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입하는 방관자’를 자처하는 저널리스트 그리고 인류학자˝로 소개된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정보는 저자가 대만인이라는 점이고 이번에 처음 번역된 그의 책 <슬픈 경계선>(추수밭)이 아시아 여행기라는 점이다. 대만 인문학자의 책이 가끔씩 눈에 띄는데 나로선 아시아 여행기라는 점에 눈길이 갔다. 그러고 보니 제목도 유사한데 한국 지식인들의 아시아 기행을 다룬 <슬픈 아시아>(푸른역사)도 있었다.

˝국경, 세대, 인종, 계급 등 다양한 경계에 대한 르포르타주이자 여행 에세이, 그리고 문화인류학 필드워크. 타이완의 인류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아포가 십여 년 간 강제로 그어진 경계인 한국 휴전선부터 세대 간 소통이 점점 어려워지는 조선족들의 가정, 미국과 일본 사이에 놓이게 된 오키나와, 전쟁을 잊고 싶어 하는 베트남과 톈안먼을 기억하는 홍콩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의 국경과 분쟁 지역, 그리고 일상을 둘러봤던 기록들을 정리했다.˝

세계문학강의가 주로 구미에 편중돼 있었는데 이제 차츰 제3세계로 시야를 넖히는 중이다. 동아시아를 제외하면 동남아와 서남아가 그간에 공백이었다. 이 지역 문학과 역사가 빈곤하게 소개된 탓이다(전공자도 태부족이겠다). 그렇지만 아주 없는 건 아니므로 대안을 궁리하며 준비는 하고 있다. 언젠가 문학기행까지 가능할지는 기약할 수 없지만 대표 소설들이 소개되길 기다리면서 이런 여행기도 챙겨놓는다. 아, 지난해 나온 책으로(하지만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한국의 동남아시아 연구>(서울대출판원)도 요긴한 참고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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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강의 <죽음이란 무엇인가>(엘도라도)로 처음 소개되었던 셀리 케이건의 책이 오랜만에 추가되었다. 이번에는 동물윤리에 관한 것이다.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안타레스). ‘사람과 동물의 윤리적 공존을 위하여‘가 부제다.

˝이 책은 케이건 교수가 옥스퍼드대학교 우에히로 실천윤리 센터의 초청을 받아 진행한 특별 강좌를 재구성한 것으로, 인간과 동물의 도덕적 ‘지위’와 의무론적 ‘권리’ 그리고 윤리적 ‘공존’에 관해 고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물윤리와 관련하여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책은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이다. 이후에 이 분야의 쟁점이 무엇이고 논의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겠다(목차라도 일별해볼 필요가 있다). 나로선 일주일에 한번쯤 만나는 강아지 한 마리가 ‘동물 경험‘의 전부이긴 하지만 동물 학대 사례가 여전히 심심찮게 보도되는 걸 보면 이 주제에 대한 관심의 공유가 필요하다.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개와 고양이에 관한 책은 과장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최근에 나온 책은 <개는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는가>(현암사)다(처음엔 주어가 바뀐 줄 알았다). 동물행동학을 전공한 저자가 쓴 ‘과학책‘으로 ‘개의 특별한 애정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부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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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이 있다면 하고 바랄 만한 경제학이지 않을까.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생각의힘).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비지트 배너지와 에스테르 뒤플로 부부 학자의 책이다(사제지간이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책은 앞서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생각연구소)가 소개됐었다.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배너지와 뒤플로는 경제학이 제대로만 수행된다면 (그러니까 ‘좋은 경제학’이) 우리 시대의 가장 첨예한 사회적, 정치적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주 문제부터 불평등까지, 성장의 둔화부터 기후변화의 가속화까지, 우리는 거대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자원과 역량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새로운 관점을 독창적이고 도발적이며 시의적절하게 제시한다."
















'좋은 경제학'이 화두가 된다면, 통상 경제학이라고 불리는 '나쁜 경제학'도 있다는 얘기(아니 그간에 그래왔다는 얘기도 된다). 이 주제로도 조너선 앨드리드의 <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21세기북스)를 포함해 여러 권의 책들이 또한 나와 있다. <경제학의 7가지 거짓말>과 <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는 이번에 발견한 책이다. 경제학 책을 주의 깊게 읽은 건 꽤 오래 전인데, 이 분야도 갈무리해놓아야겠다.
















생각난 김에,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정치학'도 가능할까? 슬라보예 지젝의 <용기의 정치학>(다산초당)도 후보다. 다만, 지젝은 과감하게 희망을 포기할 줄 아는 용기를 제안한다. 후쿠야마의 <존중받지 못하는 자들을 위한 정치학>(한국경제신문)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정체성'이라는 원제대로 정체성 정치의 부상 배경을 짚으면서 그 함정도 들여다보게 해준다. 그리고 국내로 시선을 돌리면, 21대 국회가 개원을 앞두고 있는데, 박선민의 <국회라는 가능성의 공간>(후마니타스)는 오랜만에 구성이 달라진 이번 국회에서 어떤 변화가 가능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기대를 가져도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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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에 관한 책을 가끔 구입하는데, 최근에 나온 책 가운데 유승원의 <사대부시대의 사회사>(역사비평사)가 그 중 하나다. '조선의 계급·의식·정치·경제구조'라는 부제에 끌려서다. 조선사회의 기본 성격과 구조에 대해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는 것 같아서 주문한 것. 
















저자의 다른 책으론 <조선초기 신분제 연구>(1987)라고, 무려 33년 전에 나온 책이다. 그래서 정확히 가늠은 되지 않지만 역사비평사에서 나온 책이니 만큼 믿어보기로 한다. 같이 주문한 책은 <역사책에 없는 조선사>(푸른역사). '유생들의 일기에서 엿본 조선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부제다. 이 또한 그저그런 이야기 모음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푸른역사에서 나온 책이어서 믿어보기로 한다. 김범의 <사람과 그의 글>(테오리아)은 조선사 전공자가 쓴 '인물 한국사'다.






























조선사 책으로 직전에 모아놓은 건 조윤민의 '지배와 저항으로 보는 조선사' 4부작이다. 작년 여름에 완결되었는데, 아직 손을 대지 못했다. 사실은 조선시대 문학(고소설)을 다룰 일이 있어서 맘잡고 읽게 되지 않을까도 싶다. 
















참고로 확인해보니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는 단연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이다. 그 뒤를 잇는 책이 박영규의 <조선왕조실록>과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최근에는 이덕일의 <조선왕조실록>이 출간되고 있다. 고 노회찬 의원의 <조선왕조실록>도 기억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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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그렇다. <비고츠키와 마르크스>(살림터). 비고츠키의 저작들은 비고츠키연구회에서 계속 번역, 소개하고 있어서(표지만으로도 컬렉션을 이룬다) 새로운 소식은 아닌데, '비고츠키와 마르크스'라는 주제에 눈이 뜨였다. 























































비고츠키의 주저가 '마인드 인 소사이어티'인 걸 고려하면 마르크스와의 접속은 파격적이지 않다. 러시아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놀랍게도 <비고츠키와 마르크스>는 영어권에서 나온 첫 책이다(2017년 출간).


"비고츠키의 마르크스주의 문화심리학은 변증법적 유물론적 사유 방 법이 심리학과 어떻게 결합하여 변혁이론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모범적 으로 보여 준다. 그는 ‘낱말 의미’, ‘보조물에 매개된 행위’, ‘장애-보상’, ‘페레지 바니예’, ‘발달의 사회적 상황’ 등의 기본 개념 내지 ‘분석 단위’들을 활용해, 심리학 분야의 온갖 체제 옹호론적 신비주의를 깨고, 사회적 존재인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체제 변혁에 적극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는다. 그 길을 넓히 고 풍요로운 평등 사회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 우리 독자들의 과제다."(홍승용)


마르크스주의 심리학이란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어떤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겠다. 원저도 바로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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