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봉에서 여름부터 연말까지  펭귄 균일가를 하는데, 뒷북도 이런 뒷북, 연말을 코앞에 남겨두고 행사가 눈에 들어올건 뭐람.
무튼 그냥 지나기 아쉬워서 아래 빨간 동글뱅이 친거 두권과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담았다. 나보코브의 작품 중 나에게 없는거라면, 별 고민 없이 담을 수 있고, 진 리스의 <한밤이여, 안녕>은 (good morning, midnight이란, 슬픔이여 안녕에 버금가는 원제와 우리말 제목사이의 오해라니;)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사놓고, 괜찮은듯 하여 사려고 하고 있었던터라
게다가 저 아름다운 표지.. 펭귄클래식 코리아의 표지도 만만찮게 아름답기 때문에 살지도 모르겠다. 함께 산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Silent spring>의 표지도 이쁘다.  

그 전에는(아마 지금도) 지름신이 펭귄클래식코리아 텀블러의 모습으로 강림하셔서, 악! 아직 안 가셨구나.
찜해 두었던 펭귄클래식 코리아를 거의 다(라는건 아직 남았다는 뜻? 아니야, 아니야!) 모셔오고 (텀블러 3개 겟 -_-v)

내가 하두 펭귄펭귄 하고 있으니깐,  내 서재의 단골지인님께서 알려주신 아마존의 펭귄클래식 천권
아래 사진은 구매자 리뷰. 책장 한가득 펭귄 천마리;; 가격은 뭐 할인해서 8천불정도? 하하하 (할인전은 13,413.30U$ 되시겠다.) 띵동 하고 문을 여니 문 밖에 커다란 나무 빨래트(왜 지게차같은걸로 옮기는 거, 그거겠지?) 위에 박스가 그득그득
책장에 정리하는데만 열두시간 걸렸다니, 당신은 진정 펭귄러버-

그러나 나에게도 펭귄이 적지 않으니
위의 사진을 보고 본다면 새발의 피딱지지만, 그래도. 으쓱. 
책장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펭귄들을 모아 보았다.



좌우에 두줄로 쌓인건, 펭귄 자리 만드느라고 밀어서 그렇다. 원래는 디게 깨끗.... 할리가 없잖아;;
한칸으로 되겠지 했는데, 의외로 한권씩, 한권씩 계속 튀어나와서 한칸 반. 펭귄클래식코리아에서 꾸준히 나와준다면
을유문화사의 예술가 시리즈는 위로 올라가고 저 자리도 다 펭귄이 차지할 수도.

클로즈업해보자면



몰랐는데, 내사랑 타임아웃 시리즈가 펭귄이었다.(근데, 펭귄 아닌 것도 있어서 뭔일인가 싶지만, 암튼; 타임아웃도 펭귄이 대세) 아래는 런던 들렀을때 마침 펭귄70주년이라 매 10주년 나오는 엄선된 작가와 작품(축약본이다) 70권이 이렇게 예쁘게 좌르르륵- 놓여 있는걸 사 버렸다!는.. 아주 뿌듯하다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는! (왠지 자기 자신한테 하는 말 같어;; ..응?) 
이 펭귄 70주년을 사고 다음해인가 알랭드 보통의 <동물원 가기 on seeing and noticing>이 나왔는데, 이 책의 마지막권 70번이 바로 그 책이다. 당시에는 천진난만하게 이런짓도 막 했었음..
레인보우 그라데이션 책등도 예술이지만, 아래 사진에서 보다시피 표지도 예술이다. 꽤 많은 표지들이 북커버 전문 사이트에서 회자되고 있다. 표지를 보려면 여기( 스크롤 압박)



책장의 아래칸은 다음과 같다.
 


펭귄의 라인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검정색은 클래식, 실버는 모던 클래식 정도인듯하다. 
나머지는 .. 몰러.. 내가 가지고 있는 몇권 안 되는 와중에도 주황펭귄, 투명펭귄, 검정펭귄, 녹색펭귄!(얜 뭐야?) 까지 있더라
이 사진에 내가 아끼는 <Penguin by Design>은 펭귄 북커버 히스토리다.



잘 안 보이는데 챈들러 책은 녹색펭귄! 알랭 드 보통 책은(왼쪽에서 두번째) 투명펭귄이다!
맨 오른쪽의 Interviews1968-1998은 타임아웃에서 나온 인터뷰 모음집. 이것 역시 펭귄에서 냈었구나!

챈들러나 보통이나 인터뷰 책, 그리고 마르케스 자서전과 in the woods까지는 자기 자리 찾아서 다시 돌아가겠지만,
오랜만에 있는지도 몰랐던 펭귄가족들을 모아 놓고 보니 뿌듯. 내년에도 열심히 질러야 겠... 이 아니잖아!
열심히 읽어야 겠다.(바른생활모드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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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8-12-19 0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펭귄 페이퍼 기억나요!!
아마 저맘때쯤 하이드님 서재 즐찾한 것 같은데 벌써 3-4년이 훌쩍 지나가버렸네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8-12-19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억지로 참고 있는데 잊을만하면 올려주시는 하이드님의 센스 ^^;;

조선인 2008-12-19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텀블러 3개라니! 부럽사와요.

Forgettable. 2008-12-19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펭귄의 마르케스 저 책 저도 있어요!!! 와~ 하면서 구경하다가 엄청 낯익은 표지 발견~ 크크 펭귄시리즈 예전에 외국에서 살 땐 뭔지도 모르고 그냥 막 사고 읽고 마르케스님 작품만 빼고 친구들 주고 왔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좀 많이 미친듯.. 그냥 아쉽기만 했었는데 요즘 하이드님의 페이퍼를 보니 꿈에도 나올지경ㅋㅋㅋ

하이드 2008-12-19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펭귄 카테고리라도 하나 만들어야할까봐요. ㅎㅎ 아마 올해는 이 페이퍼가 마지막 펭귄페이퍼입니다!

2008-12-19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림자 자국 - 드래곤 라자 10주년 기념 신작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8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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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 판타지라는 장르가 처음 생길때 밤을 새고 읽었던 <드래곤 라자> 그 후로 십년이 흘렀으니 강산이 한 번 변했겠다. 10년후 팬북이라고 할 수도 있는, 후일담격의 <그림자 자국>이 나왔다. <드래곤 라자> 한정판 나무박스라는 불황기의 출판계에 엄청난 아이템과 함께. 과연? 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 아이돌가수 콘서트 예매하는것처럼 후다닥 분단위로 다 팔렸다.

 나는 판타지의 빅팬은 아니지만, <드래곤 라자>를 읽기 전에 세권짜리 <반지 전쟁>을 읽었고, 매니아까지는 아니라도 앞서가는 독자였다고 생각한다. 그 후에 한국형 판타지, 무협으로 발전되는(판타지와 무협을 한꺼번에 이야기하는 것은 요즘 볼 수 있는 두가지를 합한 퓨전들 때문이다.) 그러니깐 세계에 한 발까지도 못되지만, 그래도 발끝정도는 들여 놓고 있었더랬다. 이영도 작가의 책도 <퓨처워커>나 <눈물을 마시는 새>도 읽어보았고( <드래곤라자>도 이 책들도 내용은 거의 생각 안난다만;) 비슷한 시기에 인기 있었던 <퇴마록>이나 <왜란종결자>도 재미나게 봤던 독자이다. 

 위의 책들을 학생시절, 꼬질꼬질한 용돈으로  대여점에서 빌려봤더랬지만, 이번에는 눈을 혹하게 만드는 예쁜 만듬새에 <그림자 자국>을 구매했다. 권수가 많지 않아 부담도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몹시 실망이었다. 나에게는 그닥 이영도 작가에 대한 기대치도 없었고, 한국형 판타지에 대해 영 몰랐던 것도 아니였는데 말이다. 일단 문체에 적응할 수 없었다. 화자가 따로 있어서 동화책 읽어주듯이 하는 그 문체가 거슬린 것은 아니고, 현대적인 말투가 툭툭 튀어나오는 것에 적응할 수가 없었다. 시대배경이 바이크가 있고, 권총이 있고, 마법이 사라진 그 어느 시대라고 하지만, 드래곤이 있고, 엘프가 있고, 드래곤 라자를 기억하는 시대의 환타지에 튀어나오는 현대의 말투(그것도 인터넷에서나 쓰일법한)에 괴리감이 들었다. 두번째로 등장인물에 대한 공감에 완전히 실패했다. 왕비 캐릭터는 바이서스가 번창할것이라는 예언을 위해 예언자를 핍박한다. 잔인하고, 어처구니없고, 끝의 직전까지 모든 일이 잘 풀리는 캐릭터이다. 필연성이 전혀 없고, 작가가 단지 스토리를 진행시키기 위해 등장시킨 작위적인 인물이었다. 왕비에 핍박받는 예언자 캐릭터. 예언은 폭력이야.(까지는 좋은데, 강간이야. 미래를 강간하는거야.라니;) 라고 굳게 믿고, 모진 고문과 핍박에도 예언을 하지 않는 강단을 보여주지만, 역시 좀 어이없게 무너진다. 예언자라는 인간이 영웅이거나 반영웅이길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성격에 일관성이라도 좀 있어줘.(이건 복잡한 주인공의 심리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어떻게 감정이 흘러가는지를 보여달라구) 예언자 캐릭터도 왕비만큼이나 작위적이었다. 바보같지만 그래도 일관성도 있고, 심정에 이해도 가는 왕지네 캐릭터라던가, 아마도 전편에서부터 익숙한 엘프 이루릴이나 드래곤들에 대해서는 그럭저럭 읽히지만, 새로울 것이 없다.
결론의 반전.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꽤나 복잡하다. 어떤 세계관을 보여주려고 하는지는 아직도 애매하지만, 두번 세번 열심히 다시 읽을 생각은 전혀 안 들었다. 복잡하고 어렵게 푸는 것만이 좋은 책인 것도 아니잖아. (나쁜 뜻으로) 가볍고 농담같은 결말까지. 책의 만듬새를 빼고는 맘에 드는 구석이 없는 독서였다.

그냥 판타지 첫사랑으로 간직할걸. 하는 후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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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8-12-18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앞에 좀 읽다가 지금 그냥 모셔만 놓고 있지요. 하이드님 리뷰를 보니 다시 책장을 펼 용기가 안 나네요. 하이드님이 지적하신 문제점들은 저도 거슬려요.이 책도 또 '소장용'이 되려나;

하이드 2008-12-18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이뻐요.. 어쩌면, 제가 못 보는 매니아들만의 무언가가 있는지도.. 근데 잘 쓴 글들 읽어봐도 잘 모르겠긴 하더군요.

무해한모리군 2008-12-19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냥반의 책을 읽고 한때는 제가 아기공룡이 되는 꿈도 꾸곤 했었는데요..
꼬리가 무거워서 못일어나는 꿈이 었어요 ^^;;

하이드 2008-12-19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휘모리님, 드래곤도 아니고, 아기공룡이요? 하긴 공룡도 용족인가요
 

2008년 마지막 주문이야!를 주문처럼 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책소개를 클릭질하는 손가락을 어쩔수가 없다. 
미야베 미유키의 신간이 드디어 풀렸다. 배송이 일주일이나 걸린다는 것이 찜찜하긴 하지만,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본다.

 

 

 


  이렇게 모아놓으니 참 예쁜 표지이지 않은가.
이번에 나오는 <흔들리는 바위>는 '영험한 오하쓰의 사건기록부' 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미야베 월드 2막의 비교적 어두웠던 전작들에 비해 밝은 내용이라고 한다.
영험한 소녀와 무사도령의 콤비라고 하니 같은 시대배경의 요괴와 도련님이 나오는 <샤바케>가 얼핏 생각난다.
다만 영험한 힘, 보통사람이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것을 느끼는 주인공. 이라는 점에서
그간 미야베 미유키의 <용은 잠들지 않는다>라던가 <마술은 속삭인다>와 같은 비교적 나와 궁합이 맞지 않았던
소설들이 떠오르는데, 내가 좋아하는 에도이야기 vs.  내가 싫어하는 미야베 미유키의 초능력 이야기
어느 것이 더 강한 느낌일지가 관건.

슈테판 츠바이크의 신간이 정말 오랜만에 나왔다!

 

 

 

 그러고보니, 나는 이치의 책을 꽤 많이 가지고 있고, 꽤 많이 읽었구나!
 가장 최근에 읽은 그의 소설인 <연민> 심리묘사의 달인인 그의 글솜씨는 빛났지만, 속은 몇번이나 터지기 직전까지 갔더랬다. 그 전에 읽은 <마리 앙투아네트> 짧지 않은 분량이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호흡이 긴 책도 읽고 나면 정말 뿌듯한 느낌을 가지게 해 준다. 읽고, 또 읽어도 재미있는 글들.

이번에는 비운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다. 역시 만만치 않은 분량.

캐릴럴 섀퍼의 책과 또 다른 메리 여왕의 책을 보관함에 꽤 오래 담아 두었었는데, 다른 한권은 죽어도 못찾겠음;;
무튼,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을 읽과 함께 읽어볼만하다. 이번에 나온 <여왕의 시대>에는 메리영왕은 나오지 않았지만, 함께 읽어도 좋을듯하다. 그러고보니 여왕책들의 표지는 아름다운 것이였군!

 

 

로스 킹의 신작도 나왔다. 사실 로스 킹의 신작이 나왔다고 아는척 하기에는 <부르넬레스키의 돔> 정도를 읽어보인것이 다이지만,워낙  미술가들의 평전과 이야기를 워낙에 좋아하는터라 이번에 나온 <파리의 심판>이 기대된다. 바로 얼마전에 같은 시대배경인 존 싱어 사전트와 마담X의 이야기를 읽기도 했으니, 연결해서 읽을 수 있으리라.

 

 

 

미술가들의 화집말고 이야기

 

 

 

 

마지막 주문에는 아마도 츠바이크의 책과 미야베 미유키의 책 정도는 꼭 들어갈듯.

* 신간은 아니지만, 오늘의 반값도서도 정말 욕심나는 책이다.
내게는 나루미 한정판 컵에 그려져 있던 일러스트레이트로 더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수채물감과 같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
반값이면, 3권값에 6권. 평소에 고가인(만원이면 고가지. 암. 고가고 말고) 걸 생각해볼때
놓치기 아까운, 아니, 놓치기 싫은 기회다.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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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8-12-18 0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음직'만 보고 먹는 얘기인 줄 알고 달려왔는데 저혼자 괜히 무안하네요 ㅋㅋㅋㅋ
(지금 오후 딱 배고플 시간이라;;;;)
마담 X의 추락은 마침 저도 며칠 전에 서점가서 보고 잡았다놨다하던 책인데 여기서 또 보네요 ^^
맨 위의 미야베 미유키 책 시리즈 너무 이뻐요~~

BRINY 2008-12-18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흔들리는 바위도 김소연씨 번역이군요. 우리나라에서 일본 시대물 번역할 사람은 김소연씨밖에 없나봐요...김소연씨가 좋긴 하지만, 다른 사람 번역도 읽어봤음 하구만..

순오기 2008-12-18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푸짐하네요~ 먹음직스러운진 잘 몰라요. 전부 모르는 작가이고 책이라서~ ㅜㅜ

보석 2008-12-18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제신은 벌써 떠나셨나요..ㅎㅎ 미야베 미유키의 신간은 저도 구입해야 하는데...

하이드 2008-12-18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8년 마지막 주문입니다. 그나저나 반값도서가 쏠쏠할때는 자제신이고 지름신이고 그저 자동클릭결제의 수순을 밟을 뿐입니다.

Apple 2008-12-19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같은 작가의 책은 같은 컨셉으로 나오는게 좋아요.^^ 보기도 좋고, 모으는 재미도 있고...흐흐

하이드 2008-12-19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야베월드 시리즈는 아무리 칭찬해줘도 모자라죠.

레와 2008-12-22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윽, 오늘도 하이드님 덕분에 보관함이 빵빵해졌어요..
이러다 곧 터질거 같아요. 아고고..;;
 

위의 그림은 존 싱어 사전트의 <마담X>로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대표작품중 하나이다.
 
존 싱어 사전트의 승승장구하던 인생중 유일하게 혹평과 혐오와 조롱을 받게 했던 그림 <마담X>
이 그림으로 인해 잘 쌓아 오던 커리어는 거의 무너졌고, 고트로 집안에서는 이 작품의 구매를 거부하고(나중에 마담 고트로는 구매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게 된다.) 화가는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에 도망치듯이 영국의 벗, 헨리 제임스에게로 간다.

당시 작품이 살롱에 전시되었을때의 분위기를 살펴보자면,

   
  누드화가 압도적으로 많은 탓에 살롱 참석자들은 알몸의 여인들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것을 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으며, 실제로 그들은 누드화를 보기를 기대했다. 누드화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그 미술 형태를 발명한 이후로 서구 미술가들의 레퍼토리가 되었다. 1880년대의 대부분의 직업 화가들은 학교에서 해부학을 공부하고, 실물을 연구하는 교실에서 누드 모델들을 그렸으며, 포르노로 여겨지는 것으로부터 미술을 구분하는 규칙에 대해 배웠다. 미술적인 표현 속에서 알몸의 여자는 체모가 없어야 했다. 그리고 성기는 늘 매끈하고 성적이지 않도록 표현해야 했고, 손이나 천 조각으로 신중하게 가려져 있어야 했다.  
   

이 당시 리얼리즘의 지지자인 귀스타브 쿠르베가 등장하여 체모와 주름이 있고, 실제처럼 보이는 누드를 그려 관객들을 경악에 빠트렸고, 마네의 올랭피아 역시 고전속의 누드가 아닌, 관람객중 누군가와 관계했을 수도 있는 고급 창부를 모델로 하여 엄청난 스캔들을 일으켰었다.

당시 엄청난 스캔들을 일으켜 사교계 최고의 스타를( 아멜리, 즉 마담 고트로는 존 싱어 사전트보다 먼저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진창으로 빠트리게 했던 그림은 멧뮤지엄에 있는 위의 그림은 아니다. 누드도 아니면서, 관객들에게 누드보다 훨씬 더한 충격을 일으켰던 원그림에는 한쪽 어깨끈이 흘러내려 있었다.



존 싱어 사전트는 혹평과 조롱에 견디다못해 살롱 전시중에 어깨끈을 수정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살롱의 전통을 깨트리는 그와 같은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전시가 끝날때까지 마담 고트로의 어깨끈은
위와 같이 내려져 있었다. 전시가 끝나자마자 작품은 화가의 작업실로 와서 어깨끈이 올려지는 수정을 당하였다.

요즘 관객의 눈으로는 아무리 봐도, 위의 작품이 당시 관객에게 거슬렸던 이유를 찾기 힘들다.
사전트의 스타일은 가장 뜨고 있었고, 위의 그림은 당대 최고의 모델인 사교계의 꽃 마담 고트로가 아닌가.
당시의 대중과 비평가들은 '무례할 정도로 추하며, 미술의 모든 규칙을 무시하고 있는 이 그림은 마음을 상하게 만든다' 라는 비평에서부터 각종 신문과 잡지에서의 풍자. 어깨끈이 완전히 흘러내려 가슴이 드러나게 한 그림을 그린다거나, 아멜리가 사전트에게 할 말을 시로써 표현하여 풍자한다거나 하면서 마음껏 모델과 화가를 조롱하였다.

화가가 그린 도발적인 이미지의 심상이 그마만큼 강했다는 뜻도 되겠고, 파리의 최고 스타가 두 미국인이였다는 것(마담 고트로와 존 싱어 사전트)을 인정하기 힘들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 라는 심리도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악평들 사이에 눈에 띄는 소수의 찬사가 있었다.

   
 

그들은 실물을 비슷하게 포착하는 사전트의 능력이나 기분 좋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그의 재주에 대한 논쟁 너머를 보았다. 그 그림이 검정색 가운을 입은 창백한 여인을 피상적으로 묘사한 것 이상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본 그들은 사전트가 복잡하고, 야심적이며, 상징적이고, 심리적인 초상화를 그렸다고 칭찬했다. 그들의 눈에 <마담 X>는 한 여자의 초상에 지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교계 전체를 묘사한 것이었다. "이런 그림은 하나의 기록이다"라고 라 누벨 르뷔'의 비평가는 주장했다. '지금부터 한 세기 후면 우리의 증손자들은 1884년을 떠올리며 이 이상의 최고의 여자를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비평가는 사전트가 아멜리를 우아함의 궁극적인 상징으로 묘사했다고 믿었다. 앙드레 미셸은 [미술]이라는 잡지에서 그 그림의 도상학적인 측면에 대해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는 '다음 세대의 비평가들은 이 말 많은 작품에 대해 좀 더 자유롭게 평을 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이 그림에서 1884년 '상류층의 삶의 기록'을, 그리고 신선하고 건강한 개화보다는 규방의 꽃에 더 관심이 있는, 과열되고 부자연스런 문명이 기꺼이 유행으로 만든 한 여자의 이미지를 찾을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세대들이 나름대로 자연스런 작품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 만드는 것이 사실이라면 미래의 비평가들은 여기서 이상적인 형태로 구현된 파리 사람들의 국제주의를 보게 될 것이다.'

 
   

소수의 몇몇 비평가들은 오만하고 자기도취적인 마담 고트로의 이미지가 벨 에포크를 특징지어준다고 말하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존 싱어 사전트는 훌륭하게 재기한다. 미국에서, 영국에서, 프랑스에서 그의 이름을 드높인다. 반면, 완성된 초상화를 보고 그것을 마음에 들어했으나 혹평에 무너지고 만 사교계의 여왕 '마담 고트로'는 그때부터 계속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혹평과 조롱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무관심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전시가 있은지 몇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다시금 조명되는 <마담X>를 보며 자신이 당시에 작품을 구입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게 되고, 대중의 관심을 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한쪽 어깨끈을 내린 그림을 다른 초상화가로부터 그리기도 한다. 그 그림은 아무 관심도 끌지 못했고,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 중 하나인 메트로폴리탄에는 그녀의 이름이 아닌, 무명의 이름인 마담X로 걸려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존 싱어 사전트를 기억하고, 그녀의 이야기는 기억에서 묻었다.

 

존 싱어 사전트가 모델들과 강한 교감을 느끼면서 작업했던 몇몇 작품들은 초상화를 보는 눈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준다. 그 중에서도 고개를 돌린 마담 고트르의 그림과 닥터포지의 초상화는 걸작 중의 걸작이다. 이 중 마담X의 이미지는 현대까지도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마담X가 걸려 있던 사전트의 작업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존 싱어 사전트 전시관

니콜 키드만의 '마담X' 패러디 @베너티페어



 마담 알렉산더의 한정판 '마담X' 인형


존 싱어 사전트의 다른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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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사랑
시라이시 가즈후미 지음, 한희선 옮김 / 레드박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읽은 연애소설이다. 제목에 나이 들어가 있는것 진심으로 싫어하지만(특히 여자 나이, 삼십대)
제목과 표지의 거부감을 딛고 읽기 시작한 책은 밤에 읽기 시작해서 마지막장을 덮고야 말만큼 재미있었다.

이렇게 통속적인 인물들이라니!
미녀도 이런 미녀가 없다. 길에 다니면 남자고 여자고 다 쳐다본다. 잘나가는 푸드저널리스트에 입양된 집도 부자, 자신도 부자. 그녀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미호
그녀의 남자친구는 정치가가 될 야망에 불타는 정치부 기자. 아버지는 유명한 정치가. 한가락 하는 집안. 이녀석은 첩의 자식이었는데, 본처가 죽고,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의 집으로 들어갔다. 학생때 전국에서 아이큐가 가장 높게 나오기도 했던 천재. 주변의 세상이 너무 느리게 흘러간다는둥의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밷는 캐릭터. 키는 185에 몸매는 근육질에 탄탄. 그의 이름은 조지.

미호와 어릴적 같은 반이었고, 미호 동생 마사야가 물에 빠져 죽을뻔 한 것을 구해준 유지. 뒤에 용을 업은 (용문신한) 야쿠자다. 그의 캐릭터는 약간 리오우를 떠올리게 했다. 과묵버전의 리오우. 유지는 미호를 좋아한다.

이렇게 두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굉장히 뻔해보이는 캐릭터들 아닌가. 근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푸드저널리스트인 미호의 캐릭터는 우리나라 '전.문.직.' 드라마와 달리 연애질이나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는 모습으로 나온다. 그리 자주 나오지는 않지만, 나오는 음식 이야기들은 메모해서 적어놓고 싶을정도였다. '전자렌제 레시피' 장에서는 요리의 대가이자 인기인인 후루이치씨가 나온다. 전자렌지 레시피들이 나오고(육수 우리기,피클 만들기, 등등 네이버 지식인에 등재해도 되겠는걸?) 후루이치라는 대.단.한. 여자의 인생관이 흘러나온다. 좀 길지만 옮겨보면

대개의 일이란 게 참을만한 것이고, 언제든지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지. 있잖아, 자기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라면 언제부터라도 시작할 수 있어. 결혼과 출산, 육아가 족쇄라고 생각하는 여자들이 많은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야. 인간은 자신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존재니까. 말하자면, 자기 목숨과 바꿀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인 거야. 아무리 남편을 위해, 자식을 위해 산다고 허세를 부려도 내 목숨과 바꿀 수는 없잖아. 그러니까 자신의 꿈과 희망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떨치고 뭐든 할 수 있어. 그걸 주위의 누군가나 환경 탓으로 돌리는 건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는 증거지. 설령 가사와 육아에 쫓긴다 해도 남편이나 자식도 하루에 몇 시간은 반드시 자잖아. 그 시간만은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으로 만들 수 있어. 자지만 않으면 얼마든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거야. 하루 수면 시간을 세 시간 줄이면 한 달에 90시간이 남아. 1년이면 1080시간이고. 하루 평균 노동시간인 여덟시간으로 나누면 1년에 135일이란 시간을 버는 셈이지. 그 생활을 10년 계속하면 1350일. 즉 거의 4년 가까이 되는 시간을 남편이 회사에서 일하는 만큼 손에 쥐게 되는 거야. 그 4년이 있으면 하고 싶은 건 뭐든 다 할 수 있어. 인간은 그렇게 많이 자지 않아도 돼. 하루 일고여덟 시간은 자줘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한 게 아닐까?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만 찾게 되면 아무도 자는 것 따위에 여덟시간이나 쓰려고 하지 않을 거야.

뭐. 그럴 수도 있겠지. '다이어트가 제일 쉬웠어요' 라고 말하던 여자가 떠올랐다. 여기에 나오는 여자들이 미인에 능력 있고, 강하고, 주관이 뚜렷하다. 그 점은 꽤 맘에 든다. 주인공 외 독특한 캐릭터로 미호의 엄마 시나에를 빼 놓을 수 없다. 약물중독에서 벗어나 꿋꿋이 살고 있는 가스미도 남편을 잃고 씩씩하게 아들을 키우며 사는 후지모토도.

등장하는 인물들의 면모는 평범하지 않으나 이야기는 결국 우리네 이야기처럼 흘러간다. 책소개에 나오는 것처럼 결말의 의외성이라던가 하는건 없었지만, 잔잔하고 맘에 드는 결말이다.
연애 이야기를 표방하고 있지만, 결국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잘 살자. 라는 거.
그렇다면, 연애불감증인 나에게도 충분히 납득할만한 이야기.
'사랑이 지겨워진 삼십대 여자를 위한 핫초콜릿 소설!'이라는 띠지따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럭저럭 맞는 이야기.

"제대로 살지 못하는 녀석은 제대로 죽지도 못해. 생과 사는 하나야. 지금 너는 용이 될 수 없어. 죽고 싶다는 소리나 하는 녀석은 절대 대단한 사람이 못 돼."
미호는 유지의 눈빛을 되받아쳤다. 나도 전부 다 말한 게 아니라고 마음속으로 말했다.
"그럼 지금의 나는 뭐가 될 수 있다는 건데?"
입을 일부러 뾰족하게 하고 쏘아붙였다.
유지는 잠시 생각하는 표정이 되었다.
"뭐, 기껏해야 쥐나 토끼 정도겠지."
이윽고 그는 히죽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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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8-12-17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지겨워진 삼십대 여자를 위한 핫초콜릿 소설'이라니;;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은 문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