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태는 처음 만양루에 들어간 날이 잊히지 않았다. 경주에서 돌아온 겨울 어스름 새벽이었다. 어둠에 잠긴 사위에서 불빛을 발견하고 걸음을 옮겼더니 서재였다. 행수 어른이 밤 새워 글을 읽으시나 짐작하고 엿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빈 서재 문 앞에도 등을 밝혀두라 명령한 이는 물론 서상진이다. 진태는 만양루에서 홀로 그 새벽을 보냈다. 서책을 들어 만지고 냄새 맡고 귀 기울였다. 동이 터오자 서재로 깔리는 햇빛 속에서 멈춘 듯 움직이고 움직이는 듯 멈추는 서책의 먼지들이 신비로웠다. 훗날 조선 으뜸 장사꾼이 되면 이처럼 멋진 서재를 갖겠다고, 또 평생 불이 꺼지지 않는 방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불이 꺼지지 않는 모두에게 개방된 서재, 불이 꺼지지 않는 꽃집, 술집 말고 꽃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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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8 21: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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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친구가 시골에 가서 살기로 한다.

 

시골에서 살기로 했으니 밭도 일궈서 먹거리는 직접 해결해야 하고 뭐 그런 로망 같은거 없고, 일단 시골에 살기로 한다.

 

두 독신 친구가 번갈아 혹은 같이 주말마다 도시의 유명맛집의 유명 먹거리를 사들고 놀러온다.

'뭐뭐의 뭐뭐라니 역시 센스쟁이' 이 패턴

 

그들은 주말이면 숲으로 간다.

 

도시의 삶에 익숙한 이들에게 그들보다 조금 더 숲의 삶에 익숙한 친구는 숲을 보고 느끼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 그런가' 하는 정도의 느낌을 묻히고 그들은 다시 그들의 도시에서의 삶으로 돌아간다.

 

짜증나는 회사에서의 일들, 고객과의 일들이 으익, 너무 실감나.

 

그럴때면, 그들은 숲을 떠올린다.

그리고 마음을 다잡는다.

 

현실의 짜증은 겪어봐서 알겠는데,

숲의 힐링은 못 겪어봐서 머리로만 이해할 뿐이다.

 

누구 주말마다 숲에 갈 친구 거기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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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드백 도착!!!

 

 

 

 

 

 

 

 

 

 

 

 

 

 

 

 

 

 

 

 

 

 

 

 

 

 

 

 

 

 

 

 

이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때의 열광을 기억한다. 처음 이 믿기지 않을만큼 아름다운 천장정의 세계문학 시리즈를 본 것은 어느 캐나다 사람의 블로그에서였다. 알고보니, 영국에서만 판매. 그것도 죄다 품절. 영미권의 아름다운 표지의 펭귄 세계문학을 사랑하는 많은 북러버들이 영국에서, 혹은 나중에 검색검색 하다 알았는데, 캐나다의 중고서점에서 구할 수 있었다.

 

후에 미국 아마존에서 판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한참이 지나서였고, 반년쯤 후에야 나올 -_-; 시리즈를 프리 오더 하고 있었다. 달력에 동그라미 쳐두고, 그 달에 주문해서 마침내 받아서 처음 책을 쓰다듬었을때의 그 환희란. 우왕 -

 

펭귄 블로그에서 봤던 코랄 스미스의 인터뷰는 못 찾았는데, 아파트먼트 테라피에서 인용해둔거.

 

 

"All the books in this series have patterns that adhere to a strict grid...we set up mood boards of visual ideas - textures, ornaments, objects, colours, all inspired by themes from the stories or by the period, or just the novel's atmosphere"

 

디자인 스폰지의 인터뷰

 http://www.designsponge.com/2009/10/interview-coralie-bickford-smith-penguin-classics.html

 

 

How was the Cloth-bound Classics project conceived? How did it evolve? Was coming up with patterns one of the original concepts?

The series grew out of my mild obsession with cloth bindings, which I’ve been able to indulge on an occasional basis for a while. Titles including Hans Christian Andersesn’s Fairy Tales and Penguin’s Poems for Life were well received and – crucially – sold well, so it was decided that I would bring a similar aesthetic to this series. I decided early on to use patterns that all conform to the same grid – it seemed the best way to impose a recognizable style that could work across a series of ten or more books, while allowing the covers to convey something of the character of the individual titles.

How did you choose the motifs for the patterns? Was it hard to narrow down an entire novel into one icon?

One of the great things about designing for the classics is that the material is so rich and full of possibilities – it’s not about finding the one and only perfect signifier for a book, but one that works within the context of this series, and perhaps which takes a slightly new angle on a familiar work. I read the books and discussed them with one of out picture researchers, Isabelle De Cat, then we created mood boards full of ideas, and narrowed it down from there. Some of the final patterns are more literal than others. The peacock feather on Dorian Grey, for example, plays on the book’s themes of vanity and the superficial, whereas the leaf motif on Jane Eyre refers directly to the lightning-blasted chestnut tree, a concrete element in the text that serves as a potent symbol of the book’s central relationship.

 

 

 

What were the biggest challenges in this project?

Getting the foil blocking right took some time. Matte foil is a tricky material, especially on cloth, with different colour foils behaving differently on press, and I was quite demanding in terms of getting as much out of the process as possible. So there were visits to the printers, discussions and experiments. I had to make fine adjustments to some of the designs to take account of the tolerances of the machines, and the printers put in a lot of work to achieve the end result as well.

 

 

 

 

 

북로드의 세계문학 시리즈 담당자는 무엇을 고민했는지 묻고 싶다.

실물의 퀄러티나 패턴의 디테일마저 조악해서, 서점에서 마주할때마다 존재 자체가 참담하다.

 

책을 그 표지로 판단하지 말라. 라는 말이 있다. 동의한다.

하지만, 출판사의 이름을 건  '세계문학' 시리즈를 내는 것에 있어, 표지와 장정에 대한 마인드를 보니,

이 시리즈는 보나마나다.

 

열린책들, 민음사, 문학동네, 문학과 지성사, 을유, 바벨의 도서관, 펭귄클래식코리아 등등. 세세하게 파고들면 각각의 작품들에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각각의 출판사들의 '세계문학' 시리즈를 관통하는 콘셉트만은 분명하다.

 

북로드 세계문학 시리즈의 콘셉트는 무엇일까??

 

 

* 플러스, 역자 정보 없는 세계문학 시리즈에 '북로드' 와 '더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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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영 2016-02-19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성과 감성만 구입하셨나요 아니면 아예 세트로 구입하셨나요? 아 소장욕구 팡팡 터지네요

하이드 2016-02-19 23:09   좋아요 0 | URL
열 권 정도 있어요. 실물은 더 예쁩니다. ^^
 
아이스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이동윤 옮김 / 검은숲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87분서 시리즈의 재미를 상중하로 나눈다면, 하. 정도의 재미이지 않을까. 특상의 재미인 살인의 쐐기를 읽고 난 다음이라면 더욱더. 87분서에 대한 애정으로 읽을 작정이 아니라면, 추천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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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주인공 캐시디 블랙이 첫 등장한다.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인생을 걸고 펼치는 마지막 승부. 달이 공허의 틈에 숨을 때, 진짜 어둠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날 밤, 그 시각에 일어난 일이 단순한 우연이었는지 아니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공허한 밤의 틈새로 불행을 내뿜는 달 아래에서, 캐시 블랙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의 반쪽이자 절도 파트너 맥스를 잃어야만 했다. 5년의 수감생활 끝에 가석방의 기회를 얻은 캐시는 전과자라는 신분의 한계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한 번 범죄로 눈을 돌린다.

 

 

 

 

 

 

스튜어트 맥브라이드 <콜드 그래닛>

형사 로건 맥레이 시리즈 제1편. 2005년 첫 선을 보이며 2013년 현재까지 총 8편의 시리즈가 발표된 스튜어트 맥브라이드의 로건 맥레이 시리즈는 스코틀랜드의 화강암 도시 애버딘을 배경으로 잔혹한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로건 맥레이와 그 주변의 다양하고 개성적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 스릴러와는 차별성을 두는 차갑고 건조한 분위기와 함께 로건 맥레이 시리즈에서도 발 맥더미드, 이언 랭킨 등 스코틀랜드 대표 작가들로 대표되는 스코틀랜드 특유의 타탄 누아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또한 <콜드 그래닛>은 발표 후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범죄 문학 작가로 손꼽히는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에 근접했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대중성과 완성도에서 큰 평가를 받았다.

 

 

 

요즘 가뜩이나 책을 많이 사서 .. (누가 샀지?!) 읽을 책이 샵에 -_-;;; 쌓여 직원 눈치가;; 눈치가;;; 근데, 또 완전 읽고 싶은 미스터리 두 권 도! 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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