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신간 중에 '오래된 새책'으로 눈길을 끄는 책은 롤랑 바르트의 <기호의 제국>(산책자, 2008)이다. 재출간된 책인 만큼 자세한 서평은 올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북페이지에서 자세한 소개를 읽을 수 있다. 이렇게 돼 있다.

롤랑 바르트의 『기호의 제국』을 다시 한국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이 책은 1997년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가 오래도록 절판된 상태로 ‘기호’로만 남아 있어, 적지 않은 인문 지성 독자들이 재발간을 기다려온 텍스트였다. 이번에 스키라 판(Skira, 1970)을 번역한 1997년 번역 판본에 더해 세이유 판(Seuil, 2005)의 몇 군데 수정사항을 반영해, 동일한 역자의 섬세한 재작업을 거쳐 새로운 한국 판본을 출간하게 되었다. 특히 이번 산책자 판 『기호의 제국』은 <산책자의 에쎄Essaie>라는 이름으로 이어질 ‘그윽한 사유와 새로운 비평이 담긴 지성 에세이 시리즈’의 첫 권으로써, 현대적 감수성으로 빚은 ‘텍스트의 즐거움’을 찾는 탐서가(산책자)들을 인도하는 ‘산책로 표지판’이기도 하다.

나는 이전 민음사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몇 군데 수정사항만 확인하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은 콘텐츠로만 읽는 것도 아니어서(e-book을 나는 즐기지 않는다) 막상 표지를 보면 견물생심이 된다. 비록 민음사판의 표지가 더 마음에 들지만(알라딘에 이미지가 없어서 리브로에서 가져왔다).

소개를 조금 더 따라가본다. "구조주의 시대의 도래를 예고한, 혁신적인 이론과 문체로 빛나는 현대 비평의 핵심 텍스트『기호의 제국』에서 바르트가 구성해낸 일본은 하나의 텍스트이며, 그는 “그곳에서 나는 여행객이나 방문객이 아니라 독자”라고 말한다. 그가 일본에서 읽고 있는 여러 문화 현상들은 간단한 사물이나 사건이 아니라 씌어진 텍스트다. 그것도 단순한 논리나 사건 중심으로 씌어진 것이 아니라 하이쿠처럼 언어를 통해 언어의 핵심에 이르려는, 몸짓으로서의 글쓰기를 통해 씌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일본 문화라는 텍스트에 대한 일종의 비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기호의 제국>은 일본이란 텍스트보다는 바르트란 텍스트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텍스트이다. 바르트에 대해서 말해주는 텍스트도 그 자신이 쓴 것을 포함해서 몇 권이 소개돼 있다. 역시나 절판된 자서전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강, 1997), 문학이론가 조너선 컬러의 <바르트>(시공사, 1999), 그리고 최근의 책으로 그레이엄 앨런의 <문제적 텍스트 롤랑 바르트>(앨피, 2006)가 '바르트 로드맵'으로 추천할 만하다.

얇은 책으론 트리포나스의 <바르트와 기호의 제국>(이제이북스, 2003)도 유용하다. 바르트라는 '기호의 제국'에 대한 1시간짜리 유람기이다. 그리고 '바르트 텍스트의 즐거움'을 직접 맛보고 싶다면 가장 '대중적인' 바르트 텍스트인 <사랑의 단상>(문학과지성사, 1991; 동문선, 2004)부터 집어드는 것이 안전하겠다...

08. 09. 21.

P.S. 바르트의 책을 검색해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은 한명숙 역의 <유행과 문자의상 체계>(경춘사, 1994)이다. 짐작엔 <모드의 체계>(동문선, 1998)와 같은 책이 아닌가 싶은데, 분량이 258쪽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완역은 아닌 듯싶다. 책은 바르트의 박사학위논문으로 씌어진 것이어서 가장 '딱딱하다'. 현재는 둘다 절판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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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혼 2008-09-21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운 [재]신간 소식이군요! "동일한 역자[들]의 섬세한 재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너무 궁금해서 책을 빨리 구입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로쟈 2008-09-22 16:39   좋아요 0 | URL
리뷰도 올려주시길.^^

열매 2008-09-21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내)'동일한 역자(들)의 섬세한 재작업'이란 말이 왠만해선 믿어지지 않으니 출판계에 대한 제나름의 불신이 심하긴 한가 봅니다.

재번역본이 나오면 무작위로 3~4군데 정도 펼쳐서 구판과 비교해보는데, 이때까지는 글자 한자 변한 케이스도 보지 못했습니다. 가격은 변화무쌍했지만요. 물론 개역때마다 (원전과도 무관해보일 정도로 변신하는) 임석진교수의 <정신현상학>같은 개역판은 드문 케이스일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저렇게 광고하는데 얼마나 개역되었는지 궁금하긴 합니다만,
영 구입버튼은 눌러지지 않을 것 같네요-..-;

람혼 2008-09-21 15:47   좋아요 0 | URL
실로 이심전심입니다... 임석진 선생이 저 <정신현상학> 번역에 '투신'하는 끊임없는 노력은 정말 보기 드문 경우죠("원전과도 무관해 보일 정도"라는 말에 잠시 웃었습니다^^ 한길사 판은 지식산업사 판보다 조금 더 '부드럽게' 의역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이고 또 헤겔 원문의 복잡한 복문들을 좀 더 끊어서 번역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임석진 선생의 번역은 한 저자를 오랜 세월 동안 만나고 또 그의 문장을 여러 시간 동안 옮겨올 때 갖게 되는 일종의 '동체화(同體化)'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호의 제국>의 재번역도ㅡ그러한 불신의 와중에서도ㅡ'최소한' 그런 개역이기를 바라는 마음 한 자락 담아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9-21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겔의 노동의 개념>지식산업사 도 저자의 프랑크푸르트 대학 학위논문인데 이을호,황태연 번역을 10년 뒤에 저자가 다시 직접 번역해 내놓는 걸 보니 성실하고 꼼꼼한 분인가 봐요.음...정신현상학 번역도 그랬군요.

로쟈 2008-09-22 16:40   좋아요 0 | URL
헤겔이 독일어로 번역되어야 한다면 임석진 번역의 헤겔도 한국어로 번역되어야 하다고 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9-22 22:24   좋아요 0 | URL
황태연 씨는 요즘 주역에 열중한 나머지 전공인 독일 사상은 소홀히 하시는 듯...

로쟈 2008-09-23 00:08   좋아요 0 | URL
현실정치에 발을 들여놓다 보니 '관념론'이라는 게 시시해졌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PhEAV 2008-09-22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의 역사 1: 앎의 의지』를 요즘 원전과 국역구판을 함께 읽고 있는데, 국역신판과 구판을 비교해보니, 한 부분이 나아졌다 싶으면, 다른 한 부분이 엉망이 되어있는 걸 보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헌책방에서 구한 『기호의 제국』 민음사판을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을 하게 되네요. -_-...
이렇게 불신하면서도 결국 또 책을 사게 될 것 같다는 이 중독자의 불안감 ㅠ,.ㅠ (저는 왜 하라는 공부를 하는게 아니라 책 수집만 하는지... 후덜덜;;)

로쟈 2008-09-22 16:40   좋아요 0 | URL
증상이 저랑 비슷한데요.^^;

람혼 2008-09-23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도착해서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Garabagne'에 대한 역자의 주석이었는데요, 보고나서 크게 웃어버렸습니다, 그 웃음의 의미는 참으로 다층적이고 복잡했었지만요...^^

로쟈 2008-09-23 22:16   좋아요 0 | URL
언젠가 페이퍼로 쓰셨죠?^^
 

교양과학서 독자라면 제목이 단박에 리처드 파인만의 자서전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 것이다. 우리말로 비튼 것도 아니고, 원래 제목이 그렇다. 새로 나온 아이작 뉴턴의 전기를 언급한 김에(http://blog.aladin.co.kr/mramor/2311334) 파인만의 이 베스트셀러에 대한 서평도 챙겨두도록 한다. 나는 아주 오래전 두 권으로 나오기 전 판본으로 읽었다. 최근 이 자서전은 파인만 서거 20주년 기념 특별판으로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와 <남이야 뭐라 하건!>을 합본한 <파인만!>(사이언스북스, 2008)으로 다시 출간됐다.   

경향신문(08. 09. 20) [자서전 읽기](6) 리처드 파인만의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파인만의 동료과학자 프리먼 다이슨은, 파인만이 모험과 우스개의 주인공으로만 알려지는 것이 영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축구로 치자면 개인기가 출중해 문지기마저 희롱하는 화려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골잡이로만 돋을새김된 면이 있다고 본 것이다. 프리먼 다이슨도 그런 점이 있음을 부인하지는 못한다. 파인만의 과학스타일은 빛나고 인상주의적이었던 바 “불투명한 미분 방정식이 아니라 투명한 그림으로 자연을 설명했고, 칠판을 가득 메운 비의적인 기호가 아니라 극적인 몸짓과 온갖 의성어를 동원해서 강연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의 과학정신은 보수성을 짙게 띠고 있었다고 프리먼 다이슨은 힘주어 말한다.

파인만은 물리학 분야에서 혁명적인 아이디어가 나타났을 적에 그것이 얼마나 멋지냐보다 얼마나 올바른 것이냐를 판단의 잣대로 내세웠다. 그 자신이 일순간의 놀라운 발명으로 과학의 새 지평을 열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세심하고 고된 과정을 거쳐 새로운 이론을 내놓았다. “그가 만든 것 중에서 서둘러 구축한 것은 하나도 없고, 이 모든 것들은 세월의 시험을 견디고 서 있다.”



하지만 파인만의 진중함과 진정성, 그리고 끈기를 동경해서 ‘파인만 씨, 농담도 잘 하시네!’(사이언스북스, 이하 ‘파인만!’)를 읽을 리는 없다. 결코 과학자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는 일화, 그러니까 과학자와 군사 전문가들이 한 데 모여 있는 데서 남의 금고를 열어젖히고, 죽음이 예고된 여성과 결혼하는 순애보를 남기고, 밴드에서 드럼을 치며 삶을 즐길 줄 알고, 바에서 만난 여성을 꼬드기려고 애썼다는 전설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에 흥미를 느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기행만 일삼았다면 무에 대단하겠느냐만, 그 와중에도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고 1986년에 일어난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의 폭발원인을 밝혀내 성가를 올린 출중한 학자였기에 그의 자서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이리라.

나는 ‘파인만!’을 읽으면서 대뜸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반복한다”라는 말을 떠올렸다. 그의 일대기를 보노라면 과학자들이 겪었음직한 성장과정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는 말이다. ‘이름 하여 천재과학자는 어떻게 태어날까?’라는 관점으로 이 책을 읽노라면 새로운 것을 깨우치게 된다.

먼저 아버지의 역할. 그의 아버지는 제복장사를 했다. 아내에게 만약 아들이 태어나면 과학자가 될 거라 했다니, 과학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던 모양이다. 파인만의 회고에 따르면 아버지는 그를 무릎에 앉혀놓고 백과사전을 읽어주곤 했다. 동화책이 아니라 백과사전을 읽어주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읽어주는 방식도 남달랐다. 공룡 항목에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나오고, “이 공룡은 키가 7~8m이며 머리 둘레가 2m 정도”라고 풀이되어 있었다. 이 구절을 읽고나서 아버지는 무슨 뜻인지 생각해보자 했다. 공룡이 만약 집앞 뜰에 서 있다면 책을 읽는 2층 창문에 닿을 만한 크기인데 머리가 커서 창문으로 들어올 수는 없겠다고 말해주었다. 딱딱한 내용을 실감나게 풀어 설명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흥미는 배가되었다. 아버지는 늘 예를 들어 설명하고 대화로 가르치려 했다. “강요나 억압은 전혀 없었고 단지 흥미롭고 사랑이 깃든 대화가 있을 뿐이었다.” 훗날 그가 명강의로 이름을 날리게 된 힘의 근원이 어디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모든 아버지는 스승이자 경쟁자이기도 한 법이다. 열세 살 적에 도서관에서 미적분학 책을 빌리려 하자 어린아이가 왜 이런 책을 보려 하느냐고 사서가 물었다. 아버지께서 보려 한다고 거짓말하고는 빌려와 혼자 공부했다. 아버지도 읽었는데, 복잡하다며 잘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은 비교적 쉽고 간단하다고 느꼈는데 말이다. 늘 가르침을 받아왔는데, 이제 가르쳐드릴 정도로 훌쩍 자라났다. ‘청출어람’은 이럴 때 쓰라고 사전에 있는 말이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유사한 내용이 장회익의 자서전 ‘공부도둑’에도 나온다. 그의 아버지는 초등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이다. 그럼에도 동료들이 ‘장 박사’라 부를 만큼 견실한 토목기술자로 살아갔다. 평소 수학과 물리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는 데다 꾸준히 관련학문을 공부해 온 덕이다. 장회익이 일찌감치 이들 과목에 흥미를 느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아버지가 여러 차례 미적분학을 혼자 힘으로는 공부해낼 수 없다고 실토한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러브의 ‘미적분학’을 읽고나서 눈을 떴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미적분을 이해했다며, 가르쳐드리겠노라 선언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설익은 지식을 아랑곳하지 않고 흔쾌히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무릇 이 땅의 아버지들은 스스로 물어보아야겠다. 다음 세대에게 지적 흥미와 자극을 주는 살아있는 교육을 하고 있는가라고. 그리고 기억해야겠다. 모든 것은 아버지한테 배우는 법이라는 것을.

두 번째는 어린이를 위한 과학자 위인전에 물릴 정도로 나오는 내용이다. 왕성한 지적 흥미를 이겨내지 못해 실험을 하다 사고를 겪는 일이 많다는 점이다. 개구쟁이에 익살꾼이었던 그가 남 보기에 아슬아슬한 일을 얼마나 자주 저질렀을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기껏 말했는데 친구들이 믿지 않으면 실제로 보여주겠다고 나섰다. 오줌이 중력으로 떨어진다고 우기는 친구에게 물구나무 서서 오줌 눌 수 있다며 실연을 해보였다. 코카콜라와 아스피린을 같이 먹으면 기절한다고 말한 친구가 있었다. 논쟁이 이상하게 발전해 무엇을 먼저 먹어야 하는지로 번졌다. 그래서 몸소 나섰다. 세 번 실험했는데, 아스피린 먼저 먹기, 둘 섞어먹기, 콜라 먼저 먹기. 결과는? 기절하는 것은 고사하고 잠이 안와 수학문제를 실컷 풀어보았단다. 동네 꼬마들을 대상으로 화학을 이용한 마술쇼를 한 적도 있다. 광대기질이 있는지라 인기를 끌었던 모양이다. 벤젠을 이용해 손에 불을 붙이고는 불이 났다고 호들갑을 떨며 쇼를 마쳤다고 한다. 친구들이 믿지 않자 재연을 해보였다. 이번에는 손에 화상을 입는 큰 사고가 났다. 이유인즉슨, 어릴 때와 달리 손등에 난 털이 심지 역할을 했던 것이다.

 

자서전의 백미라 할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에도 실험에 얽힌 이야기가 여럿 나온다. 그 가운데 인상적인 대목 하나. 형이 등산 가면서 실험실 열쇠를 맡겼다며 같이 가자고 친구가 찾아왔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다. 열 여섯살 때다. 둘 다 화학자가 되리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친구는 그것으로 돈벌이와 안정된 삶을 꿈꿨다. 프리모 레비에게는 미래의 모든 가능성을 뜻했다. 두 사람은 실험실에서 화학교과서에 나와 있는 현상들 가운데 적어도 하나 정도는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웃음가스로 알려진 아산화질소를 만들려 했다. 연기가 엄청 피워 올라 웃음은 고사하고 질식할 뻔했다. 결과가 확실한 실험에 도전하려고 물을 전기분해해보기로 했다. 양극 쪽의 병에 기체가 절반 정도 찼는데, 친구가 그것이 수소와 산소라는 증거가 없다 했다. 모욕감을 느낀 프리모 레비가 음극 쪽의 유리병 주둥이 근처로 성냥을 켰다. 폭발이 일어났다. 그때를 회고하며 적은 문장이 참으로 아름답다. “그러니까 그것은 수소였다. 태양과 별들 속에서 타고 있는 것이고, 영원한 침묵 속에서 뭉치면서 온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었다.”

그들에게는 집에도 실험실이 있었다(형 것이든 친구 것이든). 큰 사고가 날 뻔하기도 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지적 호기심을 실험으로 풀어가며 과학자로 성장해나갔다. 예전과 달리 학교에 실험실이 많이 늘었다는 말을 전해 듣기는 했으나, 입시에 치인 청소년들이 얼마나 자유롭고 흥미롭게 실험에 매달릴지 모르겠다. 기반도 만들어주지 않고 노벨상 받자고 팔 걷어붙이는 것은 도둑놈 심보일 뿐이다.

계통발생의 과정을 거친 파인만이 독자적인 학문세계를 세울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은 어디에서 비롯했을까. ‘파인만!’을 읽으면서 이 점을 찾아내기는 어렵지 않다. 이 책의 가치를 높이고 흥미를 돋워주는 대목도 여기에 있는 바, 권위에 대한 도전이 바로 그것이다.

로스엘러모스에서 파인만은 위대한 과학자들을 만난다. 막 박사학위를 마친 그에게 눈길을 돌릴 거물은 없다. 단, 한스 베터는 예외였다고 한다. 그는 사무실로 들어와 건방진 젊은이를 붙들고 논쟁을 벌인다. 그러면 그 젊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요, 아니요, 그건 미친 생각이에요. 이건 이렇게 될 거예요.” 그러자 한스 베터는 ‘잠깐만’이라 하고는 왜 자신이 미치지 않고 젊은이가 미쳤는지 설명한다. 무례한 젊은이가 파인만이라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닐스 보어가 만나자고 했다. 효율적으로 폭탄을 만들 아이디어가 있다며 설명하자 파인만은 그렇게는 잘 안될 거라고 대꾸했다. 닐스 보어의 반론이 있자 약간 나은 것 같지만 여전히 바보 같은 생각이라며 비판했다. 두 시간 남짓 공방이 벌어졌다. 그때야 닐스 보어가 말했다. “이제 거물들을 불러모을 수 있겠군.”

창조와 혁신은 권위에 대한 도전에서 비롯된다. 창의의 영역에 영원한 법칙은 없다. 지금까지 유효한 것만 있을 뿐이다. 의심하고 비틀어보고 다시 생각해보고 질문해 나갈 때 새 지평이 열리는 법이다. “남이야 뭐라 하건!” 자기의 주장을 당당히 펼치는 정신이 우리에게는 절실하다. 그리고 그 도전을 높이 쳐주는 너그러움 또한 간절하다.

파인만에게도 아킬레스 건은 있다. 과학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그는 무심했다. 원자폭탄 실험이 끝났을 때 로스엘러모스는 잔치분위기였다. 그런데 밥 윌슨은 울상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만든 것은 흉악한 거야”라는 말에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다. 이에 대해 파인만은 “우리는 충분히 이유가 있어서 시작했고, 열심히 한 덕분에 성공했고, 이것은 즐거운 일이고, 짜릿한 일이다”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 문제를 더 깊이 있게 고민하려면 ‘파인만의 과학이란 무엇인가?’(승산)를 보아야 한다.

이 강연집에서 그는 “이것은 ‘과학자의 책임과 윤리의식’에 대한 문제라고 볼 수 있을 텐데, 난 여기에 대해 더 이상 깊이 들어가진 않을 것이다. 이것을 ‘과학의 문제’라고 말하는 건 좀 과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건 오히려 인도주의적인 문제에 훨씬 더 가깝다. 과학을 통해 어떻게 그 힘을 얻는지는 분명하지만 그걸 어떻게 규제할지는 분명치 않은데, 그것은 이 문제가 그다지 과학적이지 않기 때문이며 과학자가 여기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황우석 사태를 겪으며 과학과 사회, 그리고 윤리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낀 바 있다. 오로지 발견의 가치 때문에 과학자가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파인만!’은 일반적인 자서전과 달리 대필한 책이다. 동료였던 로버트 레이턴의 아들 랠프 레이턴이 파인만과 어울리면서 들은 이야기를 정리했다. 파인만이 원고를 검토하고 가필하고 출판을 승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그래서 이 책의 지은이는 리처드 파인만이고 엮은이는 랠프 레이턴이다. 저작권도 유족과 엮은이가 공유한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쓰는 글이 자서전이다. 그런데 우리는 돈 벌고 힘 있는 사람들이 문필가를 고용해 자신의 삶을 미화하는 것이 자서전인양 여긴다. 당연히 자신이 직접 쓴 듯 허세를 부리기도 한다. 구술하고 이를 대신 써줄 수는 있다. 그러나 누가 썼는지를 밝히느냐 아니냐는 분명히 다른 문제다. ‘파인만!’은 우리의 천박한 자서전 문화를 되돌아보게 한다.



파인만을 과학자로 만든 것은 어린 시절부터 지적 호기심을 실험으로 풀어냈던 태도였다. 그리고 파인만이 독자적인 학문세계를 세울 수 있었던 절대적인 힘은 권위에 대한 도전이었다. 창조와 혁신은 권위에 대한 도전에서 비롯된다. 창의의 영역에 영원한 것은 없다. 의심해보고, 비틀어 보고, 다시 생각해 보고, 질문할 때 새 지평이 열리는 법이다. 남이 뭐라 하든 자기의 주장을 당당히 펼쳤던 파인만이기에 그는 위대한 과학자가 될 수 있었다.(이권우 | 도서평론가)

08. 09. 21.

P.S. 알다시피 파인만의 삶과 과학을 다룬 자세한 전기에는 제임스 글릭의 <천재>(승산, 2005)가 있다. <파인만!>과 함께 세트로 갖춰둘 만하다(파인만의 아버지에 대해서 관심이 간다). 아래는 세 권의 표지이다. <천재>의 원서와 사이언스북스판 <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시네!>, 그리고 내가 읽은 <파인만씨, 농담도 정말 잘하시네요!>(도솔,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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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9-21 16:08   좋아요 0 | URL
멀리 갈 것 없이 일본만 해도 전기나 평전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게 꽤 많아요.구미에선 현역정치인이나 관료가 자서전을 쓴다면 미리 출판사가 경쟁을 할 정도인데 우리나라엔 이런 모습 보기가 힘들죠.

로쟈 2008-09-22 16:41   좋아요 0 | URL
그쪽은 글쓰기 문화가 있는 것이죠. 우리에겐 없는...

노이에자이트 2008-09-22 22:25   좋아요 0 | URL
잘못 쓰면 압력이 엄청나게 오는 우리나라에 비해 그 쪽 나라는 그런 게 비교적 덜한가봐요.

로쟈 2008-09-23 00:07   좋아요 0 | URL
그보다는 '지식인=저자'라는 인식이 자리잡지 못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웅변가들만 더러 있었구요...

yoonta 2008-09-23 12:12   좋아요 0 | URL
과학을 "인도주의의 문제"라고 봤다면 파인만은 정말로 순진하거나 아니면 순진한 척하는 사람이네요. 과학(기술)은 인도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푸코식으로 말하자면 (현실을 지배하는) 권력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과학도 결국 정치의 문제일 수밖에 없죠. 머레이 겔만이 말했듯이 지나치게 자신의 인기관리에 관심이 많은 분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인문학적 소양도 좀 별로인듯 하고요.

로쟈 2008-09-23 14:08   좋아요 0 | URL
'과학 천재'와 세상사는 대체로 무관하기 때문이겠죠(여성이라면 다르겠지만). 파인만이 특별히 생각없는 사람은 아니고, 사실 현장의 과학자들 대부분이 파인만 이상의 정치의식은 갖고 있지 않을 듯싶은데요('과학철학'이라는 말 자체도 대개는 싫어한다고 하니까요). 아, 아인슈타인 같은 이들은 예외겠네요...
 

이번주 신간들 가운데 한권만 읽어야 한다면 개인적으론 제임스 글릭의 <아이작 뉴턴>(승산, 2008)을 고르고 싶다. 과학자 평전이야 요즘 흔하게 나오는 것이지만 일단 베스트셀러 <카오스>의 저자이자 리처드 파인만의 전기 <천재>(승산, 2005)를 쓴 과학 저널리스트 제임스 글릭의 책이란 점, 그리고 물론 뉴턴의 전기를 한권쯤은 읽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거기에 보태진다. 이미 소개된 뉴턴의 전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글릭의 책은 짧으면서도 정확하다는 강점을 갖는다고. 저명한 과학자 프리먼 다이슨은 이렇게 말했다. “턴의 삶과 업적에 진지한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글릭의 이 전기를 그 훌륭한 출발점으로 추천한다. 이 책에는 세 가지 중요한 장점이 있다. 정확하고 읽기 쉬우며 짧다. 글릭은 원전으로 돌아가서 뉴턴을 되살려냈다.”

디지털타임즈(08. 09. 17) 고뇌하는 `인간 뉴턴`의 삶 엿보기

과학을 전공하는 대학생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시험기간 땀을 뻘뻘 흘리며 벼락공부를 하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갈릴레오와 뉴턴만 없었으면 이 고생을 안 해도 될 텐데."

대다수 사람들에게 뉴턴은 플라톤, 테레사 수녀, 에디슨처럼 바다 건너 온 하나의 위인에 불과하지만 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뉴턴은 애증의 대상이다. 우리 모두가 뉴턴이 밝혀낸 세상의 원리 안에서 살아가는 까닭에 그는 세상에 빛을 전달함과 동시에 지독한 공부거리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렇지만 세상 사람 모두가 뉴턴주의자라고 말한다. 우리가 힘과 질량에 대해 말할 때, 하늘로 폴짝 뛰어올랐다가 이내 주저앉은 순간 중력의 법칙을 머릿속에 떠올릴 때 그 생각 속에 바로 뉴턴의 업적이 그림자처럼 숨어 있기 때문이다. 뉴턴의 법칙은 곧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법칙인 셈이다. 따라서 뉴턴이 세계를 인식하는 틀을 구축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자신의 세계관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책은 뉴턴의 과학적 성과와 그 의의를 짚어보는 작업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뉴턴의 삶을 조명한다. 진위 논쟁을 부르기도 했던 뉴턴의 여자 문제에서부터(뉴턴은 죽을 때까지 단 한 번도 여자와 관계하지 않은 동성애자라는 통설이 있다) 그가 평생 가장 멀리 이동한 거리는 고작 150마일을 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하나의 개인으로서 특이함을 보였던 뉴턴의 면모도 소개한다.

결국 뉴턴도 하나의 평범한 사람이었다. 뉴턴이 너무 오래된 위인이어서 거리감을 느끼거나 머리 아프게 이것저것 많은 사실을 밝혀낸 천재 과학자라는 데서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고뇌하는 `인간 뉴턴`을 만나볼 수 있다.(이지성기자)

08. 09. 20.

P.S. 아이작 뉴턴의 평전으로 가장 정평 있는 것은 리처드 웨스트폴의 <결코 쉬지 않는(Never at rest : A Biography of Issac Newton)>(1983)이다. 무려 930쪽에 이르는 책이니까 방대함에 있어서도 견줄 만한 책이 없겠다(결코 쉬지 않고 읽어도 꼬박 일주일은 걸리지 않을까?). 다행히도 저자는 일반 독자들을 위해 축약본을 따로 냈고(1994년) 이 축약본의 우리말 번역이 <프린키피아의 천재>(사이언스북스, 2001)이다(그래도 580쪽이다!). 여유가 있다면 글릭의 책과 나란히 읽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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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칼럼을 뒤늦게 읽고서 옮겨놓는다. '번역의 힘'에 대한 것이다. 필자는 지난봄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예담, 2008)란 책으로 화제를 모았던 노문학자 석영중 교수이다.

서울신문(08. 07. 14) [문화마당] 글로벌시대 번역의 힘

19세기 러시아 시인 중에 주코프스키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시도 잘 썼지만 유럽 문학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일에서 더욱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그가 공들여 번역한 ‘오디세이’는 러시아 문학사에 큰 획을 그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배 작가 고골은 주코프스키의 ‘오디세이’ 번역이 문학의 새로운 시대를 연 사건이라고 환호하면서 미사여구로 가득 찬 아주 긴 에세이를 썼다. 한마디로 주코프스키의 번역은 기적이며 번역자는 원저자보다 더 생생하고 아름답게 고대 그리스의 삶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심지어 주코프스키가 평생 동안 썼던 창작 시는 이 번역을 위한 습작이라는 것이다!

나는 문제의 ‘오디세이’ 번역을 읽어 보지 못했으므로 고골의 평가가 어느 정도 공정한지 가늠할 수 없다.‘이거야 원 꿈보다 해몽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고골의 글을 읽으면 어쨌든 무척이나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번역을 기적적인 사건이라고 부를 수 있는 문학 풍토가 부럽고, 번역가에 대한 지극한 예우가 부럽고, 번역을 창작보다 더 높이 둘 수 있는 독자의 열린 마음이 부럽다.

러시아는 옛날부터 번역을 중시했다. 특수한 역사적 상황 때문이다. 러시아는 17세기까지 유럽 문화로부터 고립되어 있었다. 따라서 표트르 대제가 서구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18세기 초부터 러시아인들이 당면한 과제는 서구 따라잡기였다. 번역은 서구화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었다. 지식인들은 서구 문화의 전통을 차용하고 번역하고 수용했다. 그러는 사이에 번역은 창작이 되고 수용은 서구를 향한 새로운 도전이 되면서 찬란한 러시아 문학과 예술을 탄생시켰다. 그러므로 푸시킨에서 파스테르나크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유명한 문인들 대부분이 창작과 번역을 같이 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러시아의 번역문화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물론 러시아가 서구화를 향해 줄달음치던 시절과 오늘의 글로벌 시대를 같은 틀 안에서 얘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히려 글로벌 시대이기에 그리스 로마 문화도 르네상스도 모르던 러시아를 한 세기 만에 문학강대국으로 만들어준 번역의 힘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번역은 대화다. 원저자와 번역자 간의 대화이고 언어와 언어 간의 대화이며 문화와 문화 간의 대화이다. 우리가 세계를 향해 말을 하고 싶다면 세계가 하는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이해의 양과 질과 속도는 결국 우리 문화의 성장을 좌우한다. 글로벌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대화로서의 번역을 요구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도 번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학부에 번역학과가 창설되기 시작했고 번역학회와 번역가들의 활동이 다원화되고 있으며 명저 번역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지속되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전문 번역인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언어적 소양과 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전문가적인 양심을 갖춘 번역인 양성을 위해 지금이라도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더불어 번역 서평을 활성화하고 번역 윤리를 정착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무성의한 번역, 엉터리 번역, 기존 번역의 표절 같은 것들이 설 자리가 없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시급한 것은 번역에 대한 사회 통념의 전격적인 변화이다. 번역은 문화 발전을 위한 가장 강력한 원동력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굳건하게 뿌리내려야 한다. 우수한 번역가도 필요하고 명민한 번역비평가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번역에 대한 국민의 인식 자체를 바꾸어 글로벌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번역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일이다.(석영중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08. 09. 20.

Гомер Одиссея: Поэма (пер. с греч. Жуковского В.А.; предисл. Нейхардт А.; прим. Ошерова С.)

P.S. 주코프스키의 '오디세이' 번역은 http://az.lib.ru/z/zhukowskij_w_a/text_0180.shtml 에서 읽어볼 수 있다. 작가들의 번역도 '전집'에 포함하는 것이 '러시아의 번역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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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9-20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을 중시하는 나라가 문화대국입니다.우리나라도 대학원생들에게 공짜로 번역시키는 교수들이 사라질 때 문화대국이 될 것입니다.대학원을 안 다녀봐서 경험은 안 해봤지만 이런 일이 많다고 하더군요.

로쟈 2008-09-20 20:20   좋아요 0 | URL
우리의 '번역문화'죠.^^;

노이에자이트 2008-09-20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사람보다 더 뻔뻔한 종자가 모든 것을 맨입으로 해결하려는 놈들이죠.특히 위계질서 내세워서...

로쟈 2008-09-21 09:41   좋아요 0 | URL
덧붙여 현재와 같은 강사시스템도 세계적으로 희귀할 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9-21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달 전 주한외국인이 불법체류하다가 철창생활하면서 겪은 책이 소개되었는데 한국인은 감옥에서도 쉰살이 넘은 남자들이 누가 형이냐 동생이냐 따지더라는 일화가 나오더라구요.그 외국인 남자는 "한국엔 평등한 인간관계가 없다.모두 위아래를 따진다.아랫사람은 철저히 윗사람의 횡포를 감수해야 한다"고 결론냈는데 정확한 진단이라고 봅니다.

로쟈 2008-09-22 16:41   좋아요 0 | URL
네, 소개기사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Sati 2008-11-13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대그리스어를 모르던 주코프스키가 오디세이를 번역할 수 있도록 독일인 작가가 독일어로 축역을 해주었다니, 주코프스키의 명역도 팔자가 좋아서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

로쟈 2008-11-13 06:56   좋아요 0 | URL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
 

귀가길 전철에서 박홍규의 <소크라테스 두번 죽이기>(필맥, 2005)를 읽기 시작했다. 최근에 나온 <반민주적인, 너무나 반민주적인>(필맥, 2008) 때문에 관심이 이어진 것이기도 하고, '너 자신을 알라'란 주제에 대해서 정리해야 할 필요 때문이기도 하다. 겸사겸사 '소크라테스의 재판'과 관련한 책들에 눈길을 주어본다. 소크라테스 읽기 혹은 소크라테스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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