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신간마실.

 

진라면 매운맛 하나로 아침 시작, 마지막 하나 남은 비아 먹으려다 잠 오면 먹어야지 챙겨두고, 오후의 3시 홍차 타두었다. 짠-단으로 가겠어.

 

신간마실은 엘릭시르 미스테리 책장으로 열어볼까 한다. 2만원 이상 구매에 엘릭시르 미스테리 일러스트 엽서북 이벤트가 열렸는데, 엘릭시르는 책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신경 많이 써서 만들고, 굿즈도 그렇다. 라인업 또한 훌륭하고, 표지 컨셉트도 잘 잡아가고, 흠잡을 곳이 없다.

 

 

 

 

 

 

 

 

 

 

 

 

 

 

 

미스테리 책장의 신간 네 권은 위와 같다.

<살인해 드립니다>를 안 읽었고, 나머지는 다 읽었는데, 아마 <상복의 랑데부> 정도를 다시 사면서 2만원 채워 엽서북 받지 싶다. <상복의 랑데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기엔 책이 몇 권 없;;) 코넬 울리치 / 윌리엄 아이리쉬의 작품인데, 역시나 미스테리 처음 읽을때 엄청 좋아했던 '불멸의 로맨스'류 미스테리이다. '상복의 랑데부'는 각기 다른 버전으로 너댓권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챈들러 책과 코넬 울리치의 책은 보이는대로 사는 편인데, 요즘 해외에서 서점갈 일이 없어서 정체 상태다. 국내 버전으로는 동서미스테리인데, 엘릭시르의 쌔끈한 책으로 다시 한 번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엿듣는 벽>을 아직 안 읽었다면, 추천한다. 마가릿 밀러의 책인데, 이 마가릿 밀러는 로렌스 블록의 부인이다. <이웃집 살인마>때도 읽고 나서야 오오.. 하고 놀랐는데, 이번에도 까먹고 있다가 다 읽고 옮긴이 말 보고 오오!! 하고 놀랐다. 작품만으로도 충분히 추천할만하지만, 남편이 하드보일드의 손꼽히는 거장 로렌스 블록이라면 남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로렌스 블록 책 읽으면서 마가릿 밀러 책 떠올린 적은 한번도 없지만 음..

 

<엿듣는 벽> 되게 유쾌한 것이 번역본이지만, 문장이 되게 리드미컬하다. 모든 캐릭터들이 다 생생하고, 이야기도 휙휙 전개되고, 반전이라기 보다는, 그러니깐, 마가릿 밀러 책에 따라붙는 평이 있는데, '독자들이 쌓아온 이야기의 틀이 만화경을 한 번 흔들듯, 완전히 다른 그림으로 나타나는' 그런 시점이 있다. 얼떨떨해지면서 다시 톤을 맞춰야 하는. 결말도 맘에 들고, 이야기도, 캐릭터도, 문장도 맘에 드니,  추천, 추천.

 

 

 

 

 

 

 

 

 

 

 

 

 

 

 

 

 일단 이 정도를 추가해서 추천.  이 시리즈는

 미스테리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좋은 라인업이라서

 어떤 책을 고른다고 해도 고개 끄덕이게 되는데,

 지금 보니 라인업의 책들은 미스테리로서뿐만 아니라

 일반 소설 독자들도 충분히 좋아하고 높이 평가할만한 요소들을

 지니고 있는 좋은 작품들이다.

 

 

 

 

 

 

 

 

  아서 코난 도일 <제라르 준장의 회상>

 

북스피어는 제목만 삽질해서 비호감으로 바꿔두지 않는다면, 좋다. 하찮은;;;장르소설을 싫어했던 셜록 홈즈의 아버지.

 

코난 도일이 근현대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캐릭터인 셜록 홈즈에게 염증을 느낀 나머지 홈즈의 죽음을 획책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애당초 도일은 탐정소설처럼 '하찮은' 장르에 얽매여 있기보다 격조 높은 역사소설을 쓴 작가로 기억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정말로 쓰고 싶었던 역사소설 속에 셜록 홈즈를 대신할 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키자고 생각한 도일은 나폴레옹 군대의 대위였던 마르보 남작의 회고록을 토대로 삼아 제라르 준장이 활약하는 연작소설을 발표한다. 이 시리즈는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셜록 홈즈의 빈자리도 훌륭하게 채워주었다.

도일은 프랑스인의 눈을 통해 나폴레옹 시대의 군사작전에 관해 묘사하면서도 주인공만을 웃음거리로 삼을 뿐 프랑스나 프랑스인을 조롱하지 않는다. 이 같은 대목은 문학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퓰리처 상을 수상한 바 있는 평론가 마이클 더다는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역사물 단편 시리즈이자 나폴레옹의 시대정신을 빼어나게 환기시키는 작품"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나폴레옹 전쟁의 빛나는 모든 순간을 목격했으며, 자신이 모든 여성을 매료시킬 만큼의 미남이었고 황제가 언제나 신뢰한 측근이었다고 주장하는 제라르의 허세 가득한 이야기는 인간미가 넘치다 못해 우스꽝스럽기까지 하지만 돈키호테를 연상시키는 이 매력적이고 순수한 사내의 회고담은 사계(斯界)의 호평을 이끌어 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대만 작가 지미 리아오의 '허그' 엄청 따뜻한 허그 그림들이 잔뜩이다.

<백조의 호수>의 샤를로트 가스토의 <불새>는 <백조의 호수>보다 더 엄청나졌다. 왜 책소개에 아무것도 없는거지;

<이게 정말 사과일까?>로 대히트. 일본에서 아마 그림책 1위였고, <이게 정말 나일까?> 나왔을 때 까사 브루투스 인터뷰 봤던거 기억나는데,  이제야 번역되어 나왔다. 정말 사고 싶은 그림책

 

 

 

 

 

 

 

 

 

 

 

 

 

 

 

한병철님의 <에로스의 종말>

얼마전 인터뷰 사진 봤는데, 이 사람이 이 사람이 맞나 한참 봤다. 생각했던건 막 나이 들고 안경쓴 교수님 이미지였는데, 롸커같으심;;; 얇은 책이지만, 엄청 오래 붙들고 읽게 되는 책이다. 부지런히 책 나와줘서 좋으네.

늘 가장 트렌디한, 혹은 그 시대에 가장 생각해볼법한 주제로 책을 내 준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랑' 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으실지 기대된다!

 

  푸른지식의 그래픽 평전 시리즈.

 

 마르케스가 나왔어도 별 관심 없었는데, 이번 '렘브란트'는 가디언지 2014 올해의 그래픽 노블. 할 정도로 평이 좋았던 책이라 관심 간다.

 

좋은 그래픽 노블에서 그림을 읽는 것은 글을 읽는 것보다 어려울때가 많다. 관심가는 주제라도 손이 덜 가는 편.

 

 

 

 

 

 

  <라면이란 무엇인가>는 일본 저자고, 그러니 내가 방금 먹은 진라면 매운맛과는 별 관련 없는 책이겠고 (인스턴트 라면 이야기도 나오는 듯 하다) 미리보기 보니 글씨가 엄청 빽빽하지만, 이 책 보면 라면, 아니 라멘 먹고 싶어지는건가 불안하기도 하지만, 다른 술 책이나 도시락 책 등에 비해 허들이 낮아 보여서 사보고 싶다.

 

내가 요리 관련 책은 그냥 '예뻐서' 사는데, 그러니깐, 할 수 있을것같아! 라고 사지만, 일단 예쁘기라도 해야 함. 왜냐하면, 할 수 없으니깐. ㅠㅠ 그렇게 맨날 나한테 속으면서 또 이 책 보니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집에 '자투리' 채소 같은건 없지만, 그냥 채소로 하면 되지 뭐. 서점에서 봤는데, 상당히 알찼다.

 

지난 주 여전히 인스턴트에 가깝지만, 건강한 것들을 먹으면서 채소에 관심.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채소가 있는데, 처음으로 사 먹어봤다. 매 끼니 마다 밥에 같이 넣어서 먹고, 닭가슴살이랑 같이 먹고 (드레싱도 필요 없음) 인터넷에서 싸게 파는 걸 발견했는데, 지금 먹는거 다 먹으면 살 예정이다.

 

 

 

 

 

 

 

 

 

 

 

 

 

 

요리에 이어 또 하염없이 사는 그림그리기 책. '수채 컬러 팔레트'는 꼭 사서 꽃하고 매칭해서 해보고 싶다.

 

그 외 몇 권

 

 

 

 

 

 

 

 

 

 

 

 

 

 

 

'눕기의 기술'은 '연필깎기의 기술'같은 책인건가. 싶은데, 연필 깎기보다 눕기가 더 재미있을 것 같다.

'플라워 레시피북'은 국내 나온 꽃 책 중 한 권 추천하라면 이 책. 원서로 일찌감치 주문해서 가지고 있는데, 이 뒤로 나온 '리스 레시피 북'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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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78 2015-10-07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해설을 읽어보니 제라르 시리즈가 잘 팔리는 이유가 장르소설삘이 나서였던듯 하네요ㅎㅎ

하이드 2015-10-07 22:55   좋아요 0 | URL
뭐라뭐라 좋은 글들을 읽었던 것 같은데, 코난 도일의 논셜록 추리소설 기대합니다.

[그장소] 2015-10-07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하이드 2015-10-07 22:5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2015-10-07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7 2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7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7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나 2015-10-07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워 레시피북 땡기네.
나도 윌리엄 아이리시 첫사랑 같은 작가라 제일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

하이드 2015-10-07 22:53   좋아요 0 | URL
그 말이 딱. 첫사랑 같은 작가임.
 
사토리얼리스트 X 사토리얼리스트
스콧 슈만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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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시작한지 10년임을 기념하는 사토리얼리스트 X'

라는 첫문장을 보고 책을 다시 덮었다. 내가 맨날 알라딘 서재 십년을 입에 달고 다녔는데, 가끔 좋은글, 대부분 잡글로 버무리되고, 뭔가 하나 정리된 것이 없이, 온갖 책들이 점령한 내 방 꼬락서니마냥 갈 곳 잃은 이야기들을 쑤셔 넣었을 뿐인데 말이다.

 

어떤 주제로든 모았으면, 집중했으면, 10년동안 강산도 변하고, 뭔가 이거다 싶은 것도 있었을텐데, 지금은..

 

다시 책으로 돌아와 찬찬히 그 옛날 '사토리얼리스트'를 처음 봤을때를 떠올리며 책을 봤다. 예나 지금이나 글이 많은 책은 아니므로 사진을 찬찬히 보고, 포스트잇 붙이며 다시 보고, 포스트잇 떼며 또 한 번 봤다.

 

일단 좀 실망이다. 블로그 십년이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책이 나온건 5년이다.

이전의 리뷰를 봤다. http://blog.aladin.co.kr/misshide/3831380  이전 책을 보고 다시 보니, 역시 이전 책이 지금봐도 좋다 싶다.

 

일단 책 만듦새가 별로다. 떡제본 풀이 다 보이고, 책이 잘 펼쳐지지 않거나 펴면 짜개질 것 같은 불안불안한 만듦새에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종이다. 사진집인데 종이가 맘에 안 들면 일단 그건 그냥 글책보다 크다. 이번 책의 원서를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사토리얼리스트' 는 원서에 비해 번역본도 훌륭한 퀄이였다. (개정판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내가 샀던 구판은 좋았다)

 

예전에는 포스트잇 빼곡했는데, 이번에는 별로 맘에 와닿는 사진도 없었다.

사토리얼리스트가 변하고, 내가 변하고, 찍히는 사람들이 변했겠지.

사진은 그렇다치고, 글은 확실히 눈에 들어오는 글이 없다. 이것도 크다. 왜냐하면, 잘 쓰는 글은 아니라도 뭔가 저자의 철학 같은 것이 들어와 얼마 안 되는 글이 좋았던 것이 플러스 알파였는데, 이번엔 그도 아니니 말이다. 이 경우에 '변함없음'은 퇴보일지도 모르겠다. 재탕의 느낌에 창작자로서 더 이상 보여줄 것도 없는 것이니 말이다. 이 부분에서는 내 자신도 돌아본다. 창작자가 아니라도 십년 전에 비해 나는 얼마만큼 나은 사람이 되었는가를 생각해볼법하다.

어제의 나보다 나은 나! 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 '어제'가 쌓이면 얼마나 무시무시한가. '어제들'의 나보다 '지금'의 나가 낫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지난번 리뷰보다 이번 사진이 구린건, 카메라가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책이 짜개질까봐, 그리고 종이질이 다 반사반사 시키는거라 그렇다.

 

 

맘에 드는 사진들을 추려 보았다.

보면서 흠.. 이 남자분 쿨톤. 이라고 절로 생각이 들만크 하늘색 수트 정장이 제 피부인냥 잘 어울린다.

 

 

글을 읽으며, 사진을 보며 뭐가 다른건지 못 찾았다. 사진을 처음 봤을때도 인상적인 사진이었는데, 다른점을 찾고 난 후에도 당연히 가장 인상적인 사진들 중 하나다.

 

가장  맘에 들었던 사진이다. 여자가 손에 든건 아이폰과 립스틱이다.

배경의 그린도 여자의 아름다운 피부톤과 새까만 올린머리, 뉴트롤톤의 드레스에 계단에 앉은 포즈까지 너무 아름답다.

 

 

이번의 베스트컷 남자 부분은 위의 하늘색 수트와  이 분. 자유롭고 활동적으로 보이고, 조끼와 에코백이 특히 멋진데,

그 아이템들이 없어도 멋질 것 같다는 점이 더 멋지다.

 

 파리지안같은 차림새도 맘에 들지만, 그 뒤에 지나가는 여자분까지 포착되어 사진으로는 가장 맘에 드는 사진.

앞에 모델이 된 여자의 모습도 좋다.

 

 

이 모습도 좋아한다. 다만 신발. 건강에 안 좋고, 불편할 것 같고, 차림에도 그닥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뭐 이 정도.

 

스콧 슈만이 '사토리얼리스트' 블로그로 유명해지고, 책을 내고 나서 비슷한류의 책들이 많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사토리얼리스트만의 스타일이 여전히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가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해진 선구자격이 된만큼 , 좀 더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기를 바라게 된다. 최초에 최고이고, 시간이 흐르고, 그 흐르는 시간, 멈춘 시간까지 잡아내는 그의 작업 특성상, 뭔가 더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돌이켜보니 글도 별로였지만, 편집이 더 별로였던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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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 2015-10-07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그런대로 만족해서 팔았던 사토리얼리스트 두권도 다시 샀어 ㅎㅎ
1권부터 조금씩 나이든 모델들을 보니 아는 사람이 나이든 거 같은 기분도 들고 그렇더라.
이번 3권에서는 나이든 사람의 패션에 집중하면서 본 거 같아.

하이드 2015-10-07 22:52   좋아요 0 | URL
니 트윗보고 생각나서 샀는데 ㅎㅎ 1권에서 나이든 사람 패션 인상적이었는데, 그뒤에 비슷한 책 많이 나오고 노년 스타일 책도 한 번 사봤는데 별로였고, 뭐 그랬당
 
내 서재 속 고전 - 나를 견디게 해준 책들
서경식 지음, 한승동 옮김 / 나무연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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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저자의 이전 책들을 읽었던 것이. 그것이 어떤 주제이건,얼마나 시간이 지났건, 한 권의 책같다는 느낌이다. 늘 그렇게 계속 책을 내주셨으면. 좋은책들 많이 소개받고, 역시, `나만의 고전`을 서재에 채워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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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놈들 - 상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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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시리즈라고 하는데, 악녀 이전에 주인공이 쌍놈이지 않은가.

등장인물들 중 어느 누구에게도 어떤 매력도 어떤 미덕도 찾아볼 수 없는데, 주인공인 도야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내내 돈 많은 여자 속여서 결혼하려고 강간 시도하는 스토커 성폭행범 논리를 전개하는지라 짜증난다. 보는 내내 거부하고 있지만 사실은 좋아하고 있어. 한번 자빠트리면 넘어올꺼야. 스토커질하면 결국은 다 넘어오게 되있어. 라는걸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구구절절 이야기하다보니, 이 놈이 나쁜놈이라는 걸 아는 것과는 별개로 (악녀  시리즈라며) 기분 나쁘다.

 

남편을 죽이고 싶어하며 도야가 준 독약으로 남편을 조금씩 죽이고 있다는 환상에 성적으로 흥분하는 여자 다쓰코.

도야 아버지의 첩이었다가 도야의 첩이 되고, 도야만을 바라보며 도야를 위해 사람도 죽일 수 있는 수간호사 도요.

 

이들을 악녀로 만드는건 병원장인 도야다. 그 외에 도야가 돈 때문에 자는 고급 부티크 실세 지세라던가,

도야가 홀려서 결국 그 자신을 끝까지 몰고가게 된 다카코가 딱히 악녀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이 네여자중 누군가를 '악녀'로 만들어 '악녀' 시리즈라고 하기에는 '악놈'이 있잖아.

 

아버지는 이름난 의사이자 병원장이었으나 의사로서의 실력도 모럴도 없는 도야는 그 명예만을 즐기며 일은 하지 않고, 돈 많은 여자들을 물색해 돈 뜯어내며 병원의 적자를 근근히 메우는 생활을 하다가, 돈도 많고, 매력 있는 여자(다카코)를 발견하고, 그녀에게 올인하기로 하며 스토커질과 성추행을 하며 가까이(?) 다가가다 급기야 친구 변호사를 통해 청혼하기에 이르는데(전부인 위자료 주기 싫어서 이혼도 하지 않은채. 이 전부인의 위자료는 또 다른 만나는 여자,지세에게 삥뜯을 생각. 이전에 삥 뜯었지만, 딴 여자 만나는데 다 써버리고) , 긴자의 고급 패션샵 사장인 다카코정도 되는 여자와 결혼하려면 적어도 다카코 재산의 반 정도는 보여줘야 돈 때문에 결혼한다고 의심하지 않는다는 변호사 친구의 조언, 다카코가 허술하지 않게 도야의 신변을 확인하자 무일푼에 여자들 삥이나 뜯고 적자투성이 병원을 안고 있는 도야는 '돈'을 보여주기 위해 무리를 하기 시작한다.

 

원래도 나빴지만, 더 나빠지는 도야.에게 당한 여자들의 복수가 시작된다.

 

책 보는 내내 기분 별로였는데, 딱 하나 이부분 좀 웃겼다. 이런 천하의 나쁜놈을 괴롭히는게, 기차로 뺑이치게 하는거냐며. 일본에서의 기차란.. 싶었다.

 

연재물인지 모르고 읽었는데, 읽다보면 연재물이라는 것이 딱 보인다.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설명해준다거나 (요새 일본소설의 연재물, 미야베 미유키 등, 을 보면 연재물 티 안 나던데) 내용과 별 상관없는 이야기가 길게 설명된다거나 한다. 뒷부분에 중소병원 원장인 도야가, 일은 전혀 하지도 않고, 병원도 잘 안 나가는 도야가, 의사로서의 윤리도 바닥인 그 도야가 '의료보험'에 대해 몇 장에 걸쳐 병원 망하게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작가가 이 한심한 악인의 입을 통해 뭘 얘기하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마츠모토 세이초 작품 중에 좋아하는 작품들도 분명 있었는데, '나쁜놈들'은 보지 않기를 추천한다. 나도 앞으로 '악녀 시리즈'는 피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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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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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파 라이히, 괜찮지, 나쁘지 않지. 좋아.

정도에서 '이 작은 책'을 읽고 오오,  줌파 라이히시여!!! 가 되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을 좋아하지만, 늘 마음 뿐이고, 올해도 지키지 못한 계획으로만 남기며 한 해, 한 해를 보내는 것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나에게, 남에게 말하고 다니고, 이것저것 직접대기도 많이 했으며, 지치지도 않고, 새해의 계획을 세울때면 , 계획을 세우고 지키지 못하고 흘려보내는 것이 몇십번이나 반복되어, 계획을 세우는 내 자신도 민망할법도 하지만. 내가 아직 습득하지 못한 외국어를 꼭 계획에 넣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외국어를 배워본 사람, 배우고 있는 사람,배울 사람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외국어 공부 책이 여기 있다. 그러니깐, 학교를 다닌 우리나라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인도에서 미국으로 간 줌파 라이히의 부모님, 그녀는 부모님처럼 뱅갈어를 썼고, 집에서는 뱅갈어만을 쓰도록 강요받는다. 서툰 영어로 유치원에 다니게 되고, 영어를 완벽하게 하게 되고, 영어로 글을 써 퓰리처상까지 받게 된 그녀가 새롭게 배우게 되는 언어는 이탈리아어이다.

 

작가라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그녀가 태어나면서부터 배운 가족의 언어 뱅갈어, 그녀가 자라면서 그녀의 언어가 된 영어, 그리고 그녀가 어른이 되어 새로이 선택한 언어인 이탈리아어. 새로운 언어를 배우며, 기존의 언어들을 새로이 이해하고 화합하고, 그리고 새로운 언어인 이탈리아어로 이렇게 책을 냈는데, 그 과정을 너무나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그간 읽어왔던 줌파 라이히의 소설들 중에 설레는 로맨스는 없었던 것 같은데, 이 로맨스에는 계속 설레였다.

 

내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작가중 하나가 된 안토니오 타부키의 글로 시작한다.

 

    나는 다른 언어가 필요했다.

정감 있고 성찰이 담긴 언어를 원했다.

           

            안토니오 타부키

 

 

어떤이들은 책을 읽을때 목차를 꼭 읽으라고 목차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내 경우에는 그냥 흘리는 편이다. 이 책에서는 목차 또한 아름다워서 그냥 흘릴 수 없다.

 

'건너기' - '사전' - '번개에 맞은 것처럼' - '추방'- '대화' - '거부'- '사전을 가지고 읽기'- '단어줍기'- '일기' -'단편'- (단편) '변화' -'부서지기 쉬운 피난처'- '불가능'- '베네치아' - '불완료과거' -'털이 부승부승한 청소년' - 두 번째 추방' - '벽'- '삼각형'- '변신'-'탐색하다' - '공사 가설물' - (단편) '어스름'

 

차례의 제목들을 옮겨 적으며, 책을 다시 읽는것처럼 그 내용들이 사르르 떠오른다.

 

처음 책소개와 작가 이름을 보고, 영어권 작가가 이탈리아어 공부하고 이탈리아로 글썼네. 정도로 생각했는데, 작가도 언급하지만, 러시아 작가가 완벽하게 영어로도 글을 썼던 나보코프나 프랑스어로 글을 썼던 베케트 등의 예를 들고, 유럽권 작가들이 번역도 많이 하고, 두 언어 이상을 하는 것이 새로운 광경도 아닌지라 줌파 라이히도 비슷한 경우인가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이탈리아를 배우는 과정' 에 있고, 그녀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열렬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었고, 이 책은 그 사랑의 첫번째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이야기를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으며, 상상해본 적도 없다.

 

이탈리아에서 일년 정도 살면서 이탈리아어만을 듣고, 말하고, 읽던 중에 문학 축제에 초대받고 '승자와 패자' 라는 주제에 대해 짤막한 글을 써 줄 것을 요청 받는다. 영어권 작가들과 이탈리아권 작가들이 만나는 자리이고, 영어와 이탈리아어 두 가지 언어로 글이 소개된다. 줌파 라이히는 여기서 이탈리아어로 글을 써보기로 결심하고, 이탈리아어로 글을 쓴다. 내키지 않았지만, 남편의 충고에 따라 자신이 자신의 이탈리아어를 영어로 번역하게 되는데, 새로운 언어로 써 낸 글을 기존의 언어로 번역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충격을 받게 된다.

 

영어와 이탈리아어가 책상 위에서 서로 맞붙었지만 승자는 벌써 명백하다. 번역 글이 본래 텍스트를 잡아먹고 그 위에 올라서고 있다. 이 치열한 싸움이 축제의 테마, 내 글 자체의 주제를 예시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탈리아어를 지키고 싶다. 그래서 갓난아기처럼 이탈리아어를 품에 안았다. 품에 안고 쓰다듬고 싶다. 아기처럼 이탈리아어도 잠자고 먹고 커야 한다. 이탈리아어에 비해 영어는 다 큰 청소년, 털이 부숭부숭하고 냄새나는 청소년같다 저리 가, 난 영어에게 말하고 싶다. 네 동생을 귀찮게 하지 마, 자고 있잖아. 네 동생은 뛰어놀지 못해. 너처럼 독립적이고 아무 근심 없이 활기차게 뛰어놀 수 있는 소년이 아니라고.

 

이제 이탈리아어와 내 관계를 다른 식으로 설명해야겠다고, 새로운 은유를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나와 이탈리아어의 관계는 늘 낭만적인 것이었다. 번개를 맞은 것처럼 사랑에 빠진 관계였다. 이제 나 자신을 번역하면서 나는 내가 두 아이의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어에 대한 내 태도가 바뀌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은 '연애소설'이라고 해도,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을 다 읽고 덮자마자, 내가 그 동안 직접거리기만 했던, 언어들. 가까이 가고 싶어 정말 몇십년째 매 해 다가가 문을 두드리지만, 날씨 인사 정도밖에 못하는 일본어, 사랑보다는 의무로 만나 가까워졌지만, 그 이상 깊어지지 못했던 영어, 한때는 친했지만, 소원해진지 오래인 독어, 깊은 관계는 아니었지만, 만나는 동안 좋았고, 늘 동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어..그들 중 어느 하나라도 당장 꺼내어 이번에야말로 꼭 붙들어 내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든다. 책장에서 한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쓰인 책을 아무거나 꺼내어 단어줍기라도 해보고 싶은 기분이 든다.

 

책에는 이탈리아어가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많이 나온다. 전혀 알지 못하는 언어지만, 이탈리아어와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전혀 인연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십대의 마지막 생일에 맞춰 조르바를 보러 크레타 섬에 갔고, 크레타섬에서 이탈리아의 바리로 가는 지중해를 건너는 페리를 탔다. 바리 공항에서 런던으로 들어가는 일정이었는데, 바리에서 하루를 묶게 되었다. 공내 인생에 단 하루, 그렇게 이탈리아땅에 발을 디뎠는데, 그 때 기억나는건, 묵었던 호텔앞 광장, 그리고 공항에서 본 모델같은 이탈리아 남자, 그리고, 바리 공항의 서점이었는데, 그 서점에 있는 책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책들을 쓰다듬어보며 읽지도 못하는 이탈리아어로 쓰인 칼비노의 책을 한 권 사서 왔다.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텐데. 그 짧은 순간 아름답다 감탄만 하지 않고, 사랑에 빠졌다면, 이탈리아어도 만날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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