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선생의 성서 강해 시리즈로 요한복음과 로마서 강해에 이어서 마가복음 강해가 출간되었다. <도올의 마가복음 강해>(통나무). 전작들이 모두 주목의 가치가 있지만 복음서의 원형에 해당하는 마가복음에 대한 진지한 첫 독서가 비로소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50여 년간 고전학을 연마해온 도올 김용옥이 그의 생애에서 가장 오랜 기간 집필한 노작이며, 그만큼 방대한 레퍼런스와˝ 사유의 다양성이 통섭된 역작이다. 마가복음은 모든 복음서양식의 원형이며, 4복음서 중에서 가장 먼저 쓰여진 것이다. “먼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복음서라는 문학 장르를 최초로 만들어낸 마가의 “창조적 긴장감”이 중요한 것이다. 저자는 마가복음은 “오로지 마가로만” 읽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러면서도 그 해석과정에서 인류의 모든 사유양식들을 종합하고 있다. 이 책은 도올의 철학적 사유를 총체적으로 압축시킨, 인류사상계에 새로운 동서융합의 지평을 제시하는 기념비적 저술이다.˝
마지막 문장은 독자가 판단할 일이겠으나, 신간 덕분에 민중신학과 해방신학의 핵심을 납득할 수 있게 되었다. 민중혁명의 기원과 구조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러시아혁명에 대한 이해가 그와 다르지 않다). 가당찮은 기독교인들이 더럽히고 있는 기독교 복음의 시원적 의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도올의 마가복음 강해>를 거쳐서 지젝의 <예수는 괴물이다>(마티)로 넘어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