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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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려는 누군가가 있다고 치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SF 물도 하고 싶고, 미스터리도 하고 싶고, 정치 이야기도 하고 싶으며, 판타지도 하고 싶다. 인종 이야기도 하고 싶고, 너드nerd(매니아,오타쿠) 이야기도 하고 싶다. 가족 이야기도 하고 싶고, 사랑 이야기도 하고 싶으며, 아프리카 이야기도 하고 싶고, 저주 이야기도 하고 싶다. 그 모든 걸 다 한 책에 써보려고 해봤자 제대로 된 책이 될리가 없다.  

그런가?  

될리가 있더라.   

푸쿠와 사파. 이 책은 아프리카에서 온 저주, 푸쿠로 시작한다.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의 주인공인 오스카는 꼴통에 찌질이다.

온갖 SF물을 섭렵하고,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요정어를 하며, 아니메와 닥터후, DC 코믹스와 마블을 꿰고 있는 오스카
140킬로의 거구에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이 삶의 목적이며, 여자에 화안-장. 한다.  
이것이 오스카. 찌질이들에게도 따돌림받는 메가찌질이.라는 것은 오스카의 엄마인 벨리의 어렸을적 이야기이지만, 그러니깐 벨리가 환골탈태하기 전에 말이다. 메가찌질이란 말은 오스카에게 적절하다. 그의 인생에 '환골탈태'가 왔느냐,   

그걸 판단하는건 독자의 몫이다. 나에게 묻는다면,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에서 나는 '짧고' 에 방점을 찍겠다. 유한해서 아름답고, 짧아서 빛났다고. 아마 오스카 와오의 삶이 길고 길었다면, 놀라움은 희미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화자는 오스카의 누나 롤라의 '한 때' 남자친구이다. 존재감이 없어서 이름은 기억 안 ;;; 아, 유니오르던가, 유니오르다. 유니오르의 눈으로 바라본 오스카의 이야기. 유니오르는 작가를 투영한다. 그리고 롤라 이야기, 벨리 이야기, 라 잉카(오스카의 할머니) 이야기, 아벨레르 집안의 불행 이야기 등으로 전개된다. 친절하지 않고, 시간과 공간을 왔다 갔다 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라 독자가 그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짜맞춰야 한다.  

도미니카라는 나라는 저자의 나라이기도 하고, 이 책의 주 배경이 되는.. 아니 이 책의 주인공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런 존재다. 내게는 어느 성깔 있는 용병 투수가 온 나라. 정도로밖에 각인되어 있지 않았던 그 나라는 많은 중남미의 나라들이 그랬듯이 독재와 가난으로 멀지 않은 과거에 무시무시한 경험을 겪었다. 어느정도는 현재진행형..이기도 하고. 그 나라의 푸쿠, 푸쿠는 '저주'라는 말이다. 그 나라의 푸쿠는 오스카와 롤라, 그들의 엄마인 벨리, 그녀의 부모와 가족인 아벨레르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그 푸쿠의 가장 뛰어난 제사장이 바로 트루히요. 독재자다. 푸쿠의 가장 뛰어난 제사장의 시절을 보내야했던 삼대  

이 책은 또한 마콘도와 매콘도중 어느 것이냐?를 묻는 선택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마콘도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에 나오는 그 곳. 즉 마술적 리얼리즘의 붐세대를 의미한다)냐, 매콘도(붐세대의 마술적 리얼리즘이 매너리즘에 빠지자 라틴 아메리카의 현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로 생긴 마콘도의 패러디)냐. 의 질문에 주노 디아스는  

마콘도면 어떻고 매콘도면 어떻냐, 둘 다는 안돼냐.  

멋진 답을 내주었다.  

이렇게 우주적이고 환상적이고 현실적이고 찌질스럽고 꼴통스러운 이야기를 이렇게 잘 엮어내다니, 주노 디아스는 천재인 것이 틀림없다.  

아, 그리고 이 책은 심지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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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6-14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노 디아스는 천재고 이 책은 재미있고!

2010-06-15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바쿠만 7권이 나왔다! ... 사실 그저께 나왔는데, 알라딘은 '내일' 배송이었고(그러니깐 토요일 배송), 교보는 '6일 후 바로드림' 이었지요. 물론 이 6일후는 하루 정도 기다리면 토요일 혹은 일요일 정도에는 1시간후 배송으로 바뀔 것임을 알고 있지만, 더 확실한 알라딘에 주문을 했다.  

알라딘은 바쿠만 7권을 얼른 손에 넣고 싶은 (아... 오래 기다렸다구요!) 나의 선덕선덕한 마음을 배쉰하고, 연락할길 없는 택배 기사, 전화 안 되는 고객센터, 택배사 대리점, 031의 어딘가.. 토요일 밤10시까지, 당장이라도 교보가서 사고 싶은걸 (교보는 토요일이 되자 바로드림이 되었지요) 꾹 참고, 왜냐면, 토요일 배송되면 취소하기도 힘들테니깐.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땡 넘어가자 마자

바쿠만과 바쿠만과 함께 오던 책까지 모두 취소하겠다 하고, 교보에 바로드림
교보에서 비닐에 싸인 바쿠만 7권을 가지고 나와 별다방에서 개봉하고 아이스커피를 마시면서 정독하는 그 바쿠만하고 아이스커피한 기분 .. 캬 -  

이번권도 기다린 보람이 있어 무척 재미있다. 완전 몰입하여 읽음. 

이번주 내내 컨디션이 메롱이라(다음주까지 이러면 병원가야할 것 같아.라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올정도로 메롱메롱이었다)

별다방에서 커피 주문할때도, 바로드림 책 받을때도 카운터에 양 팔을 괴고 약간 허옇게 질린 얼굴색을 하고, 모기만한 목소리로 '아이스커피 톨 그란데로 업그레이드요.' 혹은 '바로드림 책 찾으러 왔어요. 김선영이요' .. 목소리가 목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혀끝에서 나오는것처럼   

'봉투에 담아드릴까요' '아니요' 라는 입모양과 내쉬는 숨  

그러니깐, 이런 컨디션의 나를 끌어낼 수 있는건 오직 교보잠실 바로드림 뿐이라는 'ㅅ'  사람에 따라 별다방 아이스커피 벤티 샷 추가 정도로 끌려나올 수도 있지만 .. 응..  근데, 그 사람은 터키 가서 잘 지내고 있남? 
 

무튼, 그런 컨디션으로 기어가다시피 잠실 교보에 가서 책을 가지고 별다방에 들어가서 커피를 주문하고 테이블에 앉아 바쿠만을 보고 나올때는 쌩쌩한 나로 다시 태어났다. (이건 나도 좀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는 중)

바쿠만 이야기   

방금 동생한테 전화와서 받자마자 '바쿠만 7권 나왔엉' 자랑하자, '봤거든, 뒷북 쩌네요' 쿠사리 들었다. 짜샤, 니가 겁나 빨리본거다. 금욜 저녁에 풀렸다구 ㅡㅜ  

한참 바쿠만 이야기를 하다가 또 한참 롯데 이야기를 하다가 전화 끊고  

그러니깐 다시 바쿠만 이야기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말하자면, 데쓰노트의 콤비 '오바'와 '오바타'가 소년점프에 연재하고 있는 작품이다.
현재 7권까지 나왔다. (원서는 8권까지) 

이거슨 업계의 이야기. 다른 업계도 아니고, 만화업계, 소년점프에 연재하는 작가가 그리는 소년점프에 연재하는 작가 이야기. 꽤나 적나라하게 펼쳐져서, 일본 만화 진짜 대단하다. 라는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만든다.  

작가와 작화가인 친구가 소년점프 연재를 따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요즘의 갈등구조는 새로운 편집자, 신인에 열혈인 편집자와 더 신인인 주인공 콤비의 갈등이다.  

그러니깐, 편집자 이야기, 만화 편집자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 만화를 보고 있으면, 새삼 유명한 작가의 유명한 만화들의 대단함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는 거. 소년점프 연재작인 나루토,원피스,은혼, 헌터헌터,블리츠 등등등     

박력있는 배틀물이나 모험물은 아니지만, (물론, 만화가의 연재를 위한 사투도 나름 박력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점이 내게는 더욱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표지 보면 알겠지만, 그림체도 상당히 이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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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6-13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페이퍼의 상황을 정리하자면...좀비가 커피를 마시며 만화책을 보면서 우어어어어..했다는 이야기군요.

하이드 2010-06-13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차게) 끄덕끄덕

하이드 2010-06-14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컨디션이 올라오자마자 체해주는 몹쓸 몸뚱아리
한달에 한 번 생리통 외에는 아프지 않는 나름 금강불괴의 몸이구만, 한 해가 다른건가 ... 먼산 ( '')
뭐 그렇습니다.

아.. 배고파 ㅡㅜ 체한것도 귀찮은데 왜 배가 고프냐구요. 엉엉

BUY 2010-06-27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야하는데.. ㄷㄷ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쪽빛그림책 2
이세 히데코 지음, 김정화 옮김, 백순덕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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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숨 한 번 크게 들이쉬고) 정말이지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다.

책을 펼치면 이렇게 한 장의 멋진 그림이 나오고 (페이지 페이지마다 주옥같은 수채화 그림)

아름다운 겉표지를 벗긴 책의 표지는 이렇게 강렬하고 인상적인 파란 표지이다.

아름다운 를리외르 간판으로 책은 시작

를리외르란 제본가를 말한다.

파리의 아침이 시작된다.
특별한 아침이

도감이 망가져버린 아이

집을 나서는 를리외르 아저씨

책은 이렇게 아이와 를리외르를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그러니깐, 그들이 '아이의 도감'을 통해 만날때까지 말이다.

'망가진 책은 어디로 가져가야 될까?'

망가진 책을 소중히 들고 돌아다니는 아이,그 아이를 따라가는 작가의, 독자의 시선은 파란 옷을 입은 아이와 그 배경인 파리 거리를 훑게 된다.

책방 앞에서 새 식물도감을 구경하는 아이

" 그렇지만 난, 내 책을 고치고 싶어."

아이는 드디어 를리외르를 찾아가보라는 조언을 듣는다.

를리외르는 뭐지? 책의사 같은 사람인가? 어디 가면 찾을 수 있지?


일하는 를리외르, 아직 안 가고 있는 들어올 때 마주쳤던 소녀를 보게 ㅚㄴ다.
'이런 아직 안 가고 있군...'

창문 밖 소녀의 얼굴을 찾아보세요 -

들어가도 돼요?

이 책은 한 장면 한 장면 다 너무나 아름답지만, 그 중에서도 난 이 장면이 왠지 짠하니 한참을 쳐다 보았다.

'책이 이리 되도록 많이도 봤구나'

'전 나무가 좋아요. 이 책엔 나무에 대한 건 뭐든지 다 나와 있어요'

아, 이 사랑스러운 대화

책을 만드는 것을 보는 소녀

제 몫을 다 한 펴지 대신 새로 표지를 만들기로 한 를리외르
소녀는 그녀가 얼마나 아카시아 나무를 좋아하는지를 옆에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책을 새로이 제본하는 과정들이 정말 너무도 아름다운 그림으로 펼쳐진다.

표지로 쓸 가죽과 종이를 골라 두고 가죽 안쪽을 세심하게 갈아낸다.
(이 책에는 제본의 과정이 하나하나 꽤 자세히 나와 있다.)

바게뜨 빵을 들고 공원으로 식사하러 나간 소녀와 를리외르 아저씨


아... 파리구나

'난 나중에 크면 온 세상 나무를 다 보러 다니고 싶어요'

아이의 이름은 소피, 아저씨는 그냥 를리외르 아저씨

소녀와 를리외르 아저씨는 이 책에서 내내 파리 배경, 를리외르 가게 배경과 잘 어우러져, 배경인지 그림인지 찾아내기 힘들 정도로 조화롭다.

그렇게 특별한 하루가 지나고

책을 찾으러 온 소피

아저씨가 만들어 준 책은 두 번 다시 뜯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식물학 연구자가 되었다.

라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마무리의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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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0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1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6-11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를리외르 아저씨, 이 책은 절대 아무에게도 안 빌려주는 책이에요.
학교에 가져가도 아이들이 만지지 못하게 하고, 내가 직접 보여주는 유일한 책이에요.
너무 너무 사랑스런 책~~~~~~~ ^^

하이드 2010-06-11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정말 예뻐요. 이세 히데코책 모아봐야겠어요. ^^

BRINY 2010-06-1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아~~ 정말 주옥같은 수채화로군요. 사서 두고 두고 봐야겠어요.

하이드 2010-06-12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페이지수도 많고, 책에 대한 애정이 솔솔 느껴지는 책이에요. 두고두고 만족하실꺼에요!
 

* 이미지는 클릭하면 커지는 것도 있고, 안 커지는 것도 있고 'ㅅ'   

이세 히다코의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를 읽다보니 파란색이 무척 인상적이다.  

 

 좀 있다 올릴 포토리뷰 보면 알겠지만, 매 페이지 인상적인 파랑의 퍼레이드로 파리의 골목골목을 눈부시게 표현한 아름다운 책이다.

 어떤 파란색인가싶어 좀 찾아보니

  


울트라마린 블루, 코발트 블루, 셀루리언 블루 정도이지 않을까, 막눈이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울트라마린 블루와 코발트 블루 진한색이 많이 보인다.

 

 

셀루리언 블루  



파랑의 종류  



많기도 하여라.

내가 평소 '크레이지 블루' 미친 파랑색이라고 하며 좋아라 했던 파랑은 지금 보니
울트라마린 블루와 페르시안 블루와 팔라틴(Paletinate) 블루 사이 그 어디메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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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6-10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836046x

이런 책도 있다지요.. 하지만 ! 절 판!

Kitty 2010-06-10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나 이 페이퍼 너무 좋아요!!!
바다 보고 싶다!!!!!!!!!!!!!!!!!!!!!!!!!!!
그냥 아무 바다 말고 지중해든 인도양이든 무지무지 예쁜 바다!!!!!!!추천 100개!!!!!!!

하이드 2010-06-10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도 바다가 진짜 예뻐요. 에게해 생각나더라는.. 근데, 바람이 겁나게 많이 불어서 스산

파랑색에 관한 무슨 미술사 책도 있고 그랬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메피님 얘기해준거 절판 쳇쳇

카스피 2010-06-11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패션회사에 보는 컬러북이 있는데 그건 색상이 더 다양한것 같더군요^^
 

본격 여름이 시작된듯 하다. 이건 단지 체감일뿐인지, 아니면, 실제로 여름이 성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름에는 유독 신간이 많이 나오는듯하다. 확실히 미스터리의 성수기이긴 한데, 그 외에도 원하는 책을 다 사지 못할 정도로 많이 나오는건 분명. (그래서 강기사가 나를 여름에 낳아 주었다... 라는건 무리수 데헷 -)  

오늘 간만에 빠방하게 신간들이 나왔다. 이제 시작인건가. 하는 기분도 살짝 들고. 비교적 신간 추리소설에 대한 포스팅은 어제 간단히 썼는데, 아마 알라딘 이벤트 시작할때즈음에 맞추어 휴가 어쩌구, 핫썸머 어쩌구, 하면서 매년 그랬듯 미스터리 추천 포스팅이 올라갈 것이다.   

추리소설부터 시작해보면 (팔 깎지 끼어 쭉 뻗으며 우두둑 우두둑 - )  

아리스가와 아리스 <쌍두의 악마>1,2

세상과의 교류를 거부한 채 창작에만 몰두해온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기사라 마을. 우연히 그곳으로 들어간 마리아는 부모의 간곡한 바람에도 돌아오지 않는다. 추리소설연구회 회원들은 마리아를 데리러 가지만 기사라 마을 사람들의 강한 거부로 에가미 부장만이 잠입에 성공한다. 
 
<월광 게임>, <외딴섬 퍼즐>에 이은 에이토 대학 추리소설연구회 시리즈이다.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데, <외딴섬 퍼즐>만은 개인적으로 무척 맘에 드는 문장이 있어서(라는 좀 이상한 이유로) 좋아한다. 소장하는 정도의 추리소설 그렇게 많지 않은데, 소장할 정도이니, 그 책 덕분에라도 이 작가에 대한 호감은 높은 편이라고 해야하나.

무튼, 그 딱 하나 좋아하는 <외딴섬 퍼즐>의 후속이라면 후속인 <쌍두의 악마>가 추리소설로는 요코미조 세이시 시리즈 덕분에 믿음직해진 출판사인 시공사에 의해 나왔다는 건 좀 기대된다. (올 여름에도 나오나요? 요코미조 세이시? )

 풋풋했던 <월광게임>은 분위기 있는 대학생 캠프, 달빛, 뭐 그런 이야기이고,
<외딴섬 퍼즐>은 외딴섬에서 일어나는 살인 이야기다.  

 

 


제프리 디버 <브로큰 윈도우>

여덟번째 링컨 라임 시리즈다. 덴젤 워싱턴은 좋지만, 안젤리나 졸리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덩달아 별로 안 좋아져 버린 시리즈 'ㅅ' (영화의 폐해!) 우마 써먼의 캐트린 댄스 시리즈 ('잠자는 인형')은 좋아할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런던시경과 인터폴 연합수사의 자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전신마비 범죄학자 링컨 라임의 사촌 아서 라임이 한 여성을 강간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다. 라임은 그가 함정에 빠졌다는 걸 직감하고, 아멜리아 색스와 함께 단독으로 수사에 착수한다. 곧 이와 비슷한 두 건의 잔혹 범죄 사건을 발견하고 이것을 발판으로 범인을 쫓는다. 이 추적은 아멜리아 색스를 범인의 먹이로 던져준 셈이 되고…. 가장 광범위한 인간 데이터베이스를 제집 드나들 듯 돌아다니며 자신의 기준에 맞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골라내는 ‘용의자 522’,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는 수천 수만의 예정된 가해자와 피해자들 중에서 522의 먹잇감을 찾아내어 보호할 수 있을 것인가  

처음 이 시리즈가 나왔을 때 노블하우스에서 분권으로 내기도 했어서 더 안 읽기도 했는데, 랜덤하우스에서 한 권으로 내기 시작하더니 (앞에 시리즈도 다시 내줘서 무척 고맙!) 작년에 나온 <브로큰 윈도>까지 왔다. 졸리고 뭐고, 이 시리즈나 시작해볼까 하는 마음이 슬슬 들기 시작한다. 최근에 읽었던 <잠자는 인형>도 이 시리즈는 아니지만, 제법 재미나게 읽었지 말이다.  

 

 

 

 

기욤 아폴리네르 <알코올>

내가 가지고 있는 하얀 양장 대산 세계문학 총서 버전인데, 열린책들에서 새로 나왔다.  

 프랑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첫 시집이다. <알코올>에는 '미라보 다리',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 '콜히쿰' 등 우리에게 친숙한 시들을 비롯하여 아폴리네르의 문학적 혁신과 실험정신을 보여 주는 시편이 수록되어 있다. 각 작품에 대한 상세한 주석과 해설을 덧붙여 생소한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모두 5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으며, 시 전체의 제작 연대를 부제로 명시하였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이 흐른다. 우리 사랑을 나는 다시 되새겨야만 하는가
기쁨은 언제나 슬픔 뒤에 왔었지.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


피에르 바야르 <예상 표절>

'문학과 예술의 전통적 연대기를 전복하여 무한히 확장된 독서의 세계로 빠져들다 | 원제 Le Plagiat par Anticipation '
라는 부제와 원제  

 책에서 문제 삼는 표절은 과거의 것을 후대에서 도용하는 전통적인 표절이 아니라, 미래의 작품이나 아이디어를 앞선 세대에서 도용하는 이른바 ‘예상 표절’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는 대담한 가설로 기존의 관점을 역전시키고 익숙한 환경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만드는 특유의 능력과 힘을 여기서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 저자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소화를 못 시킨 상태라 제대로 이야기를 못하고 있다. <예상 표절>도 흥미로운 주제. 피에르 바야르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된다.  


 나오미 클라인<슈퍼브랜드의 불편한 진실>

저자가 5년여에 걸쳐 전 세계의 노동 환경을 직접 뛰어다니며 조사한 관찰 기록이자 그 결과물. 브랜드 마케팅이 문화와 노동시장, 소비자의 선택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을 매우 완벽하고도 쉽게 풀어쓴 안내서다. 
 
10주년 맞이 노 로고 no logo다. <쇼크 독트린>의 저자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10년전 노동현장에 대한 책이라는 건 크게 끌리지 않지만, 저자 이름 때문에 관심이 가는 책이다.  

  

 

<놀이도감>
아, 나 이 도감 시리즈 무지 좋아한다.
작은 사이즈에 재미난 이야기와 그림들이 정말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모험도감>에 홀랑 반했고, <자연도감>도 좋았는데,
<놀이도감>은 그야말로 가장 기대된다! 꺅! 

 

 집과 공원, 산, 바다 등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놀이 방법을 소개한 책이다. 꽃과 풀을 이용한 목걸이 만들기, 곤충을 관찰하고 채집하기, 망차기와 고누놀이 등 민속놀이 즐기기, 생활 용품을 이용한 만들기 등 422가지 놀이 방법이 친근한 일러스트와 함께 알차게 담겨 있다.  

화초놀이, 자연놀이, 야외놀이 등의 챕터로 나뉘어 있다. 놀아줄 아이 친구는 없지만 책 속에서라도 씐나게 놀아봐야지, 뭐 이런 책들도 있지 않은가

 

 

 

 

한노 라우테르베르크 <나는 건축가다 >

독일 최대 주간지 『디 차이트Die Zeit』에 실린 건축 대가와의 인터뷰를 엮은 책이다. 디 차이트의 기자이자 건축 비평가인 한노 라우테르베르크는 꼬박 10여 년에 걸쳐 20인의 건축가를 만났다. 학자나 비평가가 던지는 비판과 질시, 편견과 오해는 물론 맹목적인 찬사와 추앙을 걷어 내고 건축가들 본인이 직접 들려주는 인생과 철학, 고민과 꿈의 리얼리티를 만나보자.

책에는 각 건축가의 개성을 고스란히 담은 대표적인 건축물이 50여 컷 실려 있으며, 독자들은 설계자에게 직접 안내를 받으며 건축물 구석구석을 꼼꼼히 감상할 수 있다. 미처 밝히지 못했던 설계의 뒷이야기와 심혈을 기울여 주력한 부분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건축가들의 주요 이력과 작품, 저서에 대한 정보도 함께 얻을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다. 20세기 건축을 주도한 주인공들의 친절하고 솔직한 건축 담론을 통해 건축물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시대를 명쾌하게 꿰뚫고 현대 건축의 역사와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 관심 신간들 :

 
 

 

 

 

 

 

 

평일 티켓이 따라오는 <영국 근대 회화전> 도록이 있고,
볼로냐상 수상작 <나무집>이 있다. (아, 표지가 시원하니 예쁘네)
<마녀를 물리치는 방법>은 마녀책 좋아하는지라 관심 가고
<천사의 나이프> 작가 야쿠마루 가쿠 <허몽>도 일본미스터리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관심 갈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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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9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9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tty 2010-06-09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에르 바야르 책은 저도 하나 가지고 있는데 지금 보니 출판사가 같네요.
꾸준히 저 출판사에서 내는 듯.
영국 근대 회화전 도록 업어갑니다~

카스피 2010-06-10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쌍두의 악마가 나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