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니, 또 만들고 싶어진다...만,

팝업북 두개를 소개한다.
왼쪽은 팝업북 만드는 원리, 오른쪽은 실전 팝업카드 만들기이다
뭐에 꽂혀서, 물건너 아마존에서 주문해 두었던 책이다.

들어가는 소개 아래 부분에 나와 있는 멋진 팝업북!

팝업북을 만들때 필요한 용구와 기본 칼질과 접기 등이 앞의 몇장에 걸쳐 소개된다.

싱글 슬릿, 멀티 슬릿, 크로스 슬릿, 등등등
팝업북을 만드는데 쓰이는 기본 자르기와 접기가 저렇게나 친절하게 스텝바이스텝으로 나와 있다.

그리고 따라나오는 예시는 "그림 실력이 필요한" 예시이긴 하다만, 기본 슬릿에 디자인을 가미하였다.
무늬 없는 물고기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음... 지느러미도 없고, 아가미도 없고 ^^;

간단한 그림이라 만만해보인다. 경험학상, 요런건 초보라도 제법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다.

젤루 맘에 든 그림!! 막상 팝업은 그리 어렵지 않다. 바닥에 벨루아 천, 벽에 벽지! 그리고 액자.

요것도 비교적 만만해 보이는 집팝업

약간의 노가다를 통해서( 요건 옆에처럼 직선 가위질이면 되기 때문에 시간 덜 걸린다.) 아주 - 그럴듯한 팝업을 만들 수 있다.

응용 가능한 그럴듯한 기하학 팝업들과(색지로 하니, 독특하네.)
계단 팝업

헉! 예술 팝업! 이닷!

할머니랑 할아버지, 울타리 위를 걷는 고양이!가 특히 욕심난다.

디 워? 흐흐

체스판 팝업! 요런건 처음이야

여기 나오는 다른건 몰라도, 하트 나오는 팝업들은 한 번 해보고 싶다!

팝업의 장점은 들이는 노력에 비해 엄청!! 그럴듯해보인다는거!

노트북 팝업-

미국 국기와 자유의 여신상 팝업 (아이디어 굿~!)

하트에 꽂힌 화살-  뿅-

책의 뒤는 '겔러리'로 예술적인 팝업들을 모아 놓았다. 엄두는 안 나지만, 눈은 즐겁다.

이 아래부터는 두번째 책인 '팝업 기프트 카드' 이다.

첫번째 책이 보기에 즐겁고, 손재주와 미술감각이 있다면 시도해 볼 수 있는 책이라면,
두번째 책은 나같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
이 책을 회사에서 받았을때 A4지로 꼼지락 꼼지락 만들었더니 (일하다 틈틈이, .... 그래, 만드는 틈틈이 일했다.)
다들 엄청 감탄/감동했다!

위의 책은 도안이 없고, 이 책은 도안이 있다!!

A4 지 대면 비추여서, 그림 그리고, 선 따라 오리면 된다.
사이즈는 아주 귀엽게도 손가락 쫙 펴서, 한뼘 사이즈다.
귀여울 뿐만 아니라, 작으니깐 시간도 덜 걸린다.

앞 부분에는 만들 수 있는 카드의 종류들이 나와 있다.
이 챕터는 새. 퍼덕퍼덕-

이 챕터는 사람

이 챕터는 동물

이 챕터는 알파벳 (소문자가 특이하다)
그 외에도 꽃이니 천사니 등등의 몇가지 챕터가 더 나와 있다.

위의 상단이 내가 만들었던 꽃이다. (방울꽃?)
A4 지로 만들어도 멋졌지만, 색상에 변화를 줘서 예쁘고 빳빳한 종이로 만들어도 예쁠 것이다.

믿어라. 내가 할 수 있으면, 초등학생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정말 눈물나게 그럴듯하다.
물론 자세히 보면, 저거 칼로 오린다고, 있는대로 부린 신경질이 꽃잎 사이에 묻어나긴 했지만,
내가 만들어 놓고도, 참 대견했다..고나 할까.

이 책의 장점은 이렇게 도안과 A4지와 가위/칼로 당장 시작할 수 있다는거다.
미적재능 필요 없음. '하이드 만큼의' 참을성만 있으면 됨.

알파벳 도안도 있고,

아코디언 도안도 있다.

해바라기와 와플파이(는 아닌듯 하지만, 아무튼) 도안도 있다.
앞의 실물 사진 나온 도안들 역시 뒤에 다 나와 있다.

오늘, 특별한 카드 보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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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 2007-09-10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상 꽤나 아늑해 보이네요. 어렸을 적에 이렇게 열면 뭔가 튀어나오는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를 좋아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받는 사람들은 별 반응이 없었지만요. ^^;

코코죠 2007-09-10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페이퍼를 쓰시면, 전 The Pop-Up Book에 이어서 Pop-Up Gift Cards까지 사버릴 수밖에 없어요. 몰라 몰라요. 혼자 다 차지하긴 너무 죄송한 일이지만. 몰라 몰라요. 뻔뻔해질테야-

(밑에 목록 수정했어요! 전 총 8권을 골랐어요.)

하이드 2007-09-10 03:19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속에도 안 보고 고르셨길래 선견지명 있다 했어요. 이 책들 표지에 비해 내용이 알차고 예쁘거든요. ^^

하이드 2007-09-10 0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반응 없어요! 난 정말 리액션 우주까지 날아가게 해 줄 수 있는데! ^^ 게다가, 누에님은 손재주,와 미적재능도 겸비하셨잖아요. 저따위가 한거랑 비교도 안 되게 잘 만드셨을텐데 말입니다- . 그러고보면 팝업북은 미국 팝업북만 본 것 같아요. 유럽이나 일본 팝업북은 또 나름대로 독특할 것 같은데.

코코죠 2007-09-10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하이드님 대신 이 책을 듬뿍 사랑해 주겠어요. 전 언젠가 제가 직접 쓰고, 그리고, 오려서 만든 팝업북의 작가가 되는 게 꿈이라죠. 그 꿈이 이루어지면 책에 싸인을 큼지막하게 해서 제일 먼저 보내드리겠어요. 제 꿈을 이루는데 큰 도움을 주신 분이니까 말이죠.

하이드 2007-09-10 0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좋다! 너무 좋아! 정말 딱이에요, 딱! 드디어 얘네들이 임자를 만났네요. ^^

chika 2007-09-10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즈마님이 팝업북 갖고 가서 무척 부러워했는데, 오즈마님 댓글보니까 오히려 다행이다 싶군요! 꼭 꿈 이루시고... (저는 책 구매할테니...사인이나.. ^^;;)

울보 2007-09-10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나도 가지고 놀고 싶은 책이다,
역시 하이드님 페이퍼를 보면 갖고 싶은것이 자꾸 생겨서,,
참자,
 
퍼언 연대기 세트 - 전3권
앤 맥카프리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3권 합해서 2000여페이지에 다라는 퍼언 연대기 용기사 3부작을 마쳤다. 이런 알을 깔, 이제 또 다른 시리즈 나오래까지 언제 기다리냐.

3권까지 다 읽은 지금도 이 책이 왜 SF인지는 이해 안 가지만, 뭐랄까, 중세 배경인 역사로맨스와 용환타지를 합하고, 마지막은 약간 '혹성탈출' 느낌까지도 들었다. 장르에 대한 의문부호를 제하고 나면, 재미있는 이야기임은 틀림없다. 1부와 2부에서 극적 클라이막스가 있었던 것에 비해 3부가 너무 밍숭맹숭하게 끝나버려 좀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그 많은 페이지수의 이름을 걸고, (혹은 첫번째 알을 걸고) 그마만큼의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다. 각권마다 다른 용기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1부의 레사와 플라르의 성격묘사가 가장 생생했다. 2부의 프나르와 브래키의 경우는 사건이 쇼킹했고, 3부의 샤아라와 잭섬이 제일 무미건조해서 나름 SF판 할리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깨졌다.

백색 드래곤 루스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남는다. 후에 다른 시리즈에서 또 한 번 퍼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니, 퍼언에만 중요한 역할할 것이 아니라, 잭섬과 함께 좀 더 많이 많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샤아라가 용기사가 아니니, 루스의 짝이 나타나는 것은 정녕 요원하단 말인가? 1,2부에서, 그리고 3부에서도 그렇게나 발정 이야기를 강조했으면서, 루스를 빼놓다니, 왠지 안타깝다.

판타지 소설에서 '용' 과 '용기사'의 관계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강하고, 현명하며, 맹목적인 거대한 존재인 용기사만의 '용' 
퍼언에서 용은 간극을 사포를 불살라 퍼언과 퍼언인을 보호하는 중요한 임무를 지니고 있고, 시간과 공간의 간극을 뛰어넘는 초월의 존재이다. 이렇게 매력적인 '용'이 나오는 이야기는 언제라도 읽을 준비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수금사 로빈턴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그의 활약이 나온 시리즈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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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2007-09-0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1부 거의 끝부분을 향해 달려가는중 ^^;;

보석 2007-09-09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책장이 잘 넘어가는 멋진 소설이죠.
 

오늘 드디어! 마지막 박스를 풀었다. 기념으로 '도쿄 쁘띠 트레블'이라는 귀여운 책을 소개한다.

지도로 되어 있는 귀여운 책띠를 벗기면,

으앙- 귀여운 출판사 마크
좀 더 가까이-

빨간 가방 들고 어디가니,소녀야?

한 번 더 벗기면 //ㅂ///



역쉬- 예쁘다-

투어 시작- 이떼끼마스! 다녀오겠슴다-

책은 Historical Town, Layed Back Town, Desirable Town, Semi Rural Town의 네 챕터로 나누어져있다.
일본인이 쓴 도쿄기행기로, 일반 관광가이드와는 순도가 다르다.
역사냄새나는 동네들을 먼저 보자면, 오차노미즈, 홍고, 우에노 등이 나와 있다.

우선은 도쿄- 마루노우치부터 시작-
이 책의 포인트!는 색연필로 쓱쓱 그린 지도와 귀여운 일러스트들!

도쿄역과 도쿄 버스투어의 루트를 볼 수있다.

좋아라하는 딘엔 딜라쿠아나 세렌티피티 등의 브랜드들도 나와 있다.

유명짜한 오래된 커피숍 에리카-
가만가만 찬찬히 보면, 일러스트들이 하나하나 다 너무 귀여운거지!!!

내가 좋아하는 우에노-

역시나 건축물들이 빠지지 않는다. 공연장이니, 미술관이니,

요렇게 디테일하게 문고리나, 가로등까지도 새심하게 관찰해 놓은 극강 귀여움!

한 챕터에 세군데에서 다섯군데까지의 동네가 소개되어 있는데, 요렇게 투어 일정과 역정보가
귀엽게!(그렇다, 이 책의 포인트는 귀엽고, 귀엽고, 귀여운 것이다) 나와 있다.

칙칙폭폭-

마지막 페이지에는 각타운의 쁘띠트레블의 인포가 좀 더 자세하게 전화번호나 웹사이트를 포함하여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도쿄맵-

타다이마!- 다녀왔슴다-!

*************************

다음번에 갈 때에는 꼭 일본어 다 읽을테다. 고 다짐해본다. 도쿄에는 참 책도 많은데, 여행서도 무궁무진한 종류이다.
그렇게 여러가지 책이 나올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 젤루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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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레스 2007-09-09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우 이 책 진짜 귀엽네요! 누님하고 어울리는 것 같슴다. ㅎㅎ

LAYLA 2007-09-09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끼악 책띠부터 극강 귀엽군요! 저도 일본어 공부의 의욕이 솟아오릅니다

하이드 2007-09-09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 ^^ 요정오빠가 나타나서 '소원 세가지 들어준다고 하면' 일본어 읽고 말할 수 있게 해주세요!! 라고 할테야. 어흑. 지난주부터 다시 잡았더니, 어찌나 다시 새로워주시는지,

"나하고 어울리는" 이렇게 귀여운 책들을 도쿄에서 잔뜩 사가지고 왔다지! ㅋㅋ

BRINY 2007-09-09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사고싶다!

에이프릴 2007-09-0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진짜 취향의 책! 앙증맞아라-

그린브라운 2007-09-09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번역해서 출판해줌 좋겠어요 ^^

chika 2007-09-09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윽~! 지도로 되어있는 책띠,라고 할때까지만 해도 혹시 번역본일지 몰라 하고 희망을 가졌는데(마우스를꼭잡고보관함에집어넣을생각으로눈부릅뜨고있었건만ㅜㅡ)....

초은 2007-09-27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본 처음 가서 정신없이 눈도장 찍었던 것이 아쉬운 순간입니다.
덕분에 두 번째 방문의 주제를 정하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

통과루시 2008-10-06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일본어를 배워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다이 시지에 지음, 이원희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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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후 지식인 계층을 시골로 보내 농민에게 재교육 받게 하던 가혹한 시절, 이제 막 중학교를 졸업한 두 친구는 각각 부모가 지식인 계층에 속하는 의사라는 이유로 산골 중에서도 산골인 '하늘긴꼬리닭' 산골로 배치받게 된다. '나'는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뤄는 자명종 시계를 가지고 있다. 산골 사람들이 모두 처음 보는 의심스러운 것들이다.

뤄의 재치로 나는 '모차르트는 언제나 마오주석을 생각한다'는 엉터리 제목으로 마을 사람들 앞에서 모차르트를 연주하고, 화형직전의 바이올린을 구한다. 

글을 다 깨우치고, 이제 뭔가 읽어보려는데, 산골로 쫓겨나서 똥이나 퍼야 했던 두 친구는 또 다른 친구 '안경잡이'에게 발자크를 받는다. '바-알-짜-케'. 중국어로 번역된 프랑스 작가의 이름이 네 개의 표의문자로 하나의 낱말을 이루었다. 번역의 경의로움인가! 갑자기, 앞의 두 음절이 주는 무거움, 그 이름이 불러일으킨 호전적이고 도전적인 울림이 사라졌다.각각이 약간의 의미를 내포한 아주 멋스러운 네 글자가 한데 모여  예사롭지 않은 아름다움을 자아내면서 몇백 년 동안 지하실에 보존된 술에서 나는 향기처럼 이국적이고 그윽한 맛을 풍기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꽁꽁묶여 꼼짝달싹할 수 없던 그 시대에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두 친구는 발자크, 아니 바-알-짜-케의 경의로움을 접하고, 그시기에 산골에선 최고로 아름다운 바느질하는 소녀를 만난다.   뤄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를 멋진 도시여자애들처럼 변화시키고자 했다. 어떻게? 발자크로. 발자크를 읽어줌으로써, 바느질과 산골마을밖에 몰랐던 그녀에게 속됨과 기만과 격정과 욕망, 환상을 심어준다.

발자크는 말한다. '여자의 아름다움은 비할 데 없을 만큼 값진 보물이다' 라고. 사랑을 사랑한 소년과 남자 사이의 어설픈 녀석은 꿈을 사랑한 소녀에서 여자로 변한 그녀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암울한 시대의 짧고,아름다운 소설이다. 작가는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활동하는 중국인이다. 작가의 경험이 녹아나 있는 소설이지만, 이것은 프랑스 소설의 감수성이지 않는가. 그 묘하고 아름다운 부조화는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라는 제목에서부터 잘 나타나있지만,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느끼지 못할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가 꼭 길 필요는 없다. 우리의 질풍노도시기가 그랬던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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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a🦊 2007-09-23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좋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망설임없이 추천해주는 책이랍니다. ^^
 

진정으로 시원한 바람이 거실을 침입하여, 고흐의 그림을 보며, 다이 시지에의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를 읽고 있는 나를 간질- 하고 물러간다. 똥강아지는 하늘색 하트 쿠션위에서 잠을 청하고 있고, 똥고양이는 분홍색 캣타워 꼭대기에 한쪽 다리와 꼬리를 바깥으로 흘린채 늘어져있다. 그네들의 털과 나의 머리카락이 바람의 리듬에 맞추어 살짝살짝 흔들린다.

땅바닥을 응시하던 내 눈에는 흔들거리는 남포 불빛 밑에서 살겠다는 의욕에 떠밀려, 천천히 기어가는 불쌍한 개미 한 마리가 보였다.

우리가 돌아가려고 하자, '안경잡이'가 너덜너덜하게 낡은 얇은 책 한 권을 건네주었다. 발자크의 소설이었다.

누군가 내게 용징이 어떤 도시냐고 물어올 때마다 예외 없이 나는 내 친구 뤄가 하는 말로 대답한다. 도시가 어찌나 작은지 시청 식당에서 양파를 넣은 쇠고기 요리를 하면 온 도시 전체에 냄새가 퍼진다고.

"바-엘-짜-케-!"

 늦은 점심이나 이른 저녁을 고민해야할 시간이다.


                                                                 Vincent van Gogh 'Factories at Asni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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