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샀다. 마지막 노트북은 퇴직하면서 샀더랬으니깐, 근 7년만인가보다. 컴퓨터를 산 것은 제작년 5월 시즌 마치고, 아주아주 오래된 샵컴퓨터가 맛이 가면서 동생군이 조립해준거. 그러고보니 컴퓨터 없이 서재질도 참 오래 징하게도 했네.
기계의 발달은 놀랍다. 동생군은 130만원 정도 하는 삼성 컴퓨터를 해외 직구로 60만원 정도에 샀고, 헐, 난 이 번듯한 레노버 노트북을 30만원대로 샀다. 돈 쓰는거 하나하나 다 조심스럽긴한데, 작년 5월 시즌 마치고 카메라가 그랬듯이 이 노트북으로 백배 가치 뽑아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그러고보면, 예전의 나는 늘 최신형, 브랜드,를 찾았는데, 나지만, 참 내 변화가 놀랍다. 핸드폰도 신형 나올때마다 사고 그랬는데, 지금은 동생군이 무슨무슨 대란에 태워준다고 해도, 핸드폰 전화 멀쩡하게 잘 걸리는데 왜 사. 라고 하고, 노트북도 쭉 소니 바이오만 샀는데, 가성비를 찾는다.
주말에 남긴 글이긴 하지만, 답변도 없고, 나는 심각하게 서재를 닫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리뷰만 남길지, 어쩔지. 좀 칙칙해진다 싶었던 꽃사진들을 돌려보니, 정말 그 동안 왜 그냥 넘어갔는지,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 나는 내 서재 정체성을 책블로그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마지막까지 하고 싶은 일이 꽃일이다보니 꽃색깔이 구리게 나오는건 가장 못 참을 일이다. 십여년간 서재를 해오면서 십여년간 시행착오 겪기를, 블로그 두 개는 힘들다. 그럼 또 난 새로 이사갈 곳을 찾아봐야 하는데.. 알라딘은 가끔씩 의외의 분들이 알고 계셔서 놀라는 것 말고는 이곳이 알라딘 서재라서의 재미는 전혀 없다. 누구의 탓도 아니지만.
아사이 료의 <누구>라는 책을 읽고 있다. 148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트인망이라고 하지만, 나는 나의 경솔한 맨션들을 쏟아 붓는 트위터를 유지할 생각이고,
좀 담백하게 꽃 이야기, 책 이야기, 고양이 이야기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을 생각이다.
언젠가는 이도 저도 다 접고 싶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누구'는 청춘소설이다. 이제 시작했지만, 가벼우면서 무거운 것이 현재와 닮아 있다. 그 중심에 바로 'SNS'가 있다.
'o'라고만 쳐도 'ok'라는 글자가 떴다.
이런 식으로 짧은 말을 사용하며 우리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런 날들을 기록하고 발신하기 위해, 최소한의 말로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버린 말과 주운 말들이 있다. (...)
예를 들어 '꿈'이라든가 '센스', '최근 읽은 책'등 어떤 주제를 주고 '1만 자 이내로 표현하세요.'라고 하면 전혀 다른 문장이 태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140자로 제한되면, 긴지와 다카요시는 분명 같은 키워드를 선택할 것이다. 어떤 주제가 나와도 두 사람은 같은 키워드를 사용하여 상대의 상상력을 긁어모으려 들 것이다.
그건 그렇고, 노트북 자판치니 진짜 행복하네. 꽃집의 키보드는 무엇을 상상하던지 그 이상. 손가락에 엄청 무리가고 있었던 거였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스마트폰이나 이북을 이용해서 책을 읽는 것과 종이책을 읽는 것.
손글씨를 쓰는 것과 자판을 두드리는 것.
어떤 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생각이, 사람이 변화한다.
그래, 'SNS'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때도 되었지. 하는 심정으로 흥미롭게 읽어나가고 있다.
이제 초반이지만, 술술 읽히기도 하고, 생각거리도 많이 생겼다.
새벽에 동생군이 처음으로 노트북 켜 준 기념으로 페이퍼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