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강의자료를 만드느라 오전 시간을 보냈다. 아직 덜 마무리되었지만 3시간 일을 하면 휴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또 막간에 하반기 강의와 관련한 책들도 입력한다. 20세기 러시아문학 강의 관련서로 분류해놓은 책은 최근에 나온 스베틀라나 보임의 <공통의 장소>(그린비)와 야노쉬 코르나이의 <사회주의 체제의 정치경제학>(나남출판).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지만 각자 자기분야의 명망있는 학자들의 대표 저작이다.

<공통의 장소>는 ˝레닌그라드의 코무날카에서 살다가 미국으로의 정치적 망명을 택한 구소련 출신 망명자-문화 비평가인 저자가 발터 벤야민의 모스크바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미국 관광객의 신분으로 고국에 방문하여 러시아와 소비에트의 문화 신화, 내셔널 드림, 일상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사색하고 탐구한 결과물이다.˝ 부제가 ‘러시아, 일상의 신화들‘.

주로 문학작품이나 영화를 통해서 엿보게 되는 소비에트의 일상에 대해서 내부자였던 외부자의 시선으로 다시 보게 될 듯싶다. 저자의 보임의 책으로는 선집도 갖고 있는데 두어 권 더 번역되면 좋겠다.

야노쉬 코르나이는 헝가리의 저명한 경제학자로 국내에서도 전공자들 사이에 평판이 높다 한다. <사회주의 체제의 정치경제학>은 제목이 시사하듯 이 분야의 교과서격인 책.

˝세계적 경제학자 코르나이의 20세기 현실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고별서. 헝가리의 저명한 경제학자 야노쉬 코르나이의 대표서이자 첫 국내 번역서이다. 한국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외국 학자 중 한 사람인 코르나이는 자신의 모든 연구들을 종합, 집대성한 이 책에서 그가 몸소 살아왔고, 치열하게 연구 분석한 20세기 사회주의를 근본적이고 철저하게 비판한다.˝

욕심 같아서는 원서도 같이 구입하고 싶지만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놓기만 했다. 번역본을 먼저 보고 결정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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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공지한 극단 산울림의 고전극장과 연계하여 여섯 편의 공연 작품에 대한 소개 강의를 세 차례에 나누어서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진행한다. 구체적인 날짜와 세부 일정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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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gles 2019-06-11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정이 연극 본 후 강연으로 짜여져 있어서 작품을 연극으로 표현한 부분에 대한 감상도 기대됩니다. 더불어 샘과 극장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행운도 있기를~^^

로쟈 2019-06-11 08:00   좋아요 0 | URL
네 사후강의가 될듯.
 

'산울림 고전극장'의 올해 프로그램은 러시아연극이다. 6월12일부터 9월 1일까지 러시아문학작품을 새롭게 각색한 여섯 편의 공연이 무대에 올려진다(이들 작품에 대해서는 세 차례에 걸쳐서 강의할 예정인데,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에 공지하겠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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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 2019-06-06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번 여름에는 연극이랑 소설로 충만할 것 같습니다.^^

로쟈 2019-06-06 19:55   좋아요 0 | URL
네, 연극은 저도 보게 될 듯.~

붕붕툐툐 2019-06-06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눈이 번쩍 뜨이는 정보네요~ 연극 모든 작품 다 보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로쟈 2019-06-06 22:13   좋아요 0 | URL
^^

카스피 2019-06-08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죄와벌은 장편이라 다 읽지 못했지만 스페이드의 여왕은 단편이라 쉬이 읽은 기억이 나네요^^

로쟈 2019-06-08 23:17   좋아요 0 | URL
^^
 

토마스 하디보다 한 세대 앞서지만 자연주의적 세계관의 작가로 같이 묶일 수 있는 러시아 작가는 이반 투르게네프(1818-1883)다. 이번 봄에도 투르게네프의 <루진>과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강의가 있었는데, 그의 문학사적 의의는 여러 가지로 짚어볼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섯 편의 ‘사회소설‘의 저자로서의 투르게네프다(그에 견줄 만한 것은 단편집 <사냥꾼의 수기>의 저자 투르게네프).

하디의 웨섹스 소설 여섯 편을 거명한 김에 투르게네프의 사회소설에 대해서도 다시 정리해놓는다.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다시 나오지 않아서 갖는 불만도 토로할 겸. 내가 염두에 두는 건 러시아의 첫 사실주의 소설로 간주되는 <루진>부터 마지막 장편 <처녀지>까지의 여정이다.

<루진>(1856)
<귀족의 보금자리>(1859)
<전날밤>(1860)
<아버지와 아들>(1862)
<연기>(1867)
<처녀지>(1877)

대략 20년간의 여정인데, 장편에 한하여 투르게네프 전작 읽기를 아직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탄생 200주년을 맞아 새 번역본에 나오길 기대했지만 불발로 그쳤기 때문이다. 현재 공백인 작품은 <전날밤>과 <연기>, 그리고 <처녀지> 세 편이다.

러시아문학 강의시에는 투르게네프에 할애된 시간이 많지 않기에 통상 <아버지와 아들>이나 중편 <첫사랑>을 읽곤 한다. 톨스토이의 3대 장편소설이나 도스토옙스키의 5대 장편소설(<미성년>을 빠뜨리면 4대 장편소설) 읽기도 분량이 만만하지 않아서 쉽게 엄두를 내기 어럽지만 번역본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투르게네프의 경우에는 번역본이 문제가 된다.

이번 겨울에 한 강의에서 투르게네프 읽기를 기획하고 있는데 4주간 네 작품을 읽는 일정이고 그 가운데는 <루진>과 <귀족의 보금자리>(민음사판 <첫사랑>에 들어 있다),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이 포함돼 있다. 나머지 세 작품은 언제 다룰 수 있을지 미지수다(<연기>와 <처녀지>는 범우사판으로만 나와 있다). 개인적으로 <연기>는 과거에 대학강의에서 한 차례 읽었고 <처녀지>는 아직 한번도 강의한 적이 없다. 내게 <처녀지>는 말 그대로 ‘처녀지‘다.

투르게네프의 사회소설에 대해서는 국내 전공자의 책으로 이항재 교수의 <소설의 정치학>이 있다(어빙 하우의 책에서 제목을 빌려왔다). ‘투르게네프의 정치학‘을 음미해보기 위해서라도 <전날밤>과 <연기>, <처녀지>, 세 작품의 새 번역본이 나오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나도 투르게네프 강의를 완성하여 한권의 책으로 묶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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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오늘 지방강의를 마치고 귀경중이다. 요즘은 매달 두 차례 지방강의가 있다 보니 한달의 절반은 지방에서 주말을 나게 된다. 그나마 아무리 먼 거리라도 KTX로는 3시간 이내라서 가능한 일이긴 하다(물론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집까지는 다시 한 시간여 소요된다).

오늘 강의는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이었는데 두 시간은 너무 짧아서 투르게네프문학의 의의를 소개하는 정도에 그쳤다. 돌이켜보니 작품의 주제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자료로 대체했다(최소 한 시간은 더 필요했다). 하는 수없는 노릇이다. 다음달에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다룰 예정인데 역시 시간이 턱없이 모자랄 것이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두 시간에 맞추는 것보다는 그렇게 맞추기가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게 이 작가들에 대한 예의 같기도 하다. 비록 불완전한 강의가 된다 하더라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의를 마친 뒤에는 관련서들을 더 주문했다. 국내서로는 더 나온 것이 없으므로 영어로 된 책들인데 한권짜리로 나온 투르게네프 선집과 투르게네프와 플로베르의 서신교환선 등이다. 투르게네프 전기소설도 나온 게 있기에 같이 주문했다. 나로선 그 정도까지가 투르게네프에 대해서 보일 수 있는 관심의 최대치다. 레너드 샤피로의 평전 <투르게네프>의 원서도 장바구니에는 있었지만 책값이 부담스러워서 최종 주문목록에서는 뺐다.

가장 궁금한 건 플로베르와의 서신교환선이다(당연히 불어로 쓰였겠다). 이런 책이 번역돼 나올 가능성은 사실 희박해보이는데(장 그르니에와 카뮈의 서신교환선보다는 플로베르와 투르게네프, 그리고 독일문학에서라면 토마스 만과 헤세의 서신교환선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전자는 나와도 후자의 책들은 나오지 않는다), 목 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궁금한 독자가 알아서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한편으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두고서도 두 작가가 의견을 교환한 일이 있어서 톨스토이 강의준비와도 무관하지는 않다.

작가들을 강의에서 다를 때마다 평전들을 구입하는데, 좋은 평전의 번역소개가 갈수록 줄어드는 느낌이다. 책세상판 ‘위대한 작가들‘ 시리즈만 하더라도 모두 절판된 상태다. 그러다 보니 조셉 프랭크의 도스토옙스키 평전 같은 대작(축약본이 1000쪽에 이른다)은 엄두도 못 내는 형편이다. 다른 작가들의 결정판 평전 상당수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뭔가 사정이 달라질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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