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반란 - 디플레이션 시대의 공동체 생존 전략, 대안화폐
문진수 지음 / 북돋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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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는 온통 돈 이야기 뿐이었다.

양적완화,채권,그리스위기 등 

돈 이야기는 신문을 가득 채웠다.

아마 은행에 돈이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정부의 의도였나 보다.

돈이 넘치는 것이 좋은지, 부족한 것이 좋은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쉬지 않고 계속되었다.

이때쯤이면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주어질만하다.

실제로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의 선풍적 인기는 종이돈에 대한 불신을 반영한다.

돈은 어떤 모습을 할 수 있을까? 왜 만들어졌을까? 대안은 없는가?

이 책은 <대안화폐>를 주제로 한다.

대안화폐는 역사적으로 대공황 직후 오스트리아의 한지방 소도시에서 나와 1년간 성공적으로 운영되었다고 한다.

결국 정부의 압력으로 무너졌지만 지금도 유럽을 비롯해 대안공동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유럽에는 곳곳에 대안화폐가 있다. 아주 많은 것은 아니고 아주 활용범위가 넓은 것도 아니다. 

지방정부의 후원, 사회적경제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 기타 특수한 목적 등이 성공을 부추기는 요인들이다.

반면 지리적제한, 사용처의 제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는 대안화폐의 한계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전망은 밝다고 볼 수 있을까?

운영상 한계는 신기술의 등장에 의해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될 수 있다고 본다.


사회에 들어가지 못한 청년들, 사회에서 막 나온 장노년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둘다 연결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화폐는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

브라질의 교육대안화폐 사례는 상당히 시사점이 많았다.

자기가 받은 쿠폰으로 보다 상위의 학생에게 배울 수 있고 이것이 모이면 나중에 정부가 대학등록금으로도 받아준다고 한다.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해보자.

돈이란 과거와 미래를 잇는 다리라고 한다.

아담 스미스와 케인즈의 말이다.

새로운 다리가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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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
이덕일 지음 / 만권당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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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논쟁이 뜨겁다.

집권당은 역사를 하나로 만들겠다고 하고 학계의 반발은 거세다.


예전에 일본에서 비슷한 논란을 보았다.

일본의 사회당 계열이 장악한 교단에서 국정화 시도에 대해서 반발했다.

주로 조선침략을 한반도진출 등으로 표현하고 정신대를 삭제하려는 우익의 시도였다.

그 당시 한국에서는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면서 교단의 노력에는 찬사를 보냈다.


약간 뒤집으면 같은 현상이 한국에도 발생하는 것 아닌가?

일본의 우익과 현재의 보수정권도 비슷한 행태가 아닐까?


역사는 과연 하나로 배울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를 가져보게 된다.


나의 탐방 경험 하나를 회상해본다.

고령의 대가야 박물관과 김해의 가야박물관을 갔던 경험이다.

가야의 창건신화는 고구려와는 다른 모습이다.

어쩄든 수로왕이 등장하자 6부가 맞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대가야는 달랐다.

가야산의 신령이 두 형제 즉 고령과 김해를 각각 세웠다는 이야기다.


신화는 이런 식이다.

우리가 역사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당시에는 신화를 만들어 그것만 주입시키려고 한다.

진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믿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의 국사라는 개념도 그렇다.

하나를 믿으라고 하지만 사실 역사는 하나로 정리하기에는 무척 벅찬 과정이다.


한국의 역사의 위상을 놓고 몇 마디 더해보고 싶다.

무척이나 재미없던 한국사 공부를 마치고 사회를 나오게 되면 사뭇 다른 역사를 만난다.

여기 이덕일 소장님의 여러 작품들은 생소하지만 때로는 통쾌한 어떨때는 과연 그럴까 하고 갸우뚱하며 반박도 해보게 되는 자유로운 역사를 전개한다.

그런 역사는 불필요한 것인가?


과거를 수시로 묻고 새로운 이해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다양성은 매우 소중하다.


즉 역사적 이해를 가진 사람과 과거를 하나로만 알고 당연시 여기는 사람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힘에서 차이가 무척 크다.

아마 그렇게 역사가 중요하다는 걸 최근에 깨달은 기업들이 역사공부를 입사시험에 강조한다.


가만 보면 이것도 웃긴 일이다.

차라리 대학의 인문학 특히 역사학을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을 다른 전형을 통해서 뽑아주면 안되나? 뿌리인 학문은 고사하고 있다. 왜냐면 인구론이라고 인문대 90%가 실업자라고 하니, 대학을 가자마자 경영학 부전공하느라 난리다. 

듀얼 전공 말은 좋다만 결국 하나도 아주 잘 하는 사람은 없고 고만고만한 견문만 넓힌 사람이 나온다.

그러느니 차라리 역사전공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더 좋은 일 아닐까?


한국의 역사인식이 재미없고 인문학이 홰외에 경쟁력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게 된 근본 원인이 바로 권력과 기업의 역사에 대한 몰이해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시대는 그런 왜소한 자국중심의 신화 주입이 더 지속하기 어렵게 가고 있다.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가고 있고, 앞에는 통일이 기다리고 있고, 세계와 FTA를 맺으며 세계화에 대비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 상황을 근대로 넘어오며 만든 신화 하나 붙들고 돌진앞으로 하자는 게 무슨 우스은 꼴인가.


내가 가야박물관에서 바보였구나 하며 깨우쳤던 것 알려주려 위정자들을 고령과 김해에 보내야 하는지 참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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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버드맨 - 아웃케이스 없음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에드워드 노튼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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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호작이다. 

비디오로 보면서도 놓기 어려웠다.


영화에서는 

두 가지가 여러차례 포개어진다.


먼저 영화 속의 연극이 흘러간다.

주연은 한물간 영화배우로 연극이라는 새로운 장에 자신을 걸었다.

돈은 없고 배우들은 속 썩이면서 제대로 되는 일은 별로 없다.

그렇게 연극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영화는 쭉 비추어준다.


두번째 포개짐은 배우의 내면이다.

어려울 때 수시로 또 하나의 목소리가 들린다.

무거운 목소리로 직설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남인가 하지만 결국 찾아보니 자신안에 있는 또 하나의 마음이다.


세번째 포개짐은 현실의 인간과 비현실의 인간이다.

현실의 인간은 작은 공간에 갇혀서 고민하지만

비현실의 인간은 버드맨이라는 이름 답게 하늘을 나는 자유를 누린다.


왜 이럴까 묻는다면 주인공은 내가 바로 영화배우잖아라고 답할 것 같다.

카메라 앞에서는 가면을 써야 하는 이중적 존재로서의 삶이 자기 안에 또 하나의 자기를 만들었다. 밖에서는 무한한 자유를 누리기에 하늘을 나는 꿈을 꾸지만 거울 속 진실의 순간은 매우 다르다.


카메라 앞에서 대중의 찬사를 누렸던 이들이 밤잠 잘 때는 노이로제를 이기기 위해 무척이나 고통스럽다고 한다.

그렇기에 더욱 자기 아닌 것을 추구하다 보니 분열은 심해질 수 밖에 없다.

더해서 그는 이상을 지극히 높은 곳으로 추구하는 이카루스의 운명을 가지고 있다.

버드맨이라는 말 자체가 그런 상징 아닌가?

사람이 날고 싶어서 버드의 날개를 붙였지만 언제 떨어질까 하는 조마조마함을 안고 살개 된다.

무릇 꿈꾸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추락의 운명이 그렇다.

어느 소설에 나오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라는 문장과 뉘앙스가 비슷하리라.


현대인들이 가진 존재의 고민, 

이를 극대화하여 가진 존재로서의 주인공의 모습은 

그래서 관객의 애틋함을 받아가며 수작으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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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획자들 - 불가능한 시장을 만들어낸 사람들
서영교 지음 / 글항아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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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에 전쟁은 끊이지 않는다.

세계대전이 사라지고 냉전이 끝났지만 인간은 테러와 IS 같은 작은 전쟁들에 시달리고 있다.

왜 전쟁은 쉼이 없어야 하는가?

저자는 질문을 한국사의 위대한 정복자 광개토대왕의 삶을 보면서 바꾸어 보았다.

대왕은 무슨 돈으로 이 전쟁을 수행했을까?

 

저자의 서술을 종합해보면

대왕은 좋은 파트너인 유목민을 구한 연합전술을 구사해서 막강한 기병력을 확보했다.

유목민을 쉽게 공략해서 자원을 확보하고 다시 여기서 얻은 힘으로 남쪽 백제를 공격해 한강유역의 자원을 획득했다. 즉 공략 수순이 뛰어났다.

마지막으로 인적자원을 매우 중시했다. 고구려가 무너뜨린 낙랑은 뛰어난 문화를 가지고 있어 고구려의 힘을 한단계 이상 올려세웠다. 이들을 보복이나 차별하지 않고 끌어안고 간 포용정책이 훌륭했다.

 

대왕이 사업은 투입대비 효율을 극대화하는 현대의 비즈니스와 맥이 통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얻은 인식을 확대해나간다.

고와 금, 동과 서.

넓은 지평에 들어오는 역사적 사건들을 하나씩 짝을 지어 독자에게 선보인다.

현대에서도 아프리카에서는 국가가 약한 덕분에 쿠데타와 같은 전쟁 음모가 발생한다. 이는 먼 옛날 동로마 제국과 돌궐이 실크로드의 직교역로를 만들려고 페르시아와 벌인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이 전쟁을 사주한 이 즉 전쟁기획자는 소그드인 출신 대상인이었다.

 

인간의 행위의 목적으로 돈을 놓고 수행을 하는 힘으로서도 돈을 분석하는 기법은 매우 꽤 설득력있다.

과거의 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이 방식으로 더 잘 설명된다.

그러한 예로 저자는 장보고 무역의 실체, 고려와 거란의 전쟁, 원나라 시절 충혜왕이 벌인 무역 등을 든다.

하나 하나 신선하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이라 역사 공부의 안목을 많이 넓혔다.

 

하지만 돈이란 꼭 좋은 것일까?

톤유크의 비문에는 후손들이 비단옷을 입고 기와집에 살면 종말이 다가온다는 점을 경계시켰다.

그럼에도 유목민들은 중국에서 거둔 비단들에 환호했고 쾌락을 누렸지만 잠시 뒤에는 어김없이 국가는 몰락해버렸다.

돈은 생김새대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그렇게 수많은 제국들이 오르고 내려감을 보여준다.

달러로 쌓은 미국이라는 제국도 영원할까 하는 물음을 오래 가져가도록 독자에게 권유한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돈 역시 쉬운 일은 아니고 돈 앞에 전쟁자가 붙는 책 <화폐전쟁>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실과 닿아 있는 가르침이라 섬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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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전쟁의 나라 - 7백 년의 동업과 경쟁
서영교 지음 / 글항아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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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를 소상히 이해시켜주는 수작이다.

국가운영과 전쟁 측면에서 새로운 접근을 해서 이해하고 이를 통해 700년 역사를 살펴본다.

고주몽과 함께 나라만든이들은 수렵민이었고 주변의 유목,농경민들을 복속시켜 거대한 공동체를 만들었다.

특히 유목민들과의 관계가 중요했다.

유목민인 선비는 이웃하고 있어 때로는 동업자로 중국을 공동침공했고 반대로 선비가 복속되었을 때는 중국의 지휘를 받은 이들의 공략에 시달려야 했다.

선비가 점점 커져 거대한 국가를 이루었을 때는 고구려에게도 위기였다.

함경도,간도까지 쫓겨갔던 동천왕, 행차 중 습격 당해 포로가 될 뻔했던 봉상왕 등 위기 이야기는 많다.

하지만 고구려도 만만치 않은 나라였다.

주변민족들의 속성을 이해하고 유목민과는 공생공존을 추구하여 이들이 필요한 식량과 자원을 주고 전쟁에서는 도움을 받았다.

저자의 통찰은 고구려가 하나의 정체나 이념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 민족별로 고유한 특성을 잘 보존하고 있다가 강점을 고대로 활용시킨 제국의 마인드를 가졌다고 분석해냈다.

무려 700년을 만주와 한반도 북반의 거대한 땅을 영위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국가경영 원리에 있다고 본 것이다.

고구려의 외교술에 대해서도 칭찬을 많이 한다.

고구려가 힘들게 수당 전쟁을 하는 과정에서도 사절들은 북방을 달렸다.

안시성이 함락 직전 까지 몰렸을 때 설연타라는 부족을 자극하여 당을 공격하게 만들어서 당태종을 회군시켰다.

방효태의 13군을 몰살시킨 것도 돌궐의 습격 덕분이다.


저자의 회고를 보면 엄청난 전쟁사 매니아로 보인다.

각종 자료 동영상 등 저자가 참조한 내용도 많다.

그러다 보니 구체적인 전쟁기술에 대해서 남과 다르게 서술해낼 수 있었다.

고대 전쟁을 단순하게 창으로 찌르고 활쏘고 말달리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조직과 무기가 단순해지면 전략도 단순해진다.

반면 문명은 적의 강점을 역으로 활용하는 지략을 발휘할 수 있다.

말을 막기 위한 장창대 등의 전술이 그렇게 나왔다.


당은 복합국가였다.

수에서 시작한 국가는 유목제국과 혼합된 성격을 가졌고 덕분에 오히려 개방성을 가졌다.

그래서 이들은 농경과 유목 모두를 잘 다루어 효과를 극대화시키려고 했다.

이런 성격을 가진 유사한 존재가 동쪽의 고구려였고 그런 점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간주하게 된다.

신라를 남기면서도 고구려는 필히 없애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 때 고구려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귀족들의 파벌,노쇠화가 이루어져 연개소문의 독재를 통해 잠시 힘이 모이지만 결국 무너지고 만다.


역사는 글을 넘어 박물관에서 실물을 보고 현지를 오가며 지리적 공간을 느끼고 더 해서 저자와 같이 깊은 역사적 탐구가 담긴 책을 읽어가며 한걸음 한걸음 꺠우침이 커지게 된다.

그냥 홀로 보거나 사극에만 머물러서는 제대로 된 역사이해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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