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인사이드 - 포토 에세이
김선정 글, 백 감독, NEW 제공, 용필름 제작 / 예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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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는 전지현이 남자 둘 거느려서 화제가 되었다.

조선시대는 남자 하나에 여자 여럿인데 반대가 된 것이다.

<뷰티인사이드>는 여자는 하나, 남자는 수십명이다.

주인공 리스트를 보면 60명도 넘는 듯흐다.

주인공 한효주는 전지현보다 훨씬 행복해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은 듯 하다.

어쩄든 이런 미묘한 심리변화 덕분에 심리학 하신 분들이 추천한 덕에 영화를 보았다.

인생은 연극이다, 배우는 가면을 쓸 줄 알아야 한다.

나는 하나인데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가면을 쓰고 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

산다는 건 관계속에 머무르는 것이다.

관계가 오락가락하면 나의 산다는 것도 흔들흔들 하는 셈이다.

가끔 기대가 컸던 관계에 실망하는 경우들을 본다.

친구인줄 알았는데 고객이더라,

동생인줄 알았는데 빨대더라.

원인을 보면 대체로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

힘들어서 어쩔 수 없었어요라는 게 대체적인 변명이다.

힘들기에 가면을 쓰고, 더 여러곳에 시도를 한다.

운 좋게 걸리기를 바라지만 사실 점점 진지함은 없어지기 마련이다.


영화 이야기를 많이 하면 스포일이라고 옆에서 뭐라고 한다.

독특한 시도덕분에 이 영화는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

나는 계속 바뀌어가는 남자주인공의 모습에 피로를 느끼는 한효주의 얼굴에서 대기업 인사담당자를 떠올렸다.

최근 내주변에서 취업 자소서 지도를 해준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오늘은 S대기업, 내일은 K통신, 다음날은 은행.

하나 써놓고 문구 고쳐가면서 쉬지 않고 바꾸어대는 모습에 피로를 느꼈다고 한다.

절박한 사정은 이해하지만 자소서라는 건 얼굴이다.

얼굴을 계속 바꾸고 다가오는 관계에서 과연 진실이 느껴질까?

남이든 녀든 피곤한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의 사람과 조직, 개인대 개인 모두 이런 피로를 느끼고 있다.

아주 극대화한 모습이 영화속의 장면들일 것이다.

그렇게 피곤한 우리들에게 무언가 해법을 위한 실마리를 주는 것도 사실이다.


바람직한 관계란?

외면인가 내면인가?

내면이라면.. 과연 무엇인가?


어려운 문제들에 주는 힌트 하나가 담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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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묵시록 카이지 14
후쿠모토 노부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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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푸어, CAR POOR

외제차 타다가 재무적곤란을 겪게 된 사람들을 가르키는 말이다.

요즘 집 사기보다는 전세, 반대로 차로 자신에게 보상하느라 비싼계약을 했지만 미처 계산 못한 부담에 나가떨어지게 된다.


이 대목에서 내 머리에는 일본만화 카이지가 번뜻 머리를 스쳤다.

카이지의 청년들은 거품붕괴 후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닫혀가는 걸 보면서 좌절하게 되고 돈에 쉽게 손 댔다가 고역을 치르고 있었다.

종이 하나에 빼곡 이것저것 쓰여있지만 가만 보면 그 내용은 자신에게 무척 불리하게 되어 있다. 무엇보다 상대는 프로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아마추어이고.

돈 이야기하면 흔히 나오는 버핏을 보자.

만약 버핏이 당신 회사를 사겠다고 제안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우선 기뻐해야 한다. 하지만 계약은 하지 말아야 한다.

버핏은 가치투자로 유명한데 그만큼 현재의 가치는 저평가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같이 계약은 항상 상대를 보면서 해야 한다.

나보다 낫고 나보다 돈많고 그런 사람들과의 계약은 항상 주의해야 한다.

계약서는 달랑 종이 한장이지만 당사자들은 서로 다른 미래를 보고 있다.


카이지에 나오는 재애그룹은 이제 얼굴을 바꾸어 한국에 무수히 진출하고 있다.

대부업의 대부분은 일본계들이 장악하고 있다.

인플레 시대라면 좀 더 노력하면 과거의 부담은 쉽게 떨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성장이 멈춘 디플레 시대는 이야기가 다르다.

일본 샐러리맨들의 목소리를 보면 연봉도 안오르고 직급도 안오르고 심지어 구조조정 될 줄 알았다면 누가 이런 계약을 했겠냐고 한목소리를 낸다.

그런점에서 한국도 유사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대부업 뿐인가?

지자체들이 하나같이 맥쿼리와 같은 인프라펀드들과의 계약으로 고생한다.

맥쿼리라는 이름도 잘 모르던 사람들이 덥석 사인한 계약은 대대손손 지역민들의 어깨위에 부담을 준다.

참고로 맥쿼리는 호주 총독으로 죄수들에게 너희들도 존중 받을 인간이다라고 사람 대접 해준 인물이다. 호주에서는 영웅이다.


어쨌든 이렇게 공부안하던 사람들이 꼭 문제가 수학에 있다고

수포자 구제한답시고 교육과정 고치겠다고 나선다.

수학에 나오는 확률 통계 조금 응용해서 미래 수익 계산법만 직접 해봤어도 이따위 계약 하지는 않았을 터인데 말이다.

무릇 배움이 중요한게 아니라 써먹는게 중요한데 이 대목에서 꽝이다.


얼마전 히트 친 영화 베테랑에서 명대사 하나가 들려온다.

사업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야 한다.

카이지의 주 싸움터인 도박장에도 같은 글귀가 쓰여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


보이는 것을 잘 보는 것은 성실함이다.

적당한 지위까지는 무난해진다.

하지만 그 이상 가려면 보이지 않는 것을 잘 보아야 한다.


계약상대방의 의도와 그가 쳐놓은 덫에 갇혀 헤메는 나의 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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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 Vol.1 : 두 번 사는 남자 - 영화 앤트맨 원작 시공그래픽노블
닉 스펜서 지음, 이규원 옮김, 라몬 로사나스.조던 보이드 그림 / 시공사(만화)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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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새영웅이 등장했다.

크기를 마음대로 조절해서 개미같이 작아졌다가 다시 커질 수 있는 초능력의 사나이 일명 앤트맨이다.

불황에도 쉬지 않고 주가가 오르는 기업 마블. 비결은 여기서도 나타난다.

만화에서 출발 영화로 간다고 해서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가령 영화는 예술로도 보고 리얼리즘으로도 보고 오락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마블의 영화는 왠만큼은 해낸다.

이유는 바로 스토리의 단순함에 있다.

오래전 켐벨은 영웅 스토리는 모두 하나다라고 분석해서 놀라움을 주었다.

스토리가 하나다면 사실 영화를 만들기는 매우 쉽다.

헐리우드의 가장 큰 어려움이자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시나리오 작업에서 적지 않게 해방되는 것이다.

이 영화 또한 그렇다.

스토리는 심플하다. 그렇다고 아주 밋밋한 건 아니다.

만들어지고 배우다가 활약하는데 의외 상황이 몇 나오고 약간의 러브스토리.

그냥 이게 다다.

그렇지만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시각에 있다.

영화의 매력은 우리에게 새로운 보지 못한 흥미로운 무언가를 보는 체험을 주는 데 있다.

작아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시각의 변화를 느껴보는 건 꽤 흥미로웠다.

아 이렇게도 보이는구나 하는 감탄이 나온다.

아이폰,셀카 등 보는 문화가 바뀌고 우리에게 감각이 달라지고 있기에 이 영화가 주는 의미도 독특하게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다르게 본다는 건 다르게 관계 맺는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진부한 스토리를 참아낼 가치는 주는 셈이다.

개미의 눈으로 보는 영상을 느껴보고 싶다면 앤트맨을 눌러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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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잡
야구치 시노부 감독, 이토 히데아키 외 출연 / 다일리컴퍼니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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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백수청년이 시골마을에 던져져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진학에 실패한 청년이 우연히 광고모델의 미모에 끌려 시골에 들어가게 된다.

배우는 일은 임업, 1년이 목표다.

전화도 잘 안터지는 세상에 적응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갈등과 풀이 속에서 웃음이 터져나온다.

산속의 사람들의 장점을 몇 가지 이야기해보겠다.


우드잡이라는 일 자체도 매우 독특했다

높은 나무에 올라가고, 나무위에서 도시락으로 식사하고.
나무를 베고 옮기고.
보통사람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풍광, 그 속에서의 일을 보여준 점에서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했다.
탁 트인 화면에 펼쳐진 녹색의 자연은 오래전 원령공주를 보았던 추억과 이어진다.


이 속에서의 사람들은 자연친화적이고 순환사상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이 베는 나무는 아주 오래 오래 전에 조상들이 심어 놓은 것이다.

농사와 달리 봄에 심어 가을에 수확하는 짧은 주기가 아니다.

지금 심은 나무들은 3대4대 자식들을 위한 긴 주기가 지나야 효과를 본다.

그러다 보니 더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고 다시 이를 아래에 베풀어야 한다는 의무가 생긴다.

아마 현대인이 쉽게 빠져드는 이기주의와 자연파괴에 대한 반성을 일으키는 메시지일 것이다.


서서히 이 곳 사람들의 장점을 이해해가는데 

해프닝 하나가 벌어진다.

주고 받고 이해하는 순환에 대한 기묘한 메시지인데

다 이야기하면 스포일 같으니 ..


마지막으로 마쓰리는 짚고 가고 싶다.

일본의 마쓰리는 무엇일까 늘 궁금했는데 그 과정 자체를 꽤 오래 보여주었다.

간단히 말해서 원초적 생산이다.

산 위의 나무는 수컷이 되고 이를 아래의 암컷에 내려보내는데 전체 과정은 자연의 생산을 상징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원초적 갈망을 담은 거대한 퍼포먼스다.

김해에는 가야의 시조 설화가 담긴 구지봉이 있었다.

낮은 봉우리에 놓인 길쭉한 모양의 아주 독특한 바위를 보았을 때의 심정과 매우 비슷했다.

한반도와 일본

가야와 일본

그렇게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니다.

고대 세계인들이 서로 이어짐은 문화,설화,생물 그리고 이런 의식에서도 유사하게 전개된다.


이야기로 돌아가면 

도시청년은 촌동네에 아주 잘 적응하게 되었다.

상당히 많은 사심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청년의 삶은 모험이었다.

다시 커다란 시야로 보면

세상에 필요 없는 일은 없다. 하나 하나 소중하고 오늘의 우리는 먼 옛날 선조들의 배려에 의함 그리고 더 크게는 자연의 배려를 통해 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큰 의식이 만들어지는 영화였다.


오늘의 청년실업의 돌파구를 위해서 좋은 메시지를 주는 영화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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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과 을의 나라 - 갑을관계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지배해왔는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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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이 천만을 넘었다.

빠른 템포의 전개, 호쾌한 액션, 권선징악의 주제. 
한편의 오락으로 꽤 괜찮은 작품이다.
하지만 작품성도 훌륭하냐 묻는다면 그건 물음표다.
차라리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이 더 훌륭하지 않냐고 반문하고 싶다. 하지만 그 영화는 흥행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 영화가 한반도에서 천만을 넘어갔다는 건 국민 다수의 공감을 끌어냈다고 인정해야 한다.
영화에는 현실도 보이고 비현실도 보인다.
주인공이 아무리 맞아도 절대로 죽지 않는 건 비현실이다. 한편의 끝까지 주인공은 쉽게 죽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의 곳곳에는 현실이 담겨 있다.
어디서 본듯한 뉴스들이 나타난다.
항의하는 사람을 패고 돈으로 뿌려준 재벌의 모습. 
돈앞에서 굽신거리는 사람들.
그리고 다단계 하도급에 짓눌린 말단 트럭운전사 등.
현실을 녹였기에 영화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권선징악의 액션을 등장시켰기에 짓눌린 감정의 해소 역할을 해낸다.
현실적이기도 하고 비현실적이기도 한 것이 영화다.

이 대목에서 잠시 한국과 미국의 영화 주인공을 비교해보았다.
한국에는 미국에 많은 OO맨이 없다.
슈퍼맨,스파이더맨,배트맨.
뉴욕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수많은 초능력을 가진 구원자는 한국에 잘 없다.
아마도 기독교가 가진 메시아라는 존재가 영화적으로 투영된 것이 소위 OO맨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 영화의 주인공과 비슷한 인물은 차라리 <다이하드>의 시골경찰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보통 시골경찰, 사회의 승자는 아닌 그런 존재가 구원자가 되는 설정 이것이 더 새롭다.

그럼 정말 말단경찰은 사회를 구원할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절대로 절대로 없다.
그러니까 영화지라는 지적 당연히 나온다. 그게 맞다.

사회의 문제를 현실에서 접근하는 방법을 리얼리즘이라고 하고, OO맨을 등장시켜 해결하는 건 초현실주의라고 한다면, 
말단경찰이 주인공인 건 어떠한 시츄에이션일까?
문제는 존재하지고 해법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방법은 없는 그런 상태의 사람들이 많은 상황아닐까?

영화는 영화지만, 영화의 배경은 한국사회다.
작품성으로는 물음을 받을 수 있는 영화가 천만을 넘은 것과 포개지는 뉴스가 더 있다.
바로 땅콩회항이다.
영화가 통상 2년 정도는 기획과 제작이 걸리는데 이 영화를 처음 만들려고 했을 때 땅콩이 터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참 운도 좋다.
길게 보면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 트렌드에는 바로 강준만의 작품, <갑과을의 나라>가 있다.
갑이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사회에 대해 분노를 잃지 말 것을 요구하는 자가 강준만이다.

영화는 잠시 우리의 감정을 위로해준다. 하지만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 있게 마련이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현실에 돌아와서 차분히 한걸음 한걸음 힘든 싸움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진정한 진보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지 경찰의 주먹질 몇 번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공감은 위로이지만 그것만으로는 해법이 되지 못한다.

멘토들이 우르르 솟았다가 사라져버린 시대가 그렇다.

현실을 비현실적으로 만들려면 과감함에 더해서 현실을 뛰어넘는 상상력과 문제해결력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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