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은 열두 달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76
엘사 베스코브 글.그림, 김상열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12월
구판절판


스웨덴 작가인 엘사 베스코브의 그림인데, 여기 등장하는 아이들이 무지 사랑스럽다.
이 책 그닥 인기 있는건 아닌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그림체 좋아해서
완소 그림책중 하나다.

1년은 열두달
4월,6월,9월,11월은 30일
2월은 28일 아니면 29일
나머지는 모두 31일

그러고보면, 난 아직도 국민학교때 배웠던 그 손 주먹지고 1,2,3,4.. 세아리며 나온 부분은 31일, 들어간 부분은 30일. 그러고 있는데, 아이들은 어떻게 이걸 외우고, 배우는 걸까?
후후

매 페이지는 이런 느낌이다.

왼쪽에는 흑백, 오른쪽은 컬러 그림

왼쪽은 시계 숫자들
오른쪽은 요일에 대한 이야기인데,

시계 숫자는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음 'ㅅ' 11과 12는 쿵당 넘어져 코를 찧어 버렸다구?

본격 1년은 열두달 시작이다.
1월 JANUARY

각 월에 해당하는 명절이 나와 있다. (물론 스웨덴의 명절)

1월 13일
크리스마스 축제 기간이 끝나고
모두가 마지막 춤을 추며 아쉬워하네
크리스마스트리도 예쁜 옷을 홀랑 벗지.
귀여운 크리스마스트리야, 너무 슬퍼하지 마.
발부르가 축일이 되면
너도 불꽃 속에서 활활 타오를 테니.


그림이 너무 귀엽지 않습니까?
흰 옷에 금별 붙은 흰 고깔 모자 쓰고 걸어오는 삼남매 으악, 귀여워요.

2월의 그림입니다.
한장한장 다 완소에요.

아직도 호수는 꽁꽁 얼어 있지만
한 주일, 두 주일 ... 시간은 빨리 흐르지.
며칠 남지 않은 사순절.
그때 쓸 나뭇가지들을 구해
침대 속에 숨겨 놓아야 해.

이렇게 글에 그 월의 계절에 대한 이야기, 기념일에 대한 이야기.
아이들에겐 생소할지 모르겠다만, 나는 요런 이야기도 좋다.

4월

거짓말쟁이 4월!
장난꾸러기 4월!
말썽꾸러기 4월!

아이들은 아네모네 꽃을 따고 있고,
녹색 요정 느낌의 광대인지 요정인지가 있고,

뒤에 검은 비구름 아래를 걷는 검은 남자는 누구일까?

6월 그림이 제일 맘에 든다!
아, 저 컬러들, 저 하늘색!!!! 벌거벗은 아이들, 금발 머리!!
뒤의 녹색 풀들, 산, 나무, 그리고 그 위에 하늘도 잘 어우러져 있다.

우리 돛대를 배에 묶어서
우리 집 풀밭으로 가져가자.
아, 여름이 두 배로 길면 얼마나 좋을까!
날마다 날마다 잔치가 이어지는 6월.


7월입니다.

시금치와 파슬리에 햇볕이 쨍쨍
고개를 푹 숙인 양귀비와 참나리 잎


8월이구요.

'멜론이 와하하 웃다가
몸통에 금이 쫙 생겨 버렸네.
하지만 어쩌면 좋아, 아무도 어쩔 수 없지.'

와하하 웃는 멜론 -

수확의 9월

'사과야, 빨간 사과야,
넌 힘든 일 한 번 없었지?
저 높이 나뭇잎에 둘러싸여
빨갛게 익어가며 즐겁기만 하잖아.
우리처럼 학교 다닐 필요도 없고'

사과가 떨어지기를 바라며 모자를 대고 있는 아이와
지켜보고 있는 동생들. 어유- 귀여워라

12월은 다시 크리스마스,

'썰매를 꺼내 쓱쓱 닦고
신발에 스키도 꼭 매고
여름도 좋았지만
눈이 있어 겨울도 좋아.
우리 함께 눈맞이 하러 가자.'

눈맞이 - 헤-

이야기는 아기 예수의 생일로 끝난다.

북구에 대한 로망이 있는지라, 흔치 않은 스웨덴책, 그것도 스웨덴 색채가 물씬 풍기는 그림책이라 좋아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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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10-04-12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네버랜드네요. 세계의 걸작이라더니 정말 온갖 나라가 다 있나봐욧 스웨덴이라니

봉봉 2010-04-13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포즈들이 정말 귀엽게 잘 표현되어있네요.
특히 6월 물놀이하는 그림 맨 오른쪽에 있는 아가 몸매가 넘 귀여운 거 아닌가요..
배가 완전 매력적이네요~ㅋㅋ^^

bookJourney 2010-04-13 0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보다가 일본 국제어린이도서관에서 봤던 전시회 생각 났어요. 북유럽의 그림책 전시회였는데요,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이런 나라들의 작가와 그림책이 소개되어 있어 막 흥분하면서 봤었지요. 한 켠에는 연도별로 출판된 대표작 리스트를 만들어 두고는 "당신이 태어난 해에는 어떤 책이 태어났나요?" 이런 질문을 함께 던지고요. ^^

하이드님 365일 리뷰 쓰시면서 나중에 온라인 전시회(^^) 하시면 어때요? 북유럽의 그림책 모음전이라던가, 사랑스러운 고양이 그림책전이라거나, 귀여운 남매 그림책전 ... 이런거요. 하이드님이 하시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하이드님의 페이퍼를 상상하면서 막 즐거워하고 있어요. ^^*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3=3=3)

BRINY 2010-04-13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ㅇㅇ님, 14일 도착한다더니, 오늘 아침에 왔어요!
우왕 생일 맞은 기분입니다. 감사해요.  

제인구달 평전을 후다닥 살펴본 바로는 일단 표지는 인터넷이미지처럼 우아하다.
앞표지, 책등, 뒷표지까지 심플하면서도 강력하다. (이 가격에 디자인 엉망이면 정말 고민스러울텐데 말이지)
겉표지를 벗긴 속표지의 클로스 장정, 가름끈의 컬러가 잘 어우러지고 고급스럽다. (책끈은 좀 더 고급스러울 수 없을까? 고급스러운 책끈의 예를 본 적이 없는 것 같기도 한데 ..)

인테리어..랄 껀 없고, 위에 사진 찍어 놓은 것은 10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에 중간 흑백사진 페이지 몇 장을 제외하곤 그림도, 도표도, 지도도 없이(후루룩 넘겨서는 안 보임) 빽빽한 글씨, 한 페이지에 27줄!이라는 거. 곰브리치 서양미술사와 함께 '무인도 갈 때 들고 갈 책' 리스트에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가 맨 앞에 네장에 걸쳐 따로 나와 있다. (읽다 보면 유용할듯)

뒤에는 주석, 참고문헌, 감사의 글, 역자후기, 찾아보기가 나와 있다.  

'모티머 허버트 모리스 구달은 부유한 중산층 가문 출신으로 그의 집안이 지난 한 세기 동안 부와 지위를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주도성과 근면성, 행운 그리고 트럼프카드 덕분이었다.' 로 시작되는 첫페이지,  

제인 구달의 삶으로의 첫 여정을 4.12 시작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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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브라운 2010-04-1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는 인테리어..라고 하셔서 뭔가 집안 꾸미기라도 도전하시거나 이쁜 책장 만들기 등 을 상상했습니다 ^^;; 요즘 1천페이지 급들이 제법 많이 보이네요... 저는 전철 들고다니기는 5백페이지를 한계로 잡았는데 팔힘을 길러야하나 생각이 드네요 ^^;;

blanca 2010-04-12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두께의 포스가 후덜덜 이네요. 저 빽빽한 편집하며. 다 읽으시면 그 과정에 대한 얘기 좀 해주세요.^^

비로그인 2010-04-12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아한 책이에요. 저렇게 우아한 디자인은 오랜만에 봅니다.
아니, 어쩌면 제인 구달의 이미지가 원래 우아했기 때문에 가능한지도 모르겠군요.

하이드 2010-04-12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기인가 읽는데, 금발의 젊은 여자가 타잔처럼 침팬지랑 살겠다고 밀림으로 들어가고 .. 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니, 얼마나 이슈가 되었을지 상상이 갑니다.

디자인이 잘 빠져서 진짜 다행이에요. ^^ 말대로 제인 구달의 미모덕도 봤겠지만요, 원서 표지는 저 사진 크게 확대해 놓은 것이 다인데, 지호에서 나온 책은 훨씬 우아하게 바꿨어요. 오늘부터 조금씩 읽어나가려구요.


Kitty 2010-04-12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 페이지 ㄷㄷㄷㄷㄷㄷㄷ 와 진짜 사진도 그림도 별로 없다구요? ㄷㄷㄷㄷㄷㄷ
금발의 젊은 여자가 타잔처럼 침팬지랑 살겠다고 밀림으로 들어가고 <- 이거 너무 웃겨요 ㅋㅋㅋ
타잔보다는 제인이 어울릴거 같은데 ㅋㅋㅋ

카스피 2010-04-13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정도면 책상에 앉아서 읽어야 될것 같네요^^

하이드 2010-04-13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두꺼운데도 나니아나 히치하이커나 "드림마스터"처럼 책등이 마구 트위스트되지 않고, 딴딴해서 좋아요 ^^

키티님 그러고보니 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타잔보다는 제인이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글샘 2010-04-14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등에 구달의 사진을 넣은 것은 정말 환장할 노릇이군요. ㅎㅎ

하이드 2010-04-13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 그래도, 중간에 사진이나마 넣어 줘서 한템포 쉬어갈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죠 -
 



 

 









내가 이 책을 삥뜯은 선물 받은 이유 :

내가 불씨를 지폈는데, 그걸로 인연을 만들더니,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여 ... 잘 됐음 좋겠군아!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음?! 잘되면 복비나 .. 했더니, 책 사줬다. 쌩유-

거참, 그런 인연에 우연에 우연이라니. 이건 뭐, 뱅기 옆자리에 멋진 남자 앉을 확률보다 더 낮은 그런 확률 아닌가?
세상 참 좁다.로는 설명 안 되는 기가 작동한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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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10-04-12 0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독신의 즐거움, 으로 읽었어요.

하이드 2010-04-12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지 바뀌었는지 테스트, 테스트

독신도 즐겁죠~ 룰루~

세실 2010-04-12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참 예뻐요. 님이 잘되었으면 좋겠어용..

하이드 2010-04-12 10:09   좋아요 0 | URL
이미지도 멋졌는데, 실물은 더 멋지네요.

올 한해 .. 벌써 3달이 후딱, 잘 되야 할텐데 말입니다. ^^

글샘 2010-04-12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빨간 이쁜 책이라고는...
수전 와이즈 바우어가 좋아졌어요. 이유는... 나이가 나보다 두 살이나 어리다는 것. 학교를 제대로 안 다니고 혼자 공부했다는 것. ^^
나이가 나보다 어리니깐, 이 사람 책을 오래오래 읽을 수 있겠죠?

하이드 2010-04-12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좀 묘한 이유이긴 하지만, 아마도요. 또 흔한 독서에 대한 책인가 했는데, 미리보기로 보니, 재미있겠더라구요.
묵직하니 예쁜 빨간책이에요. ^^

blanca 2010-04-1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홍색 향기가 뭉클뭉클. 하이드님 페이퍼에서 연애 얘기를 읽게 되니 저까지 흥분되네요. 아..궁금타.^^;;

하이드 2010-04-12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그게 제 이야기도 아니고, 저는 그냥 중간에서 책을 얻었을 뿐임 'ㅅ'
그리고 책 준 쪽도 분홍빛은 아니고 ^^; 좋은 인연. 정도라고 해두죠.

루체오페르 2010-04-12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인연, 좋죠.^^
좋은 사랑만큼 찾고 얻기 힘든 것이 좋은 인연이라 생각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 역시 사랑을 떠나 좋은 인연이 충분히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남자와 여자 사이에 우정은 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그렇게 많더군요;ㅋ

카스피 2010-04-13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복비는 옷이 아닌가요? 책은 넘 약소하네요^^

mannerist 2010-04-13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하, 이게 당췌 와이 더 헬 핑크 컬러 시츄레이션인가요?? ㅡㅜ
 
마크스의 산 2
다카무라 가오루 지음, 정다유 옮김 / 손안의책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기대가 무척 큰 작품이 그 기대를 넘어서는 경우는 흔치 않다. <마크스의 산>이 그렇다. 아마 평범한 일개독자인 나의 상상력과 기대가 작가의 커다란 이야기와 그림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5년이 넘게 위시리스트에 있었던 작품이 손안의책에서 새로 출간되었다. 당장이라도 읽어치울 것 같았지만, 하루면 읽을 줄 알았던 상,하권 두권의 책을 일주일 가까이 붙들고 있었다. 전작인 <황금을 안고 튀어라>를 읽다읽다 포기한 독자들이라면 이 책 역시 그 과인가. 생각할지 모르지만, 가독성과 재미는 리오우>마크스의 산>황금을 안고 튀어라 정도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확실히 재미도 있고, 잘 읽혀 나가는데, 문장을 읽고 또 읽고 씹어 읽게 되니, 천천히 읽게 된다. 그러니깐 내 경우에는.

이 책은 경찰소설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경찰소설을 좋아해서 찾아 읽는 편인데, 이 작품은 그간 읽어왔던 경찰물 중에서도 단연 탑2에 들어갈 것이다. 고다형사를 중심으로 사건을 좇는 7계의 모습은 얼마나 실감나는지.

하루가 끝나고 남은 것은, 아무런 성과 없이 아오야마 장례식장에서 시간을 죽인 히고 일행의 찌푸린 얼굴, 자기라면 더 잘 햇을 거라 말하고 싶은 듯한 모리의 불만 가득한 얼굴, 이놈이나 저놈이나 바보들만 모였다는 아즈마 페코의 김이 샌 얼굴, 본청 팀에게 덮어놓고 몰아세워진 관할서 수사 요원들의 불쾌한 얼굴, 그리고 변함없이 바싹 마른 숙주나물 같은 하야시의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284-   

각각의 인물에 대한 세밀한 묘사, 그들간의 애증, 자신과 조직에 대한 회의, 경멸. 다른 무엇보다 '사건'위주로 돌아가는 그들의 피폐한 삶. 범인을 찾고, 범죄를 막는 것이 그들의 일인데, 인간 세상의 범죄와 인간이 만든 법이라는 것이 그리고 그 법을 운용하는 '인간'이라는 것이 믿을 것이 못된다.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 생활을 하기 위한 '신념'을 받쳐주는 것들이 연약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그들의 삶은 썩을대로 썩고, 과연 이렇게 삶을 불태우고 나서 한줌 재라도 남을까 싶은 그런 안쓰러운 삶이다.  

탐정소설에 등장하는 멍청한 경찰같은건 없다. 각각의 인간적 단점을 가지고 있고, 실수를 하기도 하고, 완벽한 것 이상을 하지 못했던 것에 자신을 자책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명석하고,직관적이며, 집요하고, 경쟁적이다.  

이 책을 읽는 몇가지 포인트가 있다. 사실,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은 그것이 뭐라도 주의깊게 읽을 가치가 있는데, 첫째로 위에 이야기한 경찰 각각에 대한 이야기, 둘째로 조직의 알력.정계,재계와 검찰청, 그리고 현장의 부딪힘. 고다형사는 중간엘리트로 현장을 담당하는 수사과장과 형사들 사이를 잇느라 힘들고, 수사과장은 나름대로 현장과 커리어들 사이를 중재하느라 힘들다. 하나의 조직이 아니라 각기 다른 곳을 바라보는 이들이 경찰이라는 하나의 조직이라는 것은 이상하다.고 고다가 그랬던가. 셋째, 고다 형사의 친구이자 전매부는 이혼한 아내의 쌍둥이 남자형제이다. 검사로 일하는 그와 고다는 대학시절 등산친구였다. 이들의 관계가 미묘하다. 서로의 모습에서 여동생과 전아내의 모습을 보는지도 모르겠고, 검사와 형사라는 위치에서 정보를 나누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굉장히 애잔한 관계다. 고다가 '애달프다' 라는 말을 이 책 통털어 두 번 정도 사용한 것 같은데, 고다라는 남자와 어울리지 않는 이 '애달픈' 감정은 모두 이 남자에게 쓰여진 표현이다.  

넷째, 산. 제목에도 들어 있는 '산'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중요한 장치이자 역할을 한다. 마크스의 산도 히로유키의 산도 고다의 산도..그 중 고다의 산은 이야기와는 그리 관계없을지 모르지만, 인상깊었다. 이 책을 목숨걸고 산행한 사람에게 추천하기는 뜬금없을지 모르지만, 젊은 시절, 목숨 걸고 미친듯이 산행에 빠졌던 아빠가 떠올랐다. 그렇게 산을 오르는 심리, 그렇게 혼자 나아가게 하는 힘. 산을 타는 것은 좁은 것인가, 넓은 것인가. 산은 밝은가, 어두운가.

다섯째, 범인. 우리는 미드와 일드와 뉴스로 '사이코패스'라는 단어에 어느정도 무뎌져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이 범인을 사이코패스.라고 분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아닐지도), 어느 정도 스테레오 타입을 가지고 있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범인의 모습에 우리는 익숙해져 있다. (적어도 나는) 근데, 이 작가, 이 범인의 마음 속을 파고든다. 감정이입이라던가, 미화라던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선과 악의 판단을 '법'에 근거하여 내리기는 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지만.. 코인로커앞 어떤 장면에서 나는 그의 모습과 독백에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독자에 따라 이 어두움에 대한 우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종국에는, 범인,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섞이는 상황 앞에서, 혼란스럽고, 뭐가 뭔지 모르게 되어버린다. 고다와 7계의 형사들도,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나도.  

마지막 책장의 여운을 가슴에 담고,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간다.
이번엔 좀 더 그들을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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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조각보 미래그림책 15
패트리샤 폴라코 글 그림, 이지유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1월
구판절판


할머니의 조각보
조각보를 좋아하는 친구를 생각하며 샀던 그림책이다.
친구의 집 침실에는 친구의 엄마가 친구가 아기때 떠 줬던 크로쉐 조각보가 있다.

노란색과 녹색이 어우러진 그 조각보가 참 부러웠다.

사람들로 가득한 배가 도착합니다. 그 배가 향하는 곳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있습니다.

배 안에서 처음 도착하는 낯선 곳을 바라보고 있는 꼬마 아이가 눈에 뜁니다.
세피아톤의 부드러운 콩테 그림 사이에 빨간 두건과 녹색 치마를 입고 있는 아이입니다.

안나 증조할머니가 처음 미국에 올 때
증조할머니의 아버지는 마차 짐꾼을 했고, 나머지 식구들은 종이꽃 만드는 일을 했어요.
러시아와 달리 거리는 붐볐고, 모두 바빴습니다.

안나 증조할머니는 학교에 가게 되었어요.
여섯 달쯤 지나 영어를 할 줄 알게 되었지요.

모든 것이 변한 와중에 변하지 않은 것은
안나 증조할머니가 입고 있던 옷과 머리에 쓰는 '바부슈카' 였어요.
(머리에 쓰는 두건을 '바부슈카'라고 하나봐요.)

증조할머니는 바부슈카를 치켜들고 나풀거리며 춤을 추는 것을 좋아했답니다.

안나 할머니가 점점 자라 옷이 작아지자
증조할머니의 작아진 옷, 바부슈카, 블라디미르 삼촌의 셔츠, 하바라 숙모의 잠옷,
나타샤 숙모의 앞치마를 꺼내어

증조할머니의 어머니는 새 옷을 만들었어요.

"이 옷으로 조각보를 만들어야겠구나. 고향 생각이 나게 말이야. 그러면 밤에 손잡고 춤추던 식구들도 여기에 있는 것 같을 거야."

이웃의 아주머니들이 모여 옷에서 동물 모양과 꽃 모양을 오려내었어요.
조각보 가장자리는 증조할머니가 쓰던 바부슈카로 마무리 지었답니다.

금요일 저녁, 안식일 기도를 하고,
식구들은 흰 빵과 닭고기 스프를 먹어요. 식탁에는 바로 그 조각보가 있습니다.

아가씨가 된 안나 증조할머니에게 증조 할아버지가 될 샤샤는
조각보 위에서 청혼을 해요.
'손수건에 금화와 말린 꽃, 돌소금을 싸서' 증조할머니에게 주었어요.
금은 부자를, 꽃은 사랑을, 소금은 향기로운 삶을 나타내는 물건입니다.

금화와 말린 꽃, 돌소금을 손수건에 싸서 주며 청혼을 하다니, 와-

결혼하던 날, 조각보는 신랑, 신부를 씌워 주는 천막이 되었어요.

이 천막은 네 개의 장대 기둥이 받치고 있는데, 유태인 결혼식에 쓰이는 '후파' 라고 한답니다.

조각보에 눈이 가장 먼저 꽂히지만, 세피아톤의 그림들도 놓치지 마세요.
화려한 무늬와 생기넘치는 표정과 동작들이거든요.

할머니 칼이 태어났어요.
조각보로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할머니 칼이 자라서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아요.
바로 우리 어머니인 메리 엘렌입니다.

증조 할머니가 나이가 들었을때는 조각보가 무릎이불이 되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인 메리 엘렌은 아가씨가 되요.

그 다음에 무슨일이 일어나는지는 짐작할 수 있지요?

무려 6대에 걸친 조각보의 이야기다.
러시아에서 이민온 한 가족의 이야기이이기도 하고.

나의 증조할머니부터 간직해 온 조각보는 나,어머니, 할머니, 증조할머니의 추억뿐 아니라
떠나온 고향, 남겨둔 가족의 추억을 담고 있는 조각보.

연한 노란바탕의 세피아톤의 아련하고 부드러운 그림책 페이지 페이지 마다
빨갛고 노랗고 파랗고 알록달록한 조각보가 너울너울 춤을 추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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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0-04-12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붕위의 바이얼린이 생각났습니다.

하이드 2010-04-12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잌, 생각이 날듯말듯 하네요. ^^ 이민온 러시아인들 이야기였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