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라딘과 예스와 교보를 오가며 산 책들.
오늘 회사에서 있었던 일로, 기운 쪽 빠져서, 오만상 다 찡그리고,
새삼 8년차란 내 근무기간이 버거워져,
6시 퇴근길에 집으로 갈까 하다가 교보문고로 발길을 돌렸다.
인간관계도 힘들고, 내 능력에 회의가 들때도 힘들고,
무엇보다 8년동안 난 뭘했나 싶어 갑갑하고,
오랜만에 교보에 가서 책들을 쓰다듬으며,,, 근데, 도때기 시장같았다.
왠 사람이 그리 많은지, 백화점 세일을 방불케 하는 사람의 무리들.
이때까지 교보문고 간 중 젤루 많은 것 같어 -_-+
그 와중에도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며, 허부적허부적
골라낸 책 두권, 프랑스적 삶과 그로테스크
마침 전화온 친구를 만나 다이어리를 사주고, 삼겹살,계란말이 소주 1/3병쯤 얻어먹고 귀가.
저녁 기약 없이 교보에서 헤매일때, 문득 '나는 책을 왜 살까' 의문이 들었다.
분명 지금 읽고 싶어서 사는건 아니다.
신간은 왜려 미뤄가며 읽는 편이다. 집에 있는 책들한테 미안해서.
신간은 계속 나오고, 서점을 돌아다니면, 그곳이 오프이건, 온라인이건 좋은 책들, 궁금한 책들은 계속 눈에 들어오고, 그렇게 집에 쌓아 놓으면서 못 읽는 책들이 늘어간다.
책을 사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뭐, 그것도 이유중에 하나일수도.
책을 사면서, 커피를 마시면서, 늦은밤 와인 한잔 하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서, 친구 앞에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 가만가만 나누면서, 삼겹살 구으면서, 김치 구으면서, 마늘 구으면서, 소주 한모금 쓰게 삼키면서, 스트레스 풀지.
뭔가 내가 믿고 있는 것은 나중에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 쌓여있는 책 읽으며 시간 보내기. 같은건데 말이지.
오늘 돌아다니다 얼핏본 쇼펜하우어에 의하면, 정리되지 않은 방대한 지식은( 뭐, 난 방대한 근처에도 못 가지만) 쓸모없다. 뭐, 그런얘기. 지식을 쌓고자 읽는건 아니지만, 무언가를 얻고 있다 믿으며 읽고 있는데, 그도 아닌것 같다는 심한 자괴감.
지금 읽고 있는 '서른 살 다이어리' 에 나오는 완벽한 주부 사라의 이야기. 주위에서 보기에는 완벽해 보이는 남편 로베르토와 그녀의 가정. 그러나, 로베르토는 그녀에게 거칠게 대하고, 그녀도 때로는 그에게 거칠게 대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8년여간 '이 삶' 에 익숙해 졌기 때문에 그에게서 뛰쳐나가 자립할 수 없다.
는게 내 처지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 물론, 난 주위에서 보기에도 완벽해 보이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꼭 맘에 드는 일과 결혼한 것이 아니고, 그저 매달 꼬박꼬박 월급 주는 생활에 익숙해져서, 뛰쳐나가 '내 인생'을 찾는 것 못한다. 길들여져서.
회사에 길들여져서, 매달 알량한 월급 주는 회사에 길들여져서.
소주는 씁쓸했고, 마음도 씁쓸하다.
분노하지 못하고, 기운 빠지는 느낌. 기운 안나는 느낌.
자꾸만 작아지는 기분.
새해에는 전략적이고, 정치적인 인간이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