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차례 소식을 전했는데 손창섭부터 이승우까지 한국현대작가 10인에 대한 강의록, <로쟈의 한국현대문학 수업>(추수밭)이 나왔다. ‘나왔다‘는 건 인쇄소에서 나왔다는 뜻이라 나도 아직 실물은 확인하지 못했다. 수요일에나 받아볼 참인데 서점에서의 구입은 연휴가 지난 다음주부터 가능하다고 한다. 아무려나 올해의 첫 스타트인지라 무탈하게 나온 건지 궁금하다.

한국문학강의 강의책을 더 낼 수 있느냐도 이 책의 성패에 달렸기에 반응도 살펴야 한다. 하지만 당장은 책을 내기까지 애써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하는 것이 마땅하겠다. 헤아려보니 나로선 열세번째 단행본이다. 올해 예정으로는 이십권째를 넘어서야 하기에 일정이 바쁘다. 연휴에는 또다른 책의 교정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주마가편은 이럴 때도 쓰는 말이다. 지난해가 가장 긴 한해였다면 올해는 어쩌면 가장 짧은 해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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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맘 2020-01-20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방문한 교보문고에서도 아직은ㅎㅎ 혹시나해서 검색해봤습니다ㅎ
축하드립니다~고생하셨습니다
빨리 읽고싶네요~

로쟈 2020-01-21 09:18   좋아요 0 | URL
고생까지는 아니었고요. 강의와 책은 또 의미가 달라서 저도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손글 2020-01-20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로쟈 2020-01-21 09:18   좋아요 0 | URL
감사.~

누리엄마 2020-01-20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선생님의 좋은 글은 또 만나 볼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로쟈 2020-01-21 09:19   좋아요 0 | URL
네 기대에 부응하면 좋겠습니다.~

파란마음 2020-01-21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주문은 설후에 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로쟈 2020-01-21 09:20   좋아요 0 | URL
연휴 직전이라 배본이 늦어지나 봅니다.~

2020-01-22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22 2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로쟈 > "사랑하는 사람만이 날 수 있다"

13년 전에 옮겨놓은 스페인 시다. 유튜브에는 이 시의 동영상도 떠 있는데 내가 받은 인상보다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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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맘 2020-01-17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쏠로 키엔 아마 부엘라.
정말 낭송하기 좋고 경쾌하네요
중얼거리기 딱 좋습니다
근데 사진속의 잘생긴 두남자는 누구죠

로쟈 2020-01-17 23:18   좋아요 0 | URL
오른쪽은 에르난데스로 보임.~
 

겨울학기에 내게 가장 유익한 강의는 정치철학과 한국현대시 강의다. 아이러니하게도 수강생은 가장 적은 강의들인데 나로선 그와 무관한 이득이 있다. 두 주제, 혹은 두 분야에 나대로 견적을 낼 수 있게 되었다는 점. 다른 문학강의들이 큰그림을 이미 마련한 상태에서 퍼즐을 맞추는 식이라면 정치철학과 한국현대시는 먼저 대강을 그려야 하는데 이번에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할 때 그 ‘시작‘이 이번 강의였다.

현대시 강의는 다음주에 종강하지만 기형도에 대한 강의는 이미 진행한 적이 있어서 새로운 건 아니다. 다만 오늘 이성복 시를 다루면서 기형도가 이성복 시에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지 비로소 깨달았다. 이성복의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1980)를 염두에 두고 하는 얘기다. <뒹구는 돌>에서 기형도의 유작시집 <입 속의 검은 잎>(1989)까지가 10년이다. 그리고 ‘가족풍경‘의 시화라는 점에서 기형도는 이성복의 직계다.

이성복은 <뒹구는 돌> 이후 <래여애반다라>(2013)까지 모두 일곱 권의 시집을 발표했다(한권의 선집을 제외하면). 시기를 구분하자면, 10년간의 공백기를 사이에 두고 둘로 나누고 싶다.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1980)
<남해 금산>(1986)
<그 여름의 끝>(1990)
<호랑가시나무의 기억>(1993)

<아, 입이 없는 것들>(2003)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2003)
<래여애반다라>(2013)

이 가운데 문학사적 의의를 갖는 시집은 단연 <뒹구는 돌>이다. 주로 1970년 후반에 쓰인 시들이므로 시인이 26-27세 때 쓴 것들이다. <남해 금산>은 혹 <뒹구는 돌>의 부스러기로 읽을 수 있겠지만 <그 여름의 끝>은 <뒹구는 돌>의 연장선상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와는 별개의 ‘리셋‘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한번의 리셋이 <아, 입이 없는 것들>에서 이루어지는 식. 이를 결코 ‘진화‘라고 말할 수 없다. 변모라면 모를까.

공백기를 채우고 있는 것이 산문집인데 시인은 1990년에 첫 산문집 <꽃핀 나무들의 괴로움>을 펴냈고, 2001년에 그 증보판으로 <나는 왜 비에 젖은 석류 꽃잎에 대해 아무말도 못했는가>를 출간한다. 나는 이 산문집들이 시의 부재에 대한 변론이자 알리바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성복 시의 성취는 <뒹구는 돌>에서 <석류 꽃잎>으로 이어진다. 시가 더이상 쓰이지 않을 때 시인의 정신은 시가 아닌 산문에 깃든다. 그리고 그 피날레가 2015년에 펴낸 세 권의 시론집이다. 시의 침묵을 휩싸고 도는 사랑노래들에 해당한다.

이성복 시에 대한 강의는 이런 구도에서 진행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놀란 건 시집을 포함해 그의 책이 한권도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 모든 책을 갖고 있음에도! 하는 수없이 몇권의 시집과 산문집을 다시 구입했다. 덕분에 알게 된 사실인데 <뒹구는 돌>은 바로 작년 11월말에 재판1쇄를 찍었다. 제목과 본문의 한자를 한글로 바꿔서 새로 조판한 것. 초판은 1980년 10월 30일에 1쇄, 2017년 9월에 53쇄를 찍었다. 이성복 시의 독자라면 이 재판도 기념으로 소장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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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문학 강의에서 토머스 핀천의 <제49호 품목의 경매>(민음사)를 읽었다. 일찌감치 국내에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대명사로 소개되었고 해럴드 블룸에 의해 ‘현대미국문학의 4대 작가‘의 1인으로 지목된 거장. 1937년생으로 어느덧 여든을 넘긴 나이가 되었다.

이번에 강의를 준비하면서 갖게 된 생각은 그를 ‘좌파 나보코프‘로 분류해도 좋겠다는 것. 코넬대학 재학시에 나보코프의 강의를 들은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둘 사이에 사적인 인연은 없다. 그럼에도 가공의 픽션공간을 구축해나가는 방식은 나보코프를 떠올리게끔 한다. 차이라면 비록 마르크스주의와는 거리를 둔다 할지라도, 현실에 대해서 냉소하는 나보코프와 달리 매우 뜨겁다는 것.

핀천은 1963년 첫 장편 <V>(<브이를 찾아서>로 번역)를 발표한 이래 총 8권의 장편과 1권의 단편집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다섯 권이 국내에는 번역되었고 두 권이 절판된 상태. 고로 강의에서 읽을 수 있는 건 세 권뿐이다. 시기적으로는 90년대와 2000년대에 발표한 작품 네 편이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중력의 무지개> 해프닝을 보건대 번역될 가능성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면서도 기다리게 된다. 에디파 마스가 제49호 품목의 경매를 기다리듯이.

핀천의 장편은 <V>와 <제49호 품목의 경매>(1966), 그리고 <중력의 무지개>(1973)까지가 첫 사이클로 보인다. 일단은 <제49호 품목> 전후의 작품이, 이왕 한번 번역됐었기에, 다시 나오길 기대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현재 읽을 수 있는 작품들로만 강의를 꾸릴 수밖에 없다(지난여름에 핀천만 제외하고, 필립 로스와 코맥 매카시, 돈 드릴로를 강의에서 읽었기에 핀천에게 빚이 있다). 단편집을 먼저 읽으면 이런 순이다.

<느리게 배우는 사람>(1984)
<제49호 품목의 경매>(1966)
<바인랜드>(1990)

그리고 아직 번역되지 않은, 그래서 기다리고 있는 후기작들.

<메이슨과 딕슨>(1997)
<어게인스트 더 데이>(2006)
<타고난 악>(2009)
<블리딩 엣지>(2013)

설사 더 나오지 않더라도 세 권의 책으로 최소 3-4주 일정은 가능하다. 올해의 강의계획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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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전문학을 강의에서 다루는 일은 드문데 이제까지의 예외가 <춘향전>과 <홍길동전>이다. 주로 한국근대소설과 비교하기 위해서다. 특히 <춘향전>은 ‘국민문학‘으로서의 성격도 갖고 있어서 여러 차례 다뤘다. 강의준비차 <춘향전>에 관한 상당한 연구논저를 훑어본 기억이 있는데 유익했던 것 가운데 하나가 국사학자(조선정치사 전공) 오수창 교수의 논문이었다(<역사비평>에 수록된 논문이었다는 기억이다). 이번에 단행본으로 나왔다. <춘향전, 역사학자의 토론과 해석>(그물)이다.

˝<춘향전>에 대한 평가는 1960년대 이후 정반대되는 학설이 대립하고 있다. 통설은 <춘향전>에 신분제에 대한 저항 등 새로운 시대의 논리가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반대편에서는 <춘향전>이 구태의연한 봉건 논리를 되풀이했다고 설명하며, 목하 ‘반일종족주의론자‘들도 <춘향전>이 조선시대 질서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텍스트에 직접 표출된 논리와 이념으로 <춘향전>을 평가하는 패러다임을 비판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춘향전>의 시대적 성격을 규명했다.˝

고전소설에 관해서는 이윤석 교수의 견해를 표준으로 삼고 있는데 거기에 더해서 참고해보려한다(<춘향전>과 <홍길동전>에 관해서는 권위자라는 학자들의 무리한 주장이 난무하여 실망스럽다). 오수창 교수는 이번 책의 마지막 장에서 <춘향전>의 현대적 변용으로 이광수의 <일설 춘향전>을 다룬다. 마침 지난해에 이광수 전집의 하나로 <일설 춘향전>(태학사)이 출간돼 구입해놓은 바 있다. 한국근대소설에 대한 강의를 다시 진행하게 되면 읽어보려 한다. <춘향전>에 대한 견해는 나중에 근대소설 강의를 책을 묶게 될 때 밝히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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