척 가까웠지만 이제는 휙 멀어져서 기억도 아득한 옛친구다.

92년 중국과 수교하고 나서 어느샌가 우리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여전히 대만은 우리와 비교도 되고 어떤 점들은 확실히 낫고, 또 어떤 점들은 우리를 부러워하는 존재다.

가장 큰 공통점은 유교 문화권으로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은 점이다.

그런데 큰 차이는 대만은 일본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왜 일까?

이건 상당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역사 문제다.

얼마전 만난 대만사는 지인께도 들었던 부분인데 일본 총독이 문관이 반, 해군이 반이었다고 한다. 참고로 한국에는 일본 육군이 내내 총독을 맡은 셈이다. 


현대로 넘어오면

대만의 산업화는 꽤 뛰어난 수준인데

한국에 삼성전자라면 대만에는 TSMC 가 있다.

말고도 다수의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을 거둔다. 물론 실패도 많다고 하는데 이 경우는 잘 매스컴에 안나온다고 한다.

잘 된 케이스로 대표는 강사부 라면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해피한 케이스라고 한다.

일단 대만 사람들 기질 자체가 신사적인데 본토에 가면 훨씬 터프한 사업 환경이라 성공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

대만 사람들의 신사적인 기질은 어디서 왔을까?

이것도 사회문제가 된다.

역사성과 맞물린..


구체적으로 산업별 경쟁이 붙으면 대만과 한국도 치열해진다.

스마트폰에서도 삼성이 뜨기 전에 구글 레퍼런스 폰을 만들던 회사는  HTC였다.

대만 설탕,화학 재벌 가문이다.

사실 이 부분을 잘 짚어서 정리해도 꽤 재밌는 책이 될 것 같다.


대만을 보면 엇비슷하지만 상당히 다른 면들이 있다.

가장 유사한 사회정책은 의료보험으로 한국 보다도 잘 되어 있다.

반면 대학등록금은 한국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싸다. 한국도 노무현 정부 때 2배 오르기 전 까지는 그럭저럭 버틸만 했는데 지금은 영 꽝이라 대만이 부럽게 느껴진다.


책을 찬찬히 보면 저자를 칭찬 안 할 수 없다.

젊은 유학생으로 3년여 시간 동안 머물면서 느낀바를 꼼꼼이 기록했다.

어지간한 사회학자나 주재원 보다 더 낫다고 느낄 정도다.

대체로 외국에 대한 책들이 사진 잔뜩 모아놓고 더해서 눈에 띄는 소소한 일상을 모아놓은데 비해서 이 책은 꾸준하게 비교정리하고 다시 분석하는 등 독자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정말 많이 들어갔다.


글로벌,세계화 등 넓게 보자는 이야기는 많지만 막상 한 나라를 찍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이야기해보자고 하면 정말 아는 것 없는 게 한국의 실정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가치는 꽤 높다.

책 자체도 좋지만 작가의 태도가 앞으로 더 많은 엇비슷한 시도들을 불러일으킬 것 같은 예감이다.


그렇게 격려하는 셈 치고 별도 다섯개로 찍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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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 : 같은 운명, 다른 태도
조서환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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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환 대표의 삶은 그 자체가 소설이자 성공학이 된다.

초년 겪은 많은 시련이 중반에 가서 힘을 발휘하는 큰 약이 되었기에 

기승전이 보이는 소설과 같은 삶이다.

그가 생존을 위해 체득하고 실천한 덕목들을 추려 보면 성공학이 된다.

그런 점에서 아침마당, 강연 100도씨 까지 TV를 누볐고 덕분에 많은 팬을 거느리게 되었다.

그의 새로운 작품이 나왔기에 기대를 많이 해보았다.


<근성> 제목도 훌륭하다.

쉽게 읽히고 동시대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담아서 진도는 팍팍 나갔다.


하지만 덮고 나니 얼마간 아쉬움이 남는다.

총평으로 해보자면 .. 별 넷.


저자의 삶은 여전히 훌륭하다.

애경에서 KTF로 옮기고 마케팅 보직에서 지방 한적한 곳 (광주전남 본부장)에서 영업 뛰라고 했으니 좌천도 겪은 셈이고 나중에는 아예 회사까지 쫓겨났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가만 놔두지 않았으니 세라젬에서 화장품 사업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가 쭉 이어진다.

하지만 내가 아쉬운 점은 다름이 아니라

책의 전체적 내용은 과거 이야기 1/3, KT 이야기 일부 지금 이야기 일부 등으로 구성되었다.


전작이 꽤 감동을 불러일으켰기에 그 후속작은 어떤가 보게 되는데

이번 책은 속편 내지 연장전으로 보인다.

진화하며 초월해가는게 아니라 그냥 연장전이다.

열심히 살면 이루어진다, 근성이라는 제목이 그걸 나타내준다.

하지만 그는 근성을 통한 시련 극복에서 이미 한번 커다란 혜택을 받았다.

아마 본인 표현에도 과분하리만큼.. 

그렇기에 KTF라는 거대한 통신기업에서 마음껏 마케팅을 펼쳐볼 수 있는 자리에 있게되었다.

하지만 이 책에는 KTF 이야기는 거의 없다. 

간간히 흘러 나오는 관료적 분위기, 2등이면 어때 적어도 꼴찌가 아니면 되지않나, 굴러온 돌 설치면 6개월을 못가니 두고 보라는 화장실의 험담 등

별로 아름답지 못한 색상은 여기저기서 묘사된다.


그럼에도 내가 기대한 마케팅 박사, 아시아 학회 회장 등 화려한 경력에서 나온 통찰.. 

통신의 마케팅은 이것이다 라는 안목이 잘 보이지 않았다.

책에 나오는 SHOW 마케팅은 과거와는 달랐지만 3G 컨셉 자체가 영상통화에 치중해서 결국 소비자에게 큰 어필을 못하다가 아이폰 등장과 함께 질적으로 변화되어 버렸다.

이런 흐름 속에서 본인의 역할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왜 일까??

물론 여전히 저자는 열심히 살고 남들과 다르게 스토리를 계속 써나가고 2막 내지 3막도 잘 뚫고 나가고 있는 셈이다.

아마 동년배 혹은 비슷한 커리어 출신 치고 월등히 좋은 상태인 점을 맞을 것이리라..

그럼에도 독자는 좀 더 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저자의 중국 사업이 잘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아가서 삶,고생,깨달음,공부,한국과 중국 이 모두가 더 버무려지고 녹여져 치열하게 담금질된 새로운 작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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