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20주년 기록 보니, 그 동안 내가 쌓아둔게 많았구나 싶고, 책 정말 안 샀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1년간 책을 꽤 샀다?

 

문제집 많이 사는 동생에게 얹혀서 굿즈 받고, 고래 좋아하는 비혼 이웃도 당장 사서 예쁜 고양이와 고래를 각각 들였다.

 

 

 

중간에 좀 소흘했지만, 신간을 둘러보는 것이 취미다. 일터 근처에 대형서점이 있을 때는 대형서점 출근부 찍으며 매일 같이 신간매대 확인하고, 책찜했고, 알라딘 신간도 매일같이 확인하며 보관함과 장바구니 터져라 책들을 보관했다.

 

20주년 기록을 보니, 볼 때마다 인상적인 점이 달라지지만, 보관함 보관 책 금액이 지난 십년간 산 책들의 금액보다 더 높아서 좀 웃었다.

 

 

야야, 오천만원 채워라.

 

제주 내려오면서 보관함 한 번 날렸는데, 일년반동안 또 삼천권이나 쌓아놨어. 나여. 책 욕심이 아주 그냥.

 

좋은 책을 고르는 습관에 대해 이제 시작인데도, 막 아 지겹다. 싶을 정도로 계속 생각하잖아. 일단, 책을 이렇게 많이 매일 보는데, 책 아니라 다른 뭐라도 이렇게 열렬히 본다면, 당연히 책 엄청 잘 고르지 않겠냐고.

 

꽃시장에 매일같이 가서 꽃을 고를 때, 자주 갈 수록, 어떤 가게에 어떤 꽃들이 좋고, 언제 나오고, 어떤 상태의 꽃을 고르면, 얼마나 볼 수 있고, 이 꽃을 살 때, 저 꽃도 같이 사면 더 좋고 등등이 빠삭해진다.

 

예전에 옷 많이 살 때도 그랬다. 옷 고르는게 제일 쉬웠어요. 였는데, 옷 안 사게 된 지금은 옷 하나 사려면 시간도 많이 들고, 실패확률도 높아졌다. 미니멀리즘을 하려면, 많이 사 보란 이야기가 그래서였구나.를 내 소비변화 중 가장 큰 항목인 옷쇼핑하면서 느낀다. 옷장뿐 아니라, 궁극의 책장을 위해서도 많이 읽고, 사보는 것이 필요하다.

 

책에 대해서만은 겸손하고, 평소 비교하는 성격 아니지만, 책에 대해서는 비교하고, 평가하고 (좋지 않아!) 그렇게 된다. 이 정도는 다 알겠지만. 싶은 것들도 하나씩 돌아보면서 얘기해보려한다. 나보고 책 많이 읽고, 빨리 읽는다고 하면, 어휴, 나는 책 많이 읽는거 아니에요. 내가 아는 책 많이 읽는 사람 3834935873459 있는데!

 

여튼, 책 좀 보고, 책 좀 산 내가 책 고르는 법들을 이야기하려니, 어휴, 이거 알라딘 사람들은 다 그렇게 할텐데, 다 아는걸텐데, 어휴 싶은 마음이 마구 부풀어 오르는데, 막 깔고 앉고 쓴다.

 

비혼 이웃은 책을 전혀 읽지 않던 친구다. 이런 저런 계획들 세우고 열심열심 하면서, 내덕분에? 책읽기에 재미를 붙여서 목표를 세우는데, 하루에 3페이지. 라는 것이다. 나는 두 세권은 읽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그 때보다 더 시간 많은데, 한 권도 못 읽는 날도 많아졌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래. 책 읽는 것과 마음의 여유를 크게 상관짓던 시절이 있었는데, 옆에서, 맞아요. 저도요. 나이 들어 집중력 떨어져서 그래요. 라고 얘기해줘서, 무릎을 크게 치고, 아! 노화에는 집중력 떨어져 책 읽는 속도 더뎌지기도 있구나 싶었다. 사실은 내가 시간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버리는 시간들이 많은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지만.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만, 왜냐하면, 그렇게 생각해야, 책 두 세권 읽던 시절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으니깐.

 

책 읽는 것은 습관이고, 몸근육처럼 책근육이 있고, 그걸 평생 만들어왔으니, 회복력도 짱 셀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가 근래 책을 가장 많이 건져내는 곳은 트위터와 알라딘이다. 근래 아니라, 늘 그랬지. 알라딘에서 신간도 보고, 거기 choice 마크 붙어 있으면 더 신뢰하고 보관함 담지만, 가장 유용하게 책 많이 골라내는 곳은 알라딘 서재 메인의 블로거 베스트셀러다. 알라딘 서재 블로거 베스트셀러, 베스트셀러와는 사뭇 다른 리스트, 베스트셀러를 확인하지 않지만, 알라딘 서재 블로거 베스트셀러에서는 내가 읽고 싶은 책들, 신간들을 잔뜩 가장 빨리 골라낼 수 있다.

 

그래서 아침부터 할 일 미루고 보관함 오천만원 채우기. 시작.

 

  조지 스타이너 <나의 쓰지 않은 책들>

 

동물을 사람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의 비인간성과 ‘야수성’을 조용히, 하지만 본능적으로 경멸하는 증거인지 모른다. 동물은 사람에게 드문 위엄, 충성, 고통과 불의를 참는 능력을 갖춘 것 같다. 이것은 포학하고 혐오에 찬 이념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때로 동물에게 지극한 사랑과 연민을 보인다는 당혹스러운 사실을 설명해 줄지도 모른다. 그들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칼리굴라와 말, 바그너와 뉴펀들랜드 개가 그렇다. 니체는 매 맞는 말을 보고 정신이 무너졌다. 전설이 맞는다면, 히틀러는 사랑하는 독일셰퍼드 블론디를 지옥 같은 벙커에 들여보낼 때 눈물을 흘렸다. 

 

표지도 저자도 가격도 가볍지 않고, 내용도 가볍지 않아 보인다. 쓰지 않은 책들..을 썼잖아. 원제도 My unwritten books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무엇이든 가능하다> 이미 보관함에 담겨 있던 책이다.

올리브 키터리지 읽으며 뭐가 재미있다는거지. 싶었는데,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니, 이번 단편집이 왠지 읽고 싶어졌으니, 읽어봐야지.

요 근래 내가 읽는 책들은 지난 십여년간 읽던 책들과 많이 다르다. 아마 이십년 전 쯤에는 많이 읽었을 그런 책들이긴한데, 십년 주기인건가.

 

근데, 밑줄긋기 해 둔거 읽으면서, 계속 아닌데? , 아니거든, 아니야. 하게 되네.

 

  뉴욕타임즈 부고 모음집. <가만한 당신>같은 책인 걸까?

 

부고 기사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어떤 인물을 다룰 때, 대부분 탄생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부고 기사는 사망부터 시작되어 역순으로 진행되며, 그렇게 과거와 현재, 사실과 판단, 그리고 개인과 사회 사이를 넘나드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현직 뉴욕타임스 부고 편집자 윌리엄 맥도널드가 말했듯이 이 책은 과거를 비추는 거대한 백미러에 비유될 수 있으며, 그 어떤 인물평들보다도 정제되고 품격 있는 텍스트를 만끽하게 해줄 것이다.

 

 

 

 

 

 

 슈테판 츠바이크 책들 다 있었는데, 이번에 내려오면서 다 버린 것 같다. 망설였겠지. 좋아했으니깐.

 

두꺼운 책들이 많았는데, 요즘 나오는 책들은 다 작고 얇다.

유유에서 이전에 나왔던 책을 봤는데, 기억도 안 난다.

그래도 읽어봐야지.

 

<감정의 혼란>은 억제할 수 없는 감정으로 가득 찬 인물들의 강렬한 욕망을 다룬다. 주인공은 갓 스무 살이 된 아름다운 미청년 롤란트와 그의 스승이자 ‘당대 최고의 지성’인 대학교수, 그리고 교수의 젊은 부인.

소설은 은퇴를 앞둔 노학자 롤란트가 평생 동안 숨겨왔던 비밀을 고백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막 대학생이 된 주인공 롤란트는 마법 같은 첫 셰익스피어 강의를 듣고 문학과 시, 예술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홀린 듯 빠져든다. 압도적인 힘으로 단번에 롤란트를 매혹시킨 사람은 사십대 중반의 지적인 영문학 교수.

 

등장인물 소개는 한숨난다.

 

  미노와 고스케 <미치지 않고서야>

 

모두가 출판 불황을 말할 때 ‘1년에 100만 부’를 팔아치운 천재 편집자가 있다. 손대는 책마다 베스트셀러를 연발시킨 일본 겐토샤의 편집자, 미노와 고스케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미치지 않고서야』로 ‘아마존 재팬 종합 1위, 누계 판매 부수 12만 권’을 달성하며, ‘지금 일본에서 가장 핫한 편집자’, ‘시대를 앞서는 히트 제조기’라 불리고 있다.

회사 안에서 빼어난 실적을 올리고 회사 밖에서 본업의 20배가 넘는 수익을 내기까지, 그가 온몸으로 부딪히며 경험한 새로운 시대, 일하기 혁명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미노와 고스케는 상식을 뒤엎는다. 자신만의 원리를 세우고 바보처럼 문제에 뛰어든다. 그 결과, 그가 운영하는 온라인 살롱에는 1,300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그를 위해 일하고 있다. ‘괴짜 VS 천재’, ‘관종 VS 혁명가’ 등 칭찬과 질타 사이를 오가는 그는 오늘도 자신이 원하는 책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요즘 읽는 책들 중에 '자기계발' 카테고리로 분류될만한 책들이 많은데, 그렇다고 막 열심열심! 인 책은 좀 싫다. 열심히 살고 싶지 않아. 주6-7일 투잡이 아니라, 주 3-4일만 일하고 살고 싶어. 고양이들이랑 집에 있고 싶어. 의 마음이기 때문에. '경제적 독립'을 이루기. 라는 목표를 세웠고, 이걸 FIRE라고 하고, 요즘 돈 많이 버는 젊은이들한테 유행이래. 나는 젊은이도 아니고, 고연봉과 거리가 먼 최저임금이고, 나라에서 세금도 면제해주는 농사 짓지만,  FIRE의 목표가 십억 벌고 은퇴하기.라지만, 목표는 그거다. 그래서 책소개랑 목차만 봐도 막 열저어엉! 열씨이이임! 인 것 같은 책에 거부감 먼저 들지만, 출판계 얘기라니 또 솔깃하고 궁금하고 그런 것이다.

 

 

소설 중에는 딱 이 두 권 담았다.

 테드 창은 재미있겠지 뭐.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저자 소개부터 흥미롭다.

 

 

 

 

 

 

 

 

 

 

 

 

 여성학 신간들 중에는 이거 두 권.

 

<여자는 인질이다>는 원서로 담아두었던 책인데, 번역서로 나와서 도서관 신청도서로 지금 집에 있다. 읽고나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그런 책들 중 하나다.

 

 

 

 

 

 

 

 

 

그리고 이런 책들을 담아두었지.

 

 

 

 

 

 

 

 

 

 

하루 종일 책이야기나 하고, 책이나 읽고, 고양이 궁둥이나 두드리고 있었으면 좋겠네.

 

오늘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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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19-07-09 1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하루 종일 책 읽고 이야기나 했으면 좋겠어요...

하이드 2019-07-10 07:17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왜 심심하지요? 책이 있는데. 하루가 후딱후딱 너무 충만하게 갈텐데 말입니다.

빨강머리 앤 2019-07-09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같은책을 읽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싶는데 주변에 책읽는 사람들 찾기도 힘드네요

하이드 2019-07-10 07:17   좋아요 0 | URL
그래서 이 공간이 좋은 것 같습니다. 서재 구경하고, 책읽기 얘기하고, 책 이야기하구요.
 

 

 

 

 

 

 

 

 

 

 

 

 

 

 

 

에리히 프롬의「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를 읽기 시작했다. 에리히 프롬하면 「사랑의 기술」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소유냐 존재냐」도 「자유로부터의 도피」도 왠지 읽었을 것 같은데, 안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읽은 그런 책들일 것 같다. 지금 읽고 있는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는 제목부터 처음 본 책이다. 에리히 프롬이 사회심리학자, 정신분석학자였어? 1900년에 태어나서 1980년에 죽었어? 「사랑의 기술」도 새로 사둔 것 같은데, 지금 읽으면 어릴 때 읽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감상일 것이다.  

 

이 책이 쓰여진건 1937년이지만, 이 책 서문에 국제 에리히 프롬 협회 이사 라이너 풍크가 쓴 것처럼 "여전히 놀라운 현실성을 뽐내고 있다" 서문과 1장 읽은 느낌으로는 한병철의 최신간 같은 시의적절한 주제와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일 것 같다.

 

" 자아의 인식은 더 이상 본질, 즉 자신의 욕망과 상태, 감정과 능력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대신 인성과 성격을 연출하며 외부의 자아정체성을 자기 것으로 삼는다. 특정한 약력, 성공한 사람, 자의식이 강한 사람, 자기 확신이 있는 사람, 공감할 줄 아는 사람, 합리적인 사람, 카리스마가 넘치는 사람 등의 역할을 껴입고 그것을 최대한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동일시는 그 사람과 주변 환경이 노력해야만 겨우 그 자신이 진정으로 누구인지, 어떤 모습이 진짜 그인지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진행된다. 그래야 진짜 본질이 완전히 사라질 정도로 그가 그 역할을 '진짜로' 연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자아 경험은 자기 행동이 자신의 의지와 감정, 사고에서 나온다고 느끼는 최면에서 비롯된다. 그는 더 이상 경험에 직접 다가가지 못하므로 암시의 희생물이 되어 버린다.

 

(...)

 

자아 경험이 집단 암시의 결과인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이 경우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자아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고유의 사고, 감정, 행위로 경험하는 것이 집단 암시의 결과물은 아닌가에 대해 의심해 볼 계기도 사라진다.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연기하면 모두가 완벽한 진짜 삶을 산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에리히 프롬이나 서문을 쓴 라이너 풍크나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의 세계를 예상할 수 있었을까? 지금 시기에 생각해보기 좋은 주제다.

 

자신의 삶의 일부분중 보여주고 싶은 부분을 편집해서, 혹은 보여주고 싶은 부분을 '만들고', 그것을 편집해서 인터넷에 올리는 일상. 자신을 둘러싼 것들과 자신의 속내까지 자신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것들을 '전시'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거.

 

그리고, 또 하나는 자유의지. 진정한 내가 누구인가. 진정한 나를 끌어내지 못한 채( 진정한 나가 뭐야, 대체) 주체적 뭐뭐라고 하는 것. 인간은 관계를 맺어야만 살 수 있는 사회적 동물인 것.

 

딱 책 더 읽고, 책 이야기 하고 싶을 때, 알바 가야하지. (시간 많을 때는 뭐했니)

「자기결정」다시 읽어보고, 지금 읽는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마저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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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등산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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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등산 에세이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 가쿠타 미츠요의  마라톤 에세이「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같은 느낌으로다가. 그러고보니, 가쿠타 미츠요의 책에서도 트래킹하는 이야기, 산에 가는 이야기 나와서 좋았던 것 같다. 다시 읽어봐야지. '종이달' 같은 책을 쓰는 작가가 마라톤 이야기, 산에 가는 이야기를 쓰면 너무 좋은 것이다. 역시, '고백'같은 책을 쓰는 추리소설 작가가 등산 이야기를 쓰다니 좋겠다 싶어 읽기 시작했는데, 에세이는 아니고, 단편연작집이었다.

 

미나토 가나에 추리소설의 과함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 단편집은 참 좋았다. 나는 추리소설의 과함은 좀 싫지만, 등산일기에 나오는 그런 과함은 괜찮은 거 였나보다.

 

읽기 시작하자마자 일본소설에 나오는 '여자력'에 치를 떨었지만, 어느새 빠져들어 울며 웃으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마운틴걸'이 유행이라 마운틴걸들이(우엑) 모이는 웹사이트가 있고, 거기에서 정보를 교환한다. 일반적 준비물과 추천 리스트로 클린징티슈 브랜드 올라오고 뭐 그런거. 겉껍데기는 좀 싫은데, 여자들이 등산 정보 공유하는 사이트. 같은건 되게 좋은 이야기다. 맨스플레인 사절.  

 

내가 이 책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작품을 좋아하고 안 좋아하고를 떠나서 여자 추리소설 작가인 것이 좋다. 여자 추리소설 작가가 등산 이야기를 쓴 것이 좋다. 끈적끈적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래도 '여자들'만 잔뜩 나오는 여자들의 이야기라서 좋다. 여자들이 '등산' 하는 이야기라서 산 이야기가 잔뜩 나오는 것이 좋다.

 

첫 두 단편에 연속으로 대너 등산화가 나오는 바람에 대너 등산화 후원 소설인가 싶었지만, 아니구요. 요즘 "마운틴걸"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등산화인가보다.

 

읽다보니 이 책이 참 좋아져서 읽자마자 짜증냈던 것에 반성했다. 현실에서는 일일히 짜증 못 내니깐, 책 속 여자들에게 쉽게 분노했구나 싶었다.

 

나는 산 사람인가 바다 사람인가 생각해보면, 그냥 시시한 도시 사람이지만, 지금은 바다 사람이 되었고, 생각해보면, 늘 초록에 둘러쌓여 있는 나는 산 사람도 좋은데, 등산 가고 싶다. 숲길 걷고 싶다.

 

리뷰 쓰다보니, 매 주말 산에 등반하는 친구 생각이 났다. 책에도 나온다. 혼자 등반하기, 다 같이 등반하기. 등산 동료 만들기. 나도 등산 가면, 혼자 다닐 것 같지만, 혼자 다녔었지만, 따로 또 같이 같은 동료가 있는 것도 좋겠지. 얼마 전에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북토크를 다녀왔다. 등산과 비슷하다. 혼자 살거나, 둘이 살거나. 혼자 잘 사는 사람이 둘이도 잘 사는구나. 결론 내렸는데, 등산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이렇게까지 생각하고보니, 당장 어디 오름이라도 오르고 싶고, 대너등산화를 검색(만) 해본다.

 

 

거품시절보다 더 오래된 과거, 아래쪽 습원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것이 현재. 초록색이 기분 좋다. 초록색이 따뜻하다. 초록색이 다정하다.

두 사람은 우정을 쌓은 것이 아니라 동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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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9-06-05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등산화 예쁘네요. 책도 읽어보고 싶고. 이 여름날, 등산화 사신고 등산을 다녀볼까 잠시 생각^^

하이드 2019-06-05 12:15   좋아요 1 | URL
등산화 사는게 제일 쉬운 일일 것 같은데 말입니다. 등산 좋지요!
 
끌리는 컨셉의 법칙 - 세계적 히트상품 속 정교한 컨셉의 비밀 17
김근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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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마케팅의 컨셉을 경제학 관점에서, 동양철학 관점에서 디테일하게 짚어주고 있다. 무언가를 ‘파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책. 우리 모두는 무언가를 팔아서 먹고 살지요. 정독, 재독, 발췌독, 어떻게 읽든 도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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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끄기의 기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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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이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전혀 모른 채로 인생을 살아간다."

 

이 책의 첫문장이다.

 

"지난주에 사는 게 괴롭다는 한 남성이 내게 이메일을 보내ㅐ 왔다. 그는 싫어하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으며, 한때 좋아했던 친구들과도 단절된 상태였다. 그는 우울하다고 말했고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인생이 싫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직업 덕에 누리는 생활 방식에 익숙해져, 직장을 그만두는 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인생의 목적'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평하는데, 진짜 문제는 '뭘 해야 할지'가 아니라 '뭘 하지 말아야할지' 즉, '뭘 포기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삶이 늘 어느 정도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고, 고통을 극복하는 방법 같은 건 없으니깐, 고통을 견디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저자는 고통을 '도구'로, 트라우마를 '힘'으로 그리고 문제를 '더 나은 문제로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말한다.

 

프롤로그에 나오는 이 말들이 좋고,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것이다.

회복탄력성과 몰입, 선택과 집중에 대한 이야기들인데,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세 사람 중에 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저자는 모든 사람이 본인처럼 회복탄력성을 지니고 있어서 고통을 '도구'로 트라우마를 '힘'으로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서 물론,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의문이 남는다.

 

연애와 바람 피는걸로 인생 낭비한 이야기, 지금 좋은 여자 만나서 안정적 결혼 생활 하고 있는 이야기 같은 것, 그리고, 과거의 기억조작에 대해 길게 이야기 하면서 든 예가 어린 시절 성폭력 당한 여자들의 기억조작일라는 부분은 여러모로 거슬리지만, 좋은 것만 취하기로. 마지막 파트의 '결국 우린 다 죽어' 는 꽤 질척거려서, 좋은 주제이긴 하지만, 목차만 남기고 다 빼버렸으면.

 

이 책이 좋은 책이라고 추천 많이 받았고, 이 책의 좋은점들은 추천 받아 마땅하다. 맘에 안 드는 점들은 위에 적은 정도이고, 연애 얘기에서도 '피해자- 구원자' 이야기는 내가 읽기 좋아하는 이야기라 나는 재미있었지만, 뒷부분까지 '신경 끄기의 기술' 이라는 주제가 일관되고 강력하게 연결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

 

원제를 확인하니,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uck 이다. not giving a fuck 이 신경 끄기인가?

 

목차를 따라가면,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알 수 있다.

1장 애쓰지 마, 노력하지 마, 신경 쓰지 마

 

자기계발서에서  얘기하는 '긍정과 행복으로 가득찬 요령'들은 우리에게 '부족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것은 개개인이 자신의 결점과 실패로 인식하고 있는 부분들을 파고들어, 그것에 몰두하게 한다. 화장 같은 건가.

 

인간의 마음은 문제가 없으면 자동으로 문제를 만들어낼 방법을 찾는다고 한다. 인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제라고 여기는 것은 그보다 중요한 걱정거리가 없어서 생기는 부작용. 그러므로 우리 인생에 중요하고 의미 있는 무언가를 찾는 일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를 가장 생산적으로 사용하는 길이다. 그렇지 않으면, 무의미하고 하찮은 것에만 신경쓰며 인생을 낭비하게 될테니깐.

 

저자가 생각하는 가치는 가족, 친구, 사랑 뭐 이런 건데, 여기까지 다 동의하지는 않는다. 각자 살고 있는 상황과 장소가 다르니,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내가 찾아야지.

 

2장 해피엔딩이란 동화에나 나오는거야

 

살다보면 문제는 끊이지 않고, 바뀌거나 나아질 뿐이다. ' 행복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나온다.' 행복은 행동이고, 활동이다. 뭔가를 하는 과정이다. 그 뭔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사람들이 삶을 엉망으로 만드는 방법이 현실 부정, 문제 부정과 남탓하기. 인데, 저자가 책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강조하는 것이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책임' 이라는 것이다. 나쁜패만 있을 수도 있지만, 그에 대한 대응방식은 자신이 정하는 것,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 사회적 문화적 이유들로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는 훈련을 받는다. 저자는 부정적 감정을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하라고 한다. 반대로 감정을 지나치게 받아들여 자신과 동일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느낌만으로 모든 것을 정당화한다. 기부니즘! "삶 전체를 감정에 따라 살아가는 게 누굴까? 세 살짜리 꼬맹이와 개뿐이다. 세 살 먹은 아이와 개가 또 뭘 하는지 아나? 카펫에 똥을 싼다."

 

행복은 과정이고, 문제 해결이다. 궁극적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

 

3장 왜 너만 특별하다고 생각해?

 

극단적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예외적인 정보들이 눈에 들어오면,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안과 절박함을 느끼고, 허세와 중독을 통해 보상받으려는 욕구를 느끼며 "결과적으로 스스로를 과장하거나, 타인을 과장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된다."

SNS를 통해 극대화됨. 자신이 특별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삶의 기준을 평범하고 일반적인 것으로 정하기. 자신을 천재로도, 비참한 피해자나 형편없는 루저로 규정하지 말기. 거창한 자아상 버리기.

 

4장 고통을 피하는 법은 없어.

 

무시해도 좋을 엉터리 가치들 중에 쾌락, 물질적 성공, '나는 다 안다'는 태도, 그리고 무한 긍정이 있다. 적어둔 사례 정도는 아니지만, 나는 좀 그런 경향이 있지. 모든 일에 긍정회로를 돌리는 것. 삶이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 이건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른 부분이다. 부정적인 일을 부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까지는 오케이. 하지만, 뭔가. 뭐랄까. 비슷하긴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고통, 부정적인 일, 삶은 엉망진창, 너는 평범하고, 니가 아무리 불행한 환경이라도 니가 책임져야할 일. 등등은 너무 꿈과 희망도 없고 좀 가혹하고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신경끄기' 이고, 그러려면 전제여야할 이야기일 수는 있겠다. 저자가 생각하는 좋은 가치는 1)현실에 바탕을 두고 2)사회에 이로우며 3)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것.

 

3번이 중요.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것에 가치를 두기.

 

5장 선택을 했으면 책임도 져야지

 

최고의 카드를 받은 사람만 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는 사람이 결국엔 인생의 승자가 된다.

 

"삶에 더 큰 책임감을 가질수록, 삶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6장 넌 틀렸어, 물론 나도 틀렸고

 

6장에서 든 예시들이 맘에 안 든다. 실제 피해자들이 무수히 존재하는 일에 대해 굳이 일부 기억조작된 사례를 끌고 올 필요가 있나. 정체성에 관한 얘기는 메모. 밤마다 술독에 빠져 지내는 사람이 늘 변명을 늘어놓는데, 그가 파티광 생활방식을 버리지 않는 건, 그것을 포기하는 것이 그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일이기 때문. 너 자신을 절대 알지 말라고.

 

7장 실패하더라도 일단 해봐

 

허탕치는 건 실패가 아니다. 계획을 밀고나가지 않는 것, 행동하지 않는 것이 실패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타인의 행동에 가치를 두는 엉터리짓 하지 말고, 내 행동에 의해 결정되는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모두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기' 같은 엉터리 가치를 지양할 것. 

 

8장 거절은 인생의 기술이야

 

8장은 연애 이야기. 나는 재미있었지만, '신경끄기의 기술' 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망한 연애에 신경을 꺼야 하는건 맞지만.

 

9장 결국 우린 다 죽어

 

앞에 했던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로 충분하다.

 

책을 읽고, 맘에 들지 않는 점들이 많지만, 사람들이 좋은 책이라고 하는 이유는 알겠다.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들이 있으니깐. 제목처럼 다양한 '신경끄기' 의 기술이 필요한 시대다.

 

 

 

 

 

 

 

 

나이가 들어 중년에 접어들면, 또 다른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기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정체성이 견고해진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닫고 그것을 받아들인다. 별 볼 일 없는 부분까지도. 우리는 그런 과정을 통해 자유로워진다. 더는 모든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 P36

쾌락은 가짜 신이다. 연구에 따르면, 얕은 쾌락에 에너지를 쏟는 사람이 불안고 감정 동요, 우울함을 더 많이 느낀다. 쾌락은 만족감 가운데 가장 얄팍한 형식이기에 그만큼 얻기도 쉽고 잃기도 쉽다. 우리는 쾌락에 꽂혀 멍하게 살아간다. 적절한 쾌락은 사는 데 필수적이지만, 쾌락에는 충분함이라는 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쾌락은 행복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 P103

"좋아, 근데 어떻게 하라고? 내 가치관이 엉터리고, 내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죄다 회피하고 있고, 허세에 차서 세상이 내 위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얼간이인 건 알겠어. 근데 어떻게 바꾸라는 거야?"

그렇다면, 내가 여기서 요다 흉내를 좀 내야겠다.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아. ‘어떻게‘는 필요 없어. - P133

확실성을 추구할 게 아니라, 끊임없이 의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신의 느낌과 믿음을 의심해야 한다. 확신을 추구하는 자세를 버린 뒤, 스스로 미래를 일구지 않는다면 내 앞날이 어떻게 될지 질문해야 한다. 항상 내가 옳기만을 바랄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틀렸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 우리는 항상 틀리기 때문이다. - P143

불건전한 사랑을 하는 이들은 감정을 통해 서로 자신의 문제에서 벗어나려 한다. 다시 말해, 상대를 탈출구로 여긴다. 건전한 관계와 불건전한 관계의 차이는 2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각자가 책임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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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5 19: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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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7 2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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