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의 <반항하는 인간>에서 프랑스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에 관한 평을 읽다가 황현산 선생의 책들을 떠올렸다. 유작으로 나온 <황현산 전위와 고전: 프랑스 상징주의 시 강의>를 잠시 뒤적였다(편집과 디자인에 공이 많이 들어간 책이다).

전공인 아폴리네르를 포함해 보들레르와 말라르메의 시집을 번역하고(랭보만 빠진 것인가?) 로트레아몽의 괴작 <말도로르의 노래>도 우리말로 옮겼다.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 번역에도 부듯해하셨던 기억이 난다(보들레르 전집도 기획하시지 않았던가 싶다). 프랑스 현대시에 대한 가장 미더운 해설자셨다는 생각이다. 문학연구도 스포츠 종목이라면 선생은 영구결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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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집의 페이스만 보면 결코 다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과묵한 것도 아니다. 묵직하면서도 정밀하며 냉철하면서도 섬세하다. 비평이 갖출 수 있는 여러 미덕을 한꺼번에 느끼게 해주는 비평가가 황종연 교수인데 이번에 세번째 단독 평론집이 나왔다. 1990년대 이후 단편들만을 다룬 <명작 이후의 명작>이다. ‘<회색 눈사람>에서 <봄밤>까지, 한국현대소설 읽기‘가 부제.

앞서 나온 평론집은 <비루한 것의 카니발>(2001)과 <탕아를 위한 비평>(2012)으로 얼추 10년 터울이다. 그만큼 신중한 편이이기도 해서 신뢰감을 갖게 한다.

세계문학이건 한국문학이건 강의에서는 주로 장편소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단편이나 연작소설을 다룰 때도 없지 않다. 한국문학 강의에서는 박경리와 오정희, 김승옥, 이청준, 황석영, 조세희 등의 단편을 다룬 바 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작품, 특히 단편은 다룰 기회가 적었는데(김애란 단편 정도가 예외) <명작 이후의 명작>을 좋은 길잡이로 삼으려 한다.

젊은 세대 평론가들의 평론집도 연이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따로 적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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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마르크스주의 비평가 프레드릭 제임슨의 대표작(<정치적 무의식>과 함께) <포스트모더니즘,혹은 후기자본주의의 문화논리>가 상당히 늦게 번역돼 나왔다. 1992년 저작이니 30년만에 나온 셈. 1982년 저작인 <정치적 무의식>이 (90년대 내내 소문만 있다가) 지난 2015년에 번역된 것(33년만에!)과 비교하면 좀 나은 듯도싶지만 지각은 지각이다.

가장 중요한 포스트모더니즘론으로 회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90년대에 번역본이 나오지 않은 것은 기이한 일이었다. 늦게라도 나와서 다행이지만(예상밖으로 창비가 아닌 문지에서 나왔다. 아무리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라 해도 포스트모더니즘론은 창비와 안 맞아서일까?).

세계문학 강의에서 근대/근대성과 근대문학, 모더니즘을 해명하는 것을 주된 과제로 삼고 있는 터라 제임슨의 관점은 언제나 좋은 이론적 참고가 된다. 분량은 좀 얇은 <단일한 근대성>은 강의에서 다뤄볼까 하는 생각도 가졌다(다른 두 주저는 다루기 어렵다). 마르크스주의 문학론(나는 세계문학을 주로 반영론적 관점에서 다룬다)의 갱신을 위해서라도 참고대상이다(루카치부터 시작해, 골드만과 페터 지마, 프랑코 모레티 등이 이론적 검토대상이다).

에너지가 회복되는 대로(가능한가?) 이론적 전투에 나서보려 한다. 나대로의 전략은 짜두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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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왕가위 영화에 매혹되는 순간

책이 4년 전에 나왔었군.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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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기득권층이란 무엇인가

5년전 페이퍼다. 서평강의에서 다룸직한 주제였는데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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