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매튜 메이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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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우아한 경제서가 한 권 있다.
원제는 In Pursuit of Elegance 인데, 번역본 제목은 '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도 나쁘지 않다. 아니 꽤 좋다.  

책의 대부분은 사례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사례들이 신선하고,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읽을거리로서 이 책은 무척 훌륭하다. 저자가 생각하는 '우아함'을 드러내주는 예시로서, HBO의 레전드 드라마 '소프라노스'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프라노스'가 8년만에 6시즌을 마지막으로 종결하게 되었을 때, 엄청나게 많은 미국인들이 '소프라노스'의 결말을 실시간으로 보기 위해 TV 앞에 앉았다. (구체적으로 1200만의 시청자들. HBO가 유료 채널임을 감안할 때 어마어마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소프라노스'의 결말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파격적인' 형태의 '예술적'인 '시도' 였다.
6시즌이 마지막 시즌임이 밝혀졌을 때 시청자들은 대략 22개월 동안 드라마의 결말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토니 소프라노ㄴ의 운명은?!  

마지막회에서 그들이 얻은 답이란..
마지막 몇 초 동안 화면이 까맣게 변했다. 몇 초가 지나자 엔딩 크레딧이 올라왔다. '소프라노스'는 그렇게 끝났고, 시청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저자가 드라마 '소프라노스'로 시작하는 '우아함'은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때 우아함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소프라노스 결말 후일담은 책에 더 자세하게 나와 있다. 이 에피소드를 포함한 소개 되는 여러가지 사례들이 꽤 재미나다.  

저자가 꼽는 우아함의 네가지 요소는 '대칭', '유혹', '생략', '지속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야 한다.
시작에서, '우아함'의 정의를 내린 후, 각각의 요소를 사례와 함께 정리하고 있다.  

가장 먼저 나오는 '대칭'의 사례에 인용되는 것은 잭슨 폴록이다. 그 이에 리바이플라인, 프랙탈 등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잭슨 폴록의 경우 무의미하게 캔버스에 물감을 흩뿌린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것이 예술성을 가지는 것은 잭슨 폴록의 그림이 가지고 있는 프랙탈, 반복되는 대칭의 이미지 때문인 것이다. 잭슨의 그림에서 보이는 '대칭성'은 보통의 사람들이 비슷하게도 흉내낼 수 없었다.  여기서 프랙탈이란, 일정 부분을 계속 확대했을 때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그림 속에 그림을 보고 있는 소년이 있고, 그 그림 안에 또 그림 보고 있는 소년이 보고 있는 그림 안에 또 그림 보고 있는 소년. 이렇게 무한 반복 되는 이미지)  




사람들이 자연적 대칭인 프랙탈에 본능적으로 반응을 보이고, 자극을 받고, 그래서 잭슨 폴록은 그냥 물감 흩뿌리며,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것을 시도해서 작품값을 올린 것이 아니라, 그림이 담고 있는 '예술성'이 과학적으로도 증명된다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운 챕터였는데, 들고 있는 사례들도 신선했고, '대칭'에서 우아함을 느끼게 되는 인간의 '본능'을 분석해 놓은 부분도 흥미로웠다.  다음 챕터인 '여백의 유혹'에는 페이퍼로도 포스팅한 아이폰 마케팅 사례가 있다.  인간의 '호기심'과 두뇌의 채워 넣기 기능을 설명하며 '여백'에 '우아함'을 느끼는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생략의 법칙에서도 역시 흥미로운 카마이클의 훈련법, 건축가 사라의 '그리 크지 않은 집' 등을 예시로 들고 있다.

리뷰에서 말한 몇가지 사례에서 보듯이, '우아함' 을 추구하고, 분석하고, 설명하는데 있어, 다양한 분야의 사례들을 꽤 자세히 들고 있다는 것, 그리고 사례와 맞는 분석과 설명이 따라온다는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건축, 미술, 도로교통, 아이폰, 예술, 스포츠, 드라마, 스도쿠, 인앤아웃 등등

재미난 사례들의 풍부한 이야기거리만으로도 읽는 재미가 있었다. 인용된 사례와 문구들은 말미에 미주로 달려 있는데, 일반적인 미주와는 달리, 미주만 따로 읽어도 재미있고, '호기심' 생기는 미주들도 있다. 이것이 종이책이 아니라면, 링크를 눌러 보고 싶은 사이트/기사/블로그 주소들이 나와 있다.  

내가 생각했던 '우아함' 은 아니였지만, 다행히!, 그것을 뛰어넘는 책이라 하겠다.
마지막장 '지속성' 부분은 조금 지루했고, 재미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례들이긴 한데, '우아함' 이라는 주제이자 소재를 충분히 집약적으로 드러내지 못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읽고 난 감상이 '우아함' 보다는 재미난 사례들이 더 인상 깊게 남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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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0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베르토 볼라뇨 전집 중 <칠레의 밤>이 나왔다.
아- 반갑! 아후벨의 표지, 실물이 시안보다 더 멋져 보이지?

열린책들의<볼라뇨, 로베르토 볼라뇨>를 보면, 혹시 <칠레의 밤>을 살 예정이라면, 옆에 이 600원짜리 책도 꼭꼭꼭 사기를!

볼라뇨의 작품들 중 을유에서 나왔던 <아메리카의 나치문학>은 실험적 소설로 분류해두고, 가장 눈여겨 봐야할 작품, 볼라뇨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매니아를 만든 작품은 <야만스러운 탐정들>과 <2666>이다. 각각 네번째, 열한번째로 기획되어 있는만큼,
천천히 워밍업하며 볼라뇨를 알아가야겠다. 서점에는 아직 안 풀리고, 배송기간이 긴 것이 안습. 설 때 읽으면 딱이겠구만! 

  

 

 

 

 

 

움베르토 에코의 <번역에 대하여> 6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다. 
에코 전집이 25권에서 끝나는 줄 알았더니 계속 나오는구나!

내가 산 책은 <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이고, 그 외 몇 권을 보관함에 담아두고 한 권씩 살 예정인데, 일단 이번에 나온 책은 에코의 전공이니 (뭐 아닌게 어디있겠냐만은;) 역시 보관함에 담기로 한다. 열린책들의 이번 전집을 받아보면, 아마, 지금까지 보던 책들과 다르다는 느낌이 확 들꺼다. 표지에 얼굴이 저렇게 떡 박혀 있어서 그런건 아니고, 페이퍼백, 판형, 표지질감, 등이 요즘 나오는, 지금까지 나온 다른 책들에 비해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제목이 바뀌었더라도, 우리나라에 꽤 많이 번역되었던 에코의 이전 작품들과 겹치는 것이 없는지 확인할 것. 나는 뭐, 예전에 있는 판본 무시하고; 이번 전집으로 모을 예정이긴 하다.  

  에코 책 중 관심 주제만 일단 담아둠.
  어려운건 ;; 꽤 어렵;  그러고보니, 쉽고 재미있는 글도 잘 쓰고, 전문분야의 주제에 대해서도 잘 쓰고, 의미있는 글도 잘 쓰고,  

생각할수록 에코전집은 의미가 있다. 음.  

 

  케이트 폭스 <영국인 발견 Watching the English>

영국의 문화인류학자 케이트 폭스가 쓴 '영국인다움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보고서'. 저자는 이 책을 위해 수많은 영국인 '원주민'들과 인터뷰하며 언어와 대화 속에 숨어 있는 영국인다움의 규칙을 찾아내고, 그러한 원리가 영국인의 행동에도 깊이 각인되어 있음을 참여관찰자적 조사방법으로 밝혀냈다.

영국인들이 어떻게 집을 꾸미고, 어떤 메이커의 차를 타는지, 언제 어떻게 누구와 먹고 마시고, 어떤 옷을 입거나 벗으며, 어떻게 섹스를 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저자는 직접 거리로 뛰어들어 사람들과 '충돌 실험'을 하고, 일부러 새치기를 해보고, 섹스에 관한 인터뷰를 하기 위해 전전긍긍했다. 이 책은 이러한 이야기들을 친구와 대화하듯 평이하고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알라딘 책소개中 


이 책, 표지, 출판사(학고재)가 좀 의외이긴 한데 ^^ 문화인류학자, BBC 단골출연 케이트 폭스의  '영국인'에 대한 책이다보니, 당장 사고 싶은 책 리스트에 올라있다. (배송기간이 길어; 서점에 안 풀렸어; 살 수가 없엉)

이 책 재미있다면, 저자의 다른 저서들 : 음주와 난동(Drinking and Public Disorder)>(1992),< 데스몬드 모리스와 함께 한 퍼브 구경(Pubwatching with Desmond Morris)>(1993), <퍼브 안내서: 관광객을 위한 퍼브 예절 안내(Passport to the Pub: The Tourist’s Guide to Pub Etiquette)>(1996), <경마족: 경마꾼 구경하기(The Racing Tribe: Watching the Horsewatchers)>(1999) 도 궁금하다. 

 세노 갓파의 <작업실 탐닉>

 이미 이전 신간마실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바 있긴 한데
목차와 실물 보고 와서 한 번 더 올려야겠다 생각했다.

원제가 '갓파가 본 직업' 뭐 이런 제목으로 '갓파가 본 ㅇㅇ' 시리즈인데,
우리나라에선 책을 만들라했지, 누가 작품을 만들라했나. 싶을 정도로 표지며 책에 '북아트'를 해 두었다. ^^; 사실 북디자인에 무척 신경쓰는 나이긴 하지만, 이와 같은 책을 보면, 좋아해야 하는지, 과하다 해야 하는지 미묘하긴 하다.  일단 책 내용, 그림, 북디자인에 비해서 책 가격이 과하지 않으므로, 흠잡을 곳 없는 책이긴 하다.  

이 책에서 특히 관심 가는 것은 물론 세노 갓파 특유의 세밀화와 새콤쌉싸름한 글이지만, 인터뷰 내용에 더 관심이 간다. 이번만은.  

인터뷰 목차  

>> 접힌 부분 펼치기 >>

엄청나게 다양한 직업군을, 게다가 일본의 세계적인 셀러브러티들! 을 다루고 있으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야마사키 도요코 <운명의 인간>  

오키나와 반환을 둘러싼 외교 기밀문서의 누출에 관여해 신문기자와 취재원이었던 외무성 여직원이 체포,기소된 후 유죄 판결을 받은 ‘니시야마 사건’을 모델로 한 소설이다. 원고지 3,400장에 달하는 대작으로 4권 중 1,2권 먼저 발간이라고 한다.  

꽥 네권이나 되는 소설이었구나;  

<하얀거탑>의 작가 야마사키 도요코가 오키나와 반환을 둘러싸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국가권력과 대적하는 신문기자의 이야기를 썼다고 하니, 안 읽어도 어떤 내용일지 대충 짐작이 안 가는건 아닌데, 서점에 하두 산처럼 쌓여 있어서 관심이 안 갈래야 안 갈 수가 없었다.   

 그 외 관심가는 신간 몇 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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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2-09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에서는 잭 니콜슨이 표지모델을 하더니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는 말론브란도와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표지모델로 등장했군요.

하이드 2010-02-09 13:46   좋아요 0 | URL
가끔 이렇게 영화 장면 표지로 나와요. 뻐꾸기도 그랬고, 에덴의 동쪽의 제임스 딘도 그렇구 말이죠.

Mephistopheles 2010-02-09 14:09   좋아요 0 | URL
근데...거부감이 없는게..워나악......원작에 버금가는 대단한 영화들이라서..^^

하이드 2010-02-09 14:15   좋아요 0 | URL
그렇죠. 민음 세계문학선 커버가 표지 전체 아니고, 일부분 나오고, 디자인한 이미지도 아니고, 영화스틸이미지나 명화에서 따 오는데, 인상 깊은 표지들이 디게 많아요. 제대로 된 '오래된' 문학전집의 위엄이라고나 할까요. ㅎ 봤을때 거부감 드는 표지가 없죠. 기억에 남는 표지는 많고요.

비연 2010-02-0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코 전집은 정말이지 다 갖고 싶어요..^^

하이드 2010-02-0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딱히 모아 놓아서 뽀대날법한 전집은 아니라는 것이 ^^ 글구, 어려운건 너무 어렵겠더라구요. 우리나라에 몇 명이나 전집 사서 '다 읽을지' 궁금합니다. ㅎ

blanca 2010-02-09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업실 탐닉>은 실물을 보고 사고 싶은데 하이드님 저렇게 많은 작업실을 다루려면 너무 간략하게 다룬 건 아니겠죠? 이런 류의 책은 무조건 갖고 싶어서 큰일이예요. 그리고 <운명의 인간>. 아...두 권이면 시작하겠는데 네 권이라니 이것도 부담스럽네요-..-

하이드 2010-02-09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실물 봤어요. 사세요. 책도 예쁘구요. 이사람 글도 워낙 좋아요. 작업실 이미지 한컷, 그리고 인터뷰인데요. 분량이 분량이다보니, 막 심층인터뷰 그런건 아니라도, 워낙 다양하고, 평소 접하기 힘든 직업군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어서 글도 좋을꺼에요. 개인적으로 글이 더 기대됩니다. ^^

무숙 2010-03-02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열린책들에서 나온 '칠레의 밤'에 대해서 질문 좀 드려도 될까요? 책 정보에 양장본이라고 나오는데 이게 최근에 나온 열린책들 세계문학판 양장본인지요? 아니면 예전부터 나오던 리얼 하드커버인지요?

하이드 2010-03-02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라뇨 전집으로 나오는 양장본입니다. 예전부터 나오는 리얼 하드커버구요.
 
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 문 지음, 정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작품 속에서 루에 의해 이야기 되고 있는 '어둠의 속도'는 엘리자베스 문이 자폐인 아들에게 들었던 이야기이고, 이 작품의 소재이자 주제가 되었던 이야기이다.  

어느 날, 아들이 들어와 문틀에 기대 물었어요.
"빛의 속도가 일 초에 삼십만 킬로미터라면, 어둠의 속도는 얼마에요?"
저는 일상적인 답을 했죠.
"어둠에는 속도가 없단다."
그러자 아들이 말하더군요.
"더 빠를 수도 있잖아요. 먼저 존재했으니까요."  

자폐에 대한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다 읽고 나니 SF란다. 자폐에 대한 소위 '정상인'의 무지와 무관심을 독자인 나 자신이 제대로 드러낸다고나 할까. 작품의 설정은 근미래, 자폐가 완전히 치료가능한 시점이다. 주인공인 루와 루의 동료들은 과도기의 자폐인으로 그 후에는 자폐인 없고, 그 전에는 루네만큼 사회적응이 힘든 자폐인들이 대부분인 그런 시점에서의 인물들이다. 루보다 먼저 태어나서 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던 알드린의 형 제임스가 같은 시간대 속에 존재한다.  

이 작품의 가장 아름다운점은 '다름'에 대한 '이해' 일 것이다. 늘 '자폐'로, 남들과 다른 점들로 차별받는 루의 시각으로 보는 정상인들의 모습.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는 루에게 비합리적이고 모순투성이인 정상인들의 모습은 사실 그와 같은 모순이 특징이고, 아름다운 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와 같은 점을 분명히 인식하는 루의 모습도 그의 '완벽하고 흠없는' 사고 또한 우리가 가지지 못한 점이기에 매력적이다.  

자폐가 소설이나 영화에서 묘사되는 경우는 '자폐인의 천재성'이나 '주변 사람들의 헌신적인 희생' 정도여서, 자폐인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을 왜곡시키는 면이 있다. '전혀 낭만적이지 않은' 자폐인과 함께 살기.에 대한 이야기가 책 말미, 엘리자베스 문 인터뷰에 나와 있기도 하다. 이 작품에 나오는 루 에런데일 역시 매력적인 자폐인이다. 남한테 피해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얌전하고, 조용한 '천재' . 소설이나 드라마나 영화에 나올법한 그가 여러가지 장애물을 넘으면서 '변화'하고, 그 '변화'의 마지막에 '치료'라는 '모험'을 상대하게 되는 점이 내게는 이 작품에서 가장 매혹적인 부분이었다.  

루의 시각으로 루의 이야기, 루가 보는 사람들과 세상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서 보는 다양한 인간군상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조연들도 생생한 캐릭터들이고, 이야기는 뻔한듯 뻔하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늘 왜 쉽지 않은걸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폐인과 비자폐인이건, 비자폐인들의 생활 속에서건, 우리는 늘 그 부분에 어려움을 겪는다. 자폐인들이 사회생활,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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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마스터 행복한책읽기 작가선집 3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로저 젤라즈니의 중단편집 <드림 마스터>가 SF 전문출판사 행복한 책읽기에서 나왔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에 이은 두 번째 중단편집으로, 650여페이지의 만만치 않은 분량을 차지한다.(비록, 그게 편집,종이질에 의해 부풀려진거라 할지라도)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가 에센스 오브 에센스.라고 한다면, <드림 마스터>는 로저 젤라즈니가 직접 선정한, 작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볼 수 있는 중단편집이라고 하겠다. 그의 데뷔작인 '수난극'이나 그간 입소문으로만 들었던 '형성하는 자' 등이 들어 있다.  

첫번째 중,단편집인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와 겹치는 단편은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지금 힘이 오느니 Comes now the power') 와 두번째 단편집의 원제이기도 한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The last defender of Camelot' 이다.

같은 제목으로 1980년에 출판된 책과 2002년에 재출간된 책이 있는데, <드림 마스터>는 1980년 포켓북스 출판본을 원본으로 하고, 로버트 실버버그의 서문이 있는 ibooks 2002년판을 부본으로 하고 있다. (두 작품집 모두 표제작은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이나, 담고 있는 컨텐츠는 다르다.)  

 

* 두 가지를 먼저 이야기하자면, 
단편집의 첫작품이자 젤라즈니의 데뷔작이었던 '수난극' 앞에 붙어 있는 서문에 의하면, 그가 처음 SF 단편을 써서 잡지사에 보내고, 불채택 쪽지를 쌓아가다가 그가 발견한 문제점은 '설명이 너무 많고, 배경과 사건과 등장인물의 동기 묘사가 너무 세밀했다.(..중략) 불필요하게 상세한 설명을 생략하고, 등장인물이나 동기에 대해서는 좀 더 간접적으로 접근' 하겠다고 하고 있다.  

작품집의 뒤에 있는 역자 김상훈의 해설중 '형성하는 자'의 해설을 보면 '작가가 원했듯이 "단순하게도, 복잡하게도 읽을 수 있으며, 작품에 포함된 수많은 인유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중 하나인지 아닌지(..하략)  

그러니깐, 젤라즈니의 단편들은 수많은 은유와 메타포와 '친절하지 않은' 인용으로(왜냐면, 서문에 밝혔듯이 젤라즈니는 독자를 '자신과 같이 생각하고' 글을 쓰기 때문에) 이야기는 그 자체로 재미있지만, 과연 내가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거의 대부분의 단편을 읽고 난 후에 남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본다' 는 클리셰가 절실한 독서라고나 할까.  

무튼, 어쨌든,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겸손한 지식으로 젤라즈니의 단편과 중편들을 읽었고, 다음 번 재독할 때는 그 의미가 좀 더 분명해지기를 바라며, 리뷰를 시작해본다.   

'수난극''기사가 왔다'는 네 다섯장 정도의 짧은 단편이다. 기계(차)가 주인공인 '수난극'과 묵시록의 네 기사(역병,전쟁,굶주림,죽음)가 등장하는 '기사가 왔다'는 짧고, 설명 없고, 단편적인(?) '이미지' 를 '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이 작품집을 읽기 시작했다.  

'스테인리스 스틸 흡혈귀'는 꽁트, SF, 팬덤에 대한 오마주. 라고 하는데, 돌연변이 흡혈로봇과 마지막으로 남은 인간(?)흡혈귀에 대한 이야기이다.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비장미가 있는 결말.  

'끔찍한 아름다움'역시 내게 모호했던 짧은 단편. 그리스 비극, 고귀한 인물의 죽음, 연민과 공포, 카타르시스를 이야기한다.  

이 작품집에서 가장 기대될 작품은 아마도 '형성하는 자'일 것이다. 각종 신화의 이미지와 심리학, 문학, 단테, 등의 가볍지 않은 소재들 덕분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어버리지만,이야기는 재미있다.  

'끔찍한 아름다움'과 '형성하는 자' 를 연이어 읽으면서 얼마전 극장에 걸렸던 '닥터 파르나서스의 상상극장' 이 떠올랐는데,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영화에 대한 코멘터리를 찾아보지는 못했다. '끔찍한 아름다움'에서 언급되는 크리스토퍼 말로의 '닥터 파우스투스' 라던가 '형성하는 자'에서 '꿈'을 만들어서 정신과치료를 하는 렌더의 존재라던가. 무튼, 더 생각해볼 주제다.  '형성하는 자'는 네뷸러상 수상작이다. 로봇자궁에 들어가 셰이퍼(형성하는 자, 테라피스트) 가 만들어낸 꿈에 의해 치료를 받는다. 어느 날 그를 찾아온 미모의 여자, 아일린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이지 않은가.) 그녀는 태어날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고, 셰이퍼를 목표로 정신분석을 공부한 집념의 여인이다. 그녀를 도우면서 뭔가 수렁으로 빠지는 렌더. 이야기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역시, 이 아름다운(?) 중편이 담고 있는 수 많은 은유와 상징을 못 알아보는건 좀 억울한 독서다. 단기과외로 융의 책과 북유럽 신화, 단테 신곡 등의 책을 담아 두었지만, 글쎄;;  

'형성하는 자'와 '지옥의 질주'가 가장 재미있었고, '지옥의 질주'를 가장 몰입해서 읽었다. 핵폭발 이후, 돌연변이 세상, 보스톤국과 캘리포니아국만 살아남았는데, 보스톤에서 페스트가 창궐해, 폭주족 헬(Hell)이 치료약을 가지고 죽음의 레이스를 해내는 이야기. 'from dusk till dawn'이 생각나는 뭐라고 할까, 쌈박한 중편이다. 재미도, 박력도, 카타르시스도 있는.  

짧고 긴 단편과 중편들은 각각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는 결말과 비극미, 비장미를 보여주는 결말이 있는데, 후자에 약한 나는 그것이 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작가의 의도대로 많이 슬퍼져 버린다. 에를 들면 '보르크를 사랑한 여자' 라던가 '복수의 여신'이 그랬다. 특히 '복수의 여신' 과 같은 단편들.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를 읽을 때는 못 느꼈는데 (이 작품집과 그 작품집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독자)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것), 젤라즈니 작품의 많은 상징과 은유, 그리고 '생략' '여백'! 등에 대해 이번 작품집을 읽으면서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럼으로써 더욱 강렬하고 완벽하게 남는 각각의 작품. 읽고 나서 또 읽고, 또 읽어도 여전히 생생하고, 독자의 마음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작품의 생명력이랄까. 그런거.  

'마음은 차가운 무덤' 역시 중편에 속하는 작품이다. 이쯤 읽으니(447pg) 뇌 속의 젤라즈니용량이 과부하가 걸려버려 지루해지기도 했고, 흔치 않게 맘에 들지 않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 안 예뻐!라는 심정. 젤라즈니는 이 작품을 탈고하고 장편을 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곧이어 '내 이름은 콘라드'를 썼다고 한다.  '세트'라는 클럽이 있고, 세상 사람들의 일년을 하루로 보내는 그런 이야기. 세레나같은 여자주인공도, 시인, 엔지니어의 남자주인공들도, 뭐 이러냐. 싶었다.  

'캐멀롯..''지금 힘이 오느니' 는 여러번 읽었던 작품이라 로저 젤라즈니의 작품 속에서 방황하는 나를 구해주었고.
'그림자잭'은 얼마전에 읽은 장편 '그림자잭'의 프리퀄이어서 반가웠다.  마지막 단편인 '영구동토'는 좀 후딱후딱 넘긴 감이 없지 않은데, 나중에 이 작품집 천천히 소화시키고 다시 읽으면 아름다울 것 같은 이야기.  

2002년판 the last defender of camelot 이 오늘 도착한다. 천천히 야금야금 읽으면서, 오래간만에 <앰버연대기>나 다시 읽어볼까 싶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앰버연대기>이지만, 젤라즈니의 단편보다 더 아름다운 단편을 다른 어떤 시대나 장르에서 찾기 쉽지 않고, 역시 젤라즈니의 진정한 매력은 그의 중,단편에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다.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와 <드림마스터>는 정말 두고두고 읽을 작품집.  

* 행복한 책읽기에서 만든 <드림마스터>는 이라이트 종이를 사용했고, 개인적으로 부피 크고, 잘 바래는 이 종이를 무척 싫어한다. 적지 않은 분량이기는 하지만, 책이 과하게 커졌고, 양장본인데, 제본의 문제인지, 책등이 너무 잘 휘어진다. 하필 중간에 100장 정도 오시선 -_-;;이 들어가 있는 파본을 받기도 했고, 그 영향인지 모르겠다. 처음 책 받고 기분 나빴던것 정도는 날려버리고도 남을 재미있고 의미있는 작품집이긴 하지만, 역시 책만듦새는 신경이 쓰인다. 쿠션 받치고 조심조심 한 번 읽었는데, 책이 벌써 너절해진 느낌;

기록을 보니, 알라딘에서 거의 1년에 한 번꼴로 파본 환불을 했는데, 지난 5년간 행책의 책이 벌써 두 번째, 그리고 올해 들어 이제 2월인데 벌써 두 번째 파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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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雪 2010-02-08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앰버 연대기 다 갖고 있으시네요... 이제는 구하려고 해도 품절되어서(훌쩍) 도서관에서 훔치지 않는 이상 못 구하겠죠^^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당장 살 겁니다!^^

하이드 2010-02-08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앰버 연대기 다시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 몇 권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책이 예쁘게 잘 빠진다면, 한번 사볼까 생각중입니다.
 

데이비드 두쉬맨 <프레임안에서>

신간이 나왔을 때부터 봐두긴 했는데, 얼마전에야 구매했고, 엊그제부터 읽기 시작했다.
읽고 아빠에게 보내 줄 생각이었는데, 이런, 책이 너무 좋다!!!!!! 어제 들어온 적립금을 긁어서
새벽에 주문하여 아빠에게 보내고,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프로 사진가의 사진에 대한 이야기이다.
예술가와 기술가 사이에서의 균형잡기에 대한 이야기들, 비전에 관한 이야기 등이 나오는데,
나처럼 귀차니즘에 기술은 필요없ㅋ엉ㅋ 하는 게으른 생활사진가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데엥- 데엥- 책이다.  

큼직한 판형에 시원스러운 표지. 안에 있는 사진들도 좋고, 글은 화려한 글발로 감탄하게 하기 보다는 지혜와 진정성과 신념으로 고개 끄덕이게 하는 글이다. 지식을 전달하는 책들에 있어서, 글이 개떡 같아서 참고 읽어야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이 책은 글도 좋고, 그 글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더욱 좋다.  

뭔가가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는데, 이 책의 가격. 정말 저려하게 나왔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다른 부분이 후지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런 정도의 퀄러티의 책은 한 2만5천원- 3만원 정도가 적정가가 아니였을까. 싶은데, 원서의 가격을 보니, 그보다 더 비싸도 할말 없는 가격이다. 페이퍼백의 경우 40불에 판매되고 있다.(할인 전)  

60불에 판매되는 <위즈덤>이 한국에서 15만원에 판매(되었는지는 의문) 되었던 걸 생각하면, 이 무슨 사기가격이란 말인가!  
이 책을 정말 강추! 하는데, 이 책은 타겟독자가 정해져 있긴하다. 일단 '사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어야 하고, 아무 사진이라도 '사진' 을 찍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럴 때 이 책에 대한 나의 '강력추천'이 빛을 발할 것이다.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는 있고, 하다못해 화상채팅 캡쳐라도. 그 사진에 '무언가' (여기선 '비전'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를 담는 것은 그 사람이 프로 사진가가 아니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무튼, 마구 침 튀며 강력추천!  아마존 리뷰에도 별 다섯개의 향연이다.  아마 art & photo 부문 베스트셀러 1위이기도 했고, 그랬던 책.  

 페터 회 <경계에 선 아이들>

바로드림으로 나오자마자 안달복달하며 산 주제에 ^^; 중고샵에 올려 놓았다가 주문 들어오니 이제야 느적느적 읽고 있다. 나는 페터 회를 좀 좋아한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나 <여자와 원숭이>, <Tale of the night> 등 이제까지 읽은 책들 때문만은 아니다.

작가가 된다면, 페터 회같은 작가가 되고 싶은데, 그건 어릴 적 두권짜리 <스밀라..>를 봤을 때 책날개에 나온 이력 때문이었다.  

'무용가, 배우, 펜싱 선수, 선원, 등반가 .. '  였던 이력을 보고 아마 나는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소설같은, 드라마틱한 그의 인생을 상상했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네번째로 읽는 그의 책이 녹록치가 않고, 페터 회라는 작가가 또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 이 책이 자전적 소설이란다.  

포스트잇 덕지덕지 붙이며 읽고 있는 이 책은 드라이하게  인 콜드 블러드, 아동학대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중간중간의 문장과 그 뒤에 있는 문장부호가 쿵- 하고 와 닿아 공명하고, 찰나에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어쩔줄 모르게 한다.  스밀라를 읽은지는 오래되어 가물가물하지만, (개인적으로 <여자와 원숭이>를 가장 여러번 읽었다.) 이 작품은 아프지만, 페터 회의 최고의 소설이 아닌가 싶다.  

 

 

 

 

 
로저 젤라즈니 <드림 마스터>

어제 이 책 받기는 했는데, 좀 기가 막히고, 황당한 상태
행책에서 책을 이렇게 더럽게 크게 만들었을 줄이야 상상이나 했으랴. (페이지는 봐도 판형은 잘 안 보는 편인데, 앞으로 책도 가로,세로,높이 측정해서 보여줬으며 좋겠다!)

680여 페이지의 책인데, 내 1000페이지짜리 홈즈컴플리트보다 더 두껍고 크다. 에라이!  

머리맡에 두고 무기로 쓰라는건가? 베개로 쓰라는건가?

나는 부피 큰 책이 좀 심하게 싫다. (이전의 분권증오가 지금은 '부피 큰 책'으로 옮겨 갔음.)  
그리고, 색 바래는 종이, 습기 잘 차는 종이,
아직 가로 세로 몇 줄인지는 안 헤아려 봤는데, 책 받고 진짜 기가 막혔다.  

나는 '열린책들'덕후일 수 밖에 없다.  열린책들에서 만들었다면, 작고 아담하고 탄탄한 양장본으로 뽑아냈을 꺼라는 것에 한 장 건다.  

1월에 읽던 책을 어서 마무리 지어야 2월의 책으로 넘어갈텐데, 영 책읽는 진도가 안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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