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자리가 자리였지만,
광화문에서의 모임이기에 꿋꿋이 교보에 가서 책을 구경했다.
구경만 하고자 했으나, 내 눈길을 확 잡은 책이 있었으니..





범우사에서 나온 안톤 체호프 선집 다섯권이다.
책의 때깔이 그닥 훌륭한 것은 아니나 두 장에 걸쳐 체호프의 18세 부터 19세, 23세, 27세, 30세, 33세, 38세, 40세, 42세, 43세의 사진이 나와 있다. 체호프가 아니라도 한 인간의 18세부터 43세의 사진을 본다는건 참 재미있는 일이로구나.
" 안톤 체호프 선집을 내면서" 란 서문의 몇줄을 옮겨 보면
총 5권으로 구성된 [안톤 체호프 선집]은 일반 독자들에게 체호프를 제대로 알리자는 의도에서 기회되었다. 체호프 연구자들 다수가 '체호프 예술세계의 현대성'을 심도 있게 조망하는 작업을 하기에 앞서 꼭 완수해야 할 과제로 [안톤 체호프 선집] 발간을 꼽았던 것도 또 다른 이유가 되었다. (중략)... 우리나라에서 체호프 작품의 번역, 소개는 주로 초기 단편소설들 일부와 후기 단편과 중편소설들 일부 그리고 4대 희곡에 한정된 채, 중복해서 번역 소개됙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세계 전체를 조망하면서 개별 작품을 온젆 이해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맹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작고 간편화된 출판물(신문 등) ' 에 발표된 체호프의 초기 단편소설들과 '두꺼운 문학잡지' 에 발표된 체호프의 후기 단편과 중편소설들 그리고 다른 희곡들을 두루 아우르는 번역, 소개가 절실히 요구된다. 그래서 1권은 거의 전체가 이전에 번역되지 않은 초기 작품들을 중심으로 번역했다. 그리고 나머지 2-5권에는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원문에 충실하게 다시 번역함과 아울러 번역되지 않은 작품들도 추가했다.
이미 3권의 체호프 단편선, 희곡선이 있어서 2-5권에는 겹치는 부분도 있겠지만,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 체호프 타계 100주년에 나온 개를 .. 과 벚꽃 동산도 수작이지만,
체호프의 팬이라면, 이번에 나온 다섯권의 선집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수키 김의 '통역사'
CIGARETTE AT 9 A.M. is a sure sign of desperation. Doesn't happen to her often, except on mornings like this, November, rain, overcrowded McDonald's in the South Bronx off the 6 train. ike a block party, this place, with those dopey eight- year- olds who should be in school, and their single mothers sick of shouting, and the bored men at each table still not at work.
오전 9시의 담배는 절망감의 표현이다. 11월, 비, 6호선 지하철 사우스브롱크스 역 앞의 붐비는 맥도널드, 이런 아침이 아니라면 그녀에게 흔치 않은 일이다. 골목 파티 같은 이 곳, 학교를 빼먹은 멍한 여덟 살배기들, 고함 지르기에 지친 미혼모들, 테이블마다 따분한 실직자들.
나는 첫문장의 힘을 믿는다.
" 서울에서 태어나 열세살때 부모를 따라 미국 이민길에 올라 컬럼비아 대학에 바너드 칼리지를 졸업하고 런던 대학에서 동양학을 공부했으며 첫 작품인 '통역사' interpreter 는 2004년 헤밍웨이 문학상 후보에 올랐음 구스타프 마이어 우수도서상을 수상. 반즈 앤 노블에서 선정한 '올해의 작가 10인' 에 포함되었다."
라는 프로필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 오전 9시의 담배는 절망감의 표현이다' 로 시작하는 그녀의 소설은 그 표지만큼이나 나를 끌어당겼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훑어본 책의 내용은 수지 박 이라는 29살의 통역사가 부모님 살해에 관련된 미스테리를 추적해나가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구세대와 신세대. 뉴욕에 사는 1.5세대의 갈등, 과거와 현재의 갈등을 시.적.인 문체로 그려나갔다고 한다.
기대되는 데뷔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