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게 산다>를 내가 좀 많이 애정했는데, 사실, <소식의 즐거움>은 쉬이 손이 가지 않았다.

왜냐, 소식도 별로고, 먹어라 마라 하는 것도 별로라 말이다.

 

근데, .. 어쩌다 사게 되었고, 설득당하고 있다!

 

50년 전에는 수저, 접시, 잔, 샌드위치 등을 비롯해 모든 것이 더 작았다. 영국식 샌드우치는 지금 런던에서 볼 수 있는 것의 절반 크기였다. 온갖 채소가 들어 있고 마요네즈가 뚝뚝 흐르는 지금의 샌드위치는 사방에 흘리지 않고는 한 입 베어 물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예전에는 아이들 간식으로 바나나 한 개면 충분했지만, 오늘날에는 빅맥 세트, 샌드위치, 푸딩, 냉동식품, 추콜릿바, 설탕이 든 음료수 캔 등을 정상적인 양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은 그 '단위'로 제시된 양을 전부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식품회사는 우리 위장이 그것을 다 소화할 수 있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 욕구에 대한 조정권을 그들에게 내맡긴다. 아무 생각없이 단지 '한'개를 먹는다는 것에 만족하면서 말이다.

 

맥도날드 감자튀김 한 봉지의 칼로리가 나온다. 1960년대에 200칼로리, 1970년대 말에 320, 1990년대 중반에는 450칼로리, 1990년대 말에는 550! 그리고 2005년에는 610칼로리!! 어느 나라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가격과 함께 영양학적으로 형편없이 양과 칼로리를 늘린채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심플하게 산다> 를 읽었을 때도 느낀건데, 어느 한 문단 옮기는게 쓸데없이 느낄만큼 책이 전체적으로 다 좋다. 여전히 백프로 공감하지 않지만, 그것 또한 작가의 의도에 맞는다고 생각한다.

 

신간이 나왔다.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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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9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마다 소지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

 

시마다 소지 장편소설.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에 이은 두 번째 '형사 요시키 시리즈'이다. 2013년 현재 총 15편의 '형사 요시키 시리즈'가 출간되었으며 이 중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을 포함한 4편은 일본 민영방송국 TBS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은 시리즈 판매 순위 2위에 오르며 주인공 요시키 다케시의 인간적인 면모와 어떤 작품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강렬한 로맨스, 본격 추리소설로서의 본질, 그 어떤 것 하나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마다 소지나 요코미조 세이시가 나와줘야 '역시 여름에는 미스터리지' 하는 기분이 든다.

이 표지도. 검은색 표지에 알록달록 으시시한 그림 그려져 있는 그림들 그려져 있는 .. 시공사 표지가 검은숲 표지에 차용된건지. 여튼, 이 느낌이다. 검은 표지에 저 폰트, 시마다 소지. 긴기 제목.

 

요시키 형사 시리즈다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미스터리였다.

이번 신간의 제목도 만만치 않다.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이라니.

 

오늘부로 끝날 여름휴가 다시 당겨서 읽고 싶은 책이지 않은가.

 

 

 

 

 

 

 

 

 

 

 

휴가는 끝났다.

직원 휴가도 끝났고, 내 휴가 아닌 휴가도 끝났고, 오늘을 마지막으로 꽃시장 휴가도 끝난다.

 

우울해서 미칠것만 같은 상황 속에서 '여름의 묘약'을 읽으며, 이게 사는건가. 생각했다.

돈은 모이지 않고, 날은 덥고, 집에서 라면이나 끓여 먹으며 그 와중에도 유일하게 사랑스럽고 기분 좋아지는 고양이만 가만히 쳐다보았던 것 같다. 대부분의 시간은 새로 시작한 드라마들을 찾아다니며 다 봐버렸다. 다운받고 어쩌고도 없고, 그냥 누워서 딩굴거리며 스마트폰으로 다 볼 수 있었다. 비러먹게 좋은 세상.

 

돈을 찾고, 돈을 입금하고, 돈을 이체하기 위해서만 집을 나섰다.

돌아오는 길에 도로위에 죽어 있는 아기고양이를 만났다. 딱딱해져 사람들의 눈에 발에 잔뜩 채이고 있는 아기 고양이를 두고 발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알아보니,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구청이나 다산 콜센터에 신고하는 일밖에 없었다.

도로 앞 꽃집에서 박스와 신문지를 얻었다.

죽은 고양이를 박스 안에 넣기까지 용기를 그러모았다. 아기는 딱딱했다.박스 안에 뉘여주고, 신문지를 이불처럼 덮어주었다.

고양이의 영혼이 빠져나간 너무나 멀쩡해보이고, 눈까지 뜨고 있던 아기 고양이. 집에 와서 말랑말랑한 말로를 꼭 끌어안고 얼음을 잔뜩 넣은 카누를 마셨다.

 

2013년의 8월은 너무나 덥고, 너무나 갑갑하다. 꽃일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앞이 깜깜하다.

휴가는 끝났으니, 내일부터는 이렇게 저렇게 해보자. 힘내서 해보자. 고 얘기했다.

 

휴가는 몸뚱이를 쉬게 해 주었으나, 마음을 잔뜩 어지럽혔다.

 

8월 7일이다. 개시도 너무나 늦었고, 집에 갈때까지의 매출도 뻔하다.

 

서재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세가지를 물었다. 이렇게 오래 비비적대고 있는데, 생각나는 것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이다. 당연한건가.

 

쉬는 동안 봤던 여자주인공이 귀신 보는 드라마 : 후아유, 주군의 태양

굿닥터의 주원의 말처럼 '아기 고양이도 어른 고양이가 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생각했다.

 

아스크리피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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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3-08-0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진짜 만만찮네요. +_+ 바로 보관함에 넣습니다. ^^
아기고양이의 시신 수습. 쉽지 않았을텐데요. (저는 못 할 듯. ㅠ_ㅠ) 장하세요.
여름이 꽃계의 불황이로군요. 어떻게든 열심히 하시려고 안간힘 쓰시는 게 보이는데, 안타까와요. 어떻게, 돌파구가 있으면 좋겠네요.

사진은 여전히 예쁘고. ㅠ_ㅠ

하이드 2013-08-09 17:21   좋아요 0 | URL
안쓰러운 마음과 죽음을 무서워 하는 마음이 마구 섞여서 ..쉽지 않은 순간이었어요.

여름이 비시즌인데, 요즘은 날씨니 뭐니 점점 더 비시즌 되어가요. 이러다 외국처럼 막 한달 이상씩 바캉스 ~ 이런거 .. ㅎㅎ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가장 무서운 일은 기억을 잃는 것. 내가 더이상 내가 아니게 되는 것. 그가 더 이상 그가 아니게 되는 것. 현실공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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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담
누쿠이 도쿠로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사람은 언제 변할까?

 

남자는 군대를 다녀오면 변한다고 한다. 주변을 보면 그렇다. 회사에 들어가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그렇다. 그것도 맞더라.

결혼을 하면 또 변한다. 정말 그렇다. 아이가 생기면, 다시 한 번 지금까지의 모습을 탈피하고 변한다.

 

여자는 남자처럼 그렇게 어지러울 정도로 휙휙 변하지 않는다. 변하더라도 그 전의 모습을 마음 한구석 담고 있고, 자신의 변한 모습, 이전의 모습을 자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변하는 건 아니다.

 

사랑과 자존감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 사람이 하는 일은 그 사람의 정체성을 의미한다. 정체성이 확실하다면, 자존감이 낮을리 없어야 하지만, 예외적으로 자존감을 강하게도 약하게도 만드는 것이 아마 '사랑' 이라고 믿는 그 무엇일 것이다.

 

어쩔 수 없는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치열하게 사랑하고, 살아낸 사쿠라 레이코를 응원하고 싶은 이유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연애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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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프카 2013-08-05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 좀 아닌듯...네 작품 모두 분야와 내용이 다른데 표지의 중요 컬러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식상하다는 카테고리에 집어넣는건 무리있는 의견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걸로 치면 여기 <연필깎기의 정석>은 왜 없나요?

하이드 2013-08-05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큐 검사할 때 위의 표지들과 연필깎기의 정석 있음 그거 콕 찍어야죠

불나방 2013-08-0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나온 순서로 따지면 <나는 항상 패배자에게 끌린다>가 제일 먼저네요? ㅎㅎ

그렇게혜윰 2013-08-05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들말고도 가끔 표지들에서 기시감을...

하이드 2013-08-05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각의 표지가 나쁜건 아닌데, 표지 모니터할때 비슷한 느낌의 다른 표지 있는건 피하는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위 네권중 두권 읽어봤는데, 꼭 저 표지여야할 이유도 없어보이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