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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물리학자의 비행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평점 :
로버트 해리스의 작품중, 그리고 로마가 배경인 이야기들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임페리움'이다. 영화화된 '폼페이' 보다는 키케로가 주인공인 '임페리움'을 가장 좋아한다. 로버트 해리스가 리서치에 들이는 노력과 실력은 그의 소설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의 '임페리움'을 사랑하는 만큼, 내게 로버트 해리스는 역사소설가. 로 먼저 떠오르는데, 의외로, 현대물에서도 대단한 재미를 선사하는 작가이다. 어떤 장르의 어떤 책을 써내더라도 기대되는 작가라 하겠다.
'어느 물리학자의 비행' 원제는 fear index 이다.
fear index란 주식 용어로 다음과 같다.
1993년 미국 듀크 대학의 로버트 E. 웨일리 교수가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기 위해 개발한 S&P 500 지수옵션에 대한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투자기대 지수를 나타낸다. 시장상황에 대한 정보, 수급과 함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의 하나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수치로 나타낸 지수로, 예를 들면 VIX 30(%)이라고 하면 앞으로 한 달간 주가가 30%의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S&P 500 지수옵션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높아질수록 VIX지수는 올라간다. 변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심리가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해, 흔히 VIX지수를 '공포지수(fear index)'라 부른다.
[네이버 지식백과] VIX지수 [Volatility Index]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천재 물리학자가 금융인인지 사기범인지 쿼리와 함께 그가 만든 알고리듬으로 헤지펀드를 만들어 승승장구 하게 된다.
스위스 제네바에 자리잡은 헤지펀드사의 창업자이자 중심인 천재 알렉스는 다윈의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 초판을 받게된다. 서적상이 메모를 삽입한 곳은 두려움의 감정을 다룬 페이지다.
(...) 겁에 질린 사람은 먼저 동상처럼 꼼짝 않거나 숨을 죽인 채 서 있으며, 아니면 들키지 않기 위해 본능적으로 웅크려 앉는다. 심장이 어찌나 빠르고 격렬하게 뛰는지 마치 갈빗대를 망치로 두드려대는 듯 (...)
알렉스의 프로젝트는 VIXAL-로 그 비밀은 '두려움' 에 있다.
" (..) 다우 지수가 2퍼센트 가까이 하락하는 동안 우리는 83퍼센트의 가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아주 간다납니다 시장은 2년간 고오항 상태였지만, 우리의 알고리듬은 공황을 먹고 성장하니까요. 인간이란 존재는 두려움에 빠지는 순간 언제나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행동하기 때문이죠."
다윈 초판을 받은 바로 그 날, 알렉스는 6천만달러 자택에서 부랑자의 침입을 받게 된다. 그리고, 점점 더 예측 가능해지는 '두려움'이 하나씩 차곡차곡 그 실체를 드러낸다.
해지펀드와 '공포지수'와 '자율적 기계 사고' 에 관한 스릴 넘치고 등이 쭈뼛해질만큼 오싹한 이야기이다.
'1984'당시의 빅브라더보다 지금 읽더라도 훨씬 더 되게 가능해 보이는 '두려움' 의 디지털 알고리듬이다.
종이가 없는 세상, 다음에 올 세상에 무엇이 없어질지 한 번 읽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