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앤 애커먼 <휴먼 에이지> 


" 이 책의 제목 '휴먼 에이지'는 지질시대 개념인 '인류세(Anthropocene)'를 일상용어로 풀어낸 말이다. 2000년 멕시코에서 열린 지구 환경 관련 국제회의 중 토론을 주재하던 의장이 오늘날 우리는 홀로세(현세)를 살고 있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자 짜증이 난 한 참석자가 의장의 말을 끊고 '아뇨, 우리는 이미 인류세를 살고 있단 말입니다" 라고 말했다. 성층권의 오존층 파괴를 밝힌 연구로 199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파울 크뤼천이었다. " 


제목은 인류세를 살고 있는 우리 인간종에서 나온 '휴먼 에이지' 이고, 다이앤 애커먼의 이러한 지질학적 인식에서 시작된다. 


"1부와 2부에서 저자는 어째서 우리가 인간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인지, 이 시대의 특징을 설명하고, 왜 우리가 인간의 시대에 사는 존재로 인식해야 하는지 환기한다. 인류세는 인간이 지구에 온갖 재주를 부리는 시대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이 지구 온난화를 동반한 기후변화, 도시화, 여섯번째 대멸종을 일으키고 있는 생태계 파괴, 지구적 무역으로 인한 서식지 교란, 에너지 고갈 등을 불러일으킨 현상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다이앤 애커먼의 글은 처음 읽었던 '감각의 박물학' 에서부터 늘 아름답고, 흥미롭다. 오랜만에 나온 신간.


너무 오랜만의 신간마실이라 신간이 한가득이다. 책에 대한 갈증을 얼마전 책선물 잔뜩 (우산까지 고를 수 있는!) 받는 바람에 달래고, 삶에 대한 긍정을 회복했는데, 신간마실 정리하다 보니, 또 눈에 쏙쏙 들어오는 책들이 있다. 


나 지금 가열차게 책정리 중이라 아마 서재에도 올리지 싶은데, 이번달 안에 150권 정리하는 목표에서 현재 스코어 27권인가 그렇고, 150권까지는 몰라도 세자리 수의 정리를 할 것이다! 라고 아직 세자리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인간적으로 백권 정리하면, 열권 쯤 사도 되는거 아닌가?! 여보야! 


 

 마틴 크루즈 스미스 '고리키 파크'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차트 1위를 기록하고, 영국추리소설가협회(CWA)에서 수여하는 골드대거를 수상한 마틴 크루즈 스미스의 범죄소설. 이야기는 모스크바의 고리키 공원에서 사망시각도, 신원도 확실히 알 수 없는 시체 세 구가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한 공원에서 발견된 시체들을 수사하게 된 주임 수사관 아르카디 렌코는 KGB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수사를 진행한다. 조금씩 모아지는 작은 단서들을 쫓던 아르카디 렌코는 반체제 성향의 영화사 직원, 미국인 사업가, 이콘 밀수업자 그리고 타국의 형사 등과 얽히게 되면서 고리키 공원 살인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다. 

천성적으로 끈질긴 수사관인 아르카디 렌코는 적당히 수사하는 척하며 진실에 다가가고 자신이 알던 세상과 또 다른 세상이 충돌하는 지점까지 스스로를 밀어붙이며 인생 최대의 위기와 마주서게 된다."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장난 아니라 샀는데, 엉뚱한 책이 왔고, 나는 그 책을 아직 반납하지 못했다네. 정말 한 페이지도 읽고 싶지 않은 책이 잘못왔는데, 택배기사랑 계속 시간 안 맞아 짐덩어리로 포장되어 굴러다니고 있다네. 


맘 편한 주말에 읽으면 좋은데, 내가 맘이 막 편하고 그르지가 않다. 


















히라노 게이치로 <마티네의 끝에서> , <쇼팽을 즐기다> 


<달>과 <장송>의 히라노 게이치로보다 <던>, <결괴>, <나란 무엇인가>의 히라노 게이치로를 좋아한다. 

<형태뿐인 사랑> 은 사두었고, <마티네의 끝에서> 기대된다. 


"사랑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연애소설. 천재 기타리스트 마키노 사토시는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 마지막 날 프랑스 RFP 통신에 근무하는 기자 고미네 요코를 만난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에 열중하지만 요코에게는 이미 미국인 약혼자가 있었고, 서로에 대한 마음을 간직한 채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마키노는 그녀를 향한 마음을 가누지 못한 채 슬럼프에 빠지게 되고, 요코 또한 바그다드를 취재하던 도중 테러사건을 겪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기 시작한다. 결국 두 사람은 머나먼 이국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함께하기로 약속하는데…."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저체온증>
 
으아아.. 제가 에를렌뒤르 시리즈를 매우 좋아합니다. 전편이 거의 절판인 와중에 나온 신간 <저체온증> 평도 좋다. 그 사이에 아이슬란드 배경인 시리즈 뭐 나왔는데, 뭐더라, 토라 시리즈가 아이슬란드였던가, 여튼 현재 가장 사고 싶은 책 넘버 원 


 

앤 클리브스 <하버 스트리트> 


베라 스탠호프 시리즈도 새로 나왔다. 

시즌 7까지 나온 인기 드라마이기도 하다. 


앤 클리브스의 인터뷰 중 " 나는 범죄소설 분야에서 강하고 그럴듯한 여주인공이 드물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현실적이고 진짜 살아 움직이는 여성 캐릭터를 원했고 그래서 베라 스탠호프를 만들었습니다. " 라고. 


어제 애인과 '미스 슬로안'을 봤다. 정말 화면을 뚫고 나올듯한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 

소설이고, 영화고, 드라마고, '강하고, 그럴듯한' 여주인공은 정말 드물다. 



하루 지났지만, 미쿡은 아직 19일이려나, 


얼마전 읽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마지막으로 할만한 멋진일>에 강하고 그럴듯한 여주인공이 많이 나온다.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남자 이름 같은데, 여자다. 본명은 앨리스 브래들리 셀던. 화가이자 예술비평가로 활동하다가 군에 입대하여 공군 조종사와 군 정보원으로 일했고, 1950년대에는 CIA 정보원이었으며, 제대 이후엔 실험 심리학을 정공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군대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목받는 (이라고 씌여져 있지만, 차별받는 이었겠지) 경험을 많이 했어서 필명을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로 하고 40대 남성 작가인척 함. 


말년에 남편 알츠하이머 간병하다가 남편의 죽음이 가까워진 1987년 5월 19일 눈 먼 남편을 산탄총으로 쏘아 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 


마침 그저께, 우리나라 최초의 헬기 조종사였던 피우진 보훈처장 이야기가 나오면서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이야기가 나왔는데, 2차대전 때, 폭격기를 몰기 위해 공군에 입대하여 훈련을 마쳤으나 여자라는 이유로 끝내 비행기 조종이 허락되지 않았다. '돼지 제국' 을 보면, 작가의 절절함이 짐작된다. 이 단편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단편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엔딩 ㅜㅜ 









잡설이 길어졌으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야지, 신간마실. 


아, 귀여운 고양이 책들 신간들은 모아둔다. 여기

!

고양이 그림일기 책 너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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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예뻐요.

오늘 작약도 정말 너무 예쁘네요. 향긋향긋
5월동안 부지런히 작약 메신저를 하겠습니다.

신청하신 분들, 주소와 입금~ 부탁드립니다.

ㅇㅁㅎ 님으로 입금해주신 분 어느 분이신가요?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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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5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5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공개 2017-05-15 15:19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덕분에 작약구경 하겠네요 ㅎㅎ

clavis 2017-05-15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앙 빨간 작약 완전 예쁨요♥

하이드 2017-05-16 11:41   좋아요 1 | URL
물에 넣자마자 열리더라구요. 딴딴하게 열리는 것을 보니 오래 필 것 같아요.

비공개 2017-05-16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잘받았어요. 제가 택배를 늦게 발견해서 좀 시들긴 했지만, 이뻐요 ㅎㅎ

2017-05-16 2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우주시대
네이선 로웰 지음, 이수현 옮김 / 구픽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네이선 로웰의 '대우주시대' 원제는 Quarter Share 이다. 반의 반 몫


6부작인데, 뒤로 갈수록 Half Share 반 몫, Full Share 한 몫, Double Share 두 몫, Captain's Share 선장 몫, Owner's Share 오너 몫 이렇게 되나보다. 


꽃을 시작하고 나서 꽤 자주 한 사람 몫 하고 살아야 하는데, 종종 말했었다. 요즘도 그렇게 생각하고, 어젯밤도 그 생각을 하며 잠을 못 이뤘다. 한 사람 몫하기 위해 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 같은 고민.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SF라기 보다 뭐랄까, SF의 탈을 쓴 무역 경제 배우기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의 우주선 배경인 소설이다. 주인공은 이쉬마엘 왕, 엄마와 둘이 살다가 갑자기 엄마가 죽고, 회사행성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에 경력도 없고, 돈도 없는 상태에서 '반의반 몫'으로 로이스호에 요리보조로 타게 된다. 


가장 쪼랩으로 시작해서 한단계 한단계 올라가고, 주변에 놀랍게도 좋은 사람들이 레벨별로 존재해서, 으쌰으쌰 한몫을 향해, 그 이상을 향해 가는 재미 있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뭔가 일반 소설을 읽는 것과 다르다 싶은데, 팟캐스트 소설이었다고 한다. 음, 그래, 그렇게 라디오드라마 같은 느낌이 있다. 

비유들이 정직하고 쏙쏙 들어오고, 주인공 이쉬마엘 왕 역시 꼬인 구석 없고, 똘똘하고 야무진 착한 녀석, 그리고, 동료인 핍은 무역상 집안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개인적인 트라우마로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가 이쉬마엘을 만나 가장 중요한 동료가 된다. 


이쉬마엘이 커피를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책에서 손을 떼기 힘들다. 

다 읽고 나면, 아.. 부족해.. 얼른 다음 권 생각이 절로 든다. 


이쉬마엘이 반의반몫으로 시작해서 스펙을 쌓아 나가고(라고 쓰니 소설은 소설이지 싶지만) 한 단계, 한 단계 한 몫+@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곧, 지금.. 


이런 소설과 드라마와 영화를 많이 보다보면, 소설처럼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게다가 나는 '파워 오브 러브'로 정말 변하고 싶은데, 왜 변하지 못할까.. 사랑이 부족한 걸까.. 의지박약이 병인 걸까.. 싶었다. 드라마 작가인 친구는 '원래 사람이 그래. 변하고 그러는거 쉽지 않지. 정말 변하려고 마음 먹으면 마음만 괴로워지는거지' 라고.. 


그래, 그렇지요. 

그래서, 나는 이번 한 주라도 이쉬마엘 왕처럼. 


누가 이 책 추천하면서 요즘 같은 시기에 읽기 좋은 책이라고. 

그러게. 일 잘하는 사람, 오늘은 또 무슨 일 했나 뉴스 찾아보게 만들고, 실화냐 싶으니깐. 


좋은 일들을 만들어 가자. 반몫을 위하여! 

라고 쓰지만, 이건 나나 그렇겠지. 다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행복해지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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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지음, 신해경 외 옮김 / 아작 / 201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페미니즘에 관련된 다양한 소설/비소설이 나오고, 기존에 읽었던 책들도 페미니즘 안경을 끼고 읽게 되면 더 재미있어진다. 그 동안 사두기만 하고, 읽지 않았던 SF 장르의 책들 중에 여자 작가가 쓴 여자 이야기들이 많은 것은 좀 신기하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을 읽고 봤어서, 남자가 여자로 바뀌기만 해도 신선하고 흥미진진하다는 걸 왜 모를까. (이건 요즘 한국 영화 이야기) 여튼,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은 아직 사지 않았던 책인데, 애인이 도서관에서 빌려줬다. 단편집인데, 정말 너무 아름다운 책이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책을 읽고, 정말 단편이고, 장편이고, 너무 훌륭하고 재미있어! 감탄했는데,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책에는 옥타비아 버틀러와 또 다른 감동과 여운이 있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책이 더 이야기 공식에 충실한 재미가 있다면,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이야기들은 아름답다. 어슐러 르 귄을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해피엔딩이라 할 만한 것은 한 편도 없다. 주인공이 죽거나 파괴되거나 멸망하거나 엄청 슬픈 사실을 알게 되거나 등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찝찝하거나 우울하지 않다. 아름답고, 이야기가 끝난 후에도 그 세상이 이어질 것 같은 기분인데, 좀 더 나아질 여지가 있는 세상일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그래서 더 여운이 많이 남는 이야기들.


단편들이지만, 이야기의 어떤 부분을 보느냐에 따라 감상이 달라질 것 같다. 표제작인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은 얼핏 공익적인 소설같이 보이기까지 하지만, 모험심 가득한 소녀의 여행, 우정, 순수한 열정 같은 것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면, 전형적인 헐리우드 해피앤딩으로 읽히지는 않을 것이다. 


<서쪽으로 가는 배달 여행>도 다양한 감상을 끌어내는 소설일 것 같다. 이 단편집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굉장히 영화적이고, 많은 영화 장면들을 떠오르게 하는데, 이 소설을 읽을 때는 왠지 <로건>이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에서는 <로그 원>! <서쪽으로 가는 배달 여행>에서는 현실과 현실을 외면하고 배달부가 된 온 세상 사람이 자매인 배달부가 나오는데, 나 역시 현실보다 배달 여행을 가는데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내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목차가 1. 사랑은 운명 2. 운명은 죽음 으로 나뉘어 있는데, 음.. 역시 의미심장하다. 

사랑은 운명, 운명은 죽음. 

나는 앞의 이야기들이 더 좋았다. 불멸의 사랑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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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2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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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읽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 

<로제나>가 더 재미있고, 여운이 길긴 했다. 로재나가 로재나를 찾는 이야기였다면,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에서는 사라진 남자 한손을 찾는 이야기이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실종되는 것은 주로 '여자' 이지만, 그러고보니, 왜 항상 '여자'인지 생각해봐야겠다. 남자 탐정이 찾아야 하니깐? 무튼, 이번에 사라진 것은 남자, 기자이다. <로제나>에서 미국 경찰과의 공조가 눈에 띄였다면, 이번에는 전보나 전화로만이 아닌 직접 만난 헝가리 경찰과의 협력이 눈에 띈다. 스웨덴이 배경인 마르틴 베크의 모든 이야기가 이국적이지만, 스웨덴에서 읽을 때의 부다페스트가 배경인 이야기의 묘사는 이국적이고 특별했겠지 싶다. 


스웨덴의 사회문제를 깊이 보여주고 있다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인데, 몇십년전 이야기인데도, 너무 달라서 헛웃음이 나올때가 있는데, 시작이 마르틴 베크 휴가 전날이어서 그렇다. 일에 찌들어서 부인에게 맨날 원망 사는 경찰 직업이지만, 그래도 여름 휴가는 한 달이야. 섬에 있는 별장에서. 다음날 호출 받아 다시 경찰서로 오긴 하지만, '이 사건을 맏는 것은 자네의 선택이네' 는 정말 '선택' 같아 보였다. 그리고, 마르틴 베크는 '직업병'인지 뭔지, '사명감'인지 뭔지로 일을 맡아 하게 되고, 또 부인과 사이가 안 좋아지게 되는데.. 


이 시리즈를 부부가 썼음에도 불구하고, 베크 뿐만 아니라 다른 경찰들도 일 때문에 부인, 가족과의 갈등을 겪는 장면들이 꾸준히 나온다. 그것 참.. 예전 같았으면, 남자가 일하는데! 싶었겠는데, 요즘은 일은 뭐고, 가족은 뭐란 말이냐.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 그냥 술술 읽히지 않는다. 가족을 팽개치고 정의구현하는 경찰들. 결혼은 왜 하나. 많이 없지만, 여자가 주인공 탐정인 경우를 떠올려보면, 비혼이거나, 이혼했거나, 싱글맘이거나,, 헐, 어째 정말 그렇네. 부부간의 갈등이 나오거나 이혼남으로 나오는건 대부분의 남자 탐정이 나오는 추리소설에서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사이 좋은 부부들도 많다. 뭐, 당장 베크 시리즈 작가들이 영향 받은 에드 맥베인의 카렐라 부부만 하더라도 사랑꾼들이지. 


발 맥더미드의 서문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내가 미스터리 소설을 읽으며 굳이굳이 베크의 부부관계에 관심을 쏟는게 그렇게 과한 일은 아닐꺼다. 작가가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 '서서히 결혼의 해체를 겪는' 을 넣었다고. 1편과 2편에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고. 근데, 예전 같으면 베크에 이입되었겠는데, 베크 입장에서의 지겨운 아내지만, 아내 입장도 왠지 알 것 같아서, 베크 이 나쁜놈. 하게 된다. 이혼해. 얼른 이혼하라고. 


"그는 늘 일에 쫓기는데다 소화불량이며,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서서히 결혼의 해체를 겪는 중년 남성일 뿐이다. 부부간에 파국적인 배신이 있었다거나 가치관이 정면충돌했기 때문은 아니다. 한때 서로 사랑했으나 이제 아이들과 집주소 외에는 공유하는 것이 없어져버린 두 사람 사이에 조용히 자포자기하는 마음이 쌓여갔기 때문이다."


라고 나오는데, 베크가 아무리 집에 안 들어가는 일벌레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까지의 설정이 필요했을까 싶긴 하다. 그만큼 더 복합적으로 느껴지니깐 나쁜건 아니지만. 지금의 나에게 '아이들과 집주소 외에는 공유하는 것이 없어져버린 두 사람 사이에 조용히 자포자기하는 마음이 쌓여갔' 다는 글은 미스터리 소설이 아니라 결혼으로 망한 연애 소설 같은 설정으로까지 느껴지니깐. 


책 내용 이야기는 없는 이상한 리뷰가 되어 버렸지만, 이 책을 읽고, (마르틴 베크 시리즈 중에는 3번째로 읽는) 아, 정말 이 시리즈 맘에 든다. 는 결론이다. 정말 손색 없는, 흠마저 매력을 더하는 경찰소설 시리즈다. 10권 쭉쭉 나와줬으면 좋겠다. 나는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를 좋아해서 꽤 많이 읽었지만, 마르틴 베크. 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이 시리즈가 더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3편부터는 새로운 팀원들도 나오고, 뒤로 갈수록 경찰일에 환멸을 느껴 떠나는 캐릭터도 나오는데, 기대되고, 이 시리즈는 읽고, 또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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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1 11: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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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1 22: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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