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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을 버려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 - 아이의 몸과 마음을 망치는 '장난감 중독'에 관한 충격 보고서 ㅣ 굿 페어런츠 시리즈 7
이병용 지음 / 살림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한 권 샀는데, 이 책이 함께 왔다.
그냥 사은품인가 보다 하고 읽었는데, 내용이 아주 좋다.
KBS PD가 개인적으로 장난감을 좋아해서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장난감 중독, 올바른 장난감 사용 등으로 기획방향을 바꾸고
TV에 방영을 하였는데 내용이 아주 좋아서 결국 방송 상 까지 수상했나보다..
이 책은 그 과정과 내용을 정리해서 담고 있다.
주된 내용은 부모가 아이에게 건네주는 장난감
아이가 사달라고 조르는 그 장난감이
아이에겐 모르는 사이 독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장난감 자체가 잘못 되었다기 보다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없이
홀로 장난감을 익숙하게 가지고 놀게끔 방치하고
결국 장난감 없는 곳에서는 제대로 놀줄 모르게 되는 것을
부모들은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 더 문제인것 같다.
보통의 경우..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장난감이 꽤 많다.
책에도 적혀 있다 시피 엄마가 사주는 장난감은 "교육적 장난감"이 많고
아빠는 "유희용 장난감"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교육용이건 유희용이건 아이 혼자 가지고 노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성장에 있어 정서적, 사회적, 인지적으로 방해일 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외국의 사례와 국내 시범적 유치원 몇군데가 소개되어있다.
장난감이 없을 때 아이들의 반응과 놀이는 무엇인지..
주변의 사물을 가지고 자연을 벗삼아 상당히 창의적인 놀이를 하고 있다.
특히 외국의 사례는.. 한숨이 나올만큼 부럽기 까지 하다.
종합해 보면.. 장난감의 존재유무보다는..
어른들의 관심이 더 큰 관건같다.
장난감이 있어도 상호작용이 일어날 경우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대게는 장난감을 주면 아이들이 잘 노니, 내버려 두게 되고..
그 뒤에 이어지는 여파가 크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더 문제같다.
아이들은 나홀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에 익숙해질 뿐이고..
그리고 계속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닌
소유.. 즉 수집에 대한 욕구만이 더 커지고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 끼리 함께 있는 공간에 장난감이 있을 경우
함께 노는 법을 모르고 장난감 자체만 관심을 가져서 아이들이 각자 놀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잠시 안도를 한 점은..우리집의 환경이다.
시댁과 위아래 살면서 내가 퇴근하기 전 우리 아이는 윗층 시댁에 있고
내가 퇴근한 후인 늦은 저녁이후는 아래층 우리집에 우리 아이가 온다.
시댁에는 장난감이 있다. 사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선물로 받은 것 말고 우리 아이에게
장난감이라고 제대로 사준 것이 거의 없다. 아주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손꼽을 정도로만 사줬었다.
물론 선물로 들어 온 것이 있기는 한데 내가 안사줘 버릇해서 그런지, 아이도 사달라고 한 적이 없어서 그런지..
장난감 때문에 실랭이 한 적이 없었다. 다른 남자아이들이 자동차를 가지고 놀 나이인 3살때
레고 중고를 물려 받아 레고에 거의 빠져 살아서 다른 장난감에 더 관심이 없었는지 모른다.
어찌되었건 이 책에 따르면 레고도 장난감의 종류로 보고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우리집에 장난감을 둔 적이 없다. 단 한개도...
단 책으로 된 토이북은 허용했다.
아이 입장에서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싶으면 반드시 윗층으로 가서 놀아야지, 우리집에 가지고 올 수가 없었다.
내가 그리 한 이유는.. 퇴근하고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상당히 짧은데 그 시간을 장난감에게 빼앗기기 싫어서 였다.
레고블럭의 경우 지능개발에 좋다고 하지만, 그 조차도 우리집엔 두지 못하게 해서 그 당시 오밤중에 할머니 집에 가자고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5살인 지금까지 대부분의 경우 우리집에는 아이의 장난감은 하나도 없었는데, 그렇다고 아이가 심심해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대신 주변의 모든 물건이 아이 장난감이었다.
책을 가지고 놀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무언가를 만들거나.. 뛰어 놀거나를 하는데 전혀 지루해 하지 않았다.
우산을 펴서 이불을 덮어 준 적이 있는데 한달간 밤마다 우산을 펴서 기지 놀이를 한 적이 있고..
각종 박스가 있으면 거기다 이것저것 어설픈 솜씨로 무언가를 붙여서 자신만의 놀이감을 만들어 같이 놀기도 했다.
요즘은 식탁이 배로 변신해 있는 중이다.
각종 폐품들이 배의 조정실로 변신해서 식탁은 배 조정실이 되어 있고
식탁 아래는 빈 페트병과 빨대가 연결되어 엔진이 되어 있었다.
나의 역할은.. 만드는 동안 질문하고, 만들 동안 기다려 주고.. 다 만들고 나면 설명듣고..
그리고 손님이 되어 주면 되는데 솔직히 신랑은 못견뎌 하고 있다.
덕분에 집이 항상 어질러져 있으니..
아이 눈에는 훌륭한 배지만, 어른의 눈에는 참기 어려운 광경이긴 하다.
하지만, 매일 같이 배는 모습이 바뀌고 있다.
약을 먹고 난 캡슐 껍질도 배 조정실의 버튼으로 쓰겠다고 가져가서 버튼이 추가 되기도 하고..
하드 먹고 난 나무막대도 버릴라손 치면 가져가서 기어로 바뀌어 있다.
둥근 배 포장지는 뒤집어서 위에 다이얼로 표시하고 있고..
각도기 자는 기름이 얼마나 남았는지 표시하는 화면이 되어 있다.
매일 같이 바뀌는 배를 보며 아이의 상상력에 감탄을 하면서 가끔 흥을 돋구어 주기도 한다.
"어, 이 배는 식당이 없어요?" 그러면 또 무언가 생각난 듯이 식탁 옆에 뭘 꾸미기도 하고..
물론 아이니까 장난감을 좋아한다.
얼마전 친구네 집에 갔는데 그 집 아이가 자고 있으니 좋아서 그 아이 장난감을 한동안 신나게 가지고 놀았다.
토마스 기차 set가 있어서 부럽기도 했을 테고 호기심도 나서 신나게 가지고 놀았는데..
집에 갈 때 별로 떼 쓰는 법없이 조금만 더 가지고 놀겠다고 약속하고 바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음날 토마스 기차 전에 가서 더 많은 장난감을 볼 때도 신나게 가지고 놀다가
막판에는 종이에다 관심있는 장난감 조정기를 그리더니 그 종이를 소중히 가지고 왔다.
낮동안은 여느 아이들과 다를바 없이 장난감을 가지고 신나게 놀기는 하지만...
단순히 아이와 이야기를 더 하고 싶은 내 욕심에 장난감이 없는 우리 집이 되었고...
하루 몇시간이라도 장난감없는 환경이 있게 한 것이..
이 책을 읽고보니 아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책이 하고자 하는 말은..
장난감이 있고 없고 보다는 사람들의 상호관계에 많은 촛점이 맞춰져 있고
자연을 접하게 하고 그 속에서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좋으며
집에서도 가족들이 동참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주장한다.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의 접촉..
역시 이 부분은 많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