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예찬
예른 비움달 지음, 정훈직.서효령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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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식물. 예찬.

 

나는 늘 식물과 함께 살았다. 아버지는 삼십년을 넘게 봐도 풀잎파리 같기만 한 난을 애지중지 키웠었고, 우리 집에서 식물은 서열 1위였다. 여름에는 선풍기, 겨울에는 난로를 독점했지. 본업이 있음에도, 가족과 함께한 시간보다 식물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았다. 가족 중에 아무도 난을 좋아하지는 않았고, 지금도 그렇지만.

 

스무살때부터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이 유일하게 식물이 없었던 시기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꽃을 하게 되면서 다시 식물과 함께 하는, 이번에는 밥벌이로 함께 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역시 식물을 준밥벌이로 하는 것은 맞는데, 처음으로 내가 좋아서 식물들을 집에 들여놓게 되었다. 돈 벌기 위한 것이 아닌, 내가 좋아서. 예전에 셀링포인트였던, 실내에서 잘 살고 쑥쑥 자라고 비싸지 않은 초록 식물들이다.

 

키우기 좋고, 예뻐서 잘 팔리는 것이었던 식물들을 집에 들여놓고, 식물 물주기가 일상이 되었다.

 

집안 곳곳 초록 식물들이 있고, 이미 고양이는 있는 내게, 이 집은 완벽하다.

 

저자는 식물과 빛을 들이는 것은 자연을 들이는 것, 자연스러운 것, 현대인이 잃고 있던 것이라고 말한다.

북유럽에서는 햇빛이 모자라는지, 식물과 함께 자연의 빛(식물등)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게 이야기하고 있고, 북유럽에서도 식물 맨날 죽이는지, 가장 키우기 쉬운 식물 (표지 사진의) '스킨답서스'를 정답으로 내밀고, 3주에 한 번씩 물만 한 번 줘봐바.를 말하고 있다.

 

식물 키우는 것이 정말 좋거든요. 정말 좋아요!

 

식물 생활이 좋은 것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바인데, 나사의 공기정화 프로젝트 연구자들, 생물학자들과의 연구와 교류로  그 연구들을 함께 했던 저자이다.

 

 

" 30년도 더 전에 내가 직업을 바꾼 이유는 자연을 가까이에서 접하면서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숲속 통나무집에서 살고 싶었던 것도 아니다.

 

다만 그전까지 살던 대로 계속 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때까지 해왔던 방식과는 다른 식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다."

 

 

좋아하는 것과 사명과 직업을 일치시킨 좋은 예이다. 식물벽을 전파하는 저자의 일은 분명 '공익'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식물이 실제로 신체 건강에 좋은 것, 그리고 정신 건강에 좋은 것.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은 함께 가는 것이고, 식물은 그 두가지 모두에 기여한다.

 

"생물학에서는 가장 강력한 힘이 늘 가장 큰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살아있는 생물학적 체계를 바꿀 경우 어떤 반응이 나타날지 결코 예측할 수 없다. 생물학적 체계는 복잡하다. 아주 작은 변화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드시 직접적으로는 아니어도 진행 중인 과정을 통해서라도 말이다.

산림욕을 연구한 일본학자들도 이와 비슷한 점을 발견했다. 산림욕 사진만으로도 실험 대상 집단의 혈압이 낮아졌던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아주 좋아했던 이야기.

 

숲속 공기 식물 벽의 효과는 "아주 작은 뭔가가 아주 큰 뭔가로 이어진다" 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아주 작은 뭔가가 아주 큰 뭔가로 이어지고, 그건 집에 화분 하나 들이는 것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아주 작은 뭔가를 아주 큰 뭔가로 이어지게 만드는 과정. 식물 예찬뿐 아니라 다른 모든 일에도 적용되는 일이 아닌지.

 

또 좋아했던 이야기.

 

" 우리가 목표로 하는 일에서 '건강한 성장'은 크기가 큰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균형잡힌 발달과 무성함이다. 이는 식물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균형잡힌 발달과 무성함.

 

중요.

 

 

마지막으로 실내에서 잘 크고, 예쁘고, 무성하고, 저렴한,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아주 큰 뭔가로 이어질 수 있는 식물들을 추천해본다. 북유럽에서도 한국에서도 '스킨답서스'는 잘 자라지만, 꽃가게 5년 경험으로 잘, 많이 팔았던, 강한 식물들이다.

 

식물이 잘 자라는데 중요한 것은 물, 빛, 환기이다.

이 중에 당장 컨트롤할 수 있는건 '물' 정도일지도 모르겠다. 북유럽에서도 사람들이 물 많이 줘서 죽인대. 아..

식물이 잘 사는 곳이 사람도 살기 좋은 곳이라고 믿지만, 그게 뭐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깐.

 

물만 잘 줘도 살 수 있는 식물들로 추천한다.

 

스킨답서스, 페페로미아, 필로덴드론, 제라늄, 틸란시아( 에어플랜트), 디시디아, 몬스테라, 콜레우스, 싱고니움, 테이블 야자 호야,돈나무 등등

 

사람과 장소와 식물의 상성이 있는 것 같다. 싱고니움류는 키우기 쉽고, 잘 자라는데, 우리 집에서는 쑥쑥 무성하게 자라지 않는다. 지금 집에서 가장 많이 죽인건.. 베고니아와 제라늄이다. 왜 죽었는지 몰라. 물 많이 줘서 물렀나? 내가 그렇게 부지런하지 않은데.

 

나는 거의 평생 식물과 살아왔다고 말했지만, 그린썸은 아니다. 근데, 많이 키워보면, 나랑 상성 맞는 식물들, 누구와도 대체로 맞는 순한 식물들이 많다. Try! 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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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9-09-19 08: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킨답서스. 잘 자라더군요.
수경재배 한다고 가지 꺾어 했는데 죽이고
넘 자란 거 같아 분갈이 한다고
뿌리 나누다가 죽이고...
이런 경험 쌓이면 언젠가는 잘 되겠죠 ^^
지금도 진행중인 식물 사랑~

하이드 2019-09-19 21:20   좋아요 1 | URL
그럼요. 잘 자랄 수 있도록 계속 정리도 해줘야 하구요!
 
미야옹철의 묘한 진료실 - 슬기로운 집사 생활을 위한 고양이 행동 안내서
김명철 지음 / 비타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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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집사들이 보기 좋은 책. 분량은 적지만, 영역동물인 고양이를 알아가기 위한 사례들과 꼭 알아야할 이야기들이 나와 있다. 저자가 문제 고양이 집사들을 컨설팅하는 프로그램을 했고, ‘세상에 나쁜 고양이는 없다‘ 인간이 문제를 만들거나, 방치한다.는 것을 좀 알라고 조곤조곤 좋은 말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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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 이미 충분히 행복하지만 행복한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앨릭스 파머 지음, 구세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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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헤도니아(hedonia) 적 행복과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적 행복이 있다.

쾌락적 행복인 헤도니아는 즐거움을 최대화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일시적이거나 피상적이고, 에우다이모니아적 행복은 자신의 행동이 개인적 목표와 가치관에 부합하고 사회적 공익에 이바지한다고 느끼는 심리적 행복감이다.

 

한 마리 제비나 화창한 하루가 봄을 가져오는 게 아닌 것처럼 단 하루나 짧은 기간의 즐거움이 사람에게 복을 내리거나 행복하게 하지는 못한다.

 

- 아리스토 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발달심리학자 앨런 워터먼이 말하는 에우다이모니아적 행복이란 '인생에서 갈망하고 가질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으로 나아가는 상태' 이다. 행복은 성격을 바탕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타고나는 부분이 있음. 성격도 팔자라는 말, 타고난 성격이 운명을 좌우한다는 말에 살면서 계속 공감한다. 성격이라는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의 대응들이 모여 형성되는 것이고, 순간의 선택과 대응들이 누군가의 운명을 크게 좌우한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

 

심리학 교수이자 행복전문가인 소녀 류보머스키에 따르면, 행복의 50퍼센트는 유전적으로 타고나고 (성격!) 10퍼센트는 현재 상황과 직접적으로 관련. 나머지 40퍼센트는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그 퍼센테이지야 어쨌든, 타고난 거고,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관련 있지만, 꽤 많은 부분을 내가 바꿀 수 있다는 것.

 

이 책에서는 내가 바꿀 수 있는 '40퍼센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내 성격의 타고난 50프로 외에도,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잔뜩 나와 있고, 결론은 '사실 행복이 그렇게까지 중요한 것은 아니고' '너무 행복하기만 해도 당연히 안 좋고' 라고 하는 것까지도 유용했다.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공간인 일터에서 행복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시작한다.

 

누구나 자신에게 던져야 하는 기본적인 질문

자신의 일이 자신의 핵심 가치관과 긴밀히 연결되거나, 심리학자들이 '자기일치적'이라 부르는 업무상 목표를 추구하는가.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일터에서 만족감을 얻고 업무를 잘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요즘 나의 화두는 '일' 이어서, 이 부분 건져 간다. '핵심 가치관'과 연결되거나 '자기 일치적' 일 것. 예를 들자면, 동물권자가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일하지 않는 것.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일터에서 행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것이 기본이다. 이 글을 보고 내가 평소에 정리하지 않고 있던 생각 하나를 버렸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지. 현실적으로 그게 되지 않는다면, 그냥 돈만 빠짝 벌어서 돈을 목표로 하면, 덜 불행하겠지. 여기서 더 나아가 빠짝 벌고, 합리적 지출 습관 만들고, 경제적 활주로 만들고, 조기 은퇴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 할 것. 여기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돈'이 목표가 되면 안된다. 라는 것이 기본 명제여야 한다. 돈을 위해 하는 일은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연봉은 대략 평균적으로 7,500만원 정도면 '행복감 정체기'에 들어선다고 한다. 연봉이 7억이라고 열배 행복할 수는 없다는 것.

 

일터에서 다양하게 시도해볼만한 것들로는 일터를 개인적으로 꾸미기. 화분을 가져오면 좋다고 한다. 식물 최고. 통근 문제는 걸리는 시간보다 통근 방식이 더 행복도에 영향을 끼친다. 다음 순서대로 만족도가 높다. 걷기>기차>자전거>자가용>지하철>버스. 이 부분 읽으며, 과거 회사 다닐때 가장 싫었던 기억은 지옥철이었다. 통근 시간이 길어져도 기차를 타고 가며 책을 읽을 수 있다면, 그 시간에 책 읽으며 너무 좋을 것 같다. 지금의 통근 방식은 '걷기' 이다. 걷기가 만족감 최고인 이유는 여러개 생각나는데, 그만큼 통근시간이 짧게 걸림. 가까움. 몸을 움직임. 변수가 적음. 건강. 등등

 

그리고, 휴식을 자주 취할 것. '우리 두뇌는 제한된 양의 에너지만을 가지고 있어 수시로 재충전해줄 필요가 있다.'

17분 휴식하고, 52분 쉼없이 일하는 것이 가장 생산성 높았다고 하는 연구가 있고, 전세계를 강타! 나도 강타! 했던 포모도르 기법도 나온다. 업무 시간을 30분 단위로 잘라 25분동안 일하고 5분 동안 쉬는 것. 이건 사람마다 다르더라. 40분 일하고 20분 쉬기도 하고. 여튼 이것은 집중하는 시간보다 '휴식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이 포인트이다.

 

휴식도 잘 해야 한다. '업무 부담을 중단할 수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 낮잠, 휴식, 멍때리기, 명상, 독서, 수다 등.

 

업무에서의 휴식 뿐 아니라, 어떻게 쉬어야 제대로 충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 외에도 여가 생활을 잘 보내는 법, 우정과 사랑과 결혼, 집, 공간 등등에 관한 삶의 전반에 대해 싹 훑는데, 읽는 각자에게 와닿거나, 생각해볼만한 부분들을 건져볼 수 있다. 아, 내가 하는 이런이런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구나. 아, 이런것들을 더 하면 좋겠다. 감상과 행동을 더할 수 있다.

 

행복에 관한 연구들을 잔뜩 쌓아두고 요약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책이 거기에 그치지 않았던 것은 행복 추구의 뒷면을 마지막 장에 썼기 때문이다.

 

행복도가 가장 높은 곳의 자살율이 높다. 자신의 행복은 자살을 막아주지만, 타인의 행복은 나의 불행을 돋보이게 하기 때문에? 행복을 추구함으로써 행복해지지 않았을 때 더 불행해지기도 한다.

 

행복감도 그냥 행복해.로 그치지 않고, 긍정적 감정의 다양성 emodiversity 를 추구해야 한다고 한다.

긍정적 감정만 있는 것의 해로움 또한 많아서 긍정적 감정대 부정적 감정의 이상적인 비율은 약 3대 1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 책의 전체적인 어조와 이야기는 행복하기 위해서! 이지만, 마지막 장이 부정적인 면 또한 짚어주면서, 그 비율을 맞춰준게 아닌가 싶다. 10장 중에 1장뿐이지만, "나쁜 것은 좋은 것보다 강하다" 더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행복 책에 이 정도가 딱 좋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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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 범죄심리학자 이수정과 프로파일러 김경옥의 프로파일링 노트
이수정.김경옥 지음 / 중앙M&B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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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례 중심이지만, 그간 읽어왔던 범죄 프로파일러들의 책들과 다르게 느껴졌던 것은 한국 사례를 여성의 눈으로 읽은 것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그리고 그 외 각종 시사뉴스 에서도 여성혐오 범죄에 당사자성과 전문성을 지닌 여성 전문가의 코멘트를 접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고, 여전히 부족하다. 현장의 귀한 여성전문가인 이수정 교수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프로파일러 김경옥의 책이다.

보통은 미디어에 나오는 전문가에 대한 불신이 있지만, 강력범죄 희생자의 대다수가 여성인 나라에서 이 분야의 여성 전문가가 가능한 많이 노출되어 더 많은 여성이 이 분야에 진출하기를 바란다.

 

크라임 픽션, 논픽션 가리지 않고 많이 읽어서 내용을 짐작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좋은 책이었다. 잠자리가 뒤숭숭할 정도로 뉴스에 나오는 현실과 그에 대한 분석이 냉철하고, 와 닿았다.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식 낳을 자격 없는 자들이 아이를 낳아 학대하고, 범죄자로 만드는 악순환을 공고히 했다는 것, 그리고, 술에 대해 너그러운 문화를 박살내야 한다는 것이다. 강력범죄자들 중에 사이코패스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열악한 환경과 복지의 부재로 범죄자가 되는 것도 부인할 수 없고, 모든 범죄자를 감옥에 가둬둘 수 없는 이상, 교정과 재사회화가 필수인데, 너무나 미흡하다. 정신감정에 대한 테스트는 다양하고 전문적이지만, 그것을 이용하고 해석하는데 있어서 악의와 선입견, 공범의식들이 작용한다.

 

제소자와의 면담 시 대부분의 범죄자는 면담 초기에는 경계심을 갖지만, 이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곤 한다. 그들은 지금껏 자신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들어준 사람을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모성 결핍이 있고, 결손가정에서 자라 누구와도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는 것이 묻지마 범죄자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공통점이었다. ”

 

범죄자와의 공존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범죄자를 직접 면담해 왔던 저자는 범죄자와 일반인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범죄자 중에 인상 좋은 사람도 많고, 범죄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나누는 차이는 결국 순간적인 자제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불행한 사건을 겪을 때마다 고통을 참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희망 때문이다. ,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다면, 지켜야 할 그 무엇이 있다면 오늘의 괴로움을 참아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범죄자처럼 이번 생은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 참지 않는다. 지킬 것도 없고 기대할 것도 없는 이에게는 지금 당장의 욕망을 풀어버리는 것 외에는 사람의 목적이 그 무엇도 없다.

 

첫 장에 나오는 연쇄살인범 G, G의 최초 범행은 초등학생 납치와 살인이었다. G는 어렸을 때 동네 아저씨로부터 성추행과 강간을 당했고, 고등학생 때는 친구와 선배에게 구타 당하는 등 학교 폭력에 시달렸으며, 군복무 중에는 동료와 고참에게 가혹 행위와 구타를 당했다고 한다.

 

G의 인생이 아동기부터 왜곡되었고, 첫 범행이 남자 초등학생에 대한 성폭행과 살인이었음을 고려해보면 학대받은 성장기가 범행에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범행 대상은 아동과 여성이었다.

 

여자들은 아동기에도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피학대자인 경우가 많지만, 그 많은 여자들 중에 누구라도 연쇄살인범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뭐가 문제일까. G의 아동기에 영향을 끼친 남자들도 다른 남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던걸까?

 

G는 구치소에서 자살했고, 이 꼭지를 쓴 것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G의 마지막 순간을 재구성한 장면은 불필요하고, 역겨웠다.

 

경기 서남부권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T, “그는 평소 이웃 주민과도 잘 어울리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역시 가정환경에 문제가 있다. 그의 아버지는 어머니를 자주 구타하는 등 폭력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중학교 시절 매점에서 음식을 훔쳤는데, 어머니가 훔친 물건을 변상해주고, 매점 주인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음. 이런 식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절도와 같은 비행을 반복했지만, 군입대까지 한 번도 전과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있었다.

 

종종 매점에서 빵을 훔쳐 먹었어요. 처음에는 잘못이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처벌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서 나쁜 일을 해도 감옥에 가진 않겠지하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학창시절부터 범법행위를 일삼았는데, 금전적 해결 등을 통해 단 한 번도 징역을 살지 않은 것이 특이한 점이었다고 한다.

 

결혼 네 번하고, 여자들 꼬셔내서 살해함. 만난 여자가 셀 수 없이 많았다고 한다. 읽는 내내 경고벨이 띠링띠링 울린다.

 

호감형의 남자.

 

그의 살인 행각은 소름끼치게 잔인했다. 여성을 자신의 차에 태우고 문을 잠근 뒤,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운전하면서 다른 손으로는 반항하지 못할 때까지 여성의 얼굴이나 머리 등을 가리지 않고 폭행했다.” 한적한 곳으로 이동해 강간을 저지르고 목을 졸라 죽임. 스타킹으로 목을 조르는데, 신축성이 있어서 피해자가 숨을 거두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여자들아, 모르는 남자 차에 타지 마. 처음 보는 남자랑 자지 마.

 

소아기호증 범죄자 J, 초등학교 교사 출신 삼십대 유부남이다. “평상시에 야한 동영상을 좀 봤어요. 보통 남자들이 즐기는 정도였죠. 스트레스 해소랄까요. 그냥 재미 삼아 봤던 것 같아요.” 우리는 이제 보통 남자들평상시에즐기는 야한 동영상이 어떤 것인지 알고, 아동성범죄자들에 대한 공범의식 짙은 판결이 얼마나 깃털같이 가벼운지도 안다. 범죄자들을 키워내는 문화를 용인하고 있다. 아동 치한범 중에는 잘 아는 이나 친족강간범이 많다는 점에서 배로 괴롭다.

 

강간범들이 나오는 장을 읽다보면, 이들이 진정으로 여자를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구나. 알 수 있다. 전자발찌를 차고 여자를 강간 살해한 Y, 사람을 죽이고도, ‘그렇게 심하게 저항하는 여자는 처음 봤어요신기해한다.

 

성인 여성을 상대로 한 강간범이 모두 동일한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들에게 나타나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여성에 대한 반감, 강간 통념을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 남성적 역할을 과도하게 과시하는 점, 피해자에 대한 공감 능력이 부재하다는 점 등이다.”

 

가정환경 이야기 또 나온다. Y가 적절치 않은 여성관을 가지게 된 되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그의 폭력 행위를 고스란히 전수 받은 나이 많은 형들”, 어린 자신을 구원해줄 수 없었던 어머니의 모습은 여성의 존재 가치를 격하시키는 모델이 됐을 것이라고 한다.

 

그 다음 장인 정신질환범죄에 대한 장에서는 정신질환도 질병이라는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과 범죄를 저지른 정신장애 범죄자에 대해서는 치료 및 관리를 통한 재범 예방이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성 범죄 사례들도 나온다. 산후우울증으로 아기를 죽인 엄마, 사연 보면 갑갑하다. 결혼 5년이 지나도 아이가 들어서지 않았고, 시부모로부터 압박이 있었지만, 남편이 위로해 줬다. 결혼 생활 5년이 넘어서면서 남편이 예전 같지 않고, 야근과 회식으로 늦은 귀가, 아내가 서운한 마음 비추면 화를 내고, 집에 들어와도 재미가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한다. 가슴앓이 해온 S는 남편을 예전의 다정한 모습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라도 아이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굉장히 흔한 이야기. 자식을 가질 자격이 없는 부모들. 남편이 무시할수록 아이에 대한 집착이 커져가고 3년여를 고생하던 끝에 임신에 성공, 남편의 반응 시큰둥하고, 여전히 늦게 들어오고, 외박하는 날이 더 늘음. ‘아이가 태어나도 남편이 돌아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하는 생각에 점점 신경질적이 되고, 남편은 한심해 함. 아이가 태어나고 남편이 아이를 보며 즐거워하자, S는 남편의 모습이 반갑고 좋지만, 불안감을 느낌. 남편이 출근한 후 아이와 둘이 있을 때는 아이를 쳐다보기도 싫고, 아이를 미워하고, 그런 자신이 혐오스러움. 자신이 겪은 고생을 알아주지 않는 남편이 야속함. 계속되는 남편의 무관심. 어느 날 아이가 잠에서 깨어나 울고, S는 아이의 얼굴을 베개로 덮는다.

 

산후우울증 전 부터 너무 큰 문제를 안고 있는데, 그걸 아이로 해결하려고 한 것부터가 문제다. 아이 낳을 자격 없는 부모.

 

4부 성격장애에 나오는 범죄자들도 끔찍하다. 사람을 조종하고, 기만해서, 경계선적 성격장애를 지닌 친구 L로 하여금, 역시 심리적으로 취약한 K군을 학대하고, 때리고, 화상 입혀 쇼크사로 죽게 만드는 R 이야기 나오는데, 딱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서 더 섬찟했다.

 

의존적 성격이 강하고, 자아 정체감이 낮아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자 하며, 이 같은 욕구에도 불구하고, 정서 상태는 매우 불안정하여 상대방과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사람을 도구로 살아가는 이들.

 

마지막 장인 한국형 범죄에서는 묻지마 범죄, 가정폭력, 주취폭력 이야기가 나온다.

 

묻지마 범죄에 대한 전문가의 정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뚜렷한 이유 없이, 묻지마 식으로라는 말과 함께 사용된다. ’불특정 다수란 범인과 피해자 사이에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이고,’묻지마 식이란 범행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 범인이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고, 왜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는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묻지마 범죄에서 묻지마의 의미는 뚜렷한 목표나 합리적 이유 없이 즉흥적으로 행동에 옮기는 것을 뜻한다. ’자세한 건 내게 물어보지 마 (또는 나도 잘 몰라, Do not ask me)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여혐범죄들을 묻지마 범죄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비판들이 있어왔는데, 왜냐하면, 남자 말고, 명백하게 여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여서. 이 책 읽고 나니, 여혐범죄는 그 상위단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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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정원가기도 너무 지쳐서 늙은 부모에게 정원일을 팽개치고, 잠깐 잠깐 얼굴만 비치고, 삽질하고, 무거운거 옮기고, 얘기 들어주고, 아.. 얼굴만 비치는거 아니고, 삽질하고, 무거운거 옮기고.. 물 주고. 이거 좀 봐라. 이거 좀 봐라. 이게 꽃 잘라주니깐 순이 버럭버럭 올라오고, 하는 아빠 쫓아다니면서 얘기 들어주고..

 

제주는 장마긴 장마인데, 하루 내내 비가 오다말다 하고, 왠일로 바람도 별로 안 불고, 날은 계속 흐려서, 비 오는 시간에는 '하늘이 물 주네' 하고, 마음의 부담을 좀 던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120프로까지는 어째어째 모자란듯 하더라도, 121프로가 되는 순간, 몇가지 일을 하든, 다른 일에 확 지장을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121프로든 122프로든 그런 임계점이 사람마다 있는거겠지. 내가 지금 121프로라고. 다행히 비님이 오셔서 정원일의 마음의 부담은 덜하고, 새로운 일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쌈빡하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니고, 이걸 과제라고 생각하면, 시간 좀 들이고, 계속 고쳐나가고 하다보면, 그럴듯하게 될 것 같은데, 잘하고 싶은 욕심이 크지만, 사실, 목표는 완성이다. 혼자 하는 일 아니라서, 내가 힘내는건 이만큼 힘내더라도, 같이 하는 사람이 나 포기하지 말고, 끈질기고 집요하게 힘내줬음 하는 수동적 ... 쓰다보니 개웃겨서 막 혼자 피식거리게 되네. 뭘 바라는거야. ㅎㅎ

 

여튼, 약간 머리 팽팽 돌아가고, 오늘 알바 안 가고, 비 오고, 아침에 커피 마시고, 고양이 쓰담쓰담하고, 책구경하러 알라딘 들어왔다.

 

 

  캐머스 데이비스 <칼을 든 여자>

 

고기를 먹는 것과 먹지 않는 것 사이 중간지대를 찾아 나선 어느 도축사 이야기. 동물이 접시 위에서 생을 다할 때까지 거치는 모든 과정을 되도록 가까이에서 지켜보려는 어느 도축사의 집념 어린 다큐멘터리. 잡지의 라이프스타일 지면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최고의 삶을 사는 방법을 조언하면서 10년의 시간을 보내다 환멸을 느낀 저자는 자의 반 타의 반 직장을 그만두고 도축과 정형을 배우러 프랑스 가스코뉴로 간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고기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좋은 삶을 살았고, 좋은 죽음을 맞았다 말할 수 있을까? 동물의 사체를 눈앞에 두고 죽음과 음식의 교환이 일어나는 어느 한순간도 외면하지 않는 저자의 태도에서 우리는 우리 대부분이 외면해온 육식의 본질에 다가서려는 시도를 발견한다. ‘기르고, 죽이고, 먹는’ 모든 행위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자신의 경험을 재료 삼아 저자가 차려낸 식탁은 풍부하고, 흥미로우며, 무엇보다 숨김없이 사실적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들 앞에 놓인 접시를 스스로 바라보게 만드는 책.  

 

 

라이프스타일 잡지 편집자였다가 프랑스로 건너가서 도축업을 하게 된 여자의 이야기다. 동물권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고, 재미있을 것 같다. 리뷰 보다보니, 왜 제목 Killing it 인데, 여자 그림 표지에 제목 자극적으로 바꿔서 페미니즘에 얹혀가냐는 글이 나온다. 아니. 여자가 주인공이고, 남초인 일터에서 여자가 일하고, '라이프스타일잡지'에서 일하다가 '도축업'을 하게 된 건 충분히 넘치게 페미니즘이다. 비건이 되지는 못하지만, 좀 덜 먹고, 덜 전시하고, 동물권에 신경쓰고 싶지만, 그렇다고 적나라한 글들을 볼 자신은 없었는데, 이 책이 시작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여자 이야기니 금상첨화

 

 

  김애리 <열심히 사는 게 뭐가 어때서>

 

김애리 에세이. 소확행, 워라밸, 욜로… 다 좋다. 애쓰지 않고, 마음을 내려놓고, 나만 생각하고, 대충대충 하자고? 이것도 좋다. 그런데 정말 이대로 괜찮겠어? 열심히 사는 게 그다지 멋있지도, 아름다워 보이지도 않는 세상이 도래하였다. 언젠가부터 일에 몰입하는 사람, 땀 흘리는 사람, 노력하는 사람을 한심하게 보거나 비하하는 분위기다. 진정한 '열심'의 의미를 몰라서다.

자신에게 떳떳한 삶, 스스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누구나 열심히 산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다른 사람들의 기준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 나답게 행복하고, 내 식대로 성공하며, 마음대로 꿈꾸면 된다. 저자는 말한다. "즐겁게 살고 싶어서 열과 성을 다해 내 인생에 집중합니다."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아. 류의 책들이 지겹게 나오니, 이제 열심히 사는게 뭐가 어떻냐는 책이 나온다.

열심히 사는 것이 무언가 잠깐 생각했다. 열심히 사느라 지친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하는데, 열심히 산 것이 자의였을까, 타의였을까. 학교생활.. 취준, 회사생활. 자의로 열심히 살아서 그렇게 힘들었던걸까? 그 자의가 정말 자의일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늘 내뜻대로 살았(다고 믿고 있)지만. 열심히 안 살았군.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오력을 하면서.

 

P. 91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지만 인생이 늘 그대로였다면, 아니,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나빠진다는 생각만 든다면 그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열심의 의미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 ‘’열심히‘에 대한 7가지 오해’ 중에서

 

 

  에일린 보드만 <매일매일 모네처럼>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는 <인상, 해돋이>, <파라솔을 든 여인> 등 걸작을 남겼지만, 그가 스스로 생각한 최고의 작품은 따로 있었다. 바로 1883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보금자리였던 지베르니. 그는 이곳의 집과 정원을 직접 가꾸고 꾸몄으며, 이를 화폭에 옮기곤 했다.

이 책은 아름답고 경이로운 지베르니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자연 가꾸기, 요리, 인테리어를 아우르는 모네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집과 정원을 둘러보고, 여러분 생활에 모네의 빛과 색, 향기를 어떻게 담을 수 있는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야외 활동 전문가이자 미식가였던 모네가 지금 살아있다면, 우리가 날마다 자연과 좀 더 가까이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 할 것이다. 모네 대신 이 책이 여러분을 좀 더 자연으로 나가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추천마법사에 언젠가부터 추리소설이 빠지고 '원예'가 들어간다. 모네 그림책인데 원예라, 지베르니 정원 얘기겠군! 역시. 

저자가 모네를 너무 사랑해서 모네를 알리려고 Monet's Palate 를 설립했다고 한다. 어머니 헬렌 라펠 보드먼이 지베르니의 모네 집과 정원을 되살리는 일에 최초 미국 대표 자원봉사자였고, 딸도 어머니 따라감. 영화제작자이자 사진작가.

 

P. 171 모네는 채소를 좋아했다. 텃밭에서 기른 채소를 식탁에서 바로 먹으면서 모네가 얼마나 좋아했을지 상상할 수 있다. 모네는 방울양배추를 가을에 뽑아야 가장 좋다고 우겼다.

 

  마르타 멕도웰 <베아트릭스 포터의 정원>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토끼 '피터 래빗'을 탄생시킨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는 스스로를 여성농부라고 말할 만큼 정원일과 농장일을 사랑했던 사람이다. 베아트릭스 포터가 가꾼 정원과 농장은 무려 500만 평(4000에이커)으로 여의도의 다섯 배가 넘는 크기. 처음에는 힐 톱 언덕의 소박한 집과 땅에서 시작했으나 사랑하는 마을, 언덕과 호수 주변이 개발 위기에 처하자 조금씩 땅을 사들여 꽃과 나무를 심고, 허드윅 양을 키웠다. 그렇게 지키고 돌본 땅은 세상을 떠날 때 모두 환경보호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에 기증했다.

영국 상류층 가정에서 자랐으나 그 시대 여성에게 주어지던 삶의 틀을 조용히 깨고 나와 자신만의 길을 걸었던 베아트릭스 포터. 그 아름다운 삶과 정원, 그리고 사랑 이야기가 베아트릭스 포터가 그린 풍성한 그림, 생생한 사진과 함께 펼쳐진다.

 

정원일 겔름 피운다고 글 앞에 적어두고, 이렇게 정원책 보다보니 맞아맞아! 나도 여성농부! 하게 되는군. 정원일이 내 마음 속 메인이 되고, 시간도 돈도 따라와주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근데, 베아트릭스가 사랑했던 500만평 정원 속으로..라니, 오..오..오백만평이요?

저자가 '글쓰는 정원사' 마르타 맥도웰이래. 멋있다. 글쓰는 정원사

 

  김인선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

 

김인선은 1980년대 말 「뿌리깊은나무」와 「샘이깊은물」 등의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하면서 이미 뛰어난 문장으로 두각을 드러냈지만, 가세가 기울어 일찌감치 낙향한 이후 평생 빚에 쫓기며 일정한 직업을 갖지 않았다. 지난 2018년 김인선이 급환으로 홀연 세상을 떠나자, 평소 그의 글재주를 알고 사랑하던 이들이 슬픔과 함께 안타까움을 느끼며 이 책을 기획했다.

<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는 그의 사후 저자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발견된 산문과 그가 온라인에 남겼던 글, 출판을 계획하고 집필하던 괴담 형식의 글을 선별해 한 권으로 엮어 세상에 선보인, 그의 첫 책이자 마지막 책이다.

작성된 시기에 따라 계절별로 엮은 이 책에는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자연 속에서 동식물과 어울려 살아가는 즐거움, 농촌의 인간군상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묘사와 함께 곤궁한 생활을 버티게 하는 허풍, 삶과 죽음에 대한 독특한 철학, 현실과 꿈의 경계를 뛰어넘는 기이한 이야기들이 뒤섞여 있다.


그리고 그가 쓴 글에는 부적응자이자 아웃사이더인 동시에 자연 속에서 천진하게 살아가는 사색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꾼, 자신마저 웃음거리로 삼는 탁월한 농담가의 면모가 담겨 있다.

 

책소개는 별로 안 땡기는데,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살이 하는 이야기는 좀 읽고 싶다.

 

P. 59 밭 모양이 농부를 닮는 것 같다. 밭이 캔버스라면 농부는 화가지 싶다. 나는 가끔 동네 밭을 그림처럼 감상하곤 한다. 오이밭, 깨밭, 가지밭, 녹두밭, 배추밭, 총각무밭, 마늘밭. 심은 것 따라 밭 모습이 다르다. 분위기도 다르다. 또 그 밭 임자 따라 같은 것을 심더라도 밭 분위기가 다르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다르고 저녁 어둠이 내리는 모습이 다르다. 같은 풍경을 그려도 화가마다 구도가 다르고 빛깔이 다르고 붓질이 다르듯이.

P. 89 오이가 어떻게 오이지로 변신하는지, 도토리가 어떻게 도토리묵으로 성육신하는지, 햇살이 옥수수에 어떻게 단맛을 들이는지, 잡초에 갇힌 고추에 어떻게 빨간 물을 들이는지 알 수 있다면, 염천을 견뎌낸 콩이 물과 소금과 하늘을 만나 어떻게 된장이 되는지, 어떻게 간장이 되는지 알 수 있다면,

그걸 알 수 있다면, 내가 왜 태어났는지,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을 텐데.

 

그 외 궁금신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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