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차일드 신간이 나온걸 알고 오랜만에 신간마실 

사실은 '만화로 보는 성의 역사' 재미있어 보여 들어온거지만.. 여튼,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 내가 가장 꾸준히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우리 둘째냥 이름이 '리처'인 것도 여기서 가져옴. 


 나쁜놈들을 때려부시고 정의구현. 이라는 내용인데, 인간병기 같은 잭 리처의 능력치와 드라이함을  좋아한다. 경찰, FBI 등과 범죄자들은 대체로 멍청하게 나오지만, 여자 파트너들은 스마트하고, 독립적이고, 스토리는 재미있고, 시종일관 통쾌하다. 주인공이 너무 고생하는 것도 보기 힘들어 (해리 홀레처럼. 해리 좀 그만 괴롭혀!) 









 필립 로스의 에세이다. 아주 좋거나 아주 싫거나. 인데, 아주 좋았던 건 <에브리맨>이다. 아주 나빴던 건 그 외 모두.인데, 기분 나빠서 완결내지를 못해서 정말 나쁜지는 확인 못했다. 


뇌졸증 걸린 아버지의 투병과 죽음을 지켜보는 과정을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인데, <에브리맨> 생각도 나고, 작가의 에세이는 처음이라 궁금하다. 













 마음산책에서 나온 <노라노, 우리 패션사의 시작> 


노라노라는 인물에 대해 잘 모르는데, 이번에 인터뷰 기사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문득 지난해 김형석 교수를 만났을 때, 98세 철학의 대가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인격의 핵심은 성실성'이라고. 그리고 두 어른이 함께 만난 자리에서 노라노와 김형석은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직업은 소중하되 사람을 구속하니, 스스로 인간으로 살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헤어질 때 왠지 아쉬워 오래 그녀를 안아보았다. 나보다 더 곧고 단단한 몸이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하루 7시간 노동하는 90세 백수건달이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스스로 잘났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도 인간적으로는 꽤 쓸만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해요.”

기사는 여기 ->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2018 라이프 트렌드, classy fake , 아주 멋진 가짜 


 매해 연말이면 나오는 트렌드/미래예측 책중 하나인데, 이 시리즈를 제일 좋아한다. 

 목차만 읽어도 재미있음. 


플랜테리어, 집에서 만나는 가짜 숲, 베트멍의 오피셜 페이크, 이케아 장바구니가 명품 백으로 둔갑했다고? 인스타그램 디자이너가 보그의 주목을 받은 이유, 가상공간에서의 삶이 곧 일상이 되고 있다, 본격적으로 소유가 아닌 경험에 투자하는 첫 세대, 렌탈 소비를 합리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욜로 하다가 골로 간다고?, 어른이 있지만 어른이 없는 사회, 2018년, 시티즌 오블리주가 더욱 중요해진 까닭, 누가 대학기숙사와 소방서 건립을 반대하는가? 휴휴당과 5도2촌, 월든족으로 살아간다는 것,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을의 반격, 값싼 먹거리의 역습, 중년은 없다, 4050의 반격, 여성이라서 덜 받고 더 써야 한다고? 지방의 반격, 로컬 지향성과 도시를 떠나는 청년들 ...






 

 소중한 것은 모두 일상 속에 있다. 


 단샤리 이념 고안하고, '정리 열풍' 일으킨 야마시타 히데코와 심리상담 카운슬러 오노코로 신페이가 함께 쓴 책인데, 역시 목차만 봐도 마음에 팍팍 와닿는다. 


 정리를 포기하는 건 인생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정돈해나가면' 되지요. 

 '집의 때'가 바로 '마음의 때'입니다. 

 정리는 액막이, 청소는 정화입니다. 

 생활의 재고는 곧 인생의 채무입니다. 



....아.. 당장 사야할 것 같다. 





  캐럴라인 냅 글 정말 좋다. 

 '드링킹'이 새로 나왔다. 표지 맘에 안들어. 몹시 맘에 안 들어. 


  요즘 매일 술을 마신다. 칠팔천원 와인을 사서 3일에 나누어 마신다. 엊그제는 청포도에 이슬도 한 병 마셨다. 매일 술을 마시면서 보니, 이 정도 양은 나에게 심한 숙취를 가져다 줄 정도는 아니지만, 술 마시면서 수면시간 줄어들고, 왜냐하면, 술 마셔도 비슷한 시간에 깨기 때문에. 속이 부대끼거나 머리가 가끔 지끈.한데, 이건 야식 먹는거보다 덜 부대낀다. 

좀 공격적이 된다. 마음이 좁아진다고 할까. 여유가 없어져 미운말을(자학적이거나, 냉소적) 많이 하게 된다. 체중이 는다. 이건 좀 싫은데, 그렇다면, 술안주는 풀때기만 먹겠어. 라고 결심했으나, 술 마시다 보면, 2차 안주, 3차 안주 따라 나옴. 힝입니다요. 뭐, 일단은 이 정도. 

여튼 매일술.인간으로 지내다보니, 마침, 새로 나온 캐럴라인 냅의 드링킹이 읽고 싶어졌구요. 

체중은 줄여야 하는데, 매일 술 마시며 어떻게 체중을 줄일 것인가.를 고민중. 왜 매일 술 마시냐고, 묻는다면, 매일 술 마시면 어떻게 되나 보려고. 아, 또 생각났다. 술 별로 마시고 싶지 않지만, 야식 습관처럼, 습관이고, 버릇인데, 술 마시고, 핑계 찾는거. 어제는 강민호가 삼성 간거 보고, 진짜, 오늘 술은 민호 생각하며 마시는 술이다. 흑흑. 햇는데, 사실 술 마시다 알았는데, 강민호 소식때문에 술 마시는 걸로 자기합리화함. 




  민음사에서 나온 인생일력, 좋은 문구들 써 있다고 하지만, 그게 뭐, 했는데, 그 옛날에 일력 종이다. 우와. 하지만, 나에겐 캣갤러리가 있습니다. 












 만화로 보는 ㅇㅇ의 역사 시리즈 한 번도 안 봤는데, 오늘 누가 이 책 이야기해 놓은거 보니 (이다혜 기자님), 오잉, 완전 재미있겠다 싶다.


성적 수치심은 어디서 오는 걸까? 

매춘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일까? 

고대 사람들은 동성애를 허용했을까? 

자위는 어째서 금기시된 걸까? 


이런 목차보다, 오늘 내가 본, 막 체위와 체위의 금기 나오는거 재미있어 보였어. 

그림체와 핑크표지도 맘에 든다. 


저자가 프랑스 사람인 것도 좋다. 인류학자이자 정신의학자인 것도. 파리 제5대학에서 성과학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현대문학의 세계문학 단편선 시리즈를 문학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데, 찬찬히 읽지는 못하고 있다. 피츠제럴드라고 하니깐, 또 궁금해서 보관함. 가장 맘에 드는건, 분량이지요. 











오늘은 함박눈이 천천히 내렸고, 애인이 펑펑 눈 내리는 동영상 보내줘서 아침부터 센치해졌다. 잠깐. 그리고, 빨래 널러 나갔다가 후퇴하고, 집 안에 널어 놓았더니, 건조한데, 잘 마르고, 습도 올라가고 좋으네. 


고양이들이 너무 편하게 퍼져서 자고 있고, 점심으로는 어제, 유통기한 임박코너에서 30프로 세일해서 산 풀무원 낫토 '실의 힘' 으로 점심 먹고, 일하러 나가야 한다. 


나의 생활의 리듬, 점심시간 애인 산책하는 동안의 전화통화, 방금의 통화에서 애인은 '이렇게 살아도 될까?' 물었다. 누구? 나? 물었더니, '나, 너, 우리' 말한다. 


생각이 어수선한 연말. 너무 들뜨지도 않고, 너무 좌절하지도 말고, 가만가만 건너자. 올해에서 내년으로. 

내년에는 애인도 나도 큰 일을 앞두고 있다. 생활의 변화. 좋은쪽으로 변할 수 있도록, 준비 열심히 해야지. 


그리고, 책.. 책을 더 부지런히 읽을 것이다. 




바느질도 열심히 할 것이다. 저 실, 1500원밖에 안 한다. 

저 옷, 애인님이 보내줬다. 물론 내 옷은 아니다. 고양이 옷.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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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7-11-24 0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이트스쿨은 사놓았고, 필립로스는 동감이고, 드링킹을 읽어봐야겠어요.

하이드 2017-11-24 09:40   좋아요 0 | URL
캐롤라인 넵 책 3권 정도 나온걸로 아는데, 주제들이 알콜중독, 반려견, 우정(소울메이트), 다이어트, 우울증 이에요. 뭔가 이런 책들이 더 잘 읽히는 시기가 있을 것 같아요.
 
딸에 대하여 오늘의 젊은 작가 17
김혜진 지음 / 민음사 / 201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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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은 토요일 아침, 엊저녁 읽었던 뉴스가 왠지 내내 겹쳐져서 마음을 긁는다. 

얼핏 읽은 뉴스는 가정폭력을 당하던 여자가 홧김에 집에 있던 수석으로 남편을 죽인 것에 4년의 징역형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알고보니, 37년간 얻어 맞고, 정육점을 하던 남편이 죽게 패기만 한게 아니라 칼로 여자를 죽은 고기 칼질하듯 여자에게도 칼질하여 몸에 칼자국들이 있었다고 한다. 동창회를 하고 술을 마시고 온 여자를 또 쥐잡듯이 패서 여자가 집에 있던 수석으로 내리치고, 또 내리쳤다고. 


이 책은 흔해 빠진 여자 패는 남자 나온 이야기도 아닌데, 여자의 이야기는 뉴스에서 본 여자의 인생을 생각해보게 한다. 

제목은 딸에 대하여지만, 뒤에 해설에 나온것처럼 엄마에 대한 책이다. 30대 중반의 딸에 대해 이야기하는 60대 엄마는 80대 치매 노인을 돌보고 있다.


얼마 전 제주에서 깜짝 방문한 엄마를 생각한다. 60대의 나이에 몸 상해가며 돈을 벌고 있다. 가진 재주가 있어서 내 알바 시급의 다섯배쯤 받는 것 같다. 집에 있는 것보다 일하는 것을 좋아하니 다행이지만, 그렇게까지 힘들게 일하는 건 역시 돈 때문이겠지. 


이 책에서 요양보호사인 '나'는 집이 한 채 있어서 두 집에 세를 주고, 그 돈을 받아 병원비와 생활비를 한다고 한다. 빚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집도 있고, 월세도 받고, 월급도 받는데, 그렇게까지 힘든건가 싶긴 하다. 


딸은 동성애자이고, 애인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게 된다. 7년간 사귄 연인이다. 돈이 더 있었음 싶은데, 인정할 수 없는, 꼴도 보기 싫은 딸의 연인이 주는 월세 넉달치를 받고야 만다. 그리고, 그녀가 딸을 이년간 먹여살렸음을 알게 되고, 내쫓지도 못하고, 받아들이지도 못하며 괴로워한다. 


주말에 애인과 '우리의 20세기'라는 영화를 봤다. 아네트 베닝은 굉장히 쿨하고 멋진 엄마였지만, 자신의 집에 세들어 사는 래디컬 패미니스트인 애비가 자신의 아들에게 가르쳐주는 것들에 제동을 건다. 아들에게 '너가 아직 소화하기 힘들겠지만..' 이라고 말하는데, 아들은 '여기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엄마 혼자에요' 라고 말하고 뛰쳐나간다. 


'이해'보다 필요한 것은 '공감'이나 '너나 잘하세요' 혹은 '내버려두기' 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기에 이해하려고 하지만, 이해할 수 있을까? '


요즘 나의 가장 큰 화두는 '노년'이다.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60대의 엄마는 강력한 젊음이라는 망토를 두른 딸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60대와 자신이 돌보고 있는 비참한 80대를 보여주고 싶어 한다. 알려주고 싶어 한다. 


" 언젠가부터 나는 뭔가를 바꿀 수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천천히 시간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뭐든 무리하게 바꾸려면 너무나 큰 수고로움을 각오해야 한다. 그런 걸 각오하더라도 달라지는 건 거의 없다. 좋든 나쁘든 모든 게 내 것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내가 선택했으므로 내 것이 된 것들. 그것들이 지금의 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닫는다. 과거나 미래 같은, 지금 있지도 않은 것들에 고개를 빼고 두리번거리는 동안 허비하는 시간이 얼마나 아까운지, 그런 후회는 언제나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늙은이들의 몫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무엇이든 경험하지 않고 말로만 듣고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 특히 힘이 세고 단단한 젊음으로 무장한 지금의 딸애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지도 모른다." 


내가 60대가 되어 지금의 나를 돌아본다면, 분명 나는 아직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 세고 단단한 젊음을 두르고 있는 것이겠지. 예전에 제주집에서 아빠가 말했다. "지금보다 10년만 젊었으면 진짜 더 많은 일을 해볼 수 있었을텐데" 책 좀 읽는 뭣도 모르는 딸은 "아빠가 10년 있다가 지금 돌이켜보면, 지금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라고 대꾸했다. 그 근처에 읽었던 자기계발서 같은데 나왔던 이야기였던 것 같다. 아빠는 그렇지.. 라고 대답하긴 했는데, 사실, 아빠는 그 나이에도 내가 시도도 못한 많은 새로운 일들을 해냈다. 허접한 딸과는 다르지. 

포기하지 말고, 현재를 살아야 한다. 행복하게, 열심히,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가려고 애쓰며. 

이 책에서는 노년의 현실과 우울함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지만, 변할 수 있음을, 강력한 젊음으로 무장한 이들처럼 알을 깨고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뇌당하다시피 들어 온 '그래도 결혼은 해야지' '아이는 낳아야지' '좋은게 좋은거지'  등등으로 시작하는 많은 하나마나한 말로 주변에서쌓아 온 자신의 인생의 벽을 깨고 불편하지만 선명한 세계로 나온다.    
  

" 권 과장의 얼굴에 피곤하고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이 한사람에게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며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걸 나도 안다. 오늘날 일이란 행위는 모두 훼손되고 더럽혀졌다. 그것은 오래전에 우리 세대에게 자긍심과 자부심을 불어넣어 주던 역할을 잃은 지 오래다. 사람들은 이제 일의 주인이 아니고 그것에 종노릇을 하며 소외당하고 외면당하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해야 한다. 그리고 끝내는 일 밖으로 밀려나고 쫓겨나고 실패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을 맞는다. "

  


딸에 대하여, 엄마에 대하여, 노년에 대하여, 일에 대하여 

아버지도, 남편도, 남자친구도 빠져 있는 정말 희귀한 보통의 지금의 여자 이야기. 


이런 순간 더 이상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과 말을 섞고 나누고 어쩔 수 없이 동의하면서 나도 젊은 애들이 말하는 앞뒤가 꽉 막히고 편견으로 가득 찬, 세금만 축내는 부류의 노인이 되는 걸까. 젊은 새댁은 예예, 하지만 별 감흥이 없는 눈치다. 아직은 일이 몸에 익지 않은 탓이겠지. 죽은 성 씨가 담당하던 환자들을 맡았으니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서너 번 몸살을 앓고 난 뒤에는 서서히 적응이 될 테지.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 전에 이곳을 떠난다. 끝까지 남는 건 여기가 아니면 안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끝이 없는 노동, 아무도 날 이런 고된 노동에서 구해 줄 수 없구나 하는 깨달음.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 그러니까 내가 염려하는 건 언제나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어떤 식으로든 살아 있는 동안에 끝나지 않은 이런 막막함을 견뎌 내야 한다. 나는 이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 버렸다. 어쩌면 이건 늙음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 시대의 문제일지도 모르지. 이 시대. 지금의 세대.

탄력을 잃고 흐물흐물해진 살들이 앙상한 뼈에 겨우 매달려 있다. 덜렁거리는 살들을 치대며 비누칠을 한다. 젠의 다리가 덜덜 떨린다. 거품이 묻은 손으로 사타구니를 꼼꼼히 매만지고 시커먼 욕창 주변에 일어난 죽은 살들을 떼어 낸다. 어쩌자고 이 여자는 이렇게 오래 살아 있는 걸까. 이런 순간 삶이라는 게 얼마나 혹독한지 비로소 알 것 같다. 하나의 산을 넘으면 또 하나의 산이 나타나고 또 다음 산이 타나나고, 어떤 기대감에 산을 넘고 마침내는 체념하면서 산을 넘고 그럼에도 삶은 결코 너그러워지는 법이 없다. 관용이나 아량을 기대할 수 없는 상대. 그러니까 결국은 지게 될 싸움. 져야만 끝이 나는 싸움.

한숨 자고 나면 아주 깊고 깊은 잠에서 깨어나면, 이 모든 일이 다 거짓말처럼 되어 버리면 좋겠다.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와 있으면 좋겠다. 내가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순조롭고 수월한 일상. 그러나 이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건 끊임없이 싸우고 견뎌야 하는 일상일지도 모른다.
그런 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견뎌 낼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으면 고집스럽고 단호한 얼굴로 고개를 젓는 늙은 노인의 모습이 보일 뿐이다. 다시 눈을 감아 본다. 어쨌든 지금은 좀 자야 하니까. 자고 나면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삶을 또 얼마간 받아들일 기운이 나겠지. 그러니까 지금 내가 생각하는 건 아득한 내일이 아니다. 마주 서 있는 지금이다. 나는 오늘 주어진 일들을 생각하고 오직 그 모든 일들을 무사히 마무리하겠다는 생각만 한다. 그런 식으로 길고 긴 내일들을 지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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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vis 2017-10-23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리뷰가 겁나 멋져요

하이드 2017-10-24 12:3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주제였어요.
 

어제의 휴가 때 뭐 읽을까? 가 추리소설 편이었다면, 오늘은 에세이다. 

왜냐하면.. 에세이분야 2만원 이상에 주는 예쁜 보노보노 유리컵을 아침부터 봤기 때문이지.


아씨, 에세이 살 거 없는데, 라고 내가 말했나요? 책 둘러본지 10초만에 우두두 보관함에 담는다. 


 


















일단 <페소아의 리스본> 이 책 나의 위시리스트 맨 위에 있다구

그리고 <불안의 글>은 나의 소장리스트 맨 위에 있지. (아직 비닐도 안 뜯었지만..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샀다우)

이번에 책정리 하면서 상당히 마음을 비웠다. 좋아하는 책들이 너무 많았음을 깨닫고, 계속 읽고 싶은 책들만 남기는데, 현재로서는 계속 읽고 남기고 싶은 책이 다섯권도 안 된다. 그러니 난 오천구백구십오권만 정리하면 됨. (아님)


남기고 싶은 다섯 권 중에 한 권이 <불안의 글>이다. (나는 지금 이순간까지 '불안의 서'인 줄 알았는데? 어,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배수아 번역 '불안의 서'인데, 암튼 


페소아와 리스본이니 꼭 살거야. 예쁜 부록들이 있었는데 ㅜㅜ 책갈피, 원고지 메모지, 그건 예약판매용이었나봐. 없어. 



 그리고 이 책, 수영일기. 이것도 너무 가지고 싶은 책이다. 

 여름에 사기 딱 좋은 책이 아닌가. 

 그림체나 글이나 프랑스 작가의 그래픽 노블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작가의 책이었다. 


 위기상황을 대비해서 꼭 배워보고 싶은 운동이 바로 '수영' 인데, 

 예전에 수영 배울때마다 생리주간에 포기해서, 물에도 못 뜰 것 같.. 하지만 이제 나에겐 탐폰도  있고! 요즘은 여자들 생리주간에 빼 주는 수영장도 있다고 들었다. 

 집 앞 문화센터가 싸긴한데, 음.. 







미리보기나 책소개에 나온거 말고도 예쁘고 시원한 그림 많다. 아.. 좋아라. 파랑파랑 물색들. 


페소아의 리소본과 수영일기만 사도 보노보노 컵 받을 수 있지만, 좀 더 둘러보면.. 




 












카피라이터 김하나의 <힘빼기의 기술> <수영일기>와 이어지는 표지군 

장석주의 신간 <은유의 힘> 와 선생님, 책 정말 부지런히 내시는군요! 

박준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내가 참.. 애인과 헤어졌던 한 달, 덕을 많이 봤습니다. 박 준의 시도, 이야기도 참 좋다. 

장 자끄 상뻬 <진정한 우정> 얼마만의 장 자끄 상뻬인가 싶지만.. 사실, 그간 내가 안 읽었던거지, 계속 나오고 있었던건 안다. 장 자끄 상뻬는 고등학교 때 읽고 안 읽었다. 사실, 지금 읽으면 더 잘 읽힐 것 같아. 주제도 좋다. '우정' '우정'과 '사랑'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우정' 

















거묘 이응이와 사는 싱고의 시웹툰, 시누이 

서밤님의 <어차피 내마음입니다> 

이다혜 기자의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따> 

스노우캣의 <내가 운전을 한다> 


보장된 소소한 재미와 위로를 주는 저자의 책들이다. 


신간은 아니지만, 재미있었던 책들 몇 권 덧붙이면 



















와 - 읽을 책 많다. 이제 휴가만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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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독해력과 상식을 모두 의심케 하는 외교부 공지

다 죽었으면..

올 초 대만에서 택시 기사에게 성추행 당하고 타이페이 한국 대표부에 전화하니 자는 시간에 왜 전화 했냐고 그랬지?
그 택시 기사 대만에서 구형 15년에 징역 11년 받았다더라.

칠레 대사관에서 미성년 성추행한놈 국내 와서 지금 징역 4년 구형인데 4년도 줄어들겠지. 오백원 건다.

에티오피아 주재 외교관도 미성년 성폭행으로 파면 당했고

나라 대표해서 나가 있는 놈들이, 이런 놈들 내보낸 외교부 공지 답다. 이런 놈들 꼴랑 징역 4년 구형하고 오만 사정 다 봐주며 양형하는 나라 외교부 다운 공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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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덥고, 덥고, 더운데, 얼마전 본 뉴스에 10월까지 폭염! 뭐 이랬지만, 사실, 8월 한 달 보내고 나면, 9월, 10월은 가을 코앞이라 더워도 견딜만 하지. 사실 10월까지 이렇게 '폭염 주의보' 맨날 오는 나날이면 진짜.. 진짜 (주먹 울음)


오늘은 8월 3일이고, 8월은 빡빡하게 살아보겠다고 결심한 나는 음.. 먹는 걸로는 작심 2일은 한 것 같은데, 어제 저녁에 쓰레기 버리러 나가면서 다리 후달거려서 빵 두 조각 크림치즈 발라서 먹지 말걸. 천하장사 소세지도 먹지 말걸, 이렇게 간식 먹을 줄 알았으면, 그 전에 양배추랑 슬라이스 치즈 먹지 말걸. 그랬다. 그래도 어제 하루 종일 잘 먹어서? 오늘 체중은 약간 줄었음. 나, 다이어트에 좋지 않은 간식도 다이어트로 포용하는 긍정주의자. 여튼, 애인한테 오늘 뭐 먹었고, 뭐 먹었고, 뭐 먹었고 하고 있으니, 말하는 나도, 듣는 애인도, 다이어트 하기 전보다 잘 먹는구나.. 


신간마실이지만, 읽은 재미있는 책들도 함께 권해드린다. 



 













그야말로 휴가에 적절한 시원한 책들이다. 

겨울, 아이슬란드, 겨울, 러시아, 그리고, 추리보다 호러에 가까운 아이슬란드의 시커먼 바다 배경 '부스러기들'


아날드루 인드리다손의 에를렌두르 시리즈를 쭉 읽어온 사람이라면 더 의미 있을 <저체온증> 

사실, 이 책으로 에를렌두르를 제일 먼저 만나는 건 좀 아깝긴 하지만, 이 책만 먼저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다. 

몇 가지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는데, 사건 같지 않았던 자살 사건을 파헤치고, 동시에 시효를 앞 둔 실종 사건을 해결하며, 에를렌두르 경감의 과거까지 함께 뒤지게 되는 그런 이야기이다. 우울 쩌는 캐릭터였던 에를렌뒤르의 과거를 알게 되고, 악당의 악의보다 희생자의 가련함들이 더 마음에 와닿는 그런 이야기


<고리키파크>는 냉전시대 러시아 배경이다. 곤조 있는 수사관 아르카디 렌코 이야기. 냉전시대 러시아 배경은 <차일드 44>가 그랬듯이, 정말로 다른 세계같고, 소설 같은 면이 있다. 러시아 배경 소설들이 가지고 있는 매우 매우 춥고, 땅덩어리 큰 사회주의 국가 분위기가 물씬. 골드 대거 수상작이고, 영화화도 되었었네. 


여변호사 토라 시리즈인 역시 아이슬란드 배경의 <부스러기들> 3편이 나왔는데, 아마 가장 재미있고, 인기 있었던 <부스러기들>이 먼저 소개되고, 그 뒤에 토라 시리즈 1편, 그리고 얼마전에 3편이 나왔다. 어제 미스테리아 지난 호 뒤적이다 <부스러기들> 리뷰를 읽었는데, 가정 이야기, 사적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와 별로였단 식이었지만, 나는 사건이야 어떻든간에 아이슬란드의 싱글맘, '변호사' 를 생업으로 분투하는 토라 이야기 많이 나오는 것이 좋았다. 에를렌뒤르의 우을함이 아이슬란드 배경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씩씩한 토라도 있잖아. 


아직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마지막 의식>부터 차례로 읽어도 좋고, 여름 휴가 때 정말 재미있는 책 한 권 들고 갈 사람이라면 번역된 순서대로 <부스러기들> 부터 읽어도 좋겠다. 


호화 요트가 빈 채로 아이슬란드 항구에 도착하고, 영화처럼 배에서의 일과 빈 요트를 조사하는 토라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는 스릴 만점의 이야기. 


그나저나 미스테리아 리뷰 보고 이 책 궁금했다는 사람은 봤는데, 막상 미스테리아 리뷰 보니, 잡지에 나오는 리뷰들 대놓고 호평인데, 꽤 혹평이라 좀 놀랐다. 마지막이 작위적이고, 악당?이 너무 뻔했다고. 

그러고보면, 나는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지만, 사건과 플롯의 완벽함 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가장 흥미롭게 중점적으로 읽는 것 같다. 


 

  최근에 읽은 호러추리물? 스티븐 킹의 <엔드 오브 왓치>도 빌호지스 3부작의 마지막이었지만, 가장 재미있었고, 전작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설명되고 있어서 이것만 봐도 될 것 같고, 그래서 3부작 다 한꺼번에 읽으면 좀 질릴 것 같고 그렇다. 찌질한 자살 집착 악당과 은퇴한 경찰, 노년의 사립탐정이 이끄는 파인더스 키퍼스 팀의 마지막 활약. 


마이클 코넬리의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다섯 번째 증인>은 이 뒤로는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가 더 이상 아닌건가 싶은, 그래서 이게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로는 마지막인가 궁금하긴 한데, 이게 마지막이라도 정말 재미있었다. 법정 스릴러로 단숨에 읽게 되고, 미키 할러의 직업인으로서의 면모도 단연 돋보인다. 


요즘 소위 도메스틱 스릴러라고 하는, 여자 작가가 쓴 여자가 주인공이고, '가정내 이야기'가 배경인, '결혼 내 갈등'이 소재인 이야기들이 인기인데 (나를 찾아줘에서 걸 온 트레인 등등) 며칠전 기사에서 하도 여자들 쓴 책들이 인기니깐, 남자 작가들이 여자 필명 써서 스릴러물 쓴다고 해서 코웃음 쳤던 기억이 있다. 


도메스틱 스릴러라는 장르에 대해 훌륭한 작품들이 나온 것과는 별개로 난 아직 좀 미심쩍은데, 여자들이 쓴 여자가 주인 추리 소설에 결혼, 육아, 가정폭력, 불륜 등의 소재가 세밀하게 나온다면, 남자 작가들의 소설에서는 전성기를 지난 주인공들의 쇠락을 다루고 있는게 아닌가, <엔드 오브 왓치>와 <다섯 번째 증인>을 같이 두고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 


역시 어제 들쳐 본 미스테리아에서는 미스터리가 남자판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강세인 여자 작가들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오는데, 도메스틱 스릴러, 칙 누아르가 인기인 것이, 베이비붐 세대들이 '결혼'에 대해 가지는 환상을 깨게 되는 세대라서 그렇다는 분석을 봤다. 그런 세대에 살면서 이런 책들을 읽게 되는군. 재밌다.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 히라노 게이치로의 <마티네의 끝에서> 둘이 붙여 놓으니, 내가 좋아하는 우리나라 일러스트레이터들의 표지가 매우 아름답구나. 


그러고보니 둘 다 음악 이야기이다. <꿀벌과 천둥>은 피아노 콩쿠르 배경으로 천재들의 성장 이야기, 생업으로서의 음악가들 이야기. <마티네의 끝에서>는 음.. 역시 천재 기타리스트와 천재 영화감독의 딸이자 기자인 여자를 만나 사랑하는 이야기.


둘 다 분량이 장난 아닌데, 정말 단숨에 읽게 되는 흡입력 있는 소설들이고, 읽고 나서 여운도 긴 이야기들이다. 


온다 리쿠의 책들은 꽤 많이 소개 되었는데, 엄청 재미있는 것과 그냥 그런 것, 별로인 것이 다 있고, 이 책은 엄청 재미있습니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은 다 좋아하고, 신간 나올수록 계속 더 좋다. <마티네의 끝에서>가 아마 최신간이지? 


지금까지는 읽은 책들 중에서 재미있는 책들 추천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이다. (희망장은 읽었고) 


 














사실 이번 하루키는 읽기 좀 두렵다. <여자 없는 남자들>까지만 하더라도 꽤 열광했는데, 지금 다시 읽으면 온통 중년남자 시선의 그 책이 어떻게 읽힐지 모르겠고, 1Q84 재미있었지만, 남고딩판타지 같은 장면들은 우웩이었는데, <기사단장 죽이기>의 평도 그닥인걸 보면, 반평생 좋아했던 작가를 싫어하게 되면 어쩌지. 싶은것. 하지만, 싫어할 때 싫어하게 되더라도, 확실하게 싫어하고 싶다. 맺음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있어서 (그리고, 사실 너무 궁금하고 읽고 싶어;;) 읽기는 할 것이다. 

그리고 오랜만의 미야베 미유키 시대물 신간 <신이 없는 달> 시대물은 장편을 꾸준히 더 좋아했지만, 요즘은 단편도 하나하나 잘 씹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희망장>은 소소한 일상 미스터리가 본격 탐정물로 가게 되는 과도기의 소설 같은 것.(여전히 소소하긴 하다) 

















그리고 이런 책들.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책들은 다 읽어 버렸고, 재미있을까? 싶은 책들만 남아버렸어. 


아, 구픽의 소설들, 틀림없이 재미있을거고, 아직 안 읽었다. 















이 정도. 여름에는 추리소설이지요. 여름은 독서의 계절! 

뭐 더 없나? 아! 에드 맥베인 신간 나왔네요. 그리고, 피니스 아프리카에, 알라딘 이달의 출판사. 출판사 이름 보고 책 사도 손색이 없는 마니아가 만든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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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8-03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사단장 죽이기 받아놓고서는 보름 넘게 펴보지도 못하고 책등만 어루만지다 마는 날이 이어지고 있어요. 왜 읽고 싶은데 읽기 싫지? 하고 있었는데 하이드님이 답을 알려주셨어요.....

하이드 2017-08-03 11:53   좋아요 0 | URL
네 ㅜㅜ 읽기는 하겠지만, 분명 재미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실망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네요.

비연 2017-08-03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 맥베인 신간이 가뭄의 단비 같아요 ㅎㅎ

하이드 2017-08-03 11:53   좋아요 0 | URL
더 많은 추리소설 신간을 내달라! 내달라! 하는 심정이지요. ㅎㅎ

카스피 2017-08-04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고리키파크가 다시 나왔네요.전 예전 모음사인지 아무튼 80~90년에 나온 이 책을 헌책방에서 구매해서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하이드 2017-08-04 13:57   좋아요 0 | URL
80년대 나온 책인데 바로 번역됐었나보네요. 묵직하고 재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