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 - 問得 원로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묻다
이광재 엮음 / 휴머니스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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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 넘치는 것은 신념이다. 반면 부족한 것은 대화다.

신념이 굳건 한 사람들간의 대화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광재, 야인으로 돌아간 노무현 시대의 정객이 꽤 괜찮은 기획을 하나 내놓았다.

우리 사회 원로들과 대담을 시도하고 그 핵심을 글로 정리한 것이다.

범위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월남전 참전의 채명신 장군, 언론인에 5,6공 정객 남재희 등 정말 다양한 분들을 모았다.


이 대목에서 나는 정관정요를 잠시 떠올려보았다.

당태종이 위업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신하들의 말문을 막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 말이 진실의 절반 정도 밖에 담지 못한다고 본다.

당태종의 신하들은 매우 유능했다. 왜냐면 그들은 난세를 헤쳐나오면서 자신의 역량을 닦았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보통 난세를 거친 인물들은 2대로 넘어가면서 대거 숙청을 당하게 마련이다.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인재는 국가의 위험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태종은 이들을 다 끌어 안는 포용적 리더십으로 성공을 만들어냈다.


다시 이 책으로 돌아가보자.

지금의 시대는 민주화를 거치면서 점점 평탄해져간다. 그 덕분에 성장률도 점점 낮아져만 간다. 평화의 시대다.

반면 이 책의 주인공들은 여러 난리를 겪었다. 군사 쿠데타, 계엄, 학살 등 .. 

그 난세를 겪어 왔기에 보다 생각이 풍부하고 문제해결력이 강하다. 힘을 발휘하고 또 무작정 힘을 쓰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경험이 많다.

세월호를 보면서 나는 일본 후쿠시마 사태가 떠올랐다.

둘 다 이제 중년을 넘어 노년이 되어가는 사회의 꽉 막힌 혈관의 모습, 추한 얼굴, 무능한 행정력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럼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멀리 바다 건너 세계적 석학을 찾기 이전에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쌓은 경험들이다. 바로 우리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좌와 우, 과거와 현재를 넘어 이 책의 이야기는 미래의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고 있다.


정치인의 책으로는 드물게 삼성경제연구소가 여름 추천 도서로 내놓은 것은 그만큼 책의 가치를 높게 샀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럼에도 책의 판매량은 매우 부진해서 안타까움을 준다. 내가 자신 있게 이야기하건데 판매지수 보다는 훨씬 잘 나가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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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전영애.박광자 옮김 / 청미래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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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프랑스 왕비라는 가장 높은 곳에서 추락하여 단두대에서 생을 마친 비운의 여인이다.

삶이 극적인 만큼 이야기도 많다.

100여년이 훨씬 지나서 츠바이크는 자신의 고향 오스트리아 출신의 마리의 비극적 삶에 대해서 전기를 써보려고 한다.

그의 접근은 남과 달랐다. 먼저 그는 빈에 보관되어 있는 왕실 문서 기록을 살펴본다. 마리의 어머니 마리아 테레시아, 오빠 프란츠 황제 등의 편지로부터 마리의 성격의 기본 골격을 잡는다. 

반대로 당대에 쏟아져 나온 회고록류의 기록물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선을 둔다. 왕정복고 후 일제히 나왔고 왕비와 잠깐이라도 옷깃을 스쳤던 이들이 산만하게 쏟아내었다는 이유다. 사실 이렇게 홍수를 이룬 기록물들은 서로 아귀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마리의 성격을 잡아낸 이후 작가는 주요 사건,상황에 따른 마리의 심경 변화를 유추해낸다.

불구의 남편과의 불화, 자식을 간신히 얻었지만, 로코코의 환락 속에서의 고독해지고 싶었던 심리 등은 초반전이다.

자유롭게 즐긴 전반부가 끝나면 그녀에게 날카로운 시대의 무게가 다가온다.

왕실 재정의 파산 속에서 오스트리아 여자라는 출신 차이가 대중들의 희생양으로 쉽게 도마위에 올려졌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녀는 그렇게 착하지도 그렇게 나쁘지도 않은 여인일 뿐이었다. 

하지만 왕과 왕비는 작음 움직임도 거대하게 해석되는 특별한 존재다.

덕분에 그녀는 그 무게를 다 짊어지고 떠나야만 했다.


이 대목에서 츠바이크가 다룬 프랑스 혁명을 살펴보자.

그는 역사가이기 보다는 전기작가다.

역사에 대해서는 유명한 저서가 하나 있는데 제목에 광기와 우연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우연적인 요소는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걸 작가는 여러번 강조한다.

프랑스 혁명의 주역들에 대해서 츠바이크는 꽤 냉철한 분석을 한다.

빚에 시달리다가 우연히 참여한 클럽에서 말솜씨가 인기를 끌자 혁명가로 변신한 이들도 많았다. 막장 드라마에서 반전극이 벌어지면서 이들은 자신의 펜이 곧 권력이 되자 이걸 휘두르며 향략을 추구했다. 미라보,마라,당통 그리고 나폴레옹의 은인 바라스 등

무수한 이들이 떠올랐고 서로 잡아먹고 싸우다가 사라져갔다.

그 와중에 끝까지 살아남아 왕정복고에 이른 푸셰에 대한 츠바이크의 저작은 꽤 유명했다. 당대의 히틀러와 나찌당 간부들도 열렬한 독자였다. 반면 츠바이크 자신은 유태인인데다가 1차대전에 평화를 주장해서 나찌당의 분서 목록 윗자리에 올랐다.


이 책에서 가장 충격적으로 묘사되었던 건 화가 다비드에 대한 서술이었다. 다비드는 형장에 가는 마리를 아주 빠르게 스케치해냈다. 그의 걸작은 나폴레옹의 영광과 함께 했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츠바이크의 묘사는 매우 냉혹하다. 자코뱅에게 영합해서 혁명을 찬양하다가 로베스피에르가 몰락하자 꼭꼭 숨어 목숨을 지키고 좀 지나서 새로운 권력자가 등장하면 다시 그의 초상화를 그려냈다. 혁명의 실제 모습에 대해 이렇게 냉정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츠바이크의 특색이었다.


이 대목에서 츠바이크의 시대를 잠시 떠올려봤다.

긴 평화 뒤에 찾아온 1차 대전, 대공황 그리고 2차 대전.

이 거대한 사건 사이에서 츠바이크는 철저히 개인을 초점에 맞춘 전기물을 만들어냈다. 그것도 광기와 우연을 강조하면서.

반면 이 시대 인류가 겪었던 시련을 새로운 학문의 지평을 여는데 기초로 삼았던 다른 이들도 있었다. 

케인즈가 대표적으로 신 경제학의 사조를 열었고 토인비는 역사를 보는 단위를 문명으로 끌어올렸다. 케인즈는 2차 대전 이후 지금의 금융위기 처방에 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토인비의 문명 단위의 사고는 지금 유럽연합을 탄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반면 츠바이크는 여전히 개인이 초점이었고 아마 거의 다 였던 것 같다.

범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문제를 보는 방법도 달라질 것이다.


과거 먼 흐름을 보는 일에는 경제학 같은 거시적 학문과 역사학과 같이 선이 굵은 이야기가 유용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그 폭풍 같은 자연의 힘 속에서 자신을 추스리며 삶의 즐거움을 추구했던 하나 하나의 삶이 보다 우리의 모습과 더 가까울 것이다. 자신의 시대를 멀리서 볼 줄 아는 힘이 없는 대부분의 대중들에게는 말이다. 나를 포함해서..


이 대목에서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첫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츠바이크의 동상에 애정을 표하는 어린 소녀의 얼굴은 그렇게 하루 하루 격량 속을 헤쳐나가야 하는 우리의 얼굴과 포개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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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통령들의 한국경제 이야기 1 - 이승만 대통령부터 전두환 대통령까지 산업화 40년 살림지식총서 486
이장규 지음 / 살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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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는 누가 일으켰을까?
YS일까 DJ일까?
아니면 국제금융자본일까?
돈 빌려준 국내금융기관일까, 마구 가져다 쓴 재벌들인가?

쉽게 답하기 어렵다.
얼마전에도 나는 지인과 이 문제로 논쟁을 벌였다.
세계사의 자연스러운 흐름이지 어떻게 개인 심지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느냐는 그의 주장이 있었고 나의 반론이 있었다.

만약 이 문제를 수학능력시험의 한국사나 경제과목에서 출제한다면 어떻게 될까?
전국이 싸움터가 될 것이고, 먼저 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가 겪었고 그로부터 많은 피해를 보았던 중요한 일이지만 원인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마치 숲 안에서는 수 많은 나무에 둘러쌓여 숲 전체를 거의 보기 어렵다는 점과 비슷하다. 다들 원인이라는 건 가지고 있지만 무엇이 정말 중요하고 핵심이었는지 알기는 어렵다.

IMF도 그렇지만 한국경제사라고 주제를 넓혀 보면 더 논란거리가 많다.
경제는 정말 잘 한것인가? 어느 대통령은 이런 걸 했는데 맞나?
매번 주제를 꺼내보면 논쟁만 평행선으로 긋기 일수다.

한국경제는 독특하다.
매우 빨리 성장했기에 미국의 경제대가들의 예측이 잘 들어 맞지 않는 영역이다.
하물며 외국이론을 가져도 부분적으로 적용해보는 국내 학계의 경우도 성과를 만들고 이를 쉽게 대중들에게 납득시키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민초들의 갈증은 여전하다.
IMF,금융위기,저축은행 등 각종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와 언론이 명쾌히 설명해주지 않는 것에 실망한 이들은 경제대안스쿨에 몰린다.
선대인,김광수,미네르바 등.

이 대목에서 나는 역사를 찬찬히 보기를 권하고 싶다.
바로 이 책도 신문과 정보의 홍수를 넘어서 역사라는 굵은 궤적찾기를 만들어 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변화가 빠를 때는 이론 보다 정확한 정보의 연결이 더 현실을 잘 드러내준다.
언론인 출신으로 격변기의 현장을 두루 꿰고 있는 이장규 교수는 상당히 적임자다.
한국사에서 아예 공백시대인 전두환,노태우 시대의 경제정책까지 골고루 다룬다.
잘한것은 잘했다고 하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말하는 게 한국에서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의 노력은 선굵은 서술을 만들면서 전체적 윤곽을 잡아나간다.

앞서의 질문으로 잠시 돌아가보자.
IMF가 오기전에 YS는 경제장관을 무려 6번 바꾸었다..
신경제 등 구호는 많았지만 반도체가격 상승이라는 외부적 요인이 꺼지면서 경제는 휘청거렸다. 기아차 부도는 강경식 장관이 그것만 제대로 했어도 IMF는 막았을 것이라고 후회했고 간절히 시도했지만 YS가 막았다.
이런 서술을 통해 이교수는 노조,야당 보다 집권자가 당대의 정책에 책임지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니 집권당 아닌가?

그의 매서운 필봉은 김대중,노무현 시대에서도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가려내려고 한다. 심지어 MB까지 이어진다.

급격한 변화에 지치고 정보의 바다를 헤메며 논쟁속에서 사는 우리들에게 먼저 큰 흐름인 역사를 보도록 권하는 저자의 수고에 감사한다.
물론 책의 주장에 다 동조하기 어렵다는 것은 첨부해놓겠다. 
그리고 이 책이 수년전 나온 단권 보다 내용이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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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제국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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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꽃 이후 3년만의 작품이다.
이 작품이 다루는 시간은 딱 하루다.
주인공은 남파간첩.
낯선 주제다.
하지만 작가의 영특함이 돗보인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남과 북에 걸쳐져 있는 존재는 매우 특이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소재가 된다.

인생은 연극이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가면무도회,탈춤 모두 일정한 역할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상황을 보여준다.
별것도 아니구만 하며 양반놀음을 하는 탈춤은 참여한 민초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며 일상으로 느릿느릿 발걸음을 되돌리게 해준다.
연극이라는 주제, 가면 놀이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작가의 눈에 들어온 존재가 바로 간첩이다.
어디에도 진실되지 않은 이중적 삶을 살아가야 하는 뿌리 뽑혀 다시 심어진 존재로서의 간첩이다.

간첩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 작품을 읽다 보니 먼 훗날 나와 장안을 흔들어 놓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머리를 스친다.
끈 떨어져서 왜 내가 사는지에 대해 가끔 물음을 던지며 현실에서의 자연스러움을 연기하느라 무진 애를 쓰는 바보 공작원.
과연 이 역할은 그렇게까지 의미가 있는 것인가?
내 삶은 지고지순한 절대자의 절대명령에 반드시 복종해야 하겠지?

하지만 작가의 설정은 교묘하다.
"국가는 도적"이다라는 반대의 메시지를 툭 던져준다.
왠 도적?
하지만 역사를 잘 되돌려 보자.
궁예는 말타고 다니며 신라땅을 갉아 먹어서 태봉이라는 집합체를 만들었다.
왕건은 그 궁예에게서 빼앗았다.
둘 다 도적인 셈이다.
후일 이성계는? 매한가지다.
여기서 하루짜리 도적은 내 것을 다 털어가고 심지어 내 목숨조차 빼앗지만 1년짜리 도적은 수확을 기다릴 줄 알고 아예 붙박이 도적은 내 건강과 교육까지 신경쓴다.
어떤가? 그럴 듯한가?
이 이야기는 작가 김영하 혼자의 객설이 아니다.
맨슈어 올슨이라는 미국 경제학의 대가이고 노벨상 수상자의 역작의 핵심 논리다.
작가는 이 논리를 교묘하게 삽입하였다. 바로 주류업자인 장인의 목소리에 담아 낸 것이다.
주류업자는 국가의 짝퉁이다. 전매사업인 술에 붙는 세금을 교묘히 갈취하는 같은 류의 사업자인 셈이다.
그러니 국가 너는 큰 도적일 따름이지, 나와 같은 유야 나를 힘으로 누를 수 있지만 도덕적으로 비난하지는 마라.. 이렇게 당당히 맞서는 존재다.

어쩄든 메시지와 메신저의 배치에 나타난 솜씨에 다시 한번 찬탄을 던지고, <검은꽃>에 비해서 훨씬 치밀해진 작가의 구성력과 거기까지 이른 작가의 노력까지 참 대단했다고 다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국가가 도적이다? 그러면 아까 이야기한 국가의 지엄한 명령은 어찌 되는가?
너는 알고보면 도적의 똘마니 짓이야.. 하고 냉소적으로 툭 던져지는 장인의 말은 깊이 남아 폐부를 찌른다.
그리고 다시 나는 누구인가 왜 존재하는가로 이어지다가..
오늘 이 귀환 명령에 따라야 하는지, 다시 북으로 가야만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아직도 국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가?
작가는 국가를 다른 각도로도 공격을 해낸다.
가령 게바라가 그려진 티셔츠, 그리고 자신은 현세적 욕망을 지극히 개인적으로 추구하면서 입과 머리로는 게바라를 숭배하는 모순된 남한의 골통 청년들을 그려낸다.
무언가 문제가 있구나 괴리가 있구나, 게바라가 보면 얼마나 허탈할까 하는 씁쓸함이 마구 밀려온다.
그 와중에서도 작가는 하나를 더 노리는 듯 하다.
상징과 현실의 괴리는 남에서만 일어나는 것일까?
아니 그 괴리는 북에서 더 심하다고 보인다
빛의 제국이란. 북에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라는 점을 작품 중간에 잘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국가가 사라진 자리.
이념이 사라진 자리
거기에 남는 강력한 이유는 가족이다.
아직 남아 있는지 모르는 북의 가족은 그에게 행동의 아래 순위의 근거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북은 결코 가족의 안위를 확인시켜주지 않는다.
이건 <은위>에서도 논란거리였다. 
그렇다면 당장 가지고 있는 현찰, 이곳에서의 가족인 아내와 딸을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 더욱 더 이야기하면 스포일의 극치인데..
이미 나온지 꽤 된 소설이라 이 정도까지 하면 어떨까 한다.

하여간 국가와 이념, 가족 등 
개인의 존재 근거에 대한 물음이 이어지고 이를 풀어가면서 우리에게 쾌락과 허무를 동시에 선사하는 작가의 솜씨는 대단했다.

그 보상은 이 작품이 영어를 비롯해서 여러 나라로 퍼져나가면서 한국의 독특함, 한국문학의 깊이를 알려주는 것으로 주어졌으리라.
이를 기반으로 작가 김영하는 라이프치히 도서전에서 당당하게 나는 카프카와 카뮈를 읽으며 나의 칼인 붓을 다듬었고, 그렇기에 너네 들에게 내 문학읽기를 요구할 수 있다고 가슴을 내민다.
한류란 그냥 쉽게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저 아래에 문학이라는 깊은사색의 응축물이 깊이를 만들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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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원건과 싼이그룹 이야기 - 세계를 제패한 중국판 정주영 신화
허전린 지음, 정호운 옮김 / 유아이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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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중국에서 부활하다


책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그리고 섬뜻해졌다.

원래 이웃에 영웅 나면 우리에게 좋을 일 없기 때문이다.


싼이라는 기업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모 중공업 임원에게 직접 물었던 적이 있는데, 나를 쳐다보며 어떻게 그런 것 까지 아냐는 답변을 해주었다.

하지만 그 창업자인 량원건은 이제 중국 최대 부자 중 한명으로 등극했다.


중국 기업이 과연 대단할까 하고 고개를 갸우뚱 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면 고개가 앞뒤로 흔들리게 될 것이다.

먼저 일본대지진 때 싼이는 가장 긴 콘크리트 펌프카를 공급했다고 한다.

그것도 무상이고 엔지니어도 셋이나 달려 보냈다고 한다.

지진이 끝나고 일본전력 관계자가 답방해서 감사의 표시를 했다.


금융위기 때는 싸게 나온 독일의 명문 중공업 기업을 매우 싸게 인수했다.

창업자에게 싼이는 애써 키운 자식 같은 기업을 물려줄 후계자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시장도 크고, 돈도 많은데 이제 기술도 앞서가면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먹고 살라는 것인가?

섬뜻해지는 느낌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절대로 중국을 얕보지 말고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사실 중국은 그동안 규모만 컸지 비효율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크게 작용했다.

관광을 가보면 화장실이나 길거리를 보면 그런 느낌이 확 들어오는데 여기서 문제는

하나를 보고 열가지를 알기에는 중국은 백가지,천가지의 얼굴을 가졌다는 점이다.


중국이 가장 부족했던 것이 제대로 된 기업인이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옛말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알리바바,텐센트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이어서 중공업에서 이런 혁신을 주도한 대인물들이 나오니 앞으로는 우리가 거꾸로 한 수 배워야 할 지 모르겠다.


초원에서 말타던 노예출신 징기스칸을 무시하던 전통 강국들이 다 휩쓸려 갔듯이 

이제 우리도 이웃나라에서 떠오르는 샛별들을 제대로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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