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부터 심상치 않은,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ANIMAL

dolce & gabbana에서 나온 책입니다.

자, 이제부터 돌체앤 가바나의 야생으로 빠져 볼-까-요?






































 













 











 











 













 






아, 이치들 너무 멋져요.

런던의 예술서적파는 거리 돌아다니다가 건진 책. 너무 멋진 책이에요.
여기서 바로, 그 헬무트 뉴튼의 4,500불짜리 책도 실물 봤답니다. ( 만져도 봤어요. -_-v)

한 때 책 때문에 파산할뻔 한 적 있는데, 당시에 모으던 책은 이렇게 비싸고, -_-a 크고, 희귀하고,
지금은 먼지만 쌓이고 ㅜㅜ 흑. 옆에서 팔라고 찔러도 꿋꿋이 간직하고 있지요.
잊고 있었는데, 틈틈이 사진 올려봐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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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1-1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표범 무늬 스커트랑 얼룩말 무늬 코트, 무지 갖고 싶네요. ^^
눈이 즐겁습니다.

moonnight 2005-11-10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멋지네요. +_+; 원래 동물가죽옷은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 예전에 하이드님 착용컷은 무척 잘 어울린다 생각했었답니다. 멋져요. 멋져. ^^

하이드 2005-11-10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정 심플니트에 호피무늬스커트 예쁘지 않습니까? 검정 심플스타킹도 함께. 구두는 안 보이지만, 톤 다운된 짙은 녹색 단화나 힐 정도, 아니면, 동동 안 떠보이는 옐로우힐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저 오늘 그 호피무늬 가디건 입고 나왔네요. 마침. 어흥.
지브라패턴 코트는 제작년에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에서 나와서 한참들 입고 다녔는데, 이뻤는데 ! 말이지요.

에이프릴 2005-11-10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브라도 레오파드도 다 조아요 -
다만 옷으로 입기엔 제가 워낙 소심한성격인지라 그냥 포인트아이템으로만 애니멀프린트되어있는거 들고다녀요 ㅎㅎ

미세스리 2005-11-10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살앙해요. 돌체앤가바나-
 

그러니깐, 이건 책을 사재기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내가 왜 책사재기를 안하고 있는가에 대한 얘기이다.

분명 집에는 읽을책이 읽은책보다 많다. 책 사는 속도를 책 읽는 속도가 못 따라오고 있기에, 그 차이는 점점 커져만 갔다.

11월1일. 매월 1일이면 늘 그러듯이 난 리본(re - born ) 을 결심했고!
그 결심사항 중에는 '책사기' 에 대한 항목도 들어있었으니,
2권 읽고 1권 사기.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읽은책이 더 많아지겠지!
유치함을 넘어서 불쌍하기까지한 결심사항이긴 하지만,
11월의 1/3 이 지나간 지금까지는 꽤나 성과를 보이고 있다.

11월에 이미 여덟권의 책을 읽었으니, 네권의 책을 살 수 있지만,
사고 싶은가. 생각이 들기가 무섭게 냅다 주문하던 과거를( 그리 멀지 않은!)  돌이켜볼때 몇번이고 심사숙고해서 장바구니를 채우고, 많이 사기 위해 많이 읽고 있다.

아, 너무 단순하다고 욕해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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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11-09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전 책사재기 말고 책사달라기나 해야겠습니다. ^^

mannerist 2005-11-09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야클님! 같이 해요. 하이드님께 같이 떼 써보기~~~
(처녀에게 총각 둘이 떼쓰는 아름다운 장면을. ㅋㅋㅋㅋ)

하이드 2005-11-09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사달기란, 책을 사서 주렁주렁 다는건..가요?
Kel님, 어머~ 피, 제가 Kel님께 하고 싶은 얘기란말이에요. 흐흐

marine 2005-11-09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하이드님의 이런 지름성 페이퍼가 너무 좋아요 ^^ 저도 제발 책 사는 것 좀 자제해야지 하지만 당장 안 사면 큰일날 것 같은 이 절박성은 어찌 한단 말입니까?? 아무리 그래도 아마존까지 손을 뻗친 하이드님을 따라가기는 역부족이지만요 ^^

mannerist 2005-11-09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어찌 그런 야클님스런 댓글을... 쿨럭;;;;

하이드 2005-11-09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지금 아마존이랑 알라딘 창 열어놓고 아마존 카트의 그 책들을 덜어내고 있는걸 어찌아시고;;

하이드 2005-11-09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 오늘의 갈굼이 부족했던가요?

mannerist 2005-11-09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오늘 임팩트 큰 거 있었다구... 그정도야... -_-;;;
그건 갈굼이 아니라 부러움 아니었수? ㅋㅋㅋ
(그나저나... 야클님 뭐하시나... 농땡이 쳐도 같이 농땡이 쳐야 맘이나 편치... -_-)

야클 2005-11-09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헉! 의외로 예리하신 구석이 있었군요. 책사달라기로 수정판 냈습니다.

매너님/ 욜씨미 일에 매진 하고있는 야클은 왜 찾누? -_-+

하이드 2005-11-09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욜씨미 일에 매진하면서 댓글에 댓글에 댓글까지 다는 야클님의 센스란~

mannerist 2005-11-09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_흐흐. 이게 다 자본가들의 잉여가치를 우리같은 프롤레타리아들의 몫으로 찾아오려는 몸부림이라니깐요. 농땡이가 아니라 잉여가치 회수라 합시다. ㅎㅎ

숨은아이 2005-11-09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난 두 권 읽고 한 권 사도 읽은 책이 읽을 책보다 많아지지 않을 것 같은데... 어쩌죠. ㅠ.ㅠ

하이드 2005-11-09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단순히 두배로 생각했는데, 가만, 나에게 책이 1000권. 읽은책이 200권이라고 하면 200권 읽고 100권 사면 900권. 또 200권 읽고 100권 사면 800권. 1년에 200권쯤 읽는다고 치면, 에, 머, 다 읽겠는데요? ^^

ceylontea 2005-11-09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저도 리본을 해야하는데...

그린브라운 2005-11-09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려읽기" 항목은 생각안하시는 군요 ^^;; 도서관도 다니지 않으셨던가요?? 저는 그때문에 2권읽고 1권사기가 무지 힘드네요 ㅠ.ㅠ

moonnight 2005-11-09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11월에 이미 여덟권이나(!!) 책을 읽으신 하이드님. 부러워요. ㅜㅜ 전 한 권이나 읽었나 -_-a;;

panda78 2005-11-09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있는 책으로도 적어도 1년 반은 버틸 수 있는데.. 그래도 매일매일 뭐 살까 고민하고 있으니.. 저도 리본해야.. 리본 모임을 만들어야 하나. ^^;

라주미힌 2005-11-09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산업을 이끄는 분들이 여기 다 계셨넹...
ㅎㅎ

2005-11-09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5-11-09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흠. 죽음의 의사면 의사고 deaddoc이면 deaddoc이지, 죽음의 닥터는 어째 좀;;; -_-;;; 요즘 나오는 콘웰의 시리즈 predator와 그 전 tracy 평이 하도 안 좋아서, 계속 읽어나가기가 망설여집니다.
라주미힌님/ 네? ^^;
판다님/ 우리 같이 매월 1일 리본해 보아요. 흐흐
달밤님 / 얼마나 갈지 몰라요. 괜히 부담되서, 하루에 한 권 읽어줘야 할 것 같은거 있죠. -_-a
다락방님/ 아, 요즘 도서관 간지 어언;; 빌려읽기는 거의 없는것 같아요. 대신 선물받는건 항목에 안 넣었네요. ^__________^
실론티님/ 님도 함께 매월 1일, 매주 월요일, 리본! ^^)/

panda78 2005-11-10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카페타 시리즈는 9권이 백미라던데.. )
그러게요. 죽음의 의사로 하지.. 좀 그렇네요.
ㅎㅎ 매월 1일 리본!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카슨 매컬러스 지음, 공경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05년 9월
절판


몇 차례 문이 열렸다 닫히며, 갑자기 손님들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밤은 끝났다. 윌리는 테이블 위에 의자를 올리고, 바닥을 걸레질했다. 그는 퇴근할 준비를 하며 노래를 불렀다. 윌리는 게을러터졌다. 주방에서 늘 일손을 멈추고, 갖고 다니는 하모니카를 불었다. 이제 그는 졸리운 듯 느릿느릿 걸레질을 하면서, 쓸쓸한 흑인 노래를 흥얼거렸다.

카페는 아직 붐비지 않았다. - 밤을 지샌 사람들과 막 깨서 새 날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졸리운 여종업원이 맥주와 커피를 나르고 있었다. 혼자 온 손님들뿐이라 소음도 대화 소리도 없었다. 방금 깬 사람들과 긴 밤을 끝내려는 사람들의 상호 불신이 서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35쪽

오랫동안 계단에 앉아 있었다. 미스 브라운이 라디오를 켜지 않아서 사람들 소리만 들렸다. 믹은 오래도록 생각에 잠겨서 계속 주먹으로 허벅지를 때렸다. 얼굴이 조각조각 흩어지는 기분이었다. 얼굴을 다시 제대로 붙이지 못할 것 같았다. 배가 고픈 것보다 불쾌한 기분이었지만, 그런 마음이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내 바람은..... 내가 원하는 것은.... 그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진짜 바라는 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 -57쪽

그들은 각각 싱어의 방에 찾아와서 저녁 시간을 같이 보냈다. 벙어리 사내는 늘 사려 깊고 차분했다. 여러 색이 섞인 눈동자는 마법사의 눈처럼 침울했다. 믹 켈리와 제이크 블라운트, 닥터 코펠랜드는 조용한 방에 와서 이야기를 했다. - 그들은 무슨 말을 하든 싱어가 알아듣는다고 느꼈다.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고. -101쪽

그때 믹은 아버지에 대해 알아차렸다. 새로운 사실을 안 게 아닌 듯했다. 오래 전부터 온몸으로 알았지만 머리로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이제 문득 아버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는 외로웠고 늙었다. 자식들이 와서 말을 붙이지 않았고 돈도 별로 못 버는 형편이고 보니, 가족에게 소외당하는 기분을 느꼈다. 고독을 느낀 그는 자식 하나와 가까워지고 싶었다. 하지만 다들 바빠서 그걸 몰랐다. 그는 자신이 아무에게도 소용이 없는 존재라고 느꼈다. -108쪽

코펠랜드는 몸이 굳어서, 근육이 뻣뻣하게 긴장했다. 그는 듣지도, 주변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눈멀고 귀먼 사람처럼 구석에 앉아 있기만 했다. 곧 모두 식탁으로 갔고, 노인이 기도를 했다. 하지만 코펠랜드는 먹지 않았다. 하이보이가 술병을 꺼내자, 다들 웃으면서 술병을 돌려가며 진을 마시는데도 그는 사양했다. 그는 입을 다물었고, 마침내 모자를 들고 인사도 없이 떠났다. 기나긴 진실을 다 말할 수 없다면,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157쪽

'우리가 바다에 있다면 좋겠어. 해변에서 오가는 배를 보면. 넌 어느 여름에 바다에 갔었지? 바다는 어떻게 생겼어?'
해리의 목소리는 투박하고 낮았다. ' 글쎄.... 파도가 있어. 어떤 때는 파랗고 어떤 때는 초록색이고, 밝은 태양빛 속에서 유리처럼 보여. 모래밭에서 작은 조개를 주울 수 있어. 시거 상자에 넣어 가져온 것 같은 조개야. 물 위로 흰 갈매기가 날아. 우린 멕시코만에 갔는데, 계속 시원한 바람이 불고 여기처럼 찔 듯이 덥지 않아. 언제나...' -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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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카슨 매컬러스 지음, 공경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슬픈 까페의 노래'로 우리나라에 먼저 소개되었던 카슨 매컬러스의 23세 처녀작이자 2004년 오프라북클럽 선정 도서였던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을 이 계절에 읽는 것은 당신의 외로움에 치명적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나는 이 책을 차마 외로운' 당신'에게 권할 수는 없다.

'슬픈 까페의 노래' 에서 나는 기이한 외모를 가진 두남자와 한 여자 안에 우리처럼 평범한 외로운 영혼이 들어 있어서, 까페라는 공간에 들고 나며 사랑하고 미워하고 외로워하는 이야기를 보았다.

슬픈 까페 전에, 훨씬 전에 '뉴욕까페'가 있었다.
그 까페는 슬픈가?
미국 남부 가난한 사람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들이 일을 마치고 지친 발걸음을 까페로 돌린다.
사람이 소통하는 곳. 비록 그 안에 소통은 없을지라도, 외로운 영혼들이 그 안에서 조우할 수 있는 까페다.

흑인들의 인권과 교육에 사명을 가진 흑인의사 코펠랜드. 자신의 네명의 아이들에게 자신이 했던것처럼 교육과 사명을 심어주고자 했으나, 그 초월적인 엄격함에 딸 포티아를 제외한 모두와 서먹해지고, 혼자 남는다. 사회주의자 제이크. 여러주를 떠돌고, 책을 많이 읽은 그는 사람들을 선동해, 자본주의자들에 대항하고자 하나 실패한 주정뱅이일뿐이다.
가족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빨리 자라버린 감수성폭발의 선머슴같은 소녀 믹.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시계공 아버지를 둔 작가의 어린시절의 모습이기도 하다.
까페주인 비프. 어린아이와 장애인 등의 부족한 모습을 가진 사람들에게 언제나 동정적이고 다정하다.

그리고 그 넷이 찾아가 위로를 얻는 곳은 귀머거리이자 벙어리인 존 싱어의 방이다.
날렵한 눈에 호리호리하고 언제나 말끔하며 지성미를 풍기는 그는 보석상점의 은세공기사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기 안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외로움을 달랜다. 위안을 얻는다. 평안해진다. 는 것은 '삶은 힘들다' 라는 명제를 다르게 표현하는 같은 이야기일지 모른다.

카슨 매컬러스의 묘사는 보이는 상황 뿐만 아니라, 그 상황의 분위기. 그 분위기를 만드는 영혼의 이야기. 장소와 사물의 이야기에까지 이르며, 군더더기 없는 그녀의 글은 독자의 마음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The Heart is lonely hunter
책을 덮고 제목을 다시한번 가만히 되뇌어본다.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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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5-11-0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간되었을때부터 눈여겨 보던 책인데
슬슬 읽어야 겠군요
땡쓰투는 하이드님께 하겠어요 ^^

chika 2005-11-09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로운거 너무 외롭쟎아요. ㅡ.ㅡ

hnine 2005-11-0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 공통의 화두는 외로움...뭐 이런 제목으로 마미페이퍼에 올린 적이 있답니다. 외로움을 잠시 잊을만큼 극한 상황이 아닌 다음에야 사람들은 작게 크게 늘 외로움을 안고 사는 것 같아요.
읽어보고 싶어요. 리뷰 읽다가 왜 갑자기 Go tell it on the mountain 이 생각 났을까요. James Baldwin이었던가...작가요.
천상천하 유아독존...음..
리뷰 잘 읽었습니다.

moonnight 2005-11-09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안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 하이드님이 내려주신 결론이 가슴에 찡 와닿습니다. ㅜㅜ

하이드 2005-11-0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밑줄긋고 오는 사이에,
문장 한줄한줄이 절절한 책입니다. 스물 세살 데뷔작이라니, 정말 작가는 타고 나는건가봐요.

앨런 2005-11-10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벼르고 있다가 헌책방에서 구했답니다. 뿌듯하더군요.

하이드 2005-11-10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신간인데, 정말 뿌듯하셨겠어요.^^

앨런 2005-11-12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니까 오래전에 나왔다가 잠시 쉬고 다시 돌아온 신간이어서, 전에 나온 책을 구입하게 된거 같아요. 헌책방에서 구한 그야말로 따끈한 신간들-쇼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악마의 시-은 어찌나 감사한지.^^.뿌듯.^^.
 
츠바이크가 본 카사노바, 스탕달, 톨스토이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나누리 옮김 / 필맥 / 200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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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츠바이크보다 더 흥미롭게 사람을 읽는 사람을 알지 못한다. 

'세계의 거장들' 시리즈,  마신과의 싸움(- 휠덜린, 클라이스트, 니체), 서사적으로 세계를 재창조한 사람( 발자크, 디킨스, 도스토예프스키) 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첫번째 유형이 무한성의 세계로 이어지고, 두 번째 세 거장들이 현실세계로 이어졌다면 이 책의 세 거장은 자신이라는 '소우주' 의 탐험의 수단으로서 예술을 시도하였다.

카사노바. 스탕달. 톨스토이.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것은 그들의 서로 다른 세 층위, 점차 높아지는 세 단계를 상징한다.
   카사노바. 원초적 단계로 소박한 자기묘사를 대표하며, 스탕달은 자신에게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하며, 탐구한다. 톨스토이에 이르러서는 심리적 자기 관찰에 더해 윤리적이고 종교적인 자기묘사를 함으로써 최고의 단계에 도달한다.



카사노바


'귀족 족보에 올라 있지 않아 법적 권리와 지위가 없는 식객이었고, 문학계에서도 아웃사이더였다. 초라한 최후를 맞는 그 순간까지 그는 보잘것없는 배우의 아들로, 파문당한 사제로, 퇴역 군인으로, 악명 높은 사기도박꾼으로 황제나 왕들과 교류하며 파란만장한 모험을 감행했다.'

 도덕심이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고, 사기와 기만을 예술로, 도덕을 초월하는 의무로까지 여겼던 무법자. 오직 한가지에만 열중하며, 돈도 명예도 초개같이 여겼다.

그 하나는 '카사노바' 하면 누구나 다 알듯이 물론 '여자' 다.
학문, 예술, 외교, 사업, 종교 어느 분야에서나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었던 그이지만, 그 어느것도 선택하지 않고, 얽매이지도 않고, '자유' 에만 몸을 맡겼다. '나의 가장 큰 보물은 내가 나 자신의 주인이며, 불행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카사노바는 여성에게 헌신했다. 단지 그들이 '여성' 이라는 이유로. 여성의 기쁨이 카사노바의 기쁨이었다. 모든 종류의 상상할 수 있는 모험을 '한 사람' 이 '한 시대' 에 겪었으나, 공평하게도 그의 회고록은 소설이라기보다는 통계적인 보고이고, 문학이라기보다는 현장체험의 기록이다.  카사노바가 남긴 가치는 질이 아니라 양에 있다. 라고 츠바이크는 분명히 말한다. 회고 내용의 다양함에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거기에 더해서 도덕이나 명예를 '가치'로 취급하지 않았던 그에게 자기 검열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였고, 덕분에 가장 적나라하고, 자세한 성에 대한 묘사와 육체의 세계를 꾸밈없이( 문학적 소양이라곤 없었으니) 다큐멘터리처럼 묘사할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그 시대의 어떤 정신적이고 문학적으로 고양된 인물들보다 길이길이 역사에 남았고, 앞으로도 남을 것이다. 불멸성은 도덕이 아니라 오직 밀도에 의해서만 좌우된다.

   

스탕달



스탕달보다 거짓말을 잘하고 열정적으로 세상을 현혹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그보다 정확하고 심오한 진실을 말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앙리 베일( Henri Beyle)은 결코 순순히 본명을 대는 법이 없다. 가면을 쓰고 자신을 숨겨야만 마음이 편했던 그는 평생 자기 자신을 감추며 살았다.

'파르마의 수도원' 서문에 이 책을 1830년 파리에서 1200마일 떨어진 곳에서 썼다고 하는데, 장난이란다!
철들기 전부터 유언으로 자기 묘의 가짜 비문을 남길때까지 끊임없이 위장하고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 그토록 많은 고백성 진실을 말한 사람이 이세상에 있을까?'

자기 자신을 무섭도록 관찰하고 표현하는데 있어서 , '혹시라도 저항감이 느껴질 때면 그 저항감을 움켜쥔 다음 끄집어내서 하나하나 완전히 분해해 버렸다' 고 한다. 
자신을 포착하는 스탕달의 잘 단련된 '심리학'은 동시대인중에서도 오직 발자크만이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잘난구석이라곤 한군데도 없는 그의 외모. 저속하고 천박한 부르주아의 모습에 짧은 다리와 볼록 튀어나온 배. 그.러.나. 이 튼튼한 농부같은 육체 안에 '아주 섬세하고 거의 병적인 감수성을 지닌 예민한 신경다발이 파르르 떨고 있다. 이를 알게 된 의사들은 모두 그를 '감수성의 괴물' 이라고 부르며 놀라워했다. 그토록 나비같은 영혼이( 이것은 저주다!) 이렇게 크고 뚱뚱한 몸에 깃들여 있다니,' 

그는 아버지로부터 계산적이고 융퉁성없으며 지극히 현실적인면을 어머니로부터 감수성과 열정을 물려받았으며, 그로 인해 죽는날까지 자신 내부의 두가지 극과 극의 모습에 분열되지 않도록 온갖 노력을 다 해야 했다. 그의 감수성과 현실성은 냉정과 열정사이를 오고가는 그의 책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글 쓰는 것은 자신을 관찰하는 수단의 하나로만 여겼고, 돈벌이로 여겼고,  음악이나 미술 같은 예술에 목말라하며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벼르고 단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예술은 목적이 아니었고, 그의 유일하고 영원한 목적인 자아의 발견과 자기인식의 즐거움을 얻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다.

 스탕달이 최초로 쓴 글. 돈이 궁해 썼다는 3/4은 베꼈다는 그 날림 책은 아니겠지?

 

 

톨스토이



톨스토이의 책들에 손이 가지 않는 것은 그 소설의 방대한 양과 명정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엄격한 도덕주의자로서의 말년의 모습 때문이기도 하다.

어느것 하나 부족한 것 없이 풍족한 백작.
건강과 힘이 넘쳤고, 열렬히 사랑하던 여자를 아내로 맞았으며, 슬하에 열세 명의 자식을 두었다.
그의 작품은 살아 생저에 이미 불후의 명작이었고, 지나가는 모두가 그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전 세계가 그의 명성에 고개를 숙였다.

츠바이크가 말하는 것처럼 '하룻밤' 만에 모든게 변한 것은 아니였겠지만,
소년시절부터, 아니 그가 기억하는 가장 분명하고 오래된 기억인 두살때부터(믿기 힘든 일이지만!) 해온 자기 자신에 대한 채찍질. 엄한 기준. 반성. 고뇌.들은 쌓이고 쌓이다 어느날 갑자기. 이제 그만. 쌓이길 거부하고 튀어나왔을지도 모르겠다.

생의 즐거움에 빛이나던 '그'는 갑자기 '빛'을 잃고 침통해지고, 불행해졌다. 왜?
사실 그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이보다 더 무서운 대답은 없을 것이다.

건강, 유례없는 생명력을 지니고 태어난 거친 농부와 같은 털보 남자. 그의 내면이 타고난 잘 단련된 감각으로 충만해 있다는걸 누가 그를 보고 짐작이나 하겠나.

츠바이크의 세 인물에 대한 극적이고, 화려하고, 감동적인 평가는 그 대상이 카사노바이건, 톨스토이이건간에 그 인물의 위대함 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침과 콤플렉스와 퇴보에 대해서도 서술한다.  고전의 저자, 혹은 가쉽의 주인공으로만 알고 있는 그들 자신을 '읽는 것' 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는 것은 다 츠바이크 때문이다.

이제 나는 카사노바 평전을 읽으면서 그가 남긴 것을 떠올릴 것이고, 스탕달의 적과 흑을 읽으면서 줄리앙의 모습에서 스탕달을 떠올릴 것이며, '안나 까레리나'를 읽으면서 도덕적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한 톨스토이를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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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1-08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궁금했더랬어요. ^^ 살 때 잊지 말고 땡스투할게요.

chika 2005-11-08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는 정말 사람을 흥미롭게 해주는거 같아요. '카사노바'와 '톨스토이'가 한 책에 들어있는게 참 의아했는디... ㅎㅎ (낼 살꺼예요오~ ^^)

사마천 2006-02-1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리뷰입니다. 사진도 풍부해서 좋군요. 저는 게을러서 사진은 절대 넣지 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