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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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롤 달의 가장 유명한 열가지 단편을 담고 있는 단편소설집 <맛>은 롤 달을 시작하기에 좋은 입문서이다.
그의 꼬인 위트와 블랙 유머는 단편 소설의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내준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특별히 악인이라던가, 선인으로 태어나지는 않았다. 독자는 매번 마지막 페이지에
뒤통수 치는 장면에 때로는 유쾌함을, 때로는 안타까움을 느낄지도 모른다.
첫 단편 <목사의 기쁨>에서 내가 느낀 안타까움은 목사에게 향한 것은 아니였다만은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순식간에 감정이입해서 함께 안타까워하는 것은 롤 달의 소설이 지닌 매력이다.

<손님>은 열개의 단편중 가장 긴 분량이다. 바람둥이 숙부가 나오는 사막이 배경인 이국적인 이야기에 빠지다 보면 롤 달 특유의 뒤통수치기에 대비하는 것을잠시 잊을지도 모른다.

<맛>은 와인을 소재로 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 중에 하나이다. 롤 달의 소설에 항상 대단한 반전이 있는만큼, 반전을 알고 다시 읽는 이야기에 얼마나 재미있겠나 싶겠지만, 믿거나 말거나, 또 재밌다. 결과를 기대하며 읽어나가게 된다. <남쪽 남자>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 역시 유명한 값을 하는 작품이다.
 
너무 만족스러운 단편집이지만, 결말을 별로 믿고 싶지 않고, 제목도 이해 안가는 모호한 단편 <정복왕 에드워드>는 좀 아쉽다.

동서문화사의 <당신을 닮은 사람>으로 롤 달을 처음 접하게 된 사람이라면, 이 책과 많이 겹친다. 고맙게도 '강' 출판사에서, 꾸준히 롤 달 시리즈를 내주고 있으니,시작만 하면 된다. 롤 달의 세계로 후루룩 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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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8-07-27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의 단편소설은 재미있지만 이책은 4~5편이 동서의 당신을 닮은 사람과 겹쳐서 사기가 좀 애매한것 같아요.혹 하이드님은 두권 다 갖고 계신지요?

하이드 2008-07-27 0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 동서미스테리 왠만한거 다 가지고 있다보니.. 두 권중에 한 권을 사려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Kitty 2008-07-27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추천추천!!

하이드 2008-07-27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 챔피언> 읽으려고 대기중이에요- ^^

turnleft 2008-07-29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관심 도서로 찜!!
 
사명과 영혼의 경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오근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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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무 생각 없이 살면 못쓴다. 열심히 공부하고 남을 배려하면서 살다 보면 저절로 모든 걸 알게 되지. 인간은 그 사람이 아니고는 해낼 수 없는 사명이라는 것을 갖고 태어나는 법이란다. 누구나 그런 걸 갖고 태어나는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유키는 심장외과의 수련의다. 그는 명성높은 일본 최고의 심장외과 전문의 니시조노의 수하에서 수련의 과정을 밟고 있다. 니시노조는 유키가 어릴적 자신의 아버지를 수술대에서 죽게한 그 의사이다. 니시노조와 어머니의 관계에 의심을 품고, 살릴 수 있었던 수술을 실패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검은 의혹을 가지고 의사가 되고, 마침내 그의 수련의가 된 유키.

병원을 상대로 범죄를 계획하는 나오이 조지라는 남자가 있다. 그는 범죄를 위해 심장외과의 간호사인 노조미의 애정을 이용한다. 그가 죽이고자 하는 자는 병원에서 심장질환 수술 예정인 거물급 자동차 회사의 회장이다.

이 책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나온다. 사명을 가지고 있는자와 그렇지 않는자. 니시노조는 환자를 살리는 사명, 유키의 아버지는 시민을 지키는 사명, 심지어 범인인 조지마저도 자신만의 사명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작품의 결말은 따뜻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에 가지고 있는 많은 불만중에 하나가 작품이 너무 짧아서, 따라가기 숨가쁘다는 것이었는데, 이 작품은 너무 길다. 군더더기 내용들이 더 없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기는 하지만,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은 맘에 든다. 드라마틱한 <백야행>이나 <용의자 X의 헌신>같은 내용보다는 <편지> 같은 따뜻한 내용이고, 플롯도 꽤 알차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읽기 시작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메디컬 스릴러인데, 단숨에 읽었다.
세상의 모든 의사가 사명감을 가지고 헌신한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병원에서 사명을 가지고 혼신의 힘을 다하는 이들과 병원에서 죽게되는 환자들의 가족들간의 입장이라던가.에 대한 얘기는 생각할거리를 던져준다.

사람이 죽고 사는 일은 병원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아니, 꼭 사람이 죽고 사는 일이 아니더라도, 개인이 각각의 사명을 가지고 살아갈때 좀 더 믿을만한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나부텀도.

* 근데, 왜 매 챕터의 첫페이지를(무려 61챕터로 이루어져있다.) 얼룩덜룩하게 만들어 놓은 건지 모르겠다. 정말 아무리 잘 봐줘도 얼룩 그 이상으로는 안 보이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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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버스의 <이웃집 살인마>
그리고 작년에 나온 <욕망의 진화>

<욕망의 진화>를 읽다 말때도 생각했지만,
<이웃집 살인마>를 뒤늦게 읽으려니,

왠지 데이빗 버스의 책들에 낚였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고 있다. 인문학 도서치고는 꽤 많이 팔리고, 인기도 있었지 싶은데, 표지덕, 마케팅덕,제목덕이 아닌가 싶다.

 

▶ FBI 살해 데이터베이스
우리는 이전에 연구되지 않은 새로운 FBI 살해 데이터벵스에 접근했다. 이 자료에는 총 42만 9729건의 살인 사건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중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사건이 1만 3670건이었다. 놀랍게도 아내가 살해되는 주요 정황은 '삼각관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경우, 아내는 대게 남편보다 나이가 많이 어렸다. 이처럼 연령 차이가 많이 나는 결혼의 경우 아내가 살해될 위험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데이빗 버스 <이웃집 살인마>中-

이런식이면.. 계속 읽어나가야 하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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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팍 2008-07-25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웃집 살인마 어떤가요? 저도 지금 살까말까 고민중인데;;

하이드 2008-07-25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이빗 버스가 저랑 안 맞나봐요. 둘 다 별로인데, <이웃집 살인>은 더 별로.. 였거든요. 위에 인용해 놓은 글 보시면, 근거에서 결론으로 입맛맞게 점프하죠? 전 쫌 많이 별로였어요.

가넷 2008-07-25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망의 진화는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런데 심리학 계열의 책들을 보면 약간 사기치는 느낌이 들때가 많더군요. 욕망의 진화도 그렇고.ㅡㅡ;;;

하이드 2008-07-25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그런거 있잖아요. 스웨덴의 라이쁘찌히베르그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잠을 평균 2시간 덜 자는 사람이 비만의 확률이 30%가량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잠을 덜 자는만큼 그 시간에 음식을 먹는 것이 원인이라고 합니다. 진짜에요. 이런 연구랑 기사가 있었다니깐요.대학이랑 정확한 수치는 기억 안 나지만, 원인이 저거였어요. <이웃집 살인마> 읽으면서 이 기사를 떠올렸죠. 데이빗 버스가 진화심리학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책은 확실히 사기치는 느낌이에요.
 

네꼬님께 마지막 페이퍼를 바치고 후다닥 나간 카페에서 제일 먼저 발견한 책이 네꼬에요.
고양이 책은 몇권 있지만, 정말 일본애들이 만드는 책들은 ㅎㄷㄷ 하네요.


* 요즘 다시 방에 들어와서 자는데, 나를 졸졸 따라다니는 개님은 글타치고, 고양님도 어느샌가 보면 침대 위에 올라와 자고 있다. 책 읽는데, 이녀석, 기지개 피고, 딩굴딩굴 하다가 침대에서 굴러 떨어졌다. 크크크크크크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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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07-25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살에 있는 양이들, 참 이쁘네요♡

비로그인 2008-07-25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째 저리도 아름다운 동물들이 세상에 있단 말인가.

네꼬 2008-07-25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하하. 나 맨 앞에 고양이 완전 맘에 들어요.

*살청님, 아니 정말 이제야 수정하셨단 거예요? 그동안 제 퍼스나콘은 뭘로 보신 거예요?
 
다이디타운
F. 폴 윌슨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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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SF와 하드보일드의 결합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만, <다이디 타운>에는 무언가 재미난 것이 있다.
이야기는 세가지 연작단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이야기는 꽤 단순하고, 때로는 허술하다.
때는 미래 어느 시점, 어느 행성. 사람찾기에 전문인 (3류?) 사립탐정 시그는 클론 진 할로의
방문을 받는다. 이 세계에는 진민(인간)과 클론( 말 그대로 클론. 진민의 소유물이다.), 그리고 업둥이(엄격한 1인산아제한으로 1명 이상의 아이를 가지게 되는 경우, 버리게 된다. 그 아이들이 업둥이. 꽤나 조직적인 업둥이단이 있다.) 가 있다.

무튼, 첫번째 이야기는 클론 진할로-c( -c는 클론을 의미) 가 시그를 찾아 그녀의 진민 남자친구를 찾아달라고 의뢰한다.
시그는 클론을 가장 싫어하고, 클론을 소유하고 이용하는 사람을 더 싫어한다. 하지만, '금덩이' 덕분에 의뢰를 맡기로 한다.
두번째 이야기는 시그를 찾아온 업둥이를 버린 아버지.가 자신이 버린 아이가 무사한지 알려달라고 한다. 시그는 업둥이 BB를 만나게 되고, 아이를 찾아봐주는 조건으로 최근 일어나는 업둥이 추락사건에 대해 조사해주기를 바란다. 
마지막 이야기에서 시그는 모든 업둥이들의 엄마인 웬디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결론으로.

첫번째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그 다음이 두번째, 그 다음이 세번째

미래의 어느 곳에서 사립탐정, 창녀, 밀매업자, 사기꾼, 위조범, 정지면허 의사, 버려진 아이들, 등등등 등등등이 나오는 이야기는 꽤 재밌다.

웰메이드 하드보일드가 아니더라도 (하긴, 웰메이드와 하드보일드가 어울리기나 하나) 마음을 끄는 것은
심지어 한번 더 읽을 마음이 드는 것은 이 소설이 가진 키치한 SF하드보일드로서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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