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염상섭 소설을 떠올릴 독자는 드물 것이다. 나부터도 그랬다. 주로 후기작으로 채워지던 염상섭 전집(세계문학으로서의 염상섭 문학)의 열째 권은 초기의 두 장편 <너희들은 무엇을 얻었느냐>(1923-24)와 <진주는 주었으나>(1925-26)의 합본이다. 초기 대표작 <만세전>(1922-24)에 이어지는 작품이다. 

















'도스토예프스키와 한국문학' 첫 강의로 오늘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읽었는데, 서두에 아직 전집이 출간돼 있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했다. 현재 출간되고 있는 글누림판 전집이 이제 10권이 되었는데, 2015년부터 6년간 나온 결과다(완간까지 앞으로 5년은 더 소요되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 관심을 갖고 있는 초기 장편이 이번에 나와서 반갑다. 나의 관심은 <삼대>를 전후로 한 장편들인데, <진주는 주었으나> 이후로는 다섯 편이다. 


<사랑과 죄>(1927-28)

<이심>(1928-1929)

<광분>(1929-30)

<삼대>(1931)

<무화과>(1931-1932)
















해방 이후에 발표한 장편들은 이번 전집의 앞권으로 다수가 출간되었는데, <효풍>(1948)과 <난류>(1950), <취우>(1952-53) 등이 대표적이다. 더디긴 하지만 무탈하게 전집이 완간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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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종강한 프랑스문학 강의의 마지막 작품은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1883)이었다. 통상 19세기 프랑스문학 강의의 마지막 순번은 에밀 졸라에서 모파상으로 이어진다. 일종의 레퍼토리인데, <여자의 일생>에 등장하는 하녀 로잘리(인생은 사람들 생각처럼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유명한 대사는 주인공 잔느가 아닌 로잘리의 대사다) 때문에 <어느 하녀의 일기>도 떠올리게 되었다. 옥타브 미르보(1848-1917)의 1900년작. 더불어 동년생 작가 조리스카를 위스망스(1848-1907). 모파상에서 앙드레 지드로 넘어가기 전에 다룰 수 있는 두 작가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일정에 포함시키고 싶다. 
















세기말 데카당의 대표격으로 알려진 위스망스의 소설은 국내에 세 권 번역돼 있다. <궁지>는 단편집이다(강의에서 다룬다면 우선 순위는 <거꾸로>다)


<거꾸로>(1884)

<궁지>(1887)

<저 아래>(1891)
















그리고 미르보의 작품은 <어느 하녀의 일기>가 유일한 번역본. 하녀가 주인공인 점에서는 공쿠르 형제의 <제르미니 라세르퇴>(1865)와 비교해볼 수 있다. 졸라의 <목로주점>(1877)에 영향을 주었다는 작품이다(공쿠르 형제 작품으로 현재는 유일한 번역본이다. POD판이라는 게 흠). 순서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겠는데, 여자 주인공의 운명을 다룬 프랑스 여성소설들만 모아 따로 강의를 진행해봐도 좋겠다 싶다. 대략 꼽을 수 있는 작품은 아래와 같다. 


















조르주 상드, <앵디아나>(1832)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1857)

플로베르, <순박한 마음>(1877)

공쿠르 형제, <제르미니 라세르퇴>(1865)

졸라, <목로주점>(1877)

졸라, <나나>(1880) 

모파상, <여자의 일생>(1883)

미르보, <어느 하녀의 일기>(1900)


발표순으로는 그렇지만,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나 주인공의 계층에 따라서 순서는 조정해볼 수 있겠다. 아무려나 영화로도 나와 있는 만큼(대부분의 작품에 해당되지만) <어느 하녀의 일기>를 다음 프랑스문학 강의에서는 다뤄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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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세일즈맨의 죽음과 아버지의 죽음

2년 전에 쓴 리뷰다. 주간경향에 수년간 격주로 리뷰를 실었는데 지난주에 지면개편과 함께 종료되었다. 리뷰를 쓰는데 통상 (독서시간을 제외하고) 2시간쯤 소요되는 걸 감안하면 한달에 한나절을 여유로 갖게 되었다(심리적으로는 하루쯤). 당분간은 휴가로 생각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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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춰진 강의들이 있어서 봄학기 종강과 여름학기 개강이 교차하는 한 주다. 오늘은 영국문학 개강에 앞서 특강(오리엔테이션)으로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1989)을 읽었는데, 부커상 수상작이기도 하지만 범위를 넓혀 80년대 최고 영소설로도 경합할 만한 수작이다. 1954년생 작가인 이시구로가 35세에 발표한, 게다가 앞서 발표한 두권의 장편이 모두 일본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감안하면 소설의 착상과 성취가 모두 놀라운 작품이다.

강의차 다시 읽으며 느낀 소감은 이시구로의 두번째 소설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1986)와 같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면서, 동시에 영소설에서는 포스터의 <하워즈 엔드>(1910)와 바로 비견되는 작품이라는 것. 우연찮게도 제임스 아이보리의 영화가 바로 연이어 발표되기도 했다. <하워즈 엔드>(1992)와 <남아있는 나날>(1993)이 그것인데 두 영화의 남녀 주연이 똑같이 앤서니 홉킨스와 엠마 톰슨이다(<하워즈 엔드>에서는 부부가 되지만 <남아있는 나날>에서는 안타까운 재회와 이별 장면을 보여준다).

영화에 의해서 같이 묶이게 됐지만 시기적으로도 <하워즈 엔드>와 <남아있는 나날>은 연속적이며 주제도 이어진다(계급투쟁이란 주제).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80년대 이후 쏟아진 제인 오스틴 원작의 영화들을 떠올려볼 수 있겠다. ‘시골저택 소설‘ 계보의 끝장에 해당하는 소설이 <남아있는 나날>이기에. 이 계보의 소설이 더 나올 수 있는지 문득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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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2 23: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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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2 23: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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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2 23: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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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2 23: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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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윤동주를 찾아서

4년 전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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