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 읽고 있는 책 

<영국 정원 산책><절대 포기하지 않겠다>의 표지를 보면 느낌이 팍- 오시나요? 

그럴리가.  

어쨌든.  

<영국정원산책>의 표지 사진은 처칠이 한직으로 물러난 후 고뇌하며 손수 만들었던 정원의 디딤돌
저기 써 있는 글자가 아마도 '처칠이 여기서 명상했다' 뭐 이런 글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처칠의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 원제하는 사뭇 다른 쌩뚱 번역 제목.
원제는 A Study in Greatness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처칠에 대해 알고 있던 것 :  

영국 수상, 시가를 물고 얼굴 찡그린 사람, 뭔가 강성 

영국현대사라거나 1,2차 세계대전, 전쟁사라거나 젬병인 나 

이 책을 읽고 처칠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것 ;  

그의 정치적 좌절, 그림을 잘 그렸다. 업적만큼 실패도 많았다. 성격 드러움 , 자신을 객관화하는데 어려움을 겪음
전쟁광으로 비난 받았다. 능력이 출중하나, 당시에는 적이 많아서 인정받지 못하기도 함, 젊은 시절 잘생겼음!, 아내와 무척 사랑했음, 책을 많이 읽었고, 책을 많이 썼음, 글솜씨도 좋았고, 연설가로서의 능력도 출중했음  

그리고 동시에 읽고있는 책은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  

스티브 잡스의 이름을 팔아먹은 값을 하는 재미나고 유익한 책.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그래, 이거지!   

이전 세대의 명연설가 처칠, 현대의 명연설가 스티브 잡스  

이렇게 또 연결되고, 연결되는 독서의 독서의 독서...   

 

*<영국 정원 산책>,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 은 강추, 앞의 책은 포토리뷰, 뒤의 책은 페이퍼 예정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대체로 팩트의 나열. 기본적인 지식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인물 중 하나인 처칠의 평전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한 건 내 무지와 취향때문만은 아닌듯.  그러나 20세기 초반 처칠을 둘러싼 영국 현대사 이야기는 재미있고 유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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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9-15 0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칠.. 은 읽을 수록 재미있네 .. 응

카스피 2010-09-15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이 적으신 것처럼 처칠은 당대에 전쟁광으로 비난 받았고 능력이 출중하나,당시에는 적이 많아서 인정받지 못했는데 그래선지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자마자 총선을 통해 바로 총리자리에서 쫒겨났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영지가 있는 시골로 낙향해 그 울분으로 저작 활동에 전념하는데 이때 태어난 작품이 처칠에게 노벨 문학상의 영광을 준 '제2차대전 회고록' 이라고 합니다^^

하이드 2010-09-15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칠 이야기 하니깐 '2차대전 회고록' 이야기가 많이 나오네요. 번역된 책 있나보니 없군요.
글과 연설문 좀 찾아보고 싶어졌어요. 제프리 베스트의 책은 갈수록 흥미진진해져요.

종이달 2022-09-29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여름휴가 우리 그림책 3
장영복 글, 이혜리 그림 / 국민서관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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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때문에 더 보고 싶었던 장영복(글), 이혜리(그림)의 그림책이다.
우리나라 작가 그림책을 거의 사지 않는데, 국민서관에서 나온 이 책을 사게 되었다. 나름 베스트셀러인 것 같기는 한데, 장점도 분명하지만, 2% 부족한 스토리의 단순함이 아쉽다.

그러나 나는 코끼리를 좋아하고!

면지에서 솟아나고 있는 이 파란 물보라의 정체는?

아퐈코끼리의 분수쇼쇼쇼입니다.


그리고 이제 파란 물보라 속에서 늦은 여름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여름 휴가'

콜라쥬, 몽타주 기법으로 그린 그림들. 요런 그림이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아주 바쁘고, 분주한 서커스장

서커스단원도 동물원이고, 관객도 동물입니다.

찬찬히 보면 재미나요. 맨 왼쪽 구퉁이에 코끼리 아빠의 분수쇼도 있구요,

표범옷을 말리는 표범과 ^^ 홍학옷을 말리는 홍학들도 있어요. 흐흐

범고래 앞에서 피짜 먹는 북극곰과 순록을 보니 급 피짜가 먹고 싶어지네요.

해수욕장으로 피서가는 동물식구들,
얼룩말네들, 펭귄네들은 코끼리네 집 앞에서 해수욕장 간다고 자랑하며 약올립니다.

아기 코끼리들은 잠만 자는 아빠가 원망스럽습니다.

그 때

드르렁 푸우 -
드르러엉 푸우-
드르러어어어어어. 흡!

읍. 푸우~

의 순간에..

순간에!!


아기 코끼리 형제 .. 이름은 코끼와 코리 .. 는

아빠의 콧바람에 < ㅑ ㅇ ~ 날아갑니다.

해수욕장, 고운 모래 위에 엉덩이를 폭! 찍은 코끼와 코리

계속 자는 아빠 코끼리

이번엔 엄마 코끼리가 콧바람에 날아옵니다.

엄마 코끼리와 아기 코끼리들은 해수욕장에서 여름휴가를 만끽합니다.

그러나 아빠 코끼리가 조금 보고싶기도 .. 하고

놀다 지쳐 잠이 든 셋은

드르렁~ 푸우~
드르러어어엉 푸우~

가족들의 콧바람에 아빠가 날아 왔네요!

이제 가족 네 명이 모두 모여 즐거운 한 때

즐거운 여름 휴가 ^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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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북페에는 작년에 비해 살 책들이 진짜 많았는데,
다 패스하고, 미미여사 신간만 하나 집어들고 왔다. <지하도의 비> 단편집이다.  

포스팅을 하기 전에 맨 앞에 나와 있는 표제작 '지하도의 비'를 읽었는데  

오호호 - 의외다. 미미여사의 이런 책이라니,
일단 '지하도의 비' 만으로는 연애미스터리단편. 이라고 말해도 좋겠다.  

간만에 재미난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읽게 되는건가?

 

책갈피 6종  

출판사에서 이런 종류의 책갈피를 많이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나는 책끈이 있으면 책끈으로, 책끈이 없으면 띠지로 책갈피를 하는데,  

보통 세 - 네권의 책을 한꺼번에 읽을때, 한, 두권 정도는 읽은 페이지를 기억할 수 있지만, 그 이상 될 때에는 아무래도 책갈피가 필수다. 책갈피는 언제라도 부담없이 잊어버릴 수 있어야 하므로, 금장 책갈피 뭐 이런건 사양이다.  

딱 요정도의 종이 책갈피가 좋은디  

책띠를 자르면 책갈피 되게 뭐 그런거 만들어 볼 출판사 없나?  
책띠는 아무래도 책을 다 읽으면 본연의 책띠로 돌아가니깐 말이다.  

 

요래요래 .. 요런 크기  

 

쇼핑백. 앞 뒤가 각각 다른 그림이다.  

색이 몇개나 들어간거야? ㅎㄷㄷ 돈 좀 들이셨겠군요   

지나가며 빵과 화분을 조공했는데, 역시(?) 북스피어 라고 해야하나, 후에 보니 뭔가 잔뜩잔뜩 부스에 쌓여 있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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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09-13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책갈피랑 가방이랑 예쁘군요. 저도 북페가고싶어요. 훌쩍 ㅠ_ㅠ
미미여사 신간은 브리핑이 안 뜨네요. 정말 따끈따끈한 건가봐요. 미미여사의 연애미스테리라니!!! 얼른 읽고 싶습니다. (쌓여만 가는 책무더기 -_-;;;;;;;)

하이드 2010-09-13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에꺼도 읽었는데, 괴담스러운 것도 있고, 완전 흥미진진하네요. 최근 미미여사 신간들이 죄다 재미 없어서 속상했는데, 간만에 재미난 책 나왔어요 ^^

Kitty 2010-09-13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보고 갑자기 생각나서 쿠폰 입력하고 온 1인~
저도 책갈피 마음에 들어요~ 이것저것 읽는 책에 죄다 끼워놓았어요.
뭐가 많아도 30분 줄서서 손에 넣은 조공물은 그거밖에 없지 않을까요? ㅎㅎ
아참 오늘 <전자책...> 왔어요. 완전 흥미진진 +_+

Apple 2010-09-14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보다 쇼...쇼핑백이...!!!!!!!!!!!!!!!!!!!!!!!!!책..책갈피도...!!!!!!!!!!!!!!
진짜 별 쓸데없는 거 주지 말고, 책모양이랑 세트로 된 책갈피같은 거나 좀 껴서 주었으면 좋겠어요.ㅠ ㅠ

하루 2010-09-14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쇼핑백이.쇼핑백이...
책갈피가...책갈피가...
 
심홍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예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미스터리를 기대하면 실망, 커다란 상실을 경험한 여자아이의 섬세한 심리묘사가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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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하는 노자와 히사시 <심홍>

첫장면부터 꽤나 흡입력 있고, 인상적인 작품이다.  

'가족을 죽인 살인자의 딸, 그녀와 나는...... 마주한 거울처럼 닮았다.' 는 카피
'피해자의 딸과 가해자의 딸.
 죽임을 당한 측과 죽인 측이 실은 
 같은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슬픈 현실'  

1/3 정도를 읽은 지금까지 가해자의 딸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는다. 아마 그녀와 피해자의 딸인 가나코의 이야기가 나오면 본격 클라이막스가 될테지만,

워낙 첫장면부터 쭉 - 자신있는 필치로 수학여행 중이라 집을 떠나 있던 자신을 제외한, 아빠, 엄마, 네살, 다섯살의 두 남동생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비극. '살아 남은 자'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무언가 안 좋은 소식을 듣고 선생님 한 명과 수학여행지에서 도쿄의 병원까지 오는 여정의 묘사가 대단히 섬세하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미스터리에는 범인, 탐정의 심리가 묘사되고, 피해자의 이야기까지도 나오지만, 피해자의 가족 이야기는 스테레오 타입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더해 가해자 가족의 심정이라는 것은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외에는 떠오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희귀하다.   

무튼, 섬세하게 피해자의 가족, 살아남은 자인 가나코의 이야기를 읽다가, 옮겨보고 싶은 문장이 나왔다.
그녀의 대처방법은 '무감해지기' 였다. 가족이 살해당한 후 아버지의 여동생인 고모네 집에서 생활하게 된 가나코. 조금 복잡하게 얽힌 심정들이 있지만, 고모네는 가나코에게 아주 잘해준다. 마음으로, 현명하게.  

   
 

아침이면 고모부와 신고를 위해 도시락을 싸고, 오전 중에는 장보러 가는 고모를 따라나서고, 날이 맑으면 근처 공원에서 포장 도시락을 함께 까먹고, 오후가 되면 초등학교에서 돌아오는 마키의 숙제를 봐준다. 그런 나날이 거듭되면서 굳어 있던 표정이 풀려가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이제까지 눈물로 보낸 시간이 없었던 대신, 자신은 내내 강철과 같은 무표정을 달고 살았던 게 틀림없다.

날마다 고모 옆에 붙어서, 해도 빛이 나지 않는 가사 일을 도우며 생활하다 보니, 조용한 생활 속에 사소하지만 무심결에 표정이 누그러지고 마는 사건들이 널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최근 실감한 몇 가지 사소한 기쁨을 손가락을 꼽아가며 세어봤다.
도시락에 넣을 전갱이 튀김이 유달리 바삭하게 잘 튀겨졌다. 비에 젖은 자양화가 갠 하늘의 태양빛을 받아 눈부실 정도로 빛난다. 비 그친 시장 길에 선들바람이 불어 땀을 순식간에 말려주었다. 도시락집에 줄을 섰는데, 점원이 마침 갓 지은 따끈따끈한 밥을 퍼주었다. 공원 벤치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었더니 정말로 맛있었다.  

 
   

 

내가 최근 느낌 사소한 기쁨들을 꼽아보았다.

야구장에 갔는데, 야구장을 딱 반으로 갈라, 홈팀인 1루에만 비가 오고, 내가 응원하는 어웨이 팀인 3루쪽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왠지 통쾌했다. 이때까지는 테이블석이 뚜레주르존이라 좋아하지도 않은 아이스크림을 어거지로 받았는데, 오늘은 가그린 존이라 커다란 가그린 통을 받았다. 강기사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새벽 두시에 아주 시원하고 적절한 아이스커피를 사가지고 왔다. 언제 만져도 폭신폭신 몽글몽글 부들부들한 말로가 손 닿는 곳에 있다. 긴 베트남 출장길에서 돌아온 친구가 못된 코끼리가 새겨져 있는 멋진 물소뿔 책칼을 줬다. 내 얼굴색에 잘 어울리는 녹색 스카프를 샀다. 별로라고 했지만 먹고 싶었던 아침밥풍 정식이 무지 맛있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아이스 라떼가 맛있었다. 야구장 갔다가 집에 돌아와 무지 피곤해서 뻗어 버렸지만, 잠에서 깨니 아침이 아니라 새벽 2시 반경이었다. 오늘은 꽃하러 가는 날이다. 트윗에서 파리에서 막 돌아온 동생이 런던에서 내 선물을 샀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출처 : 하이드 트위터

힘든 일이 많고, 그 힘든 일 중에는 실질적으로 크게 고민해야하는 큰 덩어리의 문제들도 있고, 큰 덩어리의 문제가 아니라도, 자잘한 고민과 문제거리들로 조금씩 지쳐간지 ... 아주 오래지만, (그게 아마 나이 드는 것) 일상의 사소한 기쁨들이 '무심결에 표정을 누그러뜨려준다.'  

로또 당첨같은 대박이 아니라도, 잔뜩 생활에 얻어 맞은 생활하는 인간을 누그러뜨려 주는 것은 이런 각자의 일상의 사소한 기쁨들이라는 것을 깨달으니, 좋은 친구가 생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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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09-13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의 예쁜 사진과 글들을 보는 게 저의 일상의 기쁨이에요. ^^
아침밥풍 정식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하얀 쌀밥도 맛나보이고 생선도 맛있겠고, 낫토 좋아하거든요. 꼴깍 >.<
심홍. 은 글이 참 예쁘네요. '눈물로 보낸 시간이 없었던 대신 강철과 같은 무표정'이란 표현이 와닿아요. 보관함으로 차곡 ^^

하이드 2010-09-13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고보니 연애시대 원작 작가가 쓴 책이더라구요. 미스터리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주인공의 심리가 읽는 내내 절절했어요. 꽤 분량도 있는데 말이죠.

아침밥풍 정식의 연어구이도 맛있었고, 낫또, 우메보시, 된장국, 디저트로 나오는 그 새알같은거에 막 꿀이랑 콩가루 같은거도 맛있었어요.

홍대 또 가서 저거 한 번 더 먹고 싶은데, 블랙올리브 빵도 사고 싶고 'ㅅ' 오늘은 다 노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