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지구상에는 다섯 종류의 아이들이 존재한다.

 

제 나라 안에서 고객이 된 아이, 다른 하늘 아래서 생산자가 된 아이, 

다른 곳에서 군인이 된 아이,

매춘부가 된 아이,

그리고 지하철 광고판의 죽어가는 아이.

굶주리고 체념한 그 아이의 모습이 정기적으로 우리의 권태로운 시선에 걸려든다.

 

다섯 모두 아이들이다.

다섯 모두 도구화된 아이들.

 

 

다니엘 페낙 <학교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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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문득 생각났는데,

 

심심한 기분을 느껴본지가 정말 까마득하다. 사실 기억도 안 나는데, 분명 그 기분이 어떤건지 느껴본적 있어. 라는 느낌만 있희미하게 남아 있다.

 

읽을 책이 산더미고, 다시 읽고 싶은 책도 산더미인데, 심심할 틈이 어디 있나. 

 

책 붙들고 사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까?

 

사실, 책보느라 대부분의 여가 시간을 쓰는지라, 책 안 봐도 할 일이 태산.

 

청소라던가, 청소라던가, 청소라던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다니엘 페낙의 <학교의 슬픔>

 

뭔가 슬퍼서 일요일 낮에 붙들고 있긴 적절치 않은 것 같..은게 아니라, 제목이 그렇네.

 

사실, 학교도, 선생님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열등생인 적도 거의 없고, 자발적 열등생이었던 적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게 그렇게까지 고통스럽고 그러지 않았어서 공감도 안 가고, 인생이 바뀔만한 선생님이라면, 아주 개같은 쪽으론 꽤 있지만, 그 반대로 좋은 쪽으로는 기억에 남는 선생님도 없어서 말이다.

 

다니엘 페낙이 엄청 열등생이었고, 그를 구해낸 선생님이 세 분 있었다고 하는데, 대단하다.

 

살면서 인생을 좌우할만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그게 사랑이던, 우정이던, 뭐던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학생일 때 좋은 사제간의 인연을 찾는 것 역시 쉬울리가 없으니 그게 그렇게 안타까울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여튼, 그런 거부감들이 있지만, 일단 다니엘 페낙이란 이름으로 덜컥 샀고, 산 이상 계속 읽고 있고, 제법 재미포인트도 나름 찾아가고 있다. 다니엘 페낙이니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니엘 페낙의 소설들을 진짜 발광하며 재미나게 읽었던 예전과는 달리 심드렁해진 것은 이게 꼭 소설이 아니고 자전적인 이야기라서만은 아닐 것 같다.

 

내가 좀 심드렁해지기도 한 것 같고.

 

한번 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다닐 때의 괴물같은 선생의 탈을 쓴 개새끼들에 대한 분노만은 사그러들지 않는구나. 싶은 걸 보면,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의 트라우마는 어른이 되어서의 일과는 차원이 다른 큰 일인 것 같다.

 

그러고보면, 열등생으로 다니엘 페낙의 학교 보다 나의 학교가 더 슬프다.

예전부터 이야기해온건데, 학창시절을 내 인생에서 그냥 다 빼 버려도 된다. 기억도 추억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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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상중의 책은 그냥 이름만 보고 장바구니

 

 

 

 

 

 

 

 

 

 

 

 

이탈로 칼비노 노트를 받아볼까 두 권 플러스 다른 신간들 둘러보다보니 읽고 싶은 책들이 눈에 띈다.

근데, 책 사려다 보니, 책값이 대체적으로 오른 것 같다. 14천원대라 할인해서 12-3천원 이다.

1-2천원 비싸진 느낌적인 느낌.

 

여튼, 5만원 채우려다 6만원 밑으로 안 내려가서 다 비우고 칼비노 책들만 샀다.

 

 

 

 

 

 

 

 

 

 

 

 

 

 

 

 

이런 책들..은 15일 지나서 사야지.

 

첵은 작업실에 도착해있겠지?

그간 일이 많았다. 어떤 일이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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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4-08-13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세기자본이 출간됐네요. 피리술사도 어서 받아보고 싶고.

좋은 일인가요?

가넷 2014-08-13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세기자본> 출간되네요... 워낙 뭘 볼때마다 피케티라는 이름이 거론이 되니 궁금해서라도 한번 읽어볼까 했는데, 800페이지에 달한다니, 경제는 물론이고 경제학에 완전 문외한인 입장에서는 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콜린 우드의 '와일드우드 연대기' 3편이 나왔다. 와일드우드 임페리움.

에코백을 주는데, 이거 되게 튼튼한 에코백이라 나 이거 받은 후로 주구장창 매고 다녔던 킨켄백팩 안 들고 다니고

이 에코백 들고 다닌다. 아주 편하고 딱 좋음.

 

이 책의 1권에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

이 책을 샵에서 읽고 있을 때 손님이 왔는데, 무슨 책 읽고 있냐고 해서 이 책 보여줬더니, 자기도 그 책 읽고 있다고.

심지어 읽고 있는 부분도 비슷해서, 진짜 뭔가 괜히 신기하고 신났다구.

 

책무더기 속에 사는 나는 2권도 아직 못 읽어서 이번 기회에 2권, 3권 함께 읽을까 싶다.

책도 어쩜 이렇게 예쁠까.

 

최근에 읽은 책들이 의도치 않게 죽음이 가까이 있는 책들이었다.

 

 

 

 

 

 

 

 

 

 

 

 

 

 

 

세 권다 애정하는 작가의 책들. 닐 게이먼, 줄리안 번즈, 요 네스뵈

셋 다 우화 같은 옛날 이야기들이 많이 삽입되어 있었다.

주제는 '죽음' '상실' '기억' 뭐 이런거.

 

'와일드우드 연대기'는 최근 읽은 책들에 이어 여전히 판타지지만,

좀 더 희망차고 씩씩한 이야기. 일꺼 알아서 얼른 읽고 싶다.

 

오늘 마무리한 '박쥐 '.. 읽고 나니 맘이 너무 힘들어. ㅡㅜ

요 네스뵈는 진짜 대단한 작가다. 150페이지마다 끝날 것 같은데 (뒤로 갈 수록 더 자주) 아직도 한참 남았다.

드라마로 만들면 20 에피소드 한 시즌은 족히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한 서 너권의 책은 너끈히 나올만한 이야기가 책 한 권에 다 나와서 기를 빨리게 만드네.

 

 

 

 

 

 

 

 

 

 

 

 

 

 

오, 나 네메시스 아직 안 읽었구나. 신난다!

'스노우맨', '레드브레스트', '레오파드' , 그리고 '박쥐' 까지 읽고 나니, 내가 시리즈물 스릴러, 미스터리물 거의 다 보는 편인데, 진짜 헤리 홀레가 제일 죽게 고생하는 것 같아. 

어느 한 권도 실망스럽지 않고, 재미있다. 로 끝나는게 아니라 대단하다! 감탄하게 만든다.

 

 

그래, 이제 '와일드 우드 연대기' 2권하고, '네메시스' 만 이 책무더기 속에서 건져 내면, 이번주 독서 ..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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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ter 2014-08-05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서재 즐겨찾기 했어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와일드 우드 연대기 표지가 이뻐서 사놓고 안 읽고 있었는데 재밌나봐요, 읽어봐야겠네요.

크사나 2014-08-12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네스뵈 추천이랄까 감탄글을 올 여름에 계속 읽게 되네요. (못읽고) 쌓아진 책 높이가 어마무시한데다 (보관함에 못보낸) 장바구니가 십만원에 달하는데 -_- 요 네스뵈 책을 먼저 지를 것 같은 예감입니다.

하이드 2014-08-12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일드 우드 연대기는 여름과 어울리는 어른들을 위한 모험 동화에요. 안에 일러스트들도 예쁩니다.

요 네스뵈는 책이 죄다 무지막지 두꺼워서 ㅎㅎ 한권 높이만 늘어나는게 아닐꺼에요.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생각해도 상품이 싸면 쌀수록 고마운 일이다. 물론 상품을 파는 사람 입장에서도 싸게 팔아야 잘 팔린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 상황이 돌고돌아 노동자의 목을 죈다. 마르크스는 그 점을 가르쳐준다.

 

이스트를 사용해 누구라도 쉽게 빵을 만들 수 있게 되면 빵 값이 싸지고 빵집 노동자는 싼 값에 계속 혹사당하게 된다. 또 공방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은 단순해져서 빵집 노동자는 아무리 오랜 시간을 일해도 빵집 고유의 기술을 습득하지 못한다.

 

그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엄선한 재료를 사용해 정성과 수고를 들여 빵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정당한 가격을 매겨야 한다. 제빵사는 본인의 기술을 살린 빵을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읽을까, 말까, 하다가 읽고 있는 다루마리 빵집 쥔장 와타나메 이타루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빵이 만들어지는 것과 빵집을 경영하는 것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라니 절묘하다.

콘셉트로 끼워 맞춘 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빵집에서 자본론을 노릇노릇 잘 구워내는 이야기라 박수 짝짝짝

 

일본의 빵집 쥔장 이야기에 동병상련을 느끼는 한국의 꽃집 쥔장이다.

 

마지막이라 농땡이도 부리고, 예약 없는 날은 아예 오후에 나오고, 일년에 한 번 닫을까 말까 했던 가게 문을 일주일에 한 두번도 닫고 하면서 여유 부리고 있다. 8월, 9월은 빡셀 예정이므로 ( 한 달에 두 번 쉬고, 매일 밤 열두시에 들어와야 하는) 뭐, 괜찮아.그러고 있달까. 사실 마무리가 이 모양이라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는건 아니고, 해볼까 하는 일은 많은데, 어느 것 하나 확실히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고 있어 깃털같은 불안감들이 조금씩 쌓이고 있고, 그렇긴 하다.

 

근데, 농땡이 치는 와중에 슬금슬금 한줄기 빛처럼 어떤 생각이 떠오르고 있다.

전혀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한 정도의 덩어리도 아닌 상태로 한번씩 휙 왔다 가는데, 그게 조금씩 말그대로 한줄기 빛처럼 분명하고 반짝 반짝 빛나 보여서. 그 길일지 뭐일지가 이렇게 왔다 가면서 조금씩 형태를 드러내가게 되는건 분명 내가

'농땡이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러하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편하게 남은 7월을 보낼 예정이다.

 

위에 인용한 글의 챕터 제목은 다음과 같다.

 

싸구려 일, 싸구려 음식

 

더 나은 방식으로 살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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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4-07-16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악순환인 듯 해요. 중국도 아니고 이제는 저기 멀리 동남아시아로 나간 국제자본이 아프리카로 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어요. 이 책은 읽어봐야 하겠습니다.