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의 사나이
한원태 지음 / 다산북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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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품질에 관한 말콤 볼드리지 상을 수상한 사람이 명문 기업이 아니라 호텔 청소부라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미국에서는 이런 예들이 꽤 많다. 말단 직원이라고 해도 개선노력을 기울이고 조직에 기여하면 발탁인사를 한다. 얼마전 죽은 맥도날드 사장도 아르바이트 생으로 시작해서 CEO까지 올랐다고 한다. 반면 한국은 상당히 막혀있는 사회다. 300억의 예금이 저자를 보고 몰려왔지만 그를 정직원으로 만들기 위해서 지점장이 몸소 사장 집앞까지 가서 땅바닥에 머리를 대고 빌어야 했다.

저자의 성공의 핵심은 매우 단순하다. 주변에 친절했고 한걸음 나아가 봉사하려고 노력했다. 한국 사람이 정이 많다보니 벽으로 느껴졌던 고객과 청원경찰이라는 관계를 넘어 돈을 맡길 정도의 믿음으로 발전했다. 그렇게 되기 위해 저자는 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잘 이해안되는 숫자로 된 금융상품을 분석해서 고객에게 이해시켰다. 이를 위해 안 가르쳐주려고 구박하는 직원들에게 머리 숙이며 한줄 한줄 배워나갔다.
서비스의 핵심은 역시 기억력이다. 이를 위해 노트 하나에 오고 가는 고객들의 특성과 관심사항을 모두 메모해서 대응한 점도 포인트다.

이 책이 성공을 위한 놀라운 비법을 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내용도 매우 짧아 금방 훌쩍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진리는 어쩌면 평범한 것, 작은 것에 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실천이다. 별로 배운 것도 없는 나이든 보통사람이 이만큼 큰일을 이룩할 수 있었다는 점이 많은 자극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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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는 하나다
이학영.조주현.현승윤 지음 / 거름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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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 보는 안목을 높여줄 수 있는 괜찮은 기획서다. 세사람이 나누어 쓰다 보니 중복되거나 약간씩 엇갈리는 내용이 있어서 조금 거슬리지만 전반적으로 쉽고 다양한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경제기사 읽기는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별히 뛰어난 정보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경제신문 만큼 훌륭한 정보원은 없을 것이다. 
뉴스를 잘 활용한 사례로 이토추 상사의 석유 매수, 금매도 등과 소로스의 영국 파운드화 공격 등을 들고 있다. 이토추 상사의 경우 주인공이 워낙 유명한 인물이고 한국에도 방문해서 종합상사 만들도록 권했고 덕분에 많은 상사들이 생겨났다고 한다. 특히 자민당에 한국에 협력할 것을 자주 요구한 인물이다.
반면 소로스의 경우는 이 책에 나온 것처럼 기사 하나만 보고 투자에 나선 것은 아니다. 소로스라는 인물이 헝가리에서 나서  독일의 통치를 받았고 영국에서 공부하고 미국으로 건너온 매우 다국적 경력을 가졌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매우 뛰어난 애널리스트로 일했는데 그때 유럽은 그의 전공분야 였다. 그러한 배경 없이 기사 한줄 읽고 투자에 나선 것처럼 되어 있는 점은 유감이다.
그린스펀이 뉴욕시의 쓰레기 양을 가지고 소비동향을 파악한다는 것도 잘 알려진 일화지만 약간의 과장이 있다.  그린스펀은 잭 웰치의 협력을 받아 GE의 각종 제품 판매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본다고 한다. 정식 통계가 나오기 전에 민간기업의 생생한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신문을 열심히 보는 것은 중요하지만 신문에만 의존하는 것은 잘 못이다. 이는 이상건의 책에 잘 나온다. 신문기자는 부자들을 만나는 사람이지 부자가 아니다. 경제정책을 휘두르는 사람을 만나지만 그들이 경제정책을 휘두를 수는 없다. 이런 한계를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경제의 흐름과 사회의 변화를 읽어내는 경지에 다다들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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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소가 온다 - 광고는 죽었다
세스 고딘 지음, 이주형 외 옮김 / 재인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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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읽고 제일 먼저 책과 책이 대화한다는 격언이 떠올랐다.
서양의 고전들은 고전들끼리 대화하면서 한층한층씩 지식의 탑을 올려갔다.
이 책도 자기 보다 먼저 나온 해당분야의 고전들로 <캐즘마케팅>과 <1:1 마케팅> 등의 힘을 빌렸음을 이야기한다. 특히 캐즘마케팅의 저자는 벤처캐피털의 대표 경력을 가지고 있고 많은 벤처들에게 컨설팅을 해왔다. 요지는 물론 캐즘을 넘어서라는 것이다. 아울러 <고릴라 게임>이라는 투자 관련서도 있는데 꽤 유익한 책이다.

책의 내용을 읽으며 한국에서 보라빛 소 이론이 적용될 수 있는 가장 좋은 예는 무엇일까 생각했다. 내가 내린 답은 싸이월드다. 처음 소수의 사용자로부터 출발해서 괜찮은 물건이라는 평판을 받고 이걸 주변에 자발적으로 사용자들이 전파시켰고 - 고딘의 아이디어 바이러스 처럼 - 거의 마케팅 비용 없이 순식간에 네티즌 대부분을 석권해버렸다. 다른 나라에도 유래가 없는 리마커블한 제품으로 통념적인 마케팅 없이 여러 사용자층을 모두 수용해나갔다는 것으로 보면 고딘의 이론과 가장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중간에 캐즘이 있었고 - 사용자가 늘어나는데 업그레이드할 서버 비용이 없어서 - 덕분에 회사를 벤처캐피탈을 거쳐 대기업에 파느라고 만든 사람들이 생각만큼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 - 네이버나 다음에 비해서 -
하지만 서비스는 성공해서 내주변의 코묻은 돈까지 쓸어간다.

고딘의 이론이 잘 적중하려면 커뮤니케이션이 쌍방향이 되어서 사용자들 스스로 주변에게 아이디어내지 소감을 자유자재로 전파하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한국은 휴대폰과 인터넷으로 엄청나게 다량의 정보가 오가게 되었다. 또 나서기를 좋아한다. 참견하기도 좋아하고.
비록 지금은 가라앉았지만 아이러브스쿨,프리챌 등도 좋은 얘고 현재 성공한 옥션이나 메가스터디도 비슷한 구조다. 기타 레드 망고, 더 페이스 샵,미샤  같은 서비스도 유사하다.

또 고딘 이론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레인컴의 양덕준 사장은 강연마다 수차례 이 책을 언급한다. 자신의 제품인 아이리버가 가장 지향하는 게 바로 보라빛 소라고. 실제 책에는 애플의 아이포드가 나오지만 유사한 개념이다.

만약 제품이 리마커블하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오늘 노무현이 임명한 교육부장관이 사퇴하던데 이것도 좋은 얘가 될 것 같다.

이런 사례들을 보아도 한국에서 마케팅 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훨씬 더 피곤해질 것이다. 반면 정말 보라빛 소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의 똑똑한 소비자들속에서 큰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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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회인가 위협인가 - 상해총영사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중국 비즈니스 성공전략
신국호 지음 / 종합출판(EnG)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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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 대한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주로 기자가 들은 이야기를 쓰거나 사업가들이 개인 경험을 늘어놓은 것이 많다. 이런 책들의 약점은 사물의 일부를 얕게 다룬다는 점이다. 반면 이 책은 외교관이라는 공직에서 관련된 분야 거의 전반을 소화해서 집어넣었다. 교과서적으로 접근해서 한눈에 확들어오는 삼빡함은 부족하게 느껴져도 골고루 차분한 어조로 다루어서 내용에 신뢰가 간다.

중국부동산 투자가 열풍이라고 하는데 저자의 충고는 조심하라다. 중국의 수요가 급증하는 것 만큼이나 땅이 넓어 공급도 급증할 수 있다고 한다. 서울의 주변은 산으로 막혔지만 중국의 경우 대부분 넓은 대지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 회원권 투자도 한 때 기승이었지만 세금 문제로 손실 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식의 지적은 역시 현지에서 오래 생활하고 많은 분란을 조정해본 경험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하나의 공동체로 뭉치고 북미,아세안 등 각종 공동체가 생겨나는 요즈음 중,일 양국 사이에 끼어 외롭게 고투하는 현체제 보다는 중국과 잘 협력해서 땅과 인구의 부족함을 딛고 시장을 늘려나가는 전략을 가져가라는게 저자의 최종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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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 속으로 - 성장 신화는 끝났다
홍성국 지음 / 이콘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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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대해 우려들이 많다. 음식점 주인들이 솥 내던지는 시위를 하고 여당 정치인들이 시장에 나가면 욕만 한바가지 듣고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안나간다. 이런 분위기가 언제 끝날지는 아직 잘 모른다. 정권이나 정부의 정책이 바뀌면 금방 분위기가 바뀔지 아니면 일본처럼 오래 지속될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된다. 집과 땅은 결국 오른다며 수십년간의 경험을 놓고 입에 침튀기며 빚내서라도 사라고 윽박지르는 사람도 있다.

홍성국 본부장(대우증권 리서치)은 이 책에서 과감하게 기존의 사고 방식을 버리라고 주장한다. 현재의 불황은 보다 큰 디플레이션 흐름의 한 측면이고 이는 오랜기간 지속된다는 것이다. 외형적 모습을 저금리,저투자,저물가,저성장,고실업으로 정리한다. 이렇게 되는 동인은 과학기술의 발달,이데올로기 시대의 마감, 세계화, 특히 인구의 감소 등이라고 한다. 이 거대한 흐름을 거부하기 보다는 여기에 적응해서 연착륙을 유도하는 쪽이 훨씬 현명하다는 것이다.

저자가 다방면에서 꽤 많은 책을 읽었다는 점은 책뒤의 참고문헌의 길이나 책 곳곳에서 인용된 대가들의 말에서 잘 확인할 수 있다. 저자 자신이 겸손하게 표현한대로 짜집기 스타일이지만 사회현상을 거의 대부분 포괄해서 하나의 시각으로 묶어내었다는 점이 놀랍다. 이 작업을 하게된 동기는 경제현장에서 항상 미래를 내다보아야 하는 리서치센터 장으로서 기존의 미래학자들의 저술이 각각 자기 분야에 치우쳐서 설명력이 떨어졌다는데 있다고 한다. 저자는 미래학자들이 인문적 토대가 부족하다는 점도 언급하지만 나는 동의하지는 않는다. 다니엘 벨 하나만 얘로 들어도 그의 저작에는 멀리 호머에서 가깝게 괴테,톨스토이 등 전시대의 고전들을 자유자재로 인용하고 있다. 책을 두루 읽는 입장에서 볼 때 아직 한국에서 다니엘 벨 정도로 넓고 깊은 인식을 보여주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이 책이 미래학의 관점에서 가까운 장래를 대비하는데 도움을 줄 목적이라면 한가지가 빠졌다. 바로 한민족의 통일이다. 현재의 북한정권의 수명은 사실 얼마 남지 않았다. 지구상에서 공산주의는 일순간에 사라졌고 현재 공산당이 집권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의 실제 사회경제는 공산주의는 아니다. 쿠바와 단 둘이 외롭게 남아있는 북한의 체제가 지금처럼 장기간 유지될 수는 결코 없다.

관련해서 한국사람들의 준비가 얼마나 허술한지 하나의 예를 들겠다. 동구권 사회주의가 무너지기 직전에 나는 대학에서 독일사 강의를 듣고 있었다. 교수님의 마지막 말씀은 아마 독일이 통일되었던 기간이 하나의 에피소드로 남지 않을까 하면서 통일에 대한 전망에 부정적이었다. 그리고 채 1-2년이 되지 못해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한국 사학계에서 상당한 권위를 가진 분의 전망도 결국 요수준이었다. 반면 미국의 헤지펀드 대부 조지 소로스는 이 시점에서 동구권에 대한 그의 자유주의 보급 활동을 하다가 퍼득 공산주의가 곧 무너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투자계획을 수정했다고 한다. 유럽의 투자가 코스톨라니는 이 시점에서 러시아의 자본주의 복귀를 예상하고 멀리 제정러시아가 발행한 채권을 액면의 극히 일부분에 달하는 헐값에 사들였고 이는 수만배의 대박을 일으켰다. 조그마한 변방의 나라가 가지는 한계는 이런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멀리 보고 넓게 보는 혜안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변방에서는 자기 영역에만 머무는 경우들이 많다.

당장 통일이 되면 무슨 일이 발생할까? 싼인력과 싼토지가 공급된다면 굳이 좁은 땅에 몰려 살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일종의 디플레이션이다. 반면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정부는 고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다. 이쪽은 인플레이션이다. 하지만 어느 쪽도 한민족으로 바로 통합되어서는 지금 남한의 경제조차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해야 한다. 돈없는 남녀 수백만이 몰려온다면 남한의 대도시는 매우 빠른 속도로 슬럼화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래를 내다보고 오랫동안 준비를 해야 한다. 100조가 들어도 수도를 남쪽으로 옮겨야 하고 연금도 동원해서 돈안되는 SOC 한다고 설치지 말고 남과 북이 합쳐서 인구가 막대한 중국과 기술이 硫는 일본 사이에 생존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시간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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