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하면 ‘분노를 넘어서‘겠다. 토머스 하빈의 <비욘드 앵거>(교양인). 부제는 ‘분노 폭탄을 안고 사는 이들을 위한 심리 처방‘이다. 저자는 미국의 심리학자(분노 치료 전문가란다). 자연스레 예상되는 내용은 분노 관리나 대처법이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분노 치료 전문가인 저자는 분노 문제로 결혼 생활을 행복하게 꾸리지 못하고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자신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심리 상담과 치료를 하며 만난 화난 남자들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만성적 분노의 구체적인 증상을 알려준다. 

화난 남자들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연인에게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분노 문제의 원인을 찬찬히 따져 분노를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화를 참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남자들과, 그 남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

비교적 화를 안 내는 성격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생각해보면 ‘화난 남자‘에서 나도 예외는 아니다. 분노를 못 느끼는 게 아니라 표현을 하지 않을 뿐이라면 상태는 비슷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다시 보게 된 책이다. 아직은 제목만.

분노와 관련하여 이전의 관심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것이었다. 관심도서로 이전에 골라놓았던 판카지 미슈라의 <분노의 시대>(열린책들)나 슬로터다이크의 <분노는 세상을 어떻게 지배했는가>(이야기가있는집) 같은 책이 그런 경우. 그와 비교하면 ‘비욘드 앵거‘는 ‘고작‘ 분노에 관한 책일 수도 있다(‘시대‘나 ‘세상‘에 견주어 그렇다). 그럼에도 때로는 분노를 잘 다스려야 할 때도 있는 법.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책장을 넘겨봐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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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제2졔정기를 다룬 역사서로 가시마 시게루의 <괴제 나폴레옹 3세>(글항아리)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이제 보니 <백화점의 탄생> 같은 책으로 소개된 바 있다. 졸라의 소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강의에서 읽을 때 구입한 책이었다. <괴제>도 마찬가지인데 졸라의 소설들을 읽을 때 유익한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한다. 프랑스 제2제정기를 자세히 다룬 책이 상대적으로 희소하지 않았나 싶다. <괴제>의 부제는 ‘현대 프랑스를 설계한 막후 실력자‘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위대한 황제 나폴레옹 3세를 오명으로부터 제 위치로 복권시킨 책이다. 심모원료의 정치, 노동자에 대한 관심, 파리 개조와 만국박람회 등 업적 재조명하였고, 나폴레옹 3세가 이끈 제2제정의 역사를 다시 읽어내 19세기 프랑스사를 재인식한다.˝

나폴레옹 3세가 프랑스에서도 재평가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시대에 프랑스사회가 대대적인 변화를 겪은 것은 사실이다. 도시계획에 따라 파리가 오늘날의 파리로 재탄생한 것도 바로 그 시대이기 때문이다.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를 다룬 것으로는 데이비드 하비의 책과 함께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떠올릴 수 있다. 벌써 언제적인가 싶을 정도로 지나간 시절의 책이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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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예매해놓고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주말에도 일정은 없었지만 마치 몇주만에 휴식을 갖는 듯한 느낌인데 아마도 봄강의 일정이 이번주에 비로소 마무리돼 그런 듯하다.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가 될 것이다.

저녁을 먹기 전에 시간을 주제로 과학책 몇 권을 묶어보려고 했으나 마음을 바꿔서 결혼에 관한 몇 권을 짚어본다. 사랑에 관한 책을 언급한 김에 그 속편격이다. 먼저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엘리 핀켈의 <괜찮은 결혼>(지식여행). 책은 원서와 함께 주문해놓은 상태이고 아직 실물을 보지는 못했다. 소개에 따르면 ˝결혼의 변천사와 성공적인 결혼의 방법에 대해 과학적인 견해를 제시하는 책˝이다. ‘과학적인 견해‘라는 말이 눈길을 끈다.

제목만 보자면 정반대편에 서 있는 책이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의 연구소장이라는 마르셀라 이아쿱의 <커플의 종말>(책세상)이다. 프랑스의 사례가 바탕이지만 ˝결혼 제도와 관련 법의 변화를 다루면서 현대인이 추구해야 할 커플의 모델을 제안하는 인문서˝다. <안나 카레니나>나 <크로이처 소나타> 같은 톨스토이의 소설들도 언급한다고 하니 나로선 더 친근하게 읽어볼 수 있겠다.

두 권은 아직 손에 들어보지 못했고 대신 최근에 구입한 책은 캐나다의 저널리스트 켈리 마리아 코르더키의 <왜 나는 너와 헤어지는가>(오아시스)다. ‘낭만적 사랑과 결혼이라는 환상에 대하여‘가 부제.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낭만적 사랑과 성적 자기결정권, 경제적 안정성과 여성 인권의 역사 등의 문제를 다룬다. 구하고 보니 ‘여성용‘이긴 한데 나로선 여성문학을 이해하는 데 참고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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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맘 2019-06-01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며칠 장바구니에 자꾸 책이 쌓이네요 쌤 덕택에ㅠ
저도 ‘과학적인 견해‘에 끌리네요 이번 봄에는 유난히 사랑 관련 책을 많이 주문했는데 요것도 또.
언제 다 읽을까요ㅎㅎ
에고~

로쟈 2019-06-02 19:52   좋아요 0 | URL
아직 읽을 날은 많은데, 읽을 책들이 끊임없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형식적인 문제지만(날짜 문제) 여름이 시작되었다. 당장 폭염이 시작되는 건 아니지만 지난해의 기억 때문에 마음의 준비는 필요하다. 콩국수로 점심을 해결하고 몇 권의 책을 챙겨서 카페로 나왔다. 해야 할 일들이 있기에.

포크너의 말대로 우리가 매일 8시간씩 할 수 있는 건 일밖에 없다. 혹은 매일 8시간씩 해야 한다면 모든 것이 일이 된다. 사랑도 그렇게는 할 수 없다고 포크너는 유감스레 말했지만 매일 8시간 사랑을 하는 건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성노동과 마찬가지로 사랑노동이 될 것이다). 요는 우리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일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일의 성격에만 변화를 줄 수 있을까.

내게 일은 읽고 쓰고 강의하는 것이다(어제 마감된 소득신고를 보더라도 그렇다. 강의가 나의 주업이고 인세와 원고료조차도 사업소득으로 처리되었다). 이번여름에는 조이스와 나보코프에 대한 강의, 그리고 봄부터 해온 강의로 19세기 영문학과 20세기 후반 미국문학에 대한 강의가 있고 다양한 분야의 책에 대한 서평강의가 있다. 그리고 강의와 유관하게 혹은 무관하게 읽어야 할 책들. 그들을 상대하면서 여름을 나게 될 것이다.

러셀의 <결혼과 도덕>을 서평강의에서 읽을 예정이라 사랑과 결혼을 주제로 한 책 상당수가 독서목록에 올라와 있다. 읽은 책들도 꽤 된다고 생각하지만 새 책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으니 그걸 업데이트하는 것도 일이다. 이번주에 나온 책으로는 심지어 ‘개론‘도 있다. 캐나다 철학자 캐리 젠킨스의 <사랑학 개론>(여문책). ‘여전히 사랑이 낯선 이들을 위하여‘가 부제다. ‘여전히 낯선 이‘에 속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그렇다고 ‘아주 익숙한 이‘라고 말하기도 곤란하군) 문학강의에서 너무도 흔하게 다루는 주제가 사랑이기에 이런 종류의 책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 뭔가 새로운 내용이 담겨있을지도 모르고.

일레인 아론의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사랑>(웅진지식하우스)은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의 속편격인 책이다.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별도의 사랑론!

˝타인보다 민감하기 때문에 상처 주는 일만큼이나 상처받는 일도 많다. 그러나 어쩌면 아무렇지 않은 척 마음을 숨기고 새까맣게 속을 태울 그들 역시, 사랑을 원하고 사랑에 빠지며 혹은 지금 사랑하는 중일 테다.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사랑>은 그런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들이 ‘나는 괜찮다‘는 자존감, 지금의 사랑을 지켜낼 자신감, 무엇보다 다시 시작하고 행복해질 용기를 찾도록 도와줄 것이다.˝

뭔가 대칭이 되게 하려면 <타인보다 둔감한 사람의 사랑> 편도 있어야 할 듯싶지만 그건 이론적으로만 그렇다. 둔감한 사람들은 상처를 (주는 일은 있을지라도) 별로 받지 않기에 이런 책을 찾을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사랑학 개론>도 변변찮은 이들이나 찾는 것일까? 내색하고 읽을 책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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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gles 2019-06-01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만큼 에너지와 집중도가 높은 것은 없기에 문학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사로 본 사랑’도 기회되면 들어보고 싶네요^^

로쟈 2019-06-02 19:51   좋아요 0 | URL
사랑도 의미역이 너무 넓은 단어여서 좀 세분해서 쓰면 좋겠다 싶어요. 문학속의 사랑만 보더라도 다양해서요.~

비로그인 2019-08-07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감의 반대말이 둔감은 아닌것 같은데요^^;
 

2010년에 타계한 역사학자 토니 주트의 대표작 <포스트워>가 다시 나왔다. 제목은 <전후 유럽>(열린책들)으로 바뀌었다. 아깝게 절판되었던 책 가운데 하나였는데 다시금 읽을 수 있게 되어 반갑다. ˝전후 유럽에 관한 최고의 책˝이란 평판을 듣는 책으로 1945년부터 2005년까지 전후 60년간의 유럽을 총체적인 시야에서 다룬다.

˝제2차 세계 대전은 유럽의 전쟁이었고,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이었다. 역사상 가장 야만적인 전쟁이 남긴 폐허에서부터 2000년대 초까지 하나의 유럽을 향한 기나긴 여정을 담고 있다. ‘백과사전처럼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스릴러의 속도감‘으로 오늘날의 유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서사적으로 펼쳐 보인다.˝

저명한 역사가 이언 커쇼는 이렇게 평했다. ˝정말 훌륭하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남긴 잿더미에서 오늘날의 유럽이 등장하기까지의 역사를 이보다 더 잘 쓴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진정한 걸작이다.˝

초판이 나왔을 때 원서도 같이 구한 기억이 있는데 구매내역에는 뜨지 않는다. 책장에서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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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31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31 23: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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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1 00: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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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1 09: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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