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이클 코넬리 <에코 파크> 해리 보슈 시리즈

 

  보슈는 자신이 국장실로 쳐들어가서 국장이 그의 이름과 그의 명령으로 어던일이 행해지고 있는지 아느냐고 따져 묻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그러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보슈는 그 생각을 접고 5층 버튼을 눌렀다. 경찰국 내에 만연해 있는 복잡미묘한 관료들과 정치가들을 완전히 이해시키긴 불가능하다는 걸 잘 알고 이었기 때문이었다. 먼저 그 자신이 조심하지 않았다면 온갖 추악한 짓을 하는 자들에 대한 불평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을 것이었다.

 

 

 

2014년 새해는 해리 보슈로 시작했다. 시리즈는 재미 있어도, 재미 없어도 나오면 반갑고, 읽으면 재미있고, 다음 시리즈를 또 기대하게 된다. 약간 '재미있기로' 짜고 치는 고스톱같은거라 의외성 같은건 잘 없다. 알고 있는 사실들에 하나씩 계속 덧붙여 나가며 캐릭터와 함께 나이들어 가는 재미. 이번 <에코 파크>는 그리 맘 편하게 읽을 수 없었던 시리즈다.

 

키즈 라이더의 이야기. 해리 보슈와 닮아 있는 사이코 패스 이야기 그리고, 행동이 먼저인 것은 변함 없지만, 조심하는 해리 보슈 이야기. 마음 졸이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런 경험들을 쌓고, 오랜 오픈 케이스를 클로즈하는 해리 보슈를 만났다.

 

2. 레이첼 깁슨 <사랑이 틀림없어>

 

  조의 미소가 사라졌다. 잠시 잊고 있었다. 저 사다리 위에 선 그녀 온몸의 곡선에 햇빛이 쏟아지는 것을 지켜보느라, 몇 분간 저 여자는 살짝 정신이 나갔다는 걸 잊고 있었다. 가브리엘 브리드러브는 언뜻 정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업보와 오라를 믿고, 사람의 성격을 별자리에 따라 판단하는 사람이었다.

 

 

 

 

 

트윗에서 누가 '로맨틱하게 야한 이야기' 라고 하길래 백만년만에 사 본 로맨스물 ( 그간 로맨스물을 안 읽었던건 아니지만, 미스터리, 호러, 스릴러가 주인지 로맨스가 주인지 하는 것들이었고 ) 이었다.

정말 재미있고 설레는 로맨스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아님, 되게 웃기고 유쾌하다 감동 확 몰아치는 로맨스 소설이나. 로맨스소설 재미있게 보던 때도 있었는데, 우짜다 이렇게 로맨스 소설이 지루해졌는지 ㅡㅜ 옛날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 찾아볼까 싶은데, 작가 이름도 책 제목도 죄다 레드선

 

3. 선대인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집이든 땅이든 사두면 언젠가는 오른다' 는 말이 결코 틀린게 아니었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특히 일하고 돈버는 생산 가능인구( 20 - 64세)와 주택 수요인구 ( 35- 54세) 가 지속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는 대체로 높은 성장세를 구가했고, 주택가격은 꾸준히 올랐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다.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구가 줄고, 특히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주택수요 연령대 인구가 급속히 줄어드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가 JTBC 토론을 봤다. 이 똑똑한 사람들이 떠 먹여 주는걸 넙죽 넙죽 받아 먹으면 되는구나. 싶으면서, 정말 이 나라는 왜 이 따위냐. 싶다가, 암울해졌다, 희망을 가졌다 복잡미묘하게 새해 첫 날을 보냈다.

 

선대인의 이 책을 정말 이 페이퍼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강력추천한다. '집'에 사는 모두에게 강력추천한다.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저기 청와대 계신 분 머리에 이 책을 이식시켜 버리고 싶다.

 

12월 30일 앓고, 31일 예약 소화하고, 마무리 하고, 1월 1일은 아침에 나와 예약만 내드리고 별다방 가서 무려 새해 맞이 선착순 15인 안에 들어 커피를 공짜로 마시며 띵가띵가 하고 집에 일찍 들어와 책 읽고, 트윗트윗하며, 토론 보다 고양이랑 놀다 그렇게 첫날 보냈다. 오늘까지 꽃시장 휴가고, 내일부터 바빠질꺼고, 오늘도 쉬는날 같은 기분으로 ( 정초부터 -_-; 나의 정초는 1월 첫번째 주말, 금요일, 내일, 3일부터 시작하는 걸로) 휴가기분 내 보려 한다. 매일 샵에 나오는 어정쩡한 휴가이긴 하지만.

 

2014년 네번째로 읽기 시작한 책에 당분간 발목을 잡히지 싶다.

 

여튼, 선대인 책 꼭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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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4-01-02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좋은 일들 많이 많이 생기는 한 해 되시길 바래요. ^^
그리고, 선대인 책 저도 꼭 읽어볼께요. +_+;

mira 2014-01-02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대인책에 저도 관심이 가는데요 ㅎㅎ

blanca 2014-01-02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손석희가 진행하는 토론 봤는데 정말 현안들이 쏙쏙 들어오게 명료하게 짚어줘서 하이드님 말씀하신 게 너무 공감가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이드 2014-01-03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4년에는 좋은 이야기만 잔뜩 들고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아요~ 건강하고~ 여유 찾을 수 있는 그런 해가 되기를 바래요!
 
레코드를 통해 어렴풋이
김기연 지음 / 그책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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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커버들은 예쁘지만, 독자에게 호소하고, 가르치려고 하는 글은 참고 읽기 힘들다. 예쁜 커버로 보면 되지, 뭘 또 그렇게 배려해라, 사랑해라, 가족한테 잘해라 등등등 등등등 쏘 쿨한 앨범커버 디자이너가 애초에 그런 꼰대 혹은 마더 테레사 같은 맘으로 커버를 디자인 했을리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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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나무 아래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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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쉽다. 너무 빨리 읽어버렸어.

너무 재미있는 탓이야.

 

오랜만에 읽어서이기도 하지만, 처음 긴다이치 시리즈를 읽었던게 DMB의  '혼징 살인사건' 단편집이었고, 아주 많은 긴다이치 시리즈를 읽고 이제 다시 단편집으로 돌아와 '백일홍 나무 아래'를 읽는 느낌이 남다르다.

 

<살인귀>, <흑난초 아가씨>, <향수 동반자살> 표제작인 <백일홍 나무 아래>까지 빠지지 않고 재미있다.

긴다이치 소설을 전후 소설이라고 하는 것도 이 단편집에서 특히 더 와닿는다. 전쟁으로 파괴된 몸과 마음들에 대한 이야기들.

 

읽으면서 이제 아마 앞으로는 더 이상 안 나올 것 같은 시리즈를 복습하고 싶어졌다.

 

<혼징 살인사건>, <이누가미 일족>, <옥문도>와 같은 호흡 길고 이미 책으로 드라마로( 드라마도 여러버전으로다가;) 봤던 이야기들 말이다.

 

뻔해서 지루하고 식상한 것과 뻔해서 더 재미있고, 계속 읽고 싶은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드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단편집이다. ( 물론 이 책은 후자)

 

'살인귀'의 버라이어티한 등장인물들, '흑난초 아가씨'의 백화점을 배경으로 한 기괴한 아가씨 이야기.

'향수 동반자살' 에서는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 을 떠올리게 하는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백일홍 나무 아래'의 라스트신은 우와 -

 

이렇게 아쉬울 줄 알았더라면, 더 아껴 읽었을텐데 싶지만, 지금이 딱 복습할 타이밍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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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이 나왔을 때 서점에서 훑어보긴 했지만, 어제 책 도착 후 오늘 아침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읽어봤다.

반복되는 운동이 많이 나온다. 그 때 그 때의 상황에 대한 것이라고 하지만,여튼 같은 그림이 반복되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각각의 성공사례 사진과 소개가 너무 길다. 그 두가지를 빼면 만족스럽다. 시중에 나와 있는 교정 책들 중에는 가장 쏙쏙 들어와 이 책으로 비틀어진 몸을 교정해보겠어. 라는 결심이 들게 한다.

 

실용서에서 별 기대 안했던 프롤로그를 부분 옮겨 본다.

 

정말 걱정이다. 사람들이 외계인 ET 체형으로 바뀌고 있다. 15년가량 체형 교정을 해오면서도 최근의 거부곡증후군처럼 빠르게 급증하는 신체이사 현상은 과거에는 못 본 것 같다. 비만보다 그 증가 속도가 더 가파르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전 연령의 사람들이 외계인 ET처럼 목을 앞으로 쭉 뺀구부정한 거북목으로 변형되어 가고 있다.

 

데이트하는 카페에서도 앞사람과는 더 이상 눈빛을 교감하면서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소중한 연인이나 친구, 심지어 부모님을 앞에 두고도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 창에 혼을 뺏긴 듯 열중한다. 이게 과연 옳은 현상일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15년가령 체형 교정 지도를 하면서 체형 교정 전문가보다 점점 철학자가 되어간다는 느낌이다.

 

내 자식이 초등학생 3학년도 되지 않아 목디스크에 노출되고, 거북이처럼 목을 쭉 뺀 볼품없이 구부정한 불량 자세 체형으로 변형되고, 곧아야 할 척추가 꽈배기마냥 흉측하게 비틀어지고, 골반은 걸음걸이를 망가뜨릴 정도로 좌우로 틀어진 모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무엇보다 내 자식의 영혼은 어느새 안드로메다에 간 듯, 더 이상 진지한 소통이 어려운 실정이다.

 

프롤로그의 마무리는 이렇다.

 

후덥지근한 여름, 상담실 밖 수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거북목 자세로 거니는 모습을 보면서...

 

책에 나온 거북목 체형 체크리스트를 옮겨본다.

난 뜨끔하고 헛웃음이 나올지경이었는데, 여러분들은?

 

ㅁ 허벅지가 앞으로 튀어나와 있고 군살이 많다.

ㅁ 무릎이 구부러져 있다.

ㅁ 엉덩이가 쳐져 있다. 탄력이 적다.

ㅁ 엉덩이에 군살이 쌓여 있다.

ㅁ 골반이 벌어져 엉덩이 모양이 펑퍼짐하게 퍼지고 납작하다.

ㅁ 종아리가 경직된다 오래 걸으면 힘들다.

ㅁ 다리가 잘 붓는다.

ㅁ 아색이 어둡다.

ㅁ 목에 주름이 많다.

ㅁ 옆에서 봤을 때 목이 거북이처럼 쭉 빠져 있다.

ㅁ 좌우 쇄골 모양이 다르다. 한쪽은 일자로 펴져 있고 한쪽은 휘어지거나 틀어져 있다.

ㅁ 가슴이 축 처져 있다. 탄력이 적다.

ㅁ 좌우 가슴이 답답하고 폐활량이 줄어들었다.

ㅁ 소화가 잘 안 된다.

ㅁ 명치 부위 또는 가슴 속에서 콕콕 찌르는 느낌이 든다.

ㅁ 아랫배가 불룩 튀어나와 있다.

ㅁ 복근이 약해져 아랫배가 탄력 없이 축 처졌다.

ㅁ 복부에 군살이 집중적으로 쌓였다.

ㅁ 뒷목에 군살이 많다.

ㅁ 뒷목이 굳어 항상 아프다.

ㅁ 어깨가 앞으로 말려 굽어 있다.

ㅁ 어깨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ㅁ 어깨에서 소리가 난다.

ㅁ 좌우 어깨의 높낮이가 다르다.

ㅁ 항상 어깨가 아프다.

ㅁ 어깨가 틀어졌고 뻣뻣하게 경직된다.

ㅁ 등이 굽었다.

ㅁ 항상 등이 아프다.

ㅁ 팔꿈치가 항상 구부러져 있다.

ㅁ 팔꿈치 부위가 비틀어졌다.

 

'예'가 15개(50%) 이상이면, 거북목의심. 19- 22개 이상이면 거북목으로 건강에 해를 끼치는 수준.

25개(약 80%) 이상이면,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이 총체적인 망가진 몸매의 리스트는 뭐란 말이지? 이게 다 거북목 때문이라고? 싶은데,

일단 머리 무게가 5kg 정도 된단다. 이 머리를 목이 C자 형으로 아름답게 받치고 있지 않으면, 5kg 의 하중을 버티기 위해 그 아래가 다 무너지는거. 이건 이해 팍팍 된다.

 

어깨, 쇄골, 척추, 골반까지 비틀어지게 하는 '거북목'

이게 제일 무섭다. '목뼈가 비틀어져 경추를 관통하는 경동맥이 눌리게 되기에 자연히 뇌에 산소 공급이 잘 안 되어 두통과 만성적인 편두통에 시달리게 된다.'

침 놓으시는 분이 목, 어깨가 뭉쳐서 뇌에 좋은 피가 못 올라간다고 했는데, 비슷한 이야기인가보다.

 

머리와 몸을 이어주는 '목'은 알고보면 정말 중요한 부위.

목, 어깨, 팔 아파. 를 직업병으로만 생각했지, 이렇게 될 때까지 방치하고, 개선할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니, 새삼 반성.

 

하루 30분씩 이 책의 교정운동을 해볼 생각인데 ( 워낙 관심(만) 많았어서 새로운 운동은 없지만, 책으로 두고 두고 보며 하는 것이 좋다) 목 근육도 튼튼하게 만들고, 자세도 교정하고, 뻣뻣에서 유연으로 가는 것이 2014년의 가장 큰 운동 목표.

 

 구체적 계획을 세워야 성공확률이 높은데,

 

 일단 나의 모든 계획은 월- 토. 일요일은 모든 걸 내려 놓는 날. 비스무리하게. ( 아 .. 일요 알바 구하고 싶다 .. (먼 산)) 할 생각.

 

 오전 시간에는 일어나서 시장 가고 가게 오픈하기 바쁘므로 샵에 있는 시간 중 여유로운 시간에 해야 하는데,  잠 오는 사람 없는 2-4시가 딱 좋다.

 

 3.6.9 면 어떨까. 싶다.

3시, 6시, 9시에 20- 30분씩 교정운동. 세 번 중에 두 번 하는 걸 목표로.

 

 

 

뭉치고 굳고 우득거리는 근육과 관절을 다 풀어버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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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애니메이션의 원작이 될 수 있는 책은 좀처럼 없습니다. 그런데 평생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 어렵겠다고 생각한 작품이었는데 '지금이라면 될지도 몰라' 하는 시기가 오는 일도 있습니다. 수십 년에 한 번뿐인 바로 그 기회이지요. <마루 밑 바로우어즈>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은, 이제 어른들 아니 인간들이 마치 세계에 대해 무력한, 소인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0세기가 끝나갈 무렵에 저도 종말을 다룬 작품을 했습니다만, 그런 종말론이 유행한 무렵의 '종말'에는 어딘가 감미로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거품이다 뭐다 돈 좀 벌었다며 온통 방방 떠다닐 때 '바보들, 머지않아 힘들어질 거야.' 하는 작품을 낼 때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종말'이 이처럼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규모가 되어버리면, 진절머리가 나고 맙니다. 현실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니까요.

 

어느새 모두가 소인이 되어버린 겁니다. 세상에 대해 무력해져서 한 푼이라도 싼 게 낫다는 둥 하찮은 문제로 우왕자왕하고 있습니다. 시야도 정말 좁아졌습니다.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어떤 인간으로 살 것인가 논하던 거대한 주제는 지금 건강이나 연금 이야기로 바뀌어버렸습니다. 담배를 끊어라, 대사증후군이 어떻다 하는 정말 대수롭지 않은 내용들뿐입니다.

 

'마루 밑 바로우어즈'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영국의 혹독한 시절을 배경으로 쓰였으므로, 물질적인 며늘 포함해 살아가는 어려움이 생생히 담겼습니다. '이대로는 애니메이션이 될수 없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는 다른 의미의 어려움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면 애니메이션이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한 것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책으로 가는 문'을 읽었다.

 

이 책 분명, 어디선가 인용해둔거 보고, 읽고 싶었던 책에 대한 인용이 있어서 산건데, 어떤 책이었는지 다 읽어도 절대 기억나지 않지만, 이 책 자체로 남은게 많다.

 

첫째로, 책이 정말 예쁘다. 짜임새가 아주 그냥 신경 잔뜩 쓴 잘 만든 책이다. '현암사'가 이렇게 책을 예쁘게 정성껏 만드는 출판사였구나. 드디어 각인되었다.

 

그 다음으로 느낀건 미야자키 하야오는 그 연세에도 절대 꼰대가 아니구나. '어린이 문학'을 늘 생활에 접하고 있어서인 것일까? 얇은 책이고, 책소개도 간단간단한데, 단순한 말 속에 담긴 깊음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은 문장은 위에 인용한 문장이다. 세계에 대한 무력한, 소인이 되어 버린 현대인. 그런 시기에 '마루 밑 바로우어즈'를 드디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인터넷 이미지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고급스러움이 이 책 표지에 있다. 엄청 비쌌을 것 같은 표지 ^^; 엄청 비싸 고급스러운데, 그게 확 안 보이고, 아주 잘 봐야 보여. 그래서 더 디자이너와 편집자의 고집이 느껴진달까.

 

버나드 쇼의 글을 읽으면, 지금 현재 한국의 이야기를 하는 것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그 때도,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 때도, 그리고 지금도 이렇게나 같은 느낌인건, 어리석은 역사의 반복 때문인걸까? 발전하고 퇴보하고 발전하고 퇴보하면서, 그래도 두 보 앞으로 나가고 한 보 반쯤 뒤로 오는거여서 반보쯤은 앞으로 계속 나아지는 거였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매일매일 조금씩 나아진다는건 다 뻥인가.

 

얼마전 본 그림 만평도 문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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