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브리엘 마르께스 [백년의 고독 ]

쉽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였지만,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정치적 역사적 배경을 모르고서는 제대로 읽었다고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장을 생각하면 아직도 팔에 소름이 돋는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69049

 2.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자유로운 영혼 조르바.
닮고 싶고, 동경하고 싶고, 옆에 두고 싶은 짐승. 결코 내 손에 들어오지 않을 조르바.

번역가 '이윤기' 님의 역자후기도 울컥했던 품고 싶은 책.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85130

 

 3. 너세네이얼 웨스트 [미스 론리하트]

 정말 멋진 그 제목이 아니라도 충분히 멋진 소설. 이 소설의 첫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나는 이 책과 깊이 교감했다.
그 많은 숨겨진 의미들은 천천히 곱씹어보리라.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14893

 

4. 이주헌의 '프랑스 미술기행'

나의 올여름 파리여행은 날라갔지만, 이 책은 파리 뿐만 아니라 프랑스 곳곳에 대한 깊은 동경을 심어주었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01265

 5. 다이앤 애커먼 [감각의 박물학]

 올해의 책으로 4월에 이미 꼽았는데, 빠질 수 없다.
정말 혼이 빠지게 즐거웠던 독서 경험.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65660

 

 

 

 

 

 

6. 로저 젤러즈니 [엠버 연대기 ]

판타지를 통해 삶을 엿보고 삶의 힌트를 얻고 삶의 유머를 느끼며 삶을 긍정하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00164

 7. 진중권 [춤추는 죽음 ]

멀고도 가까운 이야기. 터부. 적당히 현학적이고, 적당히 재미있고, 적당히 만족스럽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89269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90332



 8. 헤르만 헤세 [황야의 이리 ]

3개의 장으로 나누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문장을 읽는듯한 책.
한문장 한문장 씹어먹고 싶었고, 책을 통째로 다 외워버리고 싶었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96869

 

 

 9. 존 버거 [행운아]

올해 존 버거를 알게 되었고 그의 책을 네권쯤 읽었나보다. 한 권을 고르려다 보니 이 책을 빼 놓을 수 없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20552

 

 10.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도 올해 알게 된 작가.
 네권쯤 읽었나보다. 그 중에서 주저 없이 꼽는 한 권.

표지에서부터 떠나고 싶게 만드는 역마살 낀 나에게 꼭 어울리는 책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06523

* 백여권의 책중 꼭 넣고 싶었으나 빠진 것은 콜린 덱스터의 '숲으로 가는 길' , G K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의 동심 김승옥의 '무진기행', 하워드 진의 '달리는 기차에 중립은 없다'  헤세의 '아름다운 정원 이야기' 등이다.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책들. 열심히 너무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읽었는데, 읽으면서도, 읽은 다음에도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책들을 리스트에 넣었다.

하반기에는 '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 나 '악령' 이 들어갈테고, 내가 좋아하는 미스테리 분야도 꼭 넣을꺼고, 사진집 등도 들어가는 알찬 독서생활이 되기를 바래본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5-07-04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읽음의 다양함이여라...

비로그인 2005-07-04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페이퍼 보고 무조건 주워넣는 버릇 좀 고쳐야 할텐데요, 에휴^^

panda78 2005-07-05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르바.. 빌려준 책 어서 받아야는데.. ;;
미스 론리하트와, 황야의 이리. 꼭 기억해 두겠습니다. 아참 존 버거두요.

nemuko 2005-07-05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제가 젤 많이 땡스투 누른 사람이 바로 하이드님이네요. 하이드님의 페이퍼는 책을 안 살 수 없게 만든단 말예요 ㅠ.ㅜ
근데 이렇게 페이퍼 정리 해 놓으니까 정말 보기 좋은데요. 따라해 봐야지^^

하이드 2005-07-05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감사합니다. 상반기라고는 하지만, 백여권 중에서 고르려니, 막 혼자 고민하면서 ( 행복한 고민이죠 ^^) 골랐어요. 매너님은 깔끔시럽게 딱 한권 고르셨던데! 대단해요.

mannerist 2005-07-05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깜짝-_- 대단은 무슨... 몇 권 읽지도 않은 상반기에 페이퍼백으로 네 번쯤, 민음사판으로 대여섯 번 쯤 읽어서 가장 선명하게 가슴속에 새겨져 있길래 별 고민없이 쉽게 찍어냈건데 뭘... 깔끔이라고 말해주시니 고맙긴한데 원 남새스러워서. 남들 다 읽은 책 가지고 늙으막에 혼자 소란떠는게... ^^;;;;

DJ뽀스 2006-09-14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미술 기행..정말 좋아하는 책입니다. ^^";
 

조금 일찍 갔으면 책 더 읽다가 올 수 있었을텐데. 게으름 피우다가 네시나 되서 도착해버렸다.

 미하엘 엔데의 '보름달의 전설' 을 읽었다.

 초현실적인 그림의 큰 책이다. 미하엘 엔데의 책은 언젠가는 꼭 읽어봐야지 하고 있는데, 끝없는 이야기를 얼마전에 구입했고, 이 책은 오늘 도서관에서 읽었다.
사랑하는 약혼녀가 결혼전에 다른 사내와 도망가고 산으로 들어가 은자가 된 사나이와 사랑하는 여자를 욕보인 남자를 살해하고 도둑이 된 자의 이야기이다.

'참됨'은 은자의 모습으로 오는 것만이 아니고, 때로는 '도둑'의 모습으로 오기도 한다. 나이브하자.

 이 책을 읽다가 놔두고 왔다.

확실히 '아무튼' 보다는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에 더 가깝다는 느낌.

제목이 Hier 여기 이던데 왜 어제?일까? 궁금.폴란드어로는 Hier가 어제인가?

 

나는 가끔 내가 일을 하기 위해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지 질문한다. 어떤 인생인가?
따분한 직업
형편없는 월급
고독

그리고 오늘 빌린 두권.

 

 책과 밤을 함께 주신 신의 아이러니 - 호세 카를로스 카네이로

보르헤스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로 찜해놓고 있던 책이다.
제목도 너무 멋지다. 책과 밤을 함께 주신 신의 아이러니라니...

 

어느 누구도 탄식이나 비난쯤으로 폄하하지 않기를
기막힌 아이러니로 내게
책과 밤을 동시에 주신
신의 오묘함에 대한 나의 소회를.

신은 빛을 잃은 이 눈을,
꿈들의 도서관에서 여명이 그 열정에 굴복해
건네는 분별없는 구절들밖에읽을 수 없는 이 눈을
책의 도시의 주인으로 만드셨네.

낮은 헛되이 무한한 책들을
두 눈 가득 선사하네.
알렉산드리아에서 스러져간
필사본들처럼 읽기 힘든 책들을.

(그리스 신화에서) 한 왕이
샘과 정원 사이에서 갈증과 배고픔으로 죽었지.
나는 이 높고 깊은 눈먼 도서관의
구석구석을 정처 없이 떠도네.

벽들은 백과서전,지도, 동양과
서양, 세기, 왕조,
상징, 우주와 우주기원론을
건네지만 모두 부질없다네.
도서관을 낙원으로 꿈꾸던 나는
그림자에 싸여 천천히,
지팡이를 더듬거리며,
텅 빈 어스름을 탐사하네.

 미셸 투르니에 산문집 -김화영 옮김

 별 고민 없이 집어든 책.

 

 

섹스

섹스에 있어서 어려운 문제는 바로 그것을 만족시켜도 물리기는 커녕 그 반대로 더욱 흥분이 고조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성교는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어진다. 신체기관에 필요한 양의 수분을 공급하면 저절로 없어지는 자연적인 모마름음과 만족시켜주면 줄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술꾼의 병적인 목마름을 비교해보라. 그러나 일단 만족을 얻으면 오랫동안 진정되는 <정상적>인 성적 욕망이란 것이 과연 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그 속에는 너무나 많은 뇌가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많은 뇌가 개입하고 있다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erky 2005-07-03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밤을 함께 주신 신의 아이러니- 참 멋있는 말이네요. ^^

하이드 2005-07-03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르헤스 이야기라니 더욱 기대되지요? ^^

panda78 2005-07-03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책방에서 샀어요. ^^ 기대됩니다.

2005-07-03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나 2005-07-04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밤을 함께 주신 신의 아이러니라, 제목부터 정말 멋지군~~ ^ㅂ^
나도 읽어보고싶다.

하이드 2005-07-04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어로 hier가 어제랍니다 ^^; 그러고보니;;; 제보주신 a님 감사합니다.
 
제리코의 죽음 - An Inspector Morse Mystery 4
콜린 덱스터 지음, 장정선.이정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알리바이 ( Alibi ( 라틴어 alibi, 다른 장소) ;
범죄사건에서 문제의 시간에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해명.

                                                      <옥스퍼드 영어사전>

 

언제나처럼 파티에서 만난 여인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모스 경감. 몇달이 지난후 그녀가 살고 있는 제리코 거리에 가지만, 그녀를 만나지만, 그녀는 이미 차가운 시체가 되어 있다. 구역의 사건을 수사하는 벨경감과 월터스 순경 몰래 그는  제리코 거리의 사람들. 그녀와 관련 있는 사람들을 조사해나가기 시작한다.

어느 작품보다 문학적이라는 평을 듣는 이 작품은 그녀의 운명이 고전작가의 비극을 그대로 쫓아가기 때문일까? 과연 그럴까?

역시나 독자를 가지고 노는 콜린 덱스터.

모스에게도 독자에게도 약간은 찜찜한 결말이긴 하지만, 우리의 모스는 여전히 술집에서 잘빠진 여자의 뒷모습에 반한다.

경찰청의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천재 모스 경감. 그의 헛다리집기에 동참했다가 어느 순간 모든 혼란 속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그의 천재적인 뇌세포는 사건의 해결로 무섭게 치닫는다.

자. 이제 이렇게 오래간만에 나온 제리코의 죽음(시리즈5) 까지 읽었으니, 시리즈 2인 니콜라스 퀸의 죽음을 기다리면 되는건가? 왠만하면 순서대로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 순서 정리 다시 한번.

우드스톡행 마지막 버스 - 니콜라스 퀸의 침묵의 세계(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5) - 제리코의 죽음 (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4) -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1)- 사라진 보석( 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3) - 숲을 지나는 길 (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2)

 


댓글(3)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5-07-07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7-07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5-07-07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글씨가 좀 지저분하군.. 그래도 난 흑백 느낌이 직접 봤을땐 좋았다구
 
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이레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아. 정말 예쁜 책.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나는 자연의 기이한 형태를 바라보는 버릇이 있었다. 관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지닌 고유한 매력과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언어에 몰두했다. 아예 나무가 되어 버린 긴 나무뿌리, 돌 틈에 솟아난 색색의 줄기, 물 위에 떠다니는 기름얼룩, 유리잔에 간 금 - 그런 모든 것들이 이따금 마치 마법처럼 내 마음을 깊이 뒤흔들었다. 물과 불, 연기, 구름, 먼지 그리고 특히 눈감으면 보이는 선회하는 빛의 무리...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 에서 온갖 즐거움을 다 느낄 수 있다. 최근에 읽었던 황야의 이리에서 정신병 치료를 받고 자살충동에 시달리던 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헤세의 노년. 겨울 다섯달 동안 정원 없이 지내며 겨울꿈에 멍하니 잠겨 있다가 어느새 다가온 봄에 부랴부랴 씨앗을 주문하는 등 분주해지는 헤세. 

남이섬의 헤세 그림전시를 본 적이 있다. 처음 본 헤세의 수채화들. 엽서 크기의 조그마한 수채화들. 그리고 꽃, 나비, 풀, 나무 등과 함께 있는 그의 소박한 시들은 뭉클할 지경이였다.

이 책에는 헤세의 정원 가꾸기에 대한 단상들. 그리고 헤세의 시. 그리고 헤세의 수채화들( 물론 컬러다) . 일러스트들. 흑백의 사진들이 있다.

석양의 흰 장미

서글프게 너는 잎새 위에/ 얼굴을 묻고, 죽음에 몸을 맡긴 채/ 유령 같은 빛을 호흡한다. /창백한 꿈을 허공에 띄워 보낸다.
그러나 노랫소리처럼 간절히/마지막 남은 희미한 빛 속에/그래도 저녁나절은/너의 사랑스런 향기가 방에 머문다.
네 어린 영혼은 불안스레/무명의 것을 구하려 애쓴다. /그러곤 미소지으며 죽어간다./내 가슴에서, 너, 누이 같은 장미여.

이렇게 그는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시를 쓰고, 글을 쓰고, 정원을 가꾸며 아름다운 노년을 보냈나보다. 젊은 시절, 중년시절의 외부로부터의 그리고 더 견디기 힘든 내면의 고통을 견뎌내고 너덜해진 몸을 자연에 묻고 그의 소설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성장에 성장을 거듭한 자만의 진정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나보다.



 

' 대부분의 인간은 절망 속에 살아간다' 고 소로우는 말한다. 그 절망이란 어쩌면 그 말만큼 무거운건 아닐지도 모른다. 행복하지 않은 자들은 모두 절망에 빠진 자들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행복하지도 않게 절망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걸까? 무엇을 위해서?
자리를 옮기고 내 자리는 조금 더 좁아졌지만, 창가이다. 시내 한 복판에 주변에는 높은 건물들 밖에 없고, 나도 그 중 한 건물에 자리 잡고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뒤로 햇빛이 들어오고, 전에 앉았던 창턱에 파일들을 잔뜩 올려놓았던 전 사람과는 달리 나는 초록색의 친구들을 올려 놓을 예정이다. 그리고 가끔 답답해지면 고개를 돌려 초록 친구들과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조각하늘을 보며 내 정원을 가지게 될 그 날을 그려볼 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나 2005-07-04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의 정원을 가진 것을 축복할게 ^^

하이드 2005-07-04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행복하게 살려구. 아침에 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 읽으면서 왔는데, 아,,, 나도 이제 안-도시인간이고파. 창밖 조각하늘의 구름은 권적운...
 
개를 살까 결혼을 할까
파울라 페레스 알론소 지음, 유혜경 옮김 / 창작시대 / 1999년 10월
평점 :
품절


* 남자를 찾습니다 :

한 여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누렁이 개와 경쟁할
적당한 남자 구함.

단순하고, 명랑하고, 진실하며,
외향적이고, 충성심이 매우 강함.
심각하게 분위기를 잡지도 않으며,
요구사항도 없음.
심심해 하지도 않고, 영화를 좋아하며,
조용한 산책을 즐김.
격식을 차리지도 않을뿐더러,
타인에게 큰 기대도 하지 않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임.

개를 살까, 결혼을 할까, 책 표지의 예쁜 작가의 얼굴. 처음 몇장을 읽으면서, 30대 여자의 사랑 이야기로 착각했더랬다. ' 개를 살까, 결혼을 할까' 얘기하며 끊임없이 잡지에, 신문에 조금씩 그 조건을 바꾸어 가며 남자를 찾는 여자의 이야기.

그러니깐 뭐랄까. 이런거다.

온 가족이 사고를 당하고 나만 살아남았다. 나의 삶의 의미가 모두 사라졌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묻는다. ' 커피 마실까, 콜라 마실까'  아무 의미 없는 물음. 몸이 바스러지고 혼이 빠지는 커다란 고통에도 불구하고 입에서 튀어나오는 일상의 말들.

그리 쉽게 쉽게 읽히지 않는다. 주인공인 후아나. 누렁이와 경쟁할 남자를 찾는 광고를 내는 여자. 그녀는 그녀의 존재 이유인 그녀의 오빠 크리스를 사랑한다. 크리스는 예민하고 밝으며 사려깊다. 크리스에게는 가장 친한 두 친구가 있다. 막스와 오라시오. 후아나는 오라시오와 사귀었었고, 후에는 막스와도 사귀었었다. 오라시오는 그림을 그리는 오리오와 사귀고 있다.

20대초에 후아나는 정말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유태인 게릴라였다. 그가 도망갔을때 후아나는 그의 애인으로 잡혀가서 힘든 시간을 보냇다. 그는 잡혀갔고, 죽었다. 가장 큰 첫사랑을 잃은 후아나는 그 아픔을 잊기 위해 몇년의 시간을 보내고 여전히 그 아픔을 간직한채 고국으로 돌아온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군부정치 아래 억압당하고 고문당했거나, 억울하게 친구를 잃고 가족을 잃었거나.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지만, 그렇지 않은척 선전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그들의 쉽지 않은 삶의 이야기들이다.

끝이 없는 소설이다. 마음을 허하게 하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