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문학 독자들에겐 아주 반가운 책이 출간됐다. '러시아문학의 아버지' 푸슈킨(푸시킨)의 전기로 세계적인 기호학자이자 러시아의 대표적 인문학자 유리 로트만의 <푸시킨: 작가의 생애>(고려대출판부, 2013)가 나온 것.

 

 

 

 

 

 

 

 

 

 

 

 

 

 

 

 

 

 

로트만의 전기는 단행본으로도 있지만 그의 전집 중의 한 권인 <푸슈킨>에도 포함돼 있다(푸슈킨에 관해 쓴 그의 글들을 모두 모은 것이다). 아래가 각각 단행본과 전집판이다.

 

 

 

연구자들에겐 필독서이지만 어려운 학술서가 아니어서 중고등학생도 읽을 수 있는 책이다(러시아에선 그렇다). 푸슈킨의 전기가 여러 종 있지만 가장 먼저 소개될 만한 책이 번역돼 기쁘기도 하다. 간략한 책소개는 이렇다.

구조주의자 특유의 통일된 이론적 관점에 근거해 푸시킨의 작품과 삶을 조명한 책. 1981년 출간된 이래 현재까지도 푸시킨 연구가들에게서 기본서로 인정받고 있다. 저자는 풍부하고 정확한 전기적, 역사적 사료로써 세계 문학 발전에 한 획을 그은 푸시킨의 삶과 작품 세계를 그가 살았던 시대적, 역사적 상황과 연관을 맺으면서 일관성 있게 분석해 나간다. 푸시킨을 둘러싸고 있던 가족, 친척, 친구, 여인들은 물론 역사적 인물들과 사건, 당시 문학, 예술계에서 유행했던 흐름 등도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간에 나왔던 푸슈킨 전기로는 생애와 문학을 간추려준 쯔베또바의 <푸슈킨>(건국대출판부, 1997)과 독일의 '로로로 시리즈'를 옮긴 구드룬 치글러의 <푸슈킨>(한길사, 1999)이 있었다. 내가 쓴 <애도와 우울증>(그린비, 2011)에도 논문을 쓰면서 참고했던 로트만의 <푸시킨>이 인용돼 있다. 논문을 쓴 것도 벌써 10년 전 일이군...

 

13. 05.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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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로쟈의 러시아문학 클럽: 도스토예프스키&톨스토이'를 진행중인데, 다음 시즌 강의 일정이 잡혔다. 시즌3에서는 예정대로 '20세기 러시아문학' 다루며, 6월 25일부터 8월 13일까지 8주간 매주 화요일 저녁 7:30-9:30에 진행된다(http://www.hanter21.co.kr/jsp/huser2/educulture/educulture_view.jsp?&category=academyGate8&tolclass=0002&lessclass=0003&subj=F91364&gryear=2013&subjseq=0001&booking=). 오랜만에 20세기 작가들을 다루게 된 감회가 없지 않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게다가 따로 바캉스 계획이 없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커리큘럼은 아래와 같다.

 

로쟈의 러시아문학클럽: 20세기 러시아문학 편

이번 러시아 문학 여행의 테마는 20세기 러시아 문학입니다. 고리키의 <어머니>부터 나보코프의 <롤리타>까지, 20세기 세계 현대 문학에 큰 영향을 준 러시아 작가 8명의 작품들을 살펴봅니다. 이들의 작품은 삶에 지친 우리 영혼에 커다란 위로를 주기도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기도 합니다. 때론 숨길 수 없는 인간 욕망에 대해 세밀한 현미경을 들이대기도 하죠. 각각의 작품들은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훌륭한 교과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작품에 찬사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0세기 러시아 문학의 정수를 로쟈 선생님의 깊이있는 설명으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1강: 6월 25일_ 고리키, <어머니>

 

 


2강: 7월 2일_ 자먀찐, <우리들>

 


3강: 7월 9일_ 파스테르나크, <닥터지바고>

 


4강: 7월 16일_ 플라토노프, <체벤구르>

 

 


5강: 7월 23일_ 불가코프, <거장과 마르가리타>

 


6강: 7월 30일_ 숄로호프, <인간의 운명>

 

 

7강: 8월 6일_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8강: 8월 13일_ 나보코프, <롤리타>   

 

 

13. 04. 22.

 

P.S. 요즘은 전공자들도 전공서적을 안 읽는 풍토이지만, 20세기 러시아문학에 관해 참고할 만한 책은 아래와 같다. 에드워드 브라운의 <현대 러시아문학사>(충북대출판부, 2012)는 20세기 문학사 전반을 훑어보는 데 가장 요긴한 필독서이며, 서상범 교수의 저서와 번역서는 부수적으로 더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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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문학계의 원로 박형규 전 고려대 교수가 단독 번역으로 톨스토이 전집을 출간한다. 안 그래도 <안나 카레니나>가 출판사를 옮겨서 새로 나왔기에(새 전집 표기로는 <안나 까레니나>) 그런가 했는데, 전18권으로 완간될 전집의 한 권이었다. 일정상으로는 1년 8개월 안으로 모두 나온다고 한다('박형규러시아문학공작소'에서는 e북으로 펴낸다). 인터뷰 기사의 일부는 이렇다.

 

 

9일 톨스토이 전집 첫 권 <안나 까레니나> 발간 기자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박형규(82) 전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는 벅찬 모습이었다. 박 교수는 60년간 톨스토이 작품 번역과 연구에 천착해 온 최고 권위자로 국내에 출간된 톨스토이 책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그동안 작가정신과 인디북에서 전집을 기획했으나 일부만 발간하고 중단됐다. 이번에 책을 출판한 뿌쉬낀하우스는 러시아 어학원을 겸한 교육문화센터다.

 

 

박 교수는 '전쟁과 평화' 등 오래 전 번역 수정에 공을 들였고 '부활'은 신역이라 할 만큼 처음부터 다시 번역했다. '노은사 표도르 꾸지미치의 유고'나 '바실리 신부' 등은 국내 초역이다. 한 사람의 연구자에 의해 원전을 충실히 옮기면서도 작가의 철학을 정확하고 일관성 있게 담아낸 것도 다른 책과 차별되는 점이다. 책은 톨스토이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1978년 모스크바 예술문학출판사가 낸 22권짜리 전집과 1958년 러시아에서 완간된 90권짜리 전집을 참고했다.(한국일보)

개인적으로 기대를 갖는 건 <전쟁과 평화>의 개정판과 희곡 번역이다. 박형규 교수가 옮긴 <전쟁과 평화>가 범우사판과 인디북판으로 나와 있지만(인디북판 톨스토이 선집에는 <안나 카레니나>가 빠졌었다) 표기나 체제 면에서 수정/보완됐으면 하던 차였고, 희곡 같은 경우는 현재 출간되고 있는 작가정신판 톨스토이 전집에서 누락됐기 때문이다(작가정신판은 <전쟁과 평화>가 아직 안 나오고 있다).

 

 

 

권당 1200쪽 안팎이라는 것은 독서용이라기보다는 장서용의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어서 좀 아쉽긴 하지만(들고다닐 수가 없지 않은가) e북으로도 나온다고 하니 완간을 고대한다. 현재 톨스토이 전공자의 맥이 끊겨서 새로운 세대의 톨스토이 전집 번역은, 적어도 단독 번역은 수십 년 내로는 불가능해보이고, 새로운 세대의 공동 번역 정도는 앞으로 기대해본다.

 

박형규 교수는 톨스토이 문학의 의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톨스토이의 저작은 인간생활의 착취구조와 제도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억압당하는 민중을 옹호한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귀중하다." 인간생활의 착취구조와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톨스토이 문학은 여전히 현재형으로 우리 곁에 남을 것이다...

 

13. 0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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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교육 관련서를 포스팅한 김에 러시아 교육학자의 책도 언급하도록 한다. 사실은 오늘에서야 이름을 알게 됐는데, 바실리 알렉산드로비치 수호믈린스키(1918-1970)가 그이다.

 

 

 

최근에 <아이들에게 온 마음을>(고인돌, 2013)이 번역돼 나왔고, 또다른 대표작으로 '수호믈린스키의 전인교육론'을 표방한 <선생님들에게 드리는 100가지 제안>(고인돌, 2010)이 몇년 전에 출간됐다. 모두 '소호믈린스키 교육사상 연구회'에서 영어본을 옮긴 것이다. 추천사를 쓴 박노자 교수는 두 권의 의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이를 '제일 존경하는 기업인'이 아닌 정상적인 인간으로 키우고자 하는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지금 하나의 기쁜 소식이 들리게 됐습니다. 수호믈린스키의 전인교육론인 <선생님들에게 드리는 100가지 제안>이 나온 데 이어, 수호믈린스키의 또 하나의 명저인 <아이들에게 온 마음을>을 고인돌 출판사에서 펴낸다는 것입니다. 고인돌 출판사가 수호믈린스키의 저작 선집을 한국어로 한 권 한 권 옮겨 출판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수호믈린스키의 교육이야말로 한국의 경쟁교육에 대한 가장 체계적이고, 가장 완성도 높은 대안인 셈이죠. 반평생을 우크라이나 한 마을의 시골 학교 교장으로 보낸 수호믈린스키 교육론의 요체가 <선생님들에게 드리는 100가지 제안>과 <아이들에게 온 마음을>에 실려 있습니다.

 

수호믈린스키의 교육론이란 어떤 것인가. 박노자 교수가 간추린 핵심은 이렇다.

수호믈린스키 교육의 요체는 아름다움에 대한 기쁨, 지식에 대한 기쁨, 타자와 연대하는 데에 대한 기쁨을 알고, 그 기쁨을 남들과 나눌 줄 아는 진정한 의미의 공산주의적 인간을 키우는 데에 있었습니다.(...) 수호믈린스키의 교육은, 공부를 보다 잘하는 아이들이 약간 더딘 아이들에게 개인지도하면서 그들을 돕는 연대주의 교육이었으며, 화학이나 생물학의 추상적 원리들을 자연 속에 나아가서 발견해야 하는 실사구시적 교육이었으며, 이론 공부와 함께 비료나 사료를 만들고 비행기나 배 모형들을 손으로 만드는 실기교육이었으며, 철저하게 아이들의 수준과 개인특성, 연령적 특성에 맞추어진 맞춤형 교육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온 마음을> 앞표지에는 '이 한 권의 책이 한국 교육을 살린다'는 문구가, 그리고 뒷표지에는 '수호믈린스키의 전인교육론은 한국 교육에 대한 가장 체계적이고 완성도 높은 대안'이란 문구가 박혀 있다. 과연 수호믈린스키 학교는 우리의 '오래된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장담은 못하겠으나 적어도 우리의 교육 현실을 한번쯤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는 마련해줄 듯하다. '아이들에게 온 마음을!'이란 구호 자체는 물론 교실의 상시적 구호로 모자람이 없는 것이고...

 

13. 0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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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연출가 레프 도진의 '세 자매'가 한국을 찾는다. 도진은 2001년 <가우데아무스>를 시작으로 2006년 <형제자매들>, 2010년 <바냐 아저씨>를 한국 무대에 올린 바 있다. 그의 '세 자매'는 체호프의 4대 장막극 가운데 그가 맨마지막으로 도전한 작품인데, 그의 말을 빌리면 “체호프의 작품 중 가장 복잡한 희곡”이라는 게 이유인 듯하다. 그래서 그가 해석한 <세 자매>가 더 궁금한데, 공연은 4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연극 애호가라면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공연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13. 03. 12.

 

 

 

P.S. 공연 소식은 오늘 한겨레문화센터의 강의 '로쟈의 러시아문학 클럽'을 종강하면서 자료를 검색하다가 알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국내에서도 공연된 <바냐 아저씨>를 러시아에서 본 기억이 있다. 방한 공연 가운데서는 <형제자매들>을 보았다. 그의 대작 <제목 없는 희곡>도 언젠가 한국에서 공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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